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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29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1.23 22:05
조회
36
추천
1
글자
12쪽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DUMMY

눈치 제로,


기억력 제로인 도나희의 머릿속에 ‘번쩍’ 하고 두 개의 영상이 스쳐 지나간다.


나희가 소민이 애견 미용실에서 소민 눈치를 살피며 마지막 남은 공간에 포스터를 붙이는데,


가게 밖에서 우산을 든 단발머리 남자가 애견 미용실 안을 바라보고 있다. (48화. 단발머리 남자)


나희가 단발머리 남자의 눈을 바라보는데,


단발머리 남자의 시선은 테이프를 떼고 있는 경주에게 고정되어 있다.


나희가 마지막 포스터 한 장으로 경주를 바라보는 단발머리 남자의 시선을 막는다.


나희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애견 미용실을 나오자,


단발머리 남자가 나희를 피해 몸을 숨긴다.


나희 힐끗 바라보며 ‘와우 캐릭터 쎄네’ 하고 건물 뒤로 돌아 간다.


얼마 전,


나희가 전자담배를 물고 경주에게 헤어진 전 남자 친구 이야기를 듣고 있다. (22화. 다시 만난 도나희와 민규혁)


경주는 나희에게 전 남자 친구와 만났던 기간과 시간을 이야기하며,


첫사랑인 전 남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단발머리를 한 소지섭 같다고, 볼 거라곤 얼굴 뿐이라고···.


그럼 어제 소민의 애견 미용실 앞에서 경주를 바라보던 그 단발머리가 이 남자인가?


그런데 경주가 말했던 전 남자 친구이자 첫사랑인 남자는 단발머리를 한 소지섭이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서는 도저히 소지섭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다.


혹시 성이 소 씨?


이 남자는 소지섭 보다는 안톤 쉬거(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살인 청부업자)에 가깝···.


아니 똑같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친절하게 말한다.


“아. 오늘 첫날이라 최경주씨 연주는 안 될 것 같고요. 대신 신청곡으로 해드려도 될까요?”


“네. 어쩔 수 없죠. 괜찮습니다.”


나희가 메모지와 펜 내밀자,


단발머리 남자는 메모지 위에 ‘SG워너비 내사람’ 적어 나희에게 건넨다.


단발머리 남자는 공연장 지하 계단을 힘없이 내려간다.


나희는 메모지 들고 ‘최경주 어디 있지?’ (경주와 단발머리 남자는 14화. 크리스마스는, 집구석에서 처음 등장했다. 크리스마스이브 강남역에서 인터뷰하던 20대 단발머리 남자와 치아 교정기를 하고 말이 느린 여자다.)


경주에게 전화하며 매표소를 나와 건물을 돌아 공연장 뒷문으로 달려간다.



***



공연장 뒷문으로 들어가 좁은 통로를 지나 소품실을 보는데 경주는 없다.


다시 통화버튼을 누르고 이번에는 사무실로 간다.


사무실에도 없다.


“아이 씨, 벌써 마로니에 공원에 홍보하러 간 거야?”


사무실 책상 위에 경주의 스쿠터 열쇠와 휴대전화기가 놓여 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통화 버튼을 누르는데,


책상 위 휴대전화는 소리 없이 화면을 밝힌다.


불안한 표정의 나희는 짧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어쩌지 하며 고민한다.


경주가 단발머리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경주는 첫사랑인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분명 미련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데 경주가 없는 사이 첫사랑 남자 친구는 용기를 내어 첫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왔다.


단발머리 남자의 고민하는 모습을 30분 동안 지켜봤던 나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제 공연은 시작한다.


경주는 사람으로 가득 찬 마로니에 공원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고민하던 나희는 크게 숨을 몰아 쉰다.



***



연극 축제가 진행 중인 마로니에 공원은 아침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흩날리던 봄비가 굵어져 소리를 내며 쏟아진다.


무대에선 연극 축제 개막식 연설하고,


공원 안은 연극 홍보를 위해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른다.


그 안에 우산을 손에 든 원숭이 인형 탈이 춤을 추다가 빗방울이 굵어지자.


