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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86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2.11 22:05
조회
34
추천
2
글자
12쪽

62화. 인류애

DUMMY

민준은 골프를 치면서 통화하는 엄마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자,


심술 가득한 얼굴로 떼쓴다.


“엄마! 엄마! 나 회사 근처에 오피스텔 좀 얻어 주면 안 돼?”


민준 엄마는 잘못 들었는지 확인하듯 되묻는다.


“뭐? 오피스텔? 갑자기 무슨 오피스텔?”


“나 우리 집이 너무 불편해서 못 살겠어.”


기어를 넣고 출발하는 민준은 운전하면서 통화 이어간다.


지하 5층에서 지상 출구를 향해 BMW M5가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를 내며 올라간다.


민준 엄마는 집이 불편하다는 민준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로 받아친다.


“무슨 말이야? 집이 불편하다니?”


“나 우리 회사 회장 때문에 너무 힘들어. 엄마···.”


“이놈이 복받은 줄은 모르고. 민준아, 잠깐만.”


다시 골프 스윙을 하는지 ‘탁!’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박수 소리가 이어지고,


민준 엄마가 다급하게 말한다.


“민준아. 엄마 파 퍼팅 해야 되니까, 전화 끊어.”


민준 엄마는 자기 말 만하고 전화를 끊어 버린다.


민준은 엄마를 애타게 불러 본다.


“엄마~ 엄마~ 아~ 에이 진짜....”


민준은 심술이 난 얼굴로 핸들을 돌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온다.


빨간색 BMW M5가 거친 엔진 소리를 내며 대학로를 향해 달려간다.



***



나희가 소민의 애견 미용실 안에서 테이블 의자에 앉아 다리를 달달 떨며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테이블을 두드린다.


시선은 테이블 위에 있는 ‘내 친구의 첫사랑’ 공연 홍보 전단지에 고정되어 있다.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이 없다 보니 홍보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


소민은 양손에 캔 음료수를 들고 다리와 손을 정신없이 움직이며 고민하는 나희에게 음료수 하나를 건넨다.


고민이라는 단어는 나희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 어울리지 않는 고민이라는 걸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색하다.


“나희야, 다리를 멈추던지. 손을 멈추던지 하면 안 돼?”


“응? 응.”


소민이 옆에 와 있는 것도 모르고 있던 나희는 다리와 손을 동시에 멈춘다.


그러더니,


몸을 비틀어 양준태 연출의 특기인 생각하는 로뎅 자세를 만들며 말한다.


“소민아, 어떻게 하면 관객이 늘까?”


캔 음료수를 입에 대고 있던 소민은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나희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나희야? 너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소민은 나희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나희에게 질문한다.


나희는 벽에 길게 붙어 있는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본다.


“나 안 아픈데. 어디 아파보여?”


소민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어, 많이 아파 보여.”


나희는 벌떡 일어서서 거울 앞에 다가가 얼굴을 댔다 뒤로 물러섰다 하며 바라본다.


“어디가? 어디가 아파보여? 괜찮아 보이는데.”


“머리, 머리가 아파 보여.”


나희는 거울 앞에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짧은 앞머리를 들어 올려 이마를 비춘다.


“머리? 머리 어디?”


소민은 나희의 행동을 보고 ‘쟤 진짜 아픈 거 아냐?’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거울에 안 보이지 머릿속인데. 너 왜 안 하던 고민을 해? 너 답지 않게.”


소민의 말에 나희는 이제 이해했다는 듯 ‘에이 씨’ 하며 의자에 앉는다.


진지한 눈빛으로 캔 음료수를 들고 있는 소민의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소민아. 나 있잖아. 텅 빈 무대를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생각해봤거든.”


나희가 말하는데,


소민은 고개를 끄떡거리더니 목마른지 시선을 나희 눈에 맞춘 채 캔 음료수를 마신다.


나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어서 말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


소민은 나희가 말하는 사이에 미소를 짓더니,


말이 끝나자 음료수를 뱉어 내듯 뿜어내며 배를 잡고 박장대소한다.


소민의 코에서도 음료수가 흘러나온다.


