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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無明에구
작품등록일 :
2013.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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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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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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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마리 토끼

DUMMY

단기 3944년 (1611) 겨울

올해 안에 사마라까지 진격할 예정이었던 88군단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매서운 동장군이라는 새로운 적 때문에 군단 전체의 진군을 멈춰야만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악도브를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88군단은 올렌버그를 점령했지만 그때 천포가 처음으로 말썽을 부렸다. 관리 소홀로 엔진이 추위에 파열되어 버렸다. 강신승 군단장은 즉시 군단의 진격을 멈추고 이 사실을 천군부에 보고한 후 새로운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강중장의 보고를 접한 천군부는 더 이상의 진격이 무리라는 야전군의 의견을 받아들여 우랄 대간 아래에서 겨울을 나도록 명하였지만 추가 장비 지원에는 난색을 표했다.

동장군의 맹위로 인해 악도브까지 다시 후퇴한 강신승은 요즘 울화가 치밀어 미칠 지경이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자 12월에만 4포병여단이 보유한 천포중 80문의 엔진이 수리 내지는 교체를 요하는 손실을 입었고, 병사 중 사천여명이 동상에 걸렸다. 비전투 손실이 군단 화력의 반이 넘었고 병력 손실이 일 할이 넘었다. 그렇게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일렀는데 각 사단 보급 장교들이 임무를 소홀이 하여 사병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군단의 재편성이 불가피 했다.

강신승 군단장은 군단 보급 참모를 불러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얼차려를 \시행했다. 대령 계급을 달고 있는 보급 참모는 땀을 뻘뻘 흘리며 군단장실에서 열심히 굴렀다. 그 뒤에는 각 사단장과 여단장 그리고 보급 장교들이 도열해 있었으나 누구도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야 이 개새끼야.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 거야 ? 너 때문에 내가 찍혀서 옷 벗으면 넌 죽은 목숨이야 알았어 ?"

"기상. 동작 봐라. 머리 박어 기상."

"니들이 일을 제대로 못해서 불쌍한 병사 백명이 죽고 수천명이 동상에 걸려서 후송됐다. 갈아 먹어도 시원찮을 놈들아. 그래 장병들에게 지급 되어야 할 방한복을 팔아먹어.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부하들을 팔아 먹는 이런 개만도 못 한 놈들은 당장 총살을 시켜버려야 돼"

강신승이 권총을 빼들고 길길이 날뛰자 참다 못한 사단장들이 그의 팔을 붙들었다.

"좋게 말할 때 저기 가서 서 있어. 이제마 이거 놔 !"

강신승은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는 사단장들을 쳐다보며 고래 고래 소리쳤다. 그의 눈에는 사단장이나 여단장이나 다 똑 같은 놈들로 보였다.

"고정하십시오. 군단장님.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달라질 것은 없었다. 마음을 가라앉힌 강신승은 눈이 내리는 허허 벌판을 내다 보았다. 주위엔 온통 하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속에서 자신의 부하들이 추위에 고통 받고 있었던 것을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슬픔이 가슴을 타고 내렸다.

"야 ! 헌병대장 들어와"

강신승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군단 직할 헌병대를 불렀다. 헌병대장 양승화 대령이 들어왔다.

"여기 있는 놈들 다 끌고 가서 조사하고, 직무 유기나 군 재산을 임의로 빼돌렸다거나 규정에 어긋나게 보급품을 지급했다거나 하면 지휘 고하를 불문하고 모조리 군법에 회부해. 그리고 각 소대 단위까지 이번 사건을 조사해서 보고서 올려. 앞으로 두 달간 시간을 주겠다. 어영부영 했다간 너도 죽을 줄 알아"

"알겠습니다. 군단장님"

양승화는 군단장실에 있는 사단장을 포함한 모든 장교들을 헌병대로 연행해 가고, 2군 헌병대의 지원을 받아 88군단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헌병대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놀라운 사실들이 하나 둘씩 밝혀 나와 강신승 뿐만 아니라 천군부 전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천군부에서 보급된 많은 물품들을 장교들이 밖으로 빼돌려 치부를 한 사실이 밝혀 졌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자행되어져 온 사실이 천군부에 보고되자, 천군부는 발칵 뒤집혔다. 대한제국의 최정예로 꼽히는 88군단의 예하사단에서 벌어진 일은 곧 모든 군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한 조장관은 전군의 모든 작전을 중지하고 대대적인 실사 작업에 착수할 것을 명령하게 된다.


