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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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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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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1.10.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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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프롤로그 - 인천 공항에서

DUMMY

1년 전 봄.



하얀 뭉게구름과 파란 하늘 사이로 에어 캐나다 여객기가 엔진 소리와 함께 연기를 뿜어내며 가늘고 긴 고리의 흔적을 남기며 날아간다.


비행기 안은 긴 운항 시간에 지쳐 잠든 승객들로 움직임 없이 조용하다.


캐나다 토론토 출발 인천 공항 도착을 알리는 스튜어디스 안내 방송에 잠들었던 승객들이 하나둘 깨어나 기지개를 켜며 움직이기 시작하고,


창가 자리 승객들은 창밖을 바라보며 길고 길었던 운항 시간이 곧 끝남에 안도 한다.


이코노미석 중앙 창가 자리에 앉아 스냅 백을 벗어 긴 머리를 정리하는 하윤,


쌍꺼풀진 큰 눈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형 얼굴이다.


스냅 백을 쓰고 안전 벨트의 끈을 당겨 조이는 하윤,


창밖 바라보면 구름 아래로 보이는 도시의 건물들이 미니어처처럼 작게 눈에 들어온다.



인천 공항 활주로는 착륙하는 비행기와 이륙하는 비행기들로 분주하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발 인천 공항 도착 대한항공 여객기가 안전하게 활주로에 착륙하고,


하윤이 타고 있는 에어 캐나다 여객기가 바퀴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활주로에 착륙한다.


이어서 미국 뉴욕 출발 인천 공항 도착 델타항공 여객기 활주로에 착륙한다.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인천 공항 3층 3번 출국장 앞은 출국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배웅 나온 사람들로 분주하다.


그 속에 오랜 친구 사이인 60대 초반의 도상철 부부와 오성진 부부가 인도네시아 바자우족(바다 위에 뽄도한이라는 수상 가옥에서 생활하는 민족) 마을에 학교를 만들기 위해 3번 출국장 앞에서 딸 도나희와 아들 오진호의 배웅을 받고 있다.


성북동 2층 주택에서 가족처럼 함께 살았던 도상철 부부와 오성진 부부는 딸 도나희와 아들 오진호를 한국에 남겨 두고,


젊은 시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바자우족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국을 떠난다.


흰 머리와 검은 머리가 반반 섞여 있는 연극 연출가 도상철 품에 안겨 있는 외동딸 도나희는 큰 키에 쌍꺼풀 없는 큰 눈과 짙은 눈썹을 가진 묘한 매력의 얼굴이다.


도상철은 어느새 불쑥 커버려 자신과 키가 비슷한 딸 나희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나희야, 잘 지낼 수 있지? 아빠 진짜 걱정 안 한다.”


“그럼. 내가 앤 가, 걱정하지 마.”


아빠 도상철의 눈을 바라보는 나희가 눈물을 꾹 참으며 말하고,


아빠 옆에 서 있는 나희와 똑 닮은 중년의 나희 엄마를 나희가 꼭 끌어안고 볼에 입맞춤을 한다.


나희가 떨어지려 하자,


나희 엄마가 나희를 끌어당겨 한 번 더 꼭 안고 강아지 냄새를 맡듯 나희 냄새를 맡는다.


나희 엄마 눈에 눈물이 쪼르르 흘러내리고,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 닦아낸다.


“어디 보자’ 하며 자신보다 키가 큰 나희의 긴 파마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고,


두 손으로 나희의 하얀 볼을 감싼다.


“엄마는 항상 나희 니 편이다. 알았지?”


“고마워, 엄마. 몸 건강해야 해.”


눈시울이 붉어진 엄마를 바라보고 나희가 씩씩하게 말하며 엄마의 손을 꼭 잡는다.


나희 옆에서는 오성진 부부의 외아들 오진호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떠나는 부모를 잡기 위해 하염없이 우는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며 서 있다.


진호의 잘생긴 오뚝한 코에서 콧물이 흘러내리자,


진호 엄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화장지를 들고 진호 콧물을 닦아주며 달랜다.


유치원생 아들의 코를 닦아주는 엄마 같다.


“아들. 사람들도 많은데, 이제 그만 울지 그래.”


“자꾸 눈물이 나는 걸 어떡해. 나도 안 울고 싶단 말이야···”


나희가 실눈을 만들어 어리광을 부리는 진호의 옆구리를 꾹꾹 찌르자,


진호가 하던 말을 멈추고 손으로 콧물을 쓱 닦아낸다.


