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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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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49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1.18 22:05
조회
32
추천
1
글자
12쪽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DUMMY

그리고···.


마당에서 2층을 올려다보던 모습.


짧은 커트 머리를 하고 ‘뭐해??’ 하며 노려보던 모습.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뛴다.


심장이 터질 듯 숨이 가빠진다.


지금, 이 느낌은 어릴 때 나희를 보고 느꼈던 그 느낌이다.


“아, 어쩌지?”


하윤은 나희 생각을 떨치기 위해 진호를 떠올리는데,


진호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해 보지만,


진호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진호야! 진호야!”


부르는데···.


“하윤 씨. 많이 피곤한가 보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윤이 눈을 떠보면,


방송국 촬영 승합차 문이 열려 있고,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이 샌드위치와 뜨거운 커피를 들고 문 앞에 서서 하윤을 바라보고 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촬영 감독이다.


“어머 잠깐 잠이 들었나 봐요.”


촬영 감독은 커피와 샌드위치를 하윤에게 건네며 말한다.


“새벽부터 준비해서 나오는데, 당연히 피곤하죠. 이거 좀 드세요.”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하윤이 커피와 샌드위치를 받아 들자,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이 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아 샌드위치를 입에 문다.


하윤은 잠깐 사이에 잠이 들어 꿈을 꿨다.


심장은 아직도 요동친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커피를 들이켜본다.


방송국 승합차 밖은 어느새 어둠이 서서히 사라지고 날이 밝아온다.


빗방울은 그치고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가득하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서울연극축제 풍경을 담아 아침 7시 뉴스와 정오 12시 뉴스에 날씨 정보와 공연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촬영 감독은 이어 마이크 테스트를 위해 방송국과 연결 상태를 확인하고,


이어 마이크를 하윤에게 건네며 말한다.


“하윤 씨. 이어 마이크 연결됐어요.”


“네.”


하윤이 이어 마이크를 귀속에 잘 꽂는다.


방송국에 있는 여자 PD의 음성이 들린다.


“하윤. 잘 들려?”


“네, 네. 잘 들립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 별로 없지?”


“네. 아직 사람들은 없고요. 행사 진행팀이 먼저 와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자 PD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그래. 사람들 많이 몰리면 조심하고, 잠시 대기하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하윤은 이어 마이크 선을 보이지 않게 정장 상의 속으로 넣고,


마이크 송신기를 허리 뒤에 꽂는다.



***



바람과 함께 비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마로니에 공원은 출근하는 사람들과 연극제 행사 관련 사람들로 점점 혼잡해진다.


아르코 극장 앞에 방송 조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조명은 하윤을 비추고 있다.


눈에 띄는 외모와 의상을 입은 하윤이 오른손에는 마이크를 왼손에는 노란 우산을 들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서 있다.


촬영 감독이 손가락을 모아 오케이 사인을 하자,


이어 마이크 속 여자 PD의 “준비해. 큐!” 싸인 음성과 함께 이어 마이크 속에서 들리는 스튜디오 안 여자 아나운서의 멘트가 들린다.


“오늘날씨를 전해 드리겠는데요. 아침 일찍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나가 있는 이하윤 기상 캐스터를 연결하겠습니다. 이하윤 기상캐스터.”


하윤은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며 맑고 깨끗한 음성으로 멘트를 시작한다.


“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나와 있는 이하윤입니다. 전국에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아침 입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시간당 3밀리미터 안팎의 적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요. 오늘 비는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겠습니다.”


멘트를 하는 하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카메라 뒤에 서서 하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하윤의 모습에 감탄을 쏟아낸다.


“이하윤이야? 와~ 어떻게 저렇게 예쁘냐.”


“실물. 진짜 장난 아니다.”


“목소리 죽인다.”


하윤은 사람들의 관심에 동요하지 않고 카메라 바라보며 멘트 이어간다.


“오늘은 대학로 연극 축제 첫날인데요. 연극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연극인이 시민들의 관심과 공연 관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상 캐스터 이하윤이었습니다.”


