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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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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91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1.11 22:05
조회
35
추천
1
글자
11쪽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DUMMY

봄비가 내리는 도로 위를 기상청 승합차가 차량의 흐름을 타고 달린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제1 주차장 표지판이 가까워지자,


주차장 방향으로 우회전하며 속도를 줄인다.


승합차 안 뒷좌석에는 진호가 기절한 듯 몸을 축 늘어트려 잠들어 있다.


승합차가 멈춰 후진하자,


강 팀장이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깬다.


운전기사가 네모난 주차장 선에 맞춰 주차하고 고개를 돌려 말한다.


“인천항 도착했습니다.”


카이스트 연구원 1, 2도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 승합차 문 열고 나간다.


강 팀장이 반대편 문을 열고,


뒷좌석에 있는 진호를 보면 아직 꿈나라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강 팀장이 팔을 뻗어 진호를 흔들며 깨운다


“진호야. 도착했다. 일어나.”


진호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눈앞이 흐리게 보인다.


차에서 내리기 위해 움직이는데,


몸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몽롱한 상태다.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려 눈에 눈알이 있는지 손으로 잡아보고 고정시킨다.


정신 차리고 주위를 보면 인천여객터미널 주차장이다.


진호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굵어진 빗줄기가 얼굴을 때린다.


진호는 ‘비가 이렇게 내리는데 설마 배가 뜰까?’ 작은 희망의 끈을 잡아본다.


강 팀장이 승합차 뒷문을 열고,


짐칸에서 가방을 꺼내 들어 매고 터미널 입구로 앞장선다.


카이스트 연구원 1, 2도 각자 장비를 챙겨 여객터미널 건물로 걸어간다.


진호도 가방을 메고,


양손에 장비가 들어있는 캐리어를 끌고,


터미널 입구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강 팀장 뒤를 따라붙어 말한다.


“강 팀장님.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데 배가 뜰까요?”


진호의 바람이 섞인 물음에 강 팀장이 터미널 문을 열고 들어가며 대답한다.


“그러게, 말이다. 출발할 때는 비가 이렇게 안 내린다고 했는데.”


배가 안뜨길 희망하는 진호가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터미널 안으로 따라 들어가며 말한다.


“그쵸. 비가 더 굵어질 것 같은데, 배가 뜨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진호의 희망적인 말에,


터미널 확성기가 답을 해준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행, 코리아 킹 호는 예정대로 출발할 예정이오니, 탑승을 원하는 승객들은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터미널 안을 쩌렁쩌렁 울리는 확성기 소리에 작은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다.


피곤해 보이던 강 팀장의 얼굴은 배가 떠난다는 방송에 피로가 사라진 표정으로 바뀐다.


강 팀장이 뒤돌아 진호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진호야 들었지? 어 휴. 정말 다행이다.”


강 팀장과 반대로 진호는 어깨에 곰 한 마리가 달려와 올라탄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린다.


진호는 좀비처럼 강 팀장과 카이스트 연구원 1, 2를 따라간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받아 든 강 팀장이 터미널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는 진호와 카이스트 연구원 1, 2에게 티켓을 나눠준다.


티켓을 받은 진호가 터미널 안을 바라보면,


휴가 나온 해병대들이 부대에 복귀하기 위해 터미널 안을 서성이거나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다.


그 안에 피로가 사라진 강 팀장이 터미널 안을 구경하기 위해 활보하며 돌아다닌다.


진호는 강 팀장을 보고 ‘참, 사람이야? 로보트야? 뭐야?’ 하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휴대전화 화면을 본다.


노란 카톡 어플에 빨간 동그라미 안에 흰색으로 숫자 5가 떠 있다.


하윤에게 답장을 기다리던 진호가 반가운 마음에 화면을 터치한다.


어플 열리고 민준에게 5개의 카톡이 와 있다.


하윤과의 대화창 열어보면 카톡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답장이 없다.


진호는 내심 서운해한다.


민준 카톡 열어보면,


진호의 뉴스 인터뷰 영상을 캡처해서 보냈다.


민준


(깔끔한 모습의 진호 방송 화면 캡처 파일)


방송 탔네? 메이크업했냐?


