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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59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2.14 22:05
조회
29
추천
1
글자
11쪽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DUMMY

‘뭐? 공연??’


하윤이 함께 공연을 보자는 말에 소민은 마시던 음료수를 뿜어낸다.


마치,


망나니가 죄인의 목을 베기 전 막걸리를 마시고 큰 칼에 뿌리듯.


“푸우우우~”


목에 사레 들려 계속 기침을 한다.


“콜록, 콜록, 켁, 콜록.”


하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소민을 찾는다.


“여보세요? 소민아? 소민아? 괜찮니?”


소민은 가게 바닥에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며 대답한다.


“콜록. 어,어. 괜찮아. 나야, 공연 좋지! 콜록, 나희 공연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한숨 놓이는 하윤의 음성이 들린다.


“다행이다. 그럼 예매는 내가 할게. 우리 화요일에 만나자.”


“어, 어···. 그래. 콜록.”


소민은 티슈를 뽑아 눈물과 콧물을 닦으며 전화 끊으려고 하는데,


하윤이 소민을 부른다.


“소민아!!”


“응.”


“나희한테는 공연보러 가는 거 비밀로 해 줄 수 있어?”


하윤의 ‘비밀’ 이라는 말에 소민은 입술이 ‘비밀?’ 을 따라 한다.


진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는 소민.


“어. 비밀. 알겠어.”


“화요일에 만나자.”


하윤의 목소리는 신이 난 듯 들린다.


“어....”


소민은 전화 끊고 혼잣말한다.


“별일이네. 세상에서 제일 한가하고 존재감 없는 도나희를, 갑자기 여기저기서 찾고 난리야.”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놓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아후~ 머리야. 그럼 화요일에는 하윤이랑, 수요일에는 오선희랑, 재미도 없는 공연을 도대체 몇 번을 보는 거야. 미치겠다 진짜.”


소민은 긴 한숨을 내쉰다.



***



사랑 소극장 건물과 벽사이 공간에서 나희가 벽에 기댄 채 허공에 전자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나희 앞에 경주의 빨간색 베스파 클래식 스쿠터가 세워져 있고,


스쿠터 안장 위에 공연 홍보 전단지가 올려져 있다.


나희는 소민 가게에서 했던 공연 홍보에 대한 고민을 이어서 하고 있다.


멋지게 분위기를 잡고 하늘을 향해 시선을 올려다본다.


봄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파란색 하늘이 보인다.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나희의 앞머리를 만지며 지나간다.


폼 좋고, 분위기 좋은데,


나희의 머릿속은 텅 빈 것처럼 고민의 고민을 해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경주가 건물 앞쪽에서 얼굴을 삐죽 내밀고 벽에 기댄 채 하늘을 보고 있는 나희를 바라본다.


나희는 어울리지 않게 똥폼을 잡고 전자담배 연기를 뱉어내며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경주는 살금살금 나희 옆으로 걸어간다.


나희는 경주가 옆에 올 때까지 알아 차리지 못한다.


텅 빈 뇌를 완전히 비우는 중이기 때문이다.


경주는 스쿠터 안장에 올려진 공연 홍보 전단지를 본다.


나희가 가지고 나간 전단지 뭉치가 꽤 많이 줄어 있다.


전단지를 열심히 돌린 것이다.


경주는 조용히 말한다.


“언니, 수고하셨어요오.”


나희는 하늘에서 시선을 거두고 어느새 옆에 와 있는 경주를 바라본다.


“응, 너도 수고했다.”


다 피운 전자 담배를 주머니에 넣는 나희,


경주는 대답 대신 은색 치아 교정기가 보이도록 씨이익 웃으며 미소로 대답한다.


주머니에서 나희의 휴대전화를 꺼내 건네며 느린 말투로 말한다.


“언니, 폰 좀 챙기세요오. 어디서 계속 전화 오던데요오.”


나희는 휴대전화를 안 가지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 버렸다.


관심 없는 표정으로 휴대전화 받아 든다.


“그래? 대출이나 보험이겠지 뭐.”


경주는 스쿠터 안장에 놓여 진 공연 홍보 전단지 손에 들고,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않고 바지 주머니에 넣으려고 하는 나희에게 말한다.


“언니. 카톡도 계속 오던데요오.”


“연락 올데가 없는데.”


나희가 휴대전화 화면을 켜고 본다.