하윤이 깔끔하게 멘트를 마무리하자,


이어 스피커 속으로 여자 아나운서가 인사를 건넨다.


“네, 이하윤 기상캐스터 감사합니다.”


여자 아나운서 목소리가 끝나자,


곧바로 여자 PD의 음성이 들어온다.


“하윤, 수고했어.”


“별말씀을요. 내용 잘 들어갔죠?”


“응, 잘했어. 12시까지 여유 있으니까. 대기하면서 좀 쉬고 있어.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할게”


“네, 알겠습니다.”


여자 PD와 대화를 끝내고 주위를 보면 더 많은 사람이 하윤과 촬영팀 주위로 몰려든다.


촬영 감독은 재빨리 카메라와 조명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하윤의 모습에 감탄하며 웅성거리는 사람들 사이를 촬영 스텝이 비집고 하윤을 승합차까지 안내해 준다.


하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하는 무리가 뒤따라간다.




촬영 스텝이 승합차 문 열자,


하윤은 방송국 승합차에 올라 안쪽 구석 자리에 앉는다.


촬영 스텝이 승합차 문 닫고,


촬영 감독이 있는 마로니에 공원으로 달려간다.


승합차까지 따라온 사람들은 승합차 주위를 돌며 승합차 유리에 얼굴을 대고 안을 바라본다.


하지만 진한 선팅으로 안은 보이지 않는다.


하윤은 승합차 주위를 맴도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맙기도 무섭기도 하다.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이 카메라와 장비들을 챙겨 승합차 앞에 올라탄다.


촬영 감독은 승합차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한다.


“하윤 씨가 인기가 많긴 많구나. 사람들이 출근을 안 하고 이렇게 몰려와.”


촬영 감독 옆에서 눈치를 보던 촬영 스텝이 하윤에게 종이와 펜을 조심스럽게 건넨다.


“죄송한데. 싸인 하나만 해주세요.”


“네? 네.”


하윤은 어색한 손동작으로 종이와 펜을 받아서 든다.


“저 싸인 처음 하는데.”


“진짜요? 그럼 진짜 영광입니다. 꼭 부탁해요.”


의외라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는 촬영 스텝에게 촬영 감독이 말한다.


“야, 좋겠다. 너도 하윤 씨 팬이야?”


“저는 원래 팬이었구요. 잠실구장에서 시구하신 날, 친구들이 직접 보고 완전 난리가 났었데요. 누나, 사람 없을 때 저랑 밖에서 사진 한 장만 찍을 수 있을까요? 친구들이 오늘 누나랑 촬영한다니까 아무도 안 믿는 거 있죠.”


“아, 진짜요? 그럼 엄청 다정하게 찍어야겠다.”


촬영 스텝은 기도하듯 손을 모아 흔들며 말한다.


“아.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하윤은 사인한 종이를 스텝에게 건네며 밝게 웃는다.


촬영 스텝은 하윤의 사인이 있는 종이를 휴대전화로 찍어 어딘가로 전송하며 즐거워한다.


승합차 주위를 맴돌던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자,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은 아침 식사하기 위해 승합차 밖으로 나간다.


샌드위치와 커피는 간식이었나보다.


하윤은 승합차 구석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 화면을 켜본다.


오전 8시.


조용해진 승합차 안에서 하윤은 피곤한 눈을 감는다.



***



검은색 우산을 든 나희와 분홍색 우산을 든 소민이 대학로 거리를 나란히 걸어간다.


마로니에 공원 방향으로 코너를 돌자,


방송국 승합차가 세워져 있다.


소민이 승합차 안을 보며 말한다.


“여기 무슨 촬영 하나?”


짙은 선팅 때문에 승합차 안은 보이지 않는다.


나희도 소민 옆에 서서 기웃거리며 승합차 안을 바라본다.


“오늘 연극제 첫날이라, 촬영 왔나 본데···.”


안은 보이지 않고,


선팅에 나희 얼굴이 비친다.




승합차 안에서는 하윤이 창가에 기대어 잠이 들어 있다.


하윤이 기대고 있는 유리 밖에서 나희가 얼굴을 들이밀고 기웃거린다.