우산을 펴고 건물 처마 밑으로 뒤뚱거리며 빗줄기를 피한다.




하윤은 우산 대신 우비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서서 리허설 진행 중이다.


카메라 뒤쪽으로 몰려 든 사람들은 원을 그리며 리허설 구경하고 있다.


아침보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자,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은 긴장한 표정으로 하윤과 주위 사람들을 바라본다.


조금 전 커피 숍에서 봉변을 당했기 때문에 더욱 긴장이 되는 것이다.


순식간에 하윤과 카메라 주위에 원 그려 둘러싼 사람들은 하윤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친구들에게 전송한다.


하윤의 귀에 꽂혀 있는 이어 마이크 음성이 방송국과 연결이 안 될 정도로 주위 소음과 사람들의 소리가 크다.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하윤도 긴장이 된다.


이어 마이크를 통해 방송국 스튜디오에 있는 여자 PD의 음성이 작게 들린다.


“하윤, 시간을 반으로 줄여서 간단히 해야 할 것 같아.”


하윤은 손으로 귀를 막으며 큰 소리로 대답한다.


“네, PD님. 그게 좋겠어요.”


여자 PD는 촬영 감독에게 대화를 들었는지 확인한다.


“촬영 감독님 들으셨죠? 짧게 할게요.”


“네, 피디님. 저는 짧으면 좋습니다.”


방송국에 있는 여자 PD는 카메라 영상으로 전해지는 마로니에 공원 현장 상황을 보고,


긴장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네, 그럼 큐 싸인 전까지. 모두 잠시 대기 해주세요. 사운드도 신경 써 주시구요.”


하윤과 촬영 감독은 대답한다.


“네.”


“네. 알겠습니다.”


하윤과 촬영 팀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로 우산을 든 원숭이 인형 탈이 비집고 들어와 카메라에 시선이 고정된 하윤을 바라본다.


원숭이 인형 탈 가슴에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 제목이 붙어 있다.


하윤의 이어 마이크를 통해 스튜디오에 있는 여자 PD의 큐 싸인 음성이 들린다.


“하윤 준비해. 큐!”


하윤은 마이크를 턱 아래에 들고 대기한다.


남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이어 마이크를 통해 작게 들린다.


“네, 그럼 날씨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대학로에 나가 있는 이하윤 기상 캐스터.”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던 하윤은 멘트를 시작한다.


“네, 연극 축제가 한창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나와 있는 이하윤입니다. 아침보다 빗줄기가 굵어졌는데요. 오후를 지나면서 빗줄기는 점차 줄어들겠습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가 예상되는데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바람이 차갑게 불어 오겠습니다.”


하윤의 멘트가 시작되자,


뒤에 있는 사람들이 하윤의 얼굴을 보기 위해 밀치고 들어온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밀리지 않기 위해 버틴다.


원숭이 인형 탈은 사람들에 밀려 우산 놓친다.


우산은 움직이는 사람들을 따라 멀리 사라지고,


원숭이 인형 탈은 우산을 찾아 뛰어가다 공원 바닥에 넘어진다.


빗물과 공원 바닥 물이 스며들어 무거워진 원숭이 인형 탈을 질질 끌며 우산 찾아 든다.


원숭이 인형 탈의 아래쪽에 물이 스며들어 바지가 벗겨질 듯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하윤은 사람들 안에 둘러싸여 멘트를 짧게 마무리한다.


“지금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상캐스터 이하윤 이었습니다.”


하윤의 멘트 끝나자.


카메라의 빨간색으로 깜빡이던 녹화 불이 꺼지고,


여자 PD의 목소리가 이어 마이크 타고 들린다.


“하윤, 고생했어. 조심히 빨리 철수해.”


“네. 수고하셨습니다.”


하윤은 카메라를 정리하는 촬영 감독과 스텝에게 눈 인사하고,


승합차에 오르기 위해 고개 숙여 빠른 걸음으로 달려간다.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죄송합니다.”


사람들은 하윤에게 가는 길을 터주면서도 몇몇 남자들은 하윤을 따라 승합차까지 함께간다.


인파를 가르고 달려온 하윤은 재빨리 승합차 문 열고 들어가 문 닫는다.