단기 3945년 (1612) 5월

천군부 장관실은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예상대로 전 군에 걸쳐서 문제점이 나타났습니다. 각 사단의 영관급에서 시작된 부패 고리가 위 아래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 지 모를 지경입니다."

군의 정화를 위해 새롭게 창설된 천군 정화 사령부의 사령관인 양택주 대장이 두툼한 서류 책을 들고 조장관에게 지난 반년 동안 실사된 조사 보고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자는 장군급이 10명 영관급 531명 위관급 84명 하사관급이 3215명 총 3840명 입니다. 생각같아서는 이들을 다 직위 해제시키고 강제 노역장에 보내 버리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지휘체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서 문제입니다."

"그게 지금 중요한 게 아냐. 지휘 체계는 시간이 지나면 잡힌다. 모두들 직위 해제하고 지휘 책임을 물어 상위 상관들도 모조리 문책해. 관련자는 모조리 모든 재산을 몰수하고 군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사형에 해당하는 죄에는 무조건 사형 집행해 아니 공개 처형을 해 버려. 이런 일은 오래 끌수록 잡음이 많이 생겨나니까 재판은 가급적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한 달 안에 법대로 처리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사형은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천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뭐가 심해. 무능한 장교가 적보다 무섭다는 말 모르나 ? 그런 놈들에게 애꿎은 병사들만 당하고 있었던 거야. 알겠나 양택주 ?"

"하지만"

여전히 양택주는 반대하고 나섰다. 일이야 어찌 되었던 지금까지 사형을 한 전례가 없었다. 더군다나 천인출신도 ㅁ끼어 있어서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적군 포로도 사형시킨 적이 없었습니다. 이몽학의 난을 일으킨 주범도 사형시키지 않았습니다. "

조장관은 묵묵히 양대장의 말을 들었다. 그들이 한 일을 생각하면 사형도 사치였지만 양대장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어찌 보면 다들 시대의 피해자일 지도 몰랐다.

"그렇겠지. 하지만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 천인들은 더욷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그래 출신 성분과 부패 유형에 대한 통계는 나왔나 ?"

한층 조장관의 마음이 누그러진 것을 확인한 양대장이 말을 이었다.

"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다만. 천인 출신도 상당수 입니다. 그리고숫자 상으로만 보면 양반이나 지방 중소 지주 아들이나 귀화한 귀족 출신들이 대부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사관학교를 졸업한 1세대들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농민 출신도 상당히 소수입니다."

"적발 내용은 ?"

"생필품을 규정대로 지급하지 않고 민간인에게 팔아 넘긴 것이 가장 많았습니다. 몇몇 간덩이가 부은자들은 무기를 팔 계획도 있었던으로 보입니다. 군 장비 중 민간에서 유용한 장비들이 유출되기도 했습니다."

"젠장. 완전히 웃기는 구만. 무기와 장비 유출건은 좀더 세밀히 조사하고 그 상대편을 잡아들여. 무기를 구입하려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사안이군. 이러다가는 조만간에 우리의 기술이 유럽으로 넘어가겠어."