나희가 아이처럼 구는 진호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부라리며 복화술로 조용히 속삭인다.


“야, 이 새끼야. 애도 아니고 그만 울어. 인마.”


진호가 나희를 바라보고 ‘우씨’ 하며 눈물 닦는다.


두 사람 현실 남매 같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진호를 나희 부모님이 나희 보다 더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진호 아빠 오성진은 아이처럼 구는 진호가 못마땅한 듯 시선을 손에 들고 있는 비행기 티켓으로 돌린다.


진호를 바라보는 진호 엄마의 표정이 굳어 간다.


나희가 그런 진호 엄마를 꼭 껴안으며 어른스럽게 인사한다.


“엄마, 진호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닮아서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래요.”


진호 엄마가 나희 말을 듣고 마음이 놓이는 듯 나희 손을 꼭 붙잡고 말한다.


“그래, 나희야. 이 말은 처음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니 가 몇 개월 누나니까. 진호 좀 잘 챙겨라.”


진호 엄마 입에서 나온 ‘누나’ 단어에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나희,


얄미운 표정으로 진호를 바라보며 입술로 ‘들었지? 누나’ 만들어 보이자,


진호 입술이 자동으로 ‘이 씨 니가 무슨 누나야?’ 하며 받아친다.


나희가 욱하는 진호의 반응을 즐기 듯 ‘누나야 인마’ 하며 진호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말한다.


“아, 참. 내가 누나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내가 한결 마음이 놓인다.”


진호 엄마와 나희가 두 손을 맞잡고 누나와 동생이라는 서열을 정해 버리자,


진호 슬픔의 감정은 썰물처럼 사라지고 어이없는 감정이 밀물처럼 밀고 들어온다.


입을 실룩거리며 ‘누나는 무슨’ 하는데,


나희 엄마가 물티슈로 진호 볼에 남아 있는 눈물 자국을 닦아준다.


“진호야, 밥은 꼭 1층에서 나희랑 함께 먹어. 알았지? 응?”


“네. 최대한··· 그렇게, 해볼게요.”


진호가 나희 엄마가 닦아주던 물티슈 받아 들며 확신 없는 대답을 한다.


부인들이 자녀들과 인사가 길어지자,


마음 급한 중년의 도상철과 오성진이 시계를 바라보며 가방과 캐리어를 챙긴다.


도상철이 모두 들으라는 듯 말한다.


“아이고, 이제 들어갑시다. 이러다 늦겠는데.”


오성진도 진호와 나희에게 동시에 인사한다.


“얘들 아, 니들 잘 지내고 있어. 우리 이제간다.”


진호가 “예” 대답하고, 나희도 “네” 하며 고개를 꾸벅한다.


진호 엄마가 진호와 나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정리되면 연락할 테니까. 놀러 와.”


“네.”


나희 걱정하지 말라는 듯 짧게 대답한다.


“알았어. 엄마 몸 건강하고 자카르타 도착하면 연락해.”


진호가 삐친 듯 입을 삐죽 내밀며 느리게 말하자,


‘그래, 그래’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진호 엄마.


서두르는 남편을 따라 함께 마음이 급해지는 나희 엄마가 나희와 눈인사를 나눈다.


도상철 부부와 오성진 부부가 짐을 챙겨 들고 3번 출국장을 들어가기 위해 줄선다.


부모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슬픈 표정을 감추려는 나희와 또다시 눈에서 눈물이 터져 버린 진호가 부모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나희는 진호가 아이처럼 또 눈물을 흘리자,


한심하다는 듯 곁눈질하고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가 손을 흔든다.


출국장에 길게 선 사람들을 따라 3번 출국장 안으로 걸어가는 나희와 진호 부모님들,


맨 마지막에 걸어가던 나희 엄마가 나희와 진호를 바라보며 엄지척하고 사라진다.


이제 진짜 부모님이 떠나셨다.


성북동 2층 주택에는 1층에 나희가 2층에 진호가 남는다.


나희는 이제 썰렁할 것 같은 집을 생각하면 우울함이 밀려온다.


진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을 손가락 끝으로 닦아내며 앞에 서서 아직도 3번 출국장을 향해 손 흔들고 있는 나희에게 말한다.


“야! 도나희, 미안.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한번 터지니까 멈추질 않는다. 이제 집에 가자. 공항버스 타려면 1층으로 내려가야지?”


진호 말을 들었는지, 안 들렸는지,


앞에 서 있는 나희는 자동차 와이퍼처럼 부모님이 사라지고 없는 3번 출국장을 향해 계속 손을 까딱까딱 흔들고 있다.