“히, 히, 히. 뭘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 아이고, 배야. 하! 하! 하! 하!”


최근 들어 본 이야기 중에 가장 재미있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소민은 티슈를 뽑아 입과 코를 닦아낸다.


나희는 소민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한 눈빛으로 소민을 계속 바라본다.


나희의 진지한 표정에 소민은 끝까지 들어 보자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는 걸 꾹 참고 말한다.


“미안, 그래서.”


나희는 목소리를 가다듬듯 ‘헛’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음료수를 마시고 다시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간다.


“나 진지하니까. 이제 그만 웃어. 이번 공연 말인데, 최선을 다해서 흥행시켜 보려고. 생각해 보면 내가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끝까지 한 게 없잖아. 펜싱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소민의 얼굴에도 진지함이 그려진다.


고개를 끄덕이던 소민의 입에서 나희가 ‘끝까지 한 게 없잖아’ 말끝에 “술···.” 이 붙었다 떨어진다.


나희는 계속 말한다.


진지하다.


“정말 잘해 보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방 보증금을 뺀 연출님을 위해서도 그렇고. 연출님은 이번 공연 망하면 어디 갈데도 없어.”


양준태 연출 이야기에 소민은 입술을 빠르게 움직이며 구시렁구시렁 댄다.


“재미도 없어서 졸려 죽겠더만. 무슨 방 보증금을 빼서 그런 걸 만들어.”


“어? 재미없다고.”


중얼거리던 소민은 나희가 알아듣게 또박또박 말한다.


“최선을 다하는 거 좋은데. 연출이 어디 가든지, 말든지. 왜 니가 신경을 쓰냐고, 너 답지 않게? 야, 도나희 니 인생이나 걱정해.”


나희는 ‘얘 착한 줄 알았더니 완전 쓰레기네’ 콧구멍을 들어 올리고 눈을 반쯤 감으며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소민을 바라본다.


“야, 김소민. 넌, 인류애가 너무 없어.”


나희의 말에, 소민은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 친다.


“허, 허. 인류애? 야, 인류애가 객지에 나와서 무지 고생한다.”


나희는 갑자기 없었던 인류애가 넘친다.


소민과 인류애에 대한 대화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겠는지 말을 끝낸다.


“어흐, 말을 말아야지.”


사실 나희는 ‘니 인생이나 걱정해’ 라는 소민의 말이 맞다고 생각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나희는 다리를 꼬아서 달달달 떨며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치기 시작한다.


또 다시 방금 전 행동과 똑같은 행동을 시작한다.


소민은 나희를 보면 한심하고 정신없다.


휴대전화 들고 인스타 어플을 화면에 불러오는데,


‘오선희’ 에게 카톡이 온다.


“오선희 톡 왔다.”


다리를 떨던 나희가 머리를 소민 휴대전화를 향해 가져다 댄다.


“선희? 뭐래?”


하지만 소민의 휴대전화 화면은 보이지 않고,


소민은 얼굴 가까이 휴대전화를 가져와 카톡 대화방 열어본다.


오선희


소민아 다음 주 수요일 시간 어때?


수요일에 나희 공연 보러 예랑이랑 함께 가려고.


너도 시간 되면 함께 공연 보고 나희랑 저녁 먹자.


스케줄 확인하고 연락해



소민은 카톡 내용을 확인하고 좌절하며 엎드린 채 한숨을 내쉰다.


“미치겠네, 공연을 또 봐.”


궁금한 나희는 휴대전화 화면이 꺼지기 직전 재빨리 소민 휴대전화 들어 카톡 어플을 열어 대화방 본다.


“어? 수요일. 난 좋아. 소민이 넌 어때?”


소민은 나희 손에서 휴대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빼내 답장쓴다.


나희는 목을 길게 빼며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본다.


소민


1 그래


1 수요일 너무 좋다


1 나도 공연 궁금했는데 함께 가자(웃음)



소민은 재미없는 공연을 다시 봐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밀려온다.


멍한 눈으로 의자 뒤로 몸을 넘기며 천장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다.


‘내가 지금 가운데서 뭐하는 거지’ 생각하며 나희에게 확실하고 단호하게 말한다.