조장관은 1594년에 이곳에 와서 다짐했던 우리의 맹세가 송두리 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적발된 자 중 100여명이 넘는 숫자가 천인 출신이라면 심각했다. 군의 기강이 문란 해지면 그 나라는 망하게 되어 있었다. 천인단에서는 일찍부터 이를 염려하여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워 나갔지만,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던 천군부에서는 미쳐 그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급속 팽창에 따른 빠른 승진이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천군은 국민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때론 군에 입대하기 위해서 뇌물을 쓰다가 적발되는 지방 지주들도 생길 정도다.

"천군부내에서 이제 천인 세대들이 물러날 때가 된 것인가 ?"

자조적인 장관의 말투에 양택주 대장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 천인들이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많은 치부를 하고 있음에도 눈감아 준 적이 많았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맞이한 상이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려는 태도만으로도 서로 격려해 주던 시절이 있었으니. 하지만 이젠 그렇게만 대응할 수 가 없지. 이러다가는 때를 놓칠 수 있으니… 자네는 일단 전군의 헌병대를 통합하여 정군사의 조직을 새로 편성하도록 하고 군의 문제점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하게. 자네가 이 시대에 해야 할 마지막 임무라 생각하고 말야.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가장 효과적인 군 자체 정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 가지곤 안돼. 무조건 완성시켜야만 해."

"네."

조장관은 자신의 야심찬 계획이 동장군과 내부 문제로 인해 무산되자 마음이 씁쓸했다. 이번 일만 끝나면 물러날 생각이었던 조장관은 자신이 아끼는 후배가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정군으로 육군이 혼란스러울 때 해군은 늘어난 방어 해역에 걸 맞는 조직을 정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디. 판옥선은 원거리 항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현역에서 퇴역한 지 오래고, 원산에서 새롭게 건조된 팔천톤급 전투함- 원산급- 을 각 기함으로 하는 아래와 같이 7개의 함대가 재편되었다.

황해함대 : 모항 상해 황해 및 대륙해, 강화/대련/청도/홍콩 분함대

동해함대 : 모항 원산 동해 및 시베리아해 보스토치니/부산/아키타 분함대

제주함대 : 모항 제주 동남아해 대마도/대만/해남 분함대

태평양함대 : 모항 오사카 일본동해 및 북태평양 아오모리/극동분함대.

기동함대 : 모항 진해

잠수함사령부 : 모항 진해 천진/대만/ 해남도 분함대

해병대사령부 : 모항 서귀포

가장 강력한 함대는 해군사령부의 직속 함대인 기동함대로 기함인 고구려함, 양만춘함과 새로 건조된 원산급 7번함 그리고 울산함과 4000천톤급 구축함등이 배속되어 있었고 무장도 원조 함포가 장착되어 있어서 최강의 화력을 자랑했다.

해군의 발전과 더불어 공군 역시 자체 발전을 지속적으로 해 나갔다. 공군은 심양과 공주, 제주, 대마도,대만, 해남에 각각 공군 기지를 건설하고 쌍발형 폭격기 개발에 성공했다. 항속거리 삼천킬로미터에 탑재 폭탄 10톤을 자랑하는 폭격기인 천붕은 공군이 인수한 최초 비행기다.

전투기가 필요하지 않은 대한 제국의 공군으로서는 대형 폭격기와 수송기에 중점을 두고 비행기 생산에 몰두하고 있었다. 3944년(1611)에 생산된 훈련기를 시작으로 매년 10기를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향후 생산 시설을 매년 50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 세워 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체공 시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는 봉황이 가장 많이 운용되었다. 정찰과 감시용에서는 봉황만한 비행체도 없었기 때문인데 그 안전성과 운항성을 더욱 향상시켜 가능하면 오랫동안 운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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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두 마리의 토끼 +4 15.02.04 8,782 231 11쪽
44 두 마리 토끼 +4 15.02.03 8,861 23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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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두 마리 토끼 +4 15.01.27 9,735 2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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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몽학의 난 +3 14.12.20 12,693 306 21쪽
12 이몽학의 난 +3 14.12.19 13,818 306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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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왜란종결 +5 14.12.16 14,514 310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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