화면 빨 죽인다. 드뎌 방송인 커플 탄생인가? ㅋㅋㅋㅋㅋ



진호는 민준의 카톡 확인하며 피식 웃다가,


최근 통화 목록에서 하윤 번호를 누른다.


신호가 길게 가는데,


하윤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윤이 전화를 받지 않자,


다시 한번 통화버튼 누른다.



***



목욕 가운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잠든 하윤.


침대 이불 위 휴대전화 화면이 켜지고,


진동음이 울리지만 듣지 못한다.


오피스텔 창문을 때리는 빗줄기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



진호는 하윤이 전화를 받지 않자,


미안과 불안함이 짬뽕 되어 마음속을 붙이기.


순간 우울해지면서 답답함을 느낀다.


진호가 민준에게 카톡 메시지를 남긴다.


나 밤새고 단층 분석하러 출장 간다 ㅠㅠ


지금 인천항 여객터미널 ㅠㅠ


카톡 메시지를 쓰고 있는데,


민준에게 전화가 온다.


“어, 민준아.”


“날밤은 뭐고? 갑자기 출장은 뭐야? 어젯밤에 하윤씨랑 함께 있는 거 아니었어?”


조용히 말하는 민준은 궁금함을 참지 못해 분명 실험실 구석에서 쪼그리고 앉아 전화를 한 것이다.


진호는 졸린 눈을 느릿느릿 감았다 뜨며 말한다.


“하윤이랑 함께 우리 집에 갔는데. 어제가 하필 내가 야간 대기자라. 지진 때문에 급하게 비상 출근했지.”


민준이 웃음을 참는 듯 킥킥거리더니, 음흉한 음성으로 말한다.


“크! 크! 크! 그래도 집까지 갔는데, 뭘 했을 거 아니야? 어디까지 갔는데?”


진호가 의자에서 등을 일으키며 버럭 한다.


“가긴 어딜가 인마. 내가 지금 날 새고 출장 간다니까.”


“흐! 흡! 흐! 흐! 흡!”


민준의 콧속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휴대전화 스피커 밖으로 터져 나온다.


농담 받아 줄 마음이 아닌 진호가 진지하게 말한다.


“나 지금 우울하고, 마음이 답답해 죽겠으니까. 그만 웃어라.”


“히, 히, 히. 왜? 아무것도 못 해서?”


민준이 계속 깐죽거리자,


진호가 버럭 한다.


“아니라고, 이 새끼야. 그만해. 나 진짜 답답하다고.”


대기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잠들었던 카이스트 연구원 1, 2가 진호의 버럭 소리에 눈을 번쩍 떠 진호를 바라본다.


진호가 미안하다는 듯 손을 들자,


두 사람 귀찮은 얼굴을 찡그리며 동시에 눈감는다.


웃음기 없는 민준이 진지하게 물어본다.


“야. 미안, 미안. 무슨 일인데 가슴이 답답해?”


진호가 머리를 긁적이며 의자에서 일어나,


카이스트 연구원들이 잠들어 있는 대기실 의자를 뒤로하고 통화하며 걸어간다.


“민준아. 오늘 아침에 하윤이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출장 잡혀서 못 만날 것 같다고 카톡 보냈거든···.”


진호는 카이스트 연구원들과 조금 떨어진 대기실 의자에 털썩 앉으며 통화 이어간다.


“하윤이가 카톡을 확인했는데, 답장도 없고. 전화도 안 받는다. 어제까지 분위기 좋았는데. 아이씨, 진짜 어쩌냐?”


의자에 등을 기댄 진호는 피곤한 눈꺼풀이 감긴다.


민준이 대답한다.


“니가 잘못했네.”


진호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말한다.


“그걸 누가 몰라.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자를 많이 만나본 너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했을 것 같냐?”


“야! 너 안 피곤해?”


민준의 뜬금없는 말에,


진호는 ‘왜 딴소리를 해?’하며 힘겹게 눈을 깜박이며 말한다.


“뭔 소리야? 피곤해서 눈도 안 떠지는데.”


“그래, 바로 그거야. 하윤씨도 백 프로 자고 있겠지. 니네 집에서 편하게 잠이나 잤겠냐?”