나희와 하윤의 얼굴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겹친다.




나희는 승합차에 얼굴을 대고 기웃거리다가 마로니에 공원 쪽으로 걸어가는 소민의 뒤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야! 김소민 같이 가.”




승합차 안에서 잠이든 하윤이 눈을 떠 창밖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없다.


하윤은 다시 눈을 감는다.



***



사랑 소극장 건물과 옆 건물 사이 공간에 경주의 빨간색 베스파 스쿠터가 세워져 있다.


나희는 스쿠터 옆 건물 처마 안쪽에 서서 전자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


소민은 우산을 어깨에 걸고 스쿠터 거울에 얼굴을 들이밀고 턱선을 만지며 말한다.


“오늘 첫 공연인데. 잘해.”


나희 입에서 담배 연기와 말이 동시에 나온다.


“내가 잘할게 뭐 있냐? 배우들이 잘해야지.”


거울에 비치는 소민의 표정에는 나희의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는 듯 턱을 까닥거린다.


“그렇지. 솔직히 나희 니가 하는 게 없긴 하지?”


나희는 용처럼 콧구멍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소민을 향해 실눈을 뜬다.


“뭐라고? 야! 김소민.”


나희 반응에 소민이 씨익 웃으며 입술을 만진다.


“히, 히, 히. 장난이야. 이번 공연 잘돼서 나희 너도, 돈 좀 벌면 좋은데.”


“돈? 그런 건 기대도 안 해.”


비가 서서히 그치자,


건물 처마 밖으로 손을 뻗으며 하늘을 바라보는 나희가 말한다.


“비 그쳤네. 비가 오려면 확 내리지, 찔끔찔끔 뭐야.”


소민은 우산을 접고, 나희 시선을 따라 하늘을 보며 말한다.


“그르게, 어제부터 날씨가 너무 변덕스럽다. 지노 출장 간 섬은 비 오나?”


하늘에서는 낮게 깔린 어두운 먹구름 빠르게 이동한다.


먹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인다.


나희는 파란 하늘빛을 보고 말한다.


“여기 비 그쳤는데, 섬이라고 비가 내리겠어. 거긴 구름 하나 없이 파란 하늘이 보일 것 같은데.”



***



지구의 종말이 온 듯 갈매기섬은 까만 흙빛의 구름이 하늘 위를 가득 메우고 있다.


매서운 바람을 타고 굵은 빗줄기가 컨테이너를 향해 옆으로 후려친다.


흔들리는 컨테이너 안은 습한 냄새가 진동한다.


마치 지옥의 지하 감옥 같다.


고작 하룻밤 잤을 뿐인데,


진호와 강 팀장 그리고 카이스트 연구원 1, 2는 전쟁에서 살아난 사람들처럼 초췌한 꼴이다.


네 사람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카이스트 연구원 1, 2가 남자는 “남자는 주먹이지”하며 가위를 낸 진호와 강 팀장을 이긴다.


역시 카이스트다.


두 사람은 금메달이라도 딴 듯 환호한다.


남아 있는 진호와 강 팀장이 가위바위보 하는데,


진호가 이긴다.


진호는 천하장사 타이틀이라도 거머쥔 듯 두 손을 뻗으며 괴성을 지른다.


“으아아! 악!!”


꼴찌를 한 강 팀장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주전자를 들고,


컨테이너 문 열고 밖으로 나가자.


낄낄거리며 좋아하는 진호의 승리를 카이스트 연구원 1, 2가 하이 파이브하며 축하해준다.


진호는 에너지바 포장지를 터프하게 이빨로 뜯어낸다.


에너지바를 입에 물고 테이블 위에 컵라면, 네 개를 세팅한다.


컵라면에 스프를 뿌려 넣자,


강 팀장이 주전자에 끓는 물을 들고 들어와 진호에게 건넨다.


진호는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세 개에서 물이 딱 떨어진다.


카이스트 연구원 1, 2는 눈치를 채고,


재빠르게 물이 부어진 컵라면을 하나씩 손에 든다.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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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6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7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6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9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7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3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9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40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2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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