잠들어 있던 나희의 휴대전화를 깨운 건 민준이다.


부재중 전화와 카톡이와 있다.


“민준이네?”


나희는 민준의 카톡을 확인한다.



민준


나 민준인데 전화 안 받네


오늘 공연 예약 했어.


시간 되면 공연 끝나고 함께 저녁 먹자



민준의 카톡을 확인한 나희는 ‘공연 보러 온다더니 진짜 오네’ 하며 건물 앞으로 걸어간다.


경주는 홍보 전단지를 품에 안고 나희 뒤를 따라 걷는다.


나희와 경주는 공연장 입구 빨간색 매표소 앞으로 걸어온다.


“언니, 남은 건 제가 돌리고 올게요오.”


“어, 그래? 4번 출구에 사람들 많더라.”


“네. 4번 출구로 가볼게요오. 아!! 언니!!”


경주가 무언가 생각난 듯 나희를 부른다.


“응?”


“언니. 헬멧이 하나 없어졌어요오.”


나희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듯 깜짝 놀란다.


“아. 진짜?”


기억의 필름을 되돌려 본다.


나희는 하윤에게 분홍색 헬멧을 씌워줬다.


상암동 방송국 앞에 도착해서 하윤이 내렸다.


빗물에 몸이 젖어 근육이 떨리며 한기가 몰려와 바로 출발했다.


스쿠터 백미러로 하윤을 보면 분홍색 헬멧을 쓴 하윤이 나희를 바라보고 서 있다.


나희는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말한다.


“아···. 경주야, 미안. 친구가 쓴 걸 내가 깜빡하고 그냥 왔다.”


경주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말한다.


“잃어버린게 아니라서 다행이네요오. 친구분 만나시면 천천히 받아서 주세요오.”


“어, 어. 그럴게.”


나희는 말하면서도 ‘아 어떻게 받지?’ 생각한다.


“다녀올게요오.”


경주는 홍보 전단지를 가슴에 안고 빠른 걸음으로 4번 출구 방향으로 걸어간다.


“어, 그래.”


나희는 빨간 페인트를 칠해 놓은 매표소 문 열고 들어간다.


매표소 의자에 앉아 걸어가는 경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윤에게 헬멧을 어떻게 돌려 받을지 고민한다.


‘연락처도 없고, 진호 새끼 출장 다녀오면 ‘야, 헬멧 좀 받아줘’ 말해야 하나? 혹시 소민이는 연락처를 알까?’ 고민의 고민하다가 혼잣말한다.


“에이, 몰라. 걔도 공인인데, 설마 헬멧을 꿀꺽 하진 않겠지. 아니야. 누구는 공인 아니어서 차를 훔쳤나? 그 예쁜 얼굴로 뒤에 도벽이 숨어 있을 수 있어. 아니야, 아니야. 그런 느낌은 또 아니었는데···.”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하며 중얼거리는데,


휴대전화 진동이 울리고 보면 ‘민준’ 떠 있다.


나희가 전화를 받자,


민준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나희야. 나 민준인데.”


“어, 전화 했었지?”


나희는 매표소 회전 의자를 좌, 우로 돌리며 통화한다.


민준은 즐거운 듯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안 그래도 전화 안 받아서, 바쁜가 보다 생각했어. 카톡은 봤니?”


“응, 오늘 공연 보러 온다고?”


민준은 기대하는 목소리로 묻는다.


“어, 공연 끝나고 시간 어때?”


나희는 딱히 약속도 일도 없다.


오늘 저녁은 소민이를 꾀어서 밖에서 술을 마시던지,


소민이를 꾀어서 집에 가서 술을 마시던지, 둘 중 하나였다.


“시간, 괜찮아.”


민준은 기다렸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하! 하! 하! 그래. 그럼 함께 저녁 먹을까?”


나희는 그런 민준이 귀여운지 피식 웃는다.


“그래 좋아. 민준이 너 혼자 오는 거야?”


“아, 그게. 사실 진호랑 함께 볼까 해서 두장 예매를 했는데. 진호가 갑자기 출장을 갔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봐야 할 것 같아. 혼자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고. 하! 하! 하!”


민준은 길게 설명하고 있다.


“영화는 혼자 본적이 있는데. 공연은 혼자 보는 게 오늘이 처음이네 하! 하! 하!”