피로에 절여진 진호의 눈이 똘망똘망 반짝이기 시작한다.


‘역시 연애 박사 연애 천재 이민준’ 진호가 손으로 무릎을 치며 말한다.


“아~ 그래, 그러겠구나. 자고 있겠네.”


“그래 인마. 하윤씨도 사람인데 피곤하겠지. 야, 우울해 하지마.”


진호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민준이 니 말 믿는다.”


민준이 조용조용 말한다.


“진호야, 좋아한다고 너무 급하게 생각 하지 마. 연락도 템포를 조절해 가면서 하고. 무조건 앞만 보고 직진하지 말라고, 좌우를 살피면서 가야지. 오케이?”


민준의 가르침에 깨달음을 얻은 듯


진호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민준의 말을 반복해 말한다.


“음~ 그래. 템포 중요하지. 좌우를 살피면서 직진. 야, 정말 좋은 조언이다.”


진호가 말하고 앞을 바라본다.


백령도 행 배를 기다리는 해병대 군인이 배웅을 나와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닦아주고,


여자친구를 끌어안는다.


여자친구는 해병대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거리고···.


눈물을 참고 있던 해병대 군인은 여자친구 몰래 자기 눈을 쓱 닦아낸다.


해병대 연인을 바라보던 진호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입을 꾹 닫으면서 얼굴을 결의에 찬 표정으로 바꾼다.


마치 무언가에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된 듯 보인다.


진호가 말이 없자,


민준이 진호를 부른다.


“여보세요? 진호야. 왜 말이 없어? 야, 오진호. 진호야?”


진호의 시선이 부대 복귀로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할 해병대 군인과 여자친구에게 고정되어 있다.


진호의 굳게 닫혀있던 입술이 말한다.


“민준아. 나 오늘 하윤이 만나서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자고 이렇게 말하려고 했거든. ‘하윤아, 밤새 일하면서 바쁘고 힘들었는데. 하윤이 너가 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좋더라. 난 너만 준비된다면 결혼하고 싶다’ 이 말을 하려고 했는데···. 에이 씨, 갑자기 출장이 뭐야.”


진호 말이 끝났는데, 이번엔 민준이 아무 반응이 없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민준아!”


“진호야, 좋은데···. 감동이 좀 부족하다. 그 정도로는 안 될 것 같은데. 좀 더 감동적인 거 뭐 없을까?”


“감동? 이게 내 솔직한 감정인데.”


“하윤씨 같은 사람에게는 맞춤형 감동이 필요해.”


민준 말에 진호의 팔랑 귀가 팔랑팔랑 꿈틀거린다.


“맞춤? 어떠~언?”


쪼그리고 앉아 있던 민준이 몸을 일으키는지 목소리가 흔들린다.


“서울 언제 오냐?”


“빠르면 일요일. 아니면 월요일?”


“단층 연구하면서. 단층만 연구하지 말고, 어떤 감동을 줄지도 연구해봐. 나도 그때까지 고민해볼게.”


민준의 말을 듣던 진호가 진심이 우러나는 목소리로 말한다.


“진짜, 고맙다. 민준아. 역시 넌 내 친구야.”


진호의 표정이 밝아진다.


터미널 확성기에서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행 코리아 킹 호 탑승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진호가 대기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몸이 한결 가볍다.


“민준아. 나 이제 배 타러 간다.”


“그래, 조심히 다녀와. 아! 진호야! 나 주말에 나희 씨 공연 보러 간다.”


카이스트 연구원 1, 2가 앉아 잠이든 대기 의자로 걸어가던 진호가 멈춰 서서 말한다.


“뭐?? 나희 공연? 아이씨, 내가 미쳤지. 앞만 보고 직진하는 놈 조언을 듣고 있었네.”


“잘 다녀와라. 히! 히!”


“알았다.”


민준이 웃으며 전화를 끊고,


진호도 종료 버튼을 누르고 ‘아차’ 하며,


나희와 소민에게 출장 간다는 카톡 남긴다.



진호는 그래도 민준의 조언을 생각해보면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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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6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8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6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30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3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7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40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6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9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7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3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9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40 1 11쪽
»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6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2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4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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