“야, 도나희. 난 수요일 공연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안 본다. 아니, 난 더 이상 못봐.”


나희는 일어서서 천장을 바라보는 소민의 얼굴을 위에서 거꾸로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김소민 사장님. 수요일에도 머리를 빙빙 돌리면서 푹 주무세요.”


소민이 몸을 일으켜 바로 세워 나희를 돌아보며 미간 좁히며 말한다.


“우씨, 내가 너 때문에. 진짜···.”


“수고해라.”


나희는 테이블 위 전단지를 들고 ‘휙’ 바람처럼 가게를 빠져나간다.


가게 유리문이 왔다 갔다 움직이더니 멈춘다.


‘저 웬수’ 하며 소민은 심심한 듯 휴대전화 포털 사이트 화면 띄워 기상캐스터 이하윤을 검색해 본다.


최신 뉴스에 방송국 인트로 촬영 기사와 하윤의 사진이 뜬다.


블로그에는 하윤의 사진과 움짤이 넘쳐난다.


“얘는 하루하루가 참 행복하겠다”


스크롤 넘기며 부러운 듯 혼잣말하는데,


거짓말처럼 ‘이하윤’ 이름이 휴대전화 화면에 뜨면서 전화가 온다.


소민은 누군가를 몰래 훔쳐보다가 걸린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 주위를 살피며 전화 받는다.


“어, 어. 여보세요? 하윤이니?”


하윤의 깨끗한 음성이 휴대전화를 통해 들린다.


“응. 소민아, 잘 지내지?”


소민은 의자에서 일어서서 벽에 걸린 거울로 다가가 얼굴 비추며 통화한다.


“그럼, 며칠이나 됐다고.”


“그러네.”


“너 어디야? 방송국? 촬영 중이야?”


소민이 호기심 섞인 말투로 물어보자,


하윤의 입에서 살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아. 지금 운전하고 방송국에 가는 길이야.”


거울에 비치는 소민의 얼굴에 부러움이 가득하다.


“와~ 정말 멋지다. 전화 줘서 고마워.”


“고맙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하윤의 말에 소민은 ‘역시 하윤이는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마음씨도 착하구나’ 생각한다.


이런 친구가 생겼다는 것에 왠지 마음이 뿌듯해진다.


“모르겠어, 난 그냥 고맙네. 근데, 그냥 궁금해서 전화 한 거야?”


잠시 말이 없던 하윤은 조심스럽게 말한다.


“아, 그게···. 내가 나희에게 전해 줄게 있는데. 퀵으로 보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던 소민의 얼굴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희?’ 하며 궁금함이 밀려온다.


소민은 고개를 까딱하며 말한다.


“니가 나희에게 전해 줄게 있어? 나희가 나랑 함께 살고 있는 도나희 말하는 거 맞지?”


하윤은 웃음을 참는지 웃음 섞인 소리로 말한다.


“풋. 응. 도나희야.”


나희는 조금 전까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민 이야기하고 갔다.


나희는 하윤 이야기를 한적도 없다.


하윤이 나희를 언제 봤다고 전해줄게 있다는 건지, 소민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진다.


거울을 보던 소민은 테이블 의자에 돌아와 자리에 앉는다.


“전해 줄게. 뭐, 뭘···.까?”


하윤은 목소리를 침착해지면서 천천히 말한다.


“어~ 그게···. 그냥 만나서 전해주고 싶은 게 있어. 그래서 너 혹시 다음 주 화요일 저녁 시간 어때?”


소민은 휴대전화를 스피커 폰으로 설정하고 스케줄 어플 화면에 띄워 스케줄 확인한다.


화요일 오후 3시까지 예약이 차 있다.


“화요일? 음···. 저녁 시간은 괜찮을 것 같은데.”


말하고,


소민은 테이블 위 캔 음료수가 남아 있는지 흔들어 보고 음료수를 마신다.


하윤의 목소리가 잘됐다는 듯 커진다.


“잘됐다, 그럼 화요일 저녁에 나랑 함께 나희 공연 보고 저녁 먹는 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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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5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6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5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8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6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2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8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39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1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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