진호가 나희 앞에 서서 얼굴 바라보면,


넋이 나간 얼굴로 눈과 콧구멍에서 눈물 콧물이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줄줄 새어 나오고 있다.


눈물과 콧물이 하얀 볼을 타고 뾰족한 턱에 모여 적당히 혼합되어 공항 대리석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진호가 얼굴을 구기며 말한다.


“야!! 도 나희. 아나, 더러워서 진짜.”



얼굴부터 다리까지 깡말라 예민해 보이는 민준이 수화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주인을 기다리는 다양한 캐리어들을 바라보며 자기 캐리어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싸늘한 봄 날씨인 데도 노란색 꽃무늬 하와이안 셔츠에 헐렁해 보이는 곤색 반바지를 입고 있다.


누가 봐도 ‘나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어’로 보이는 의상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가 오자,


민준이 꺼내 드는데 생각보다 무겁다.


마른 손에 힘이 들어가고,


가냘픈 팔과 가녀린 다리가 덜덜 떨린다.


“이. 이게. 이렇게 무거웠나?”


힘겹게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를 바닥에 세워 끌고 가려는데,


까만 물체가 민준 앞을 가로 막고 선다.


선글라스로 얼굴을 반쯤 가린 작고 통통한 소민이 은하철도999 철이처럼 검은색 긴 코트에 모자를 눌러쓰고,


민준 앞에 서서 탁한 쉰 목소리로 말한다.


“죄송하지만 제 캐리어 같은데요?”


“예?”


민준이 새까만 땅딸보를 위아래로 스캔하면서 ‘이거 한정판인데 그럴 리가?’ 캐리어 손잡이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자세히 확인하는데,


아니다.


“앗! 이게 왜.... 죄송합니다.”


민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민이 친절하지 않은 손동작으로 빼앗듯이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를 잡아채며 끌고 입국장 방향으로 걸어간다.


불쾌한 듯 소민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민준이 혼잣말한다.


“내가 도둑이야? 뭔데, 너는? 가오나시야, 뭐야. 저거.”


민준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소민이 뒤를 ‘획’하고 돌아보자,


민준이 딴청 부리듯 시선을 피하고.


소민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좌우를 살피며 사라진다.


민준이 고개를 돌려 컨베이어 벨트 위를 바라보면 멀리서 민준의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 다가온다.


캐리어 꺼내 들고,


화장실 앞 의자를 향해 잰걸음으로 밀고 가는 민준.



화장실 앞에는 명품 액세서리와 샌들로 치장을 한 민준과 똑같은 커플 룩을 입은 미모의 20대 중반의 민준 여자친구가 의자에 앉아 종아리를 두드리며 기다리고 있다.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를 끌고 오는 민준을 보고 왜 이렇게 늦게 오냐며 토라진 표정으로 투정 부리는 몸짓을 하자,


민준이 옆에 앉아 소민이 걸어간 입국장 방향으로 손짓하며 살살 달랜다.


민준은 여자친구와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다.



인천 공항 1층 입국장 앞은 가족, 개인과 단체 관광객, 회사 사람들,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취업을 위해 입국하는 사람들 등 다양한 이유로 입국하는 사람들을 마중 나온 사람들이 한데 엉켜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나희와 진호가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1층 입국장 앞을 두리번거리며 지나간다.


입국장 자동문이 열리고,


에어 캐나다를 타고 입국하는 스냅 백을 쓴 큰 키에 힙합 스타일의 헐렁한 옷을 입은 하윤이 백 팩을 메고 커다란 캐리어가 올려진 카트를 밀고 입국장을 빠져나온다.


마중 나온 사람이 없는 듯 카트를 밀고 택시가 세워진 곳으로 이동하는 하윤,


표정이 밝다.


장례식장에 가는 듯 새까만 코트와 모자를 눌러쓰고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소민이 빨간색 루이비통 캐리어를 끌며 나온다.


소민은 누군가에게 쫓기듯 좌우를 살피며 캐리어 끌고 사라진다.


하와인 안 셔츠를 입은 민준 여자친구가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뒤에 비서처럼 민준이 졸졸 따라 나와 사라진다.


나희, 진호, 하윤, 소민, 민준은 인천 공항의 많은 인파 속에 섞여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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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73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47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24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32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2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35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35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23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46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37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36 1 11쪽
118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32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30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46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37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33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37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32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34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36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31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36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33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43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41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43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37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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