숨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휴~ 다행이다. 아~ 공영주차장까지 어떻게 가자.”


승합차 주위를 돌며 안을 바라보는 남자들은 차 안이 보이지 않자,


실망하며 공원으로 돌아간다.


몇 명은 남아서 승합차 주위를 돌며 먹이를 찾는 사자처럼 어슬렁거린다.


하윤은 아무래도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공영주차장으로 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다.


휴대전화 화면에 지도 어플 열어 공영주차장 가는 길을 찾는다.


커피를 마셨던 건물 뒤 좁은 골목길을 따라 크게 돌아가는 길을 보고,


‘조금 돌아가면 사람 없는 곳으로 갈수 있겠다’생각하며 이 길을 선택한다.


승합차 뒤 화물칸 문이 열리고,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은 카메라 장비 챙겨 차에 싣는다.


굵어진 빗방울이 쉽게 작아지지 않는다.


촬영 스텝은 승합차 주변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돌려보낸다.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자,


하윤은 우비를 입은 채 노란 우산을 들고 승합차에서 내린다.


노란 우산을 펴고 우비 모자 끝을 눈앞까지 잡아당기며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에게 인사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가 볼게요.”


촬영 스텝과 촬영 감독은 하윤을 보며 인사한다.


“누나. 수고하셨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하윤씨, 조심히가.”


“네, 감사합니다.”


하윤은 커피숍 건물 뒤로 향한다.


점점 굵어진 빗줄기를 보면 방송국으로 가는 길이 더욱 혼잡해질 거로 생각한다.


인트로 촬영을 위해서는 방송국에 여유롭게 도착해야 한다.


하윤의 마음이 점점 급해진다.


급해진 마음처럼 발걸음을 빨리하며 건물 뒷골목으로 들어간다.


뒷골목은 하윤의 예상대로 다행히 사람이 없다.


적색 벽돌 건물 코너를 돌아 오른쪽 흰색 건물 뒷골목으로 들어서는데,


골목 앞을 커피숍에서 실랑이했던 남자 1이 우산을 든 채 막고 서 있다.


팔뚝에는 화려한 문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반팔을 겨드랑이까지 접어 올렸다.


깜짝 놀란 하윤은 발걸음 멈춘다.


남자 1은 비릿한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씩 다가온다.


하윤은 왔던 길로 재빨리 뛰어가면 아직 방송국 승합차가 출발하지 않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뒷걸음치던 하윤은 몸을 돌려 뒤돌아서서 달려가는데.


남자 2가 하윤 바로 뒤에서 하윤을 보며 거칠게 말한다.


“야! 이런 씨발. 너 연예인이면 다야?”


하윤은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한 채 몸이 파르르 떨린다.


온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낀다.


하윤은 여자 PD의 걱정스러워했던 얼굴이 눈앞에 스쳐 지나간다.


후회가 밀려온다.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숨조차 쉴 수 없는 상황인데 목소리가 나올리없다.


손에 들고 있던 노란 우산이 빠져나와 바닥에 떨어진다.


남자 1은 하윤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놀리듯 말한다.


“이야~ 놀라는 눈이 졸라 매력적이다.”


남자 1과 남자 2는 하윤을 가운데 두고 감싼다.


하윤은 최선을 다해 소리를 질러본다.


“사, 사, 살려주세요. 제발 사, 살려주세요.”


떨리는 하윤의 목소리는 빗소리와 건물 앞 마로니에 공원 연극제 개막식 축제 소음에 묻혀 버린다.


남자 1은 하윤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커피향을 맡 듯 하윤의 향기를 맡더니,


갑자기 하윤의 턱을 잡는다.


남자 1의 미지근한 입김이 하윤의 볼에 닫자,


눈이 감기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하윤은 절망한다.


“야. 아니, 이하윤씨. 예의 있게 말할 때 잘하지 그랬....”


그 순간 “퍽! 퍽! 뻑!”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말하던 남자 1은 말을 끝내지 못한 채 “헉” 외마디 비명을 남긴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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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5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7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6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9 1 12쪽
»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7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2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8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40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1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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