나희는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생각나는 듯 눈동자를 위로 올리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어~~ 그래 알았어~어.”


나희는 생각 하는게 정리된 듯 ‘어’를 길게 내빼며 대답한다.


민준은 공연 끝나고 나희를 볼 수 있어서 신나는 듯 말한다.


“그럼 공연 끝나고 맛있는 거 먹자.”


“그래.”


“그럼 좀 이따 공연장에서 만나자.”


“응.”


나희는 전화를 끊고,


좌우로 움직이던 회전의자를 멈춰 세운다.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서 소민을 찾아 바로 통화 버튼 누른다.


소민은 선희와 함께 공연 보는 문제로 토라져 있다.


나희의 예상대로 소민의 반응은 사납게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반응한다.


소민의 쉰 목소리가 휴대전화 스피커를 찢기라도 할 듯 반응한다.


“왜??”


나희는 다리를 달달 떨며 약 올리듯 묻는다.


“뭐 하냐?”


소민은 다시 으르렁거린다.


“왜에??”


나희는 뻔뻔하게 묻는다.


“아니 그냥 궁금해서. 뭐 하는데?”


소민은 성대가 걱정될 정도로 사납게 소리친다.


“아, 왜에에?”


소민과 반대로 나희는 온화한 톤으로 말한다.


“김사장님. 혹시 오늘 공연 보러 올···.”


“끊어어어! 이년아아!!”


나희의 휴대전화가 스피커 폰 설정으로 된 듯 소민의 목소리가 매표소 안을 울린다.


소민은 사정없이 휴대전화를 끊어 버린다.


나희는 끊긴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썩소 날린다.


“치~!”



***



갈매기섬에도 비가 그쳤다.


언덕 위 컨테이너 가건물은 갈매기들로 포장을 한 듯 사각형 컨테이너 가건물을 갈매기들이 가득 둘러싸고 있다.


진호가 처음 도착해서 컨테이너를 눈앞에 두고도 찾지 못했던 상황과 똑같다.


컨테이너 가건물 안에는 갈매기들에게 입술을 물려 입술에 물집이 잡혀 있는 진호와 카이스트 연구원 1, 2가 책상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데이터 전송과 자료분석하고 있다.


위성 전화를 손에 든 강 팀장은 진호와 카이스트 연구원 1, 2의 모니터를 오가며 데이터 전송을 확인한다.


분주하게 일을 마무리하려는 컨테이너 가건물 안의 사람들.


강 팀장은 기상청 지진화산국 토요일 근무자인 강 팀장의 동기 2팀 팀에게 전화한다.


“섬에 있는 관측장비 데이터는 모두 취합 됐고, 너네 팀이 분석한 데이터 값 결과 빨리 보내주면 여기서 한 번 더 체크할 거고, 그러면 이 섬에서 일은 끝날 것 같다. 그래, 알았어. 토요일인데 너만 일하냐. 여기 출장온 사람들도 생각해 줘야지. 빨리 좀 부탁해.”


강 팀장의 통화를 엿듣던 진호는 지옥 같은 갈매기 섬에 출장 온 사람들은 생각도 하지 않고 투덜거리는 2팀 팀장이 서운한 듯 강 팀장이 들고 있는 위성전화를 노려본다.


“그래, 그래. 오늘 끝내고 내일 섬에서 빠져나가야지. 야, 진짜 지겹다 지겨워. 어, 오케이.”


강 팀장은 2팀 팀장과 통화를 마무리한다.


위성 전화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덜썩 주저앉으며 말한다.


“모두들 조금만 힘내세요. 이제 끝이 보입니다. 끝이 보여.”


카이스트 연구원 1, 2는 내일이면 갈매기섬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서로를 바라보며 응원해준다.


강 팀장은 테이블에 양쪽 다리를 올리고 의자를 뒤로 눕히더니 눈을 지그시 감는다.


“아, 피곤하다.”


진호는 답답한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서서 가건물 문 열고 밖으로 나간다.


강 팀장은 오른쪽 눈을 살며시 뜨고 진호가 나간 문을 바라보고 다시 눈 감는다.



갈매기들을 피해 걸어가는 진호의 품 안에 위성 전화기가 들어 있다.


진호는 하윤이 보고 싶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아니 돌아버릴 지경이다.


그래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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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6 1 11쪽
»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30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7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6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9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7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3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9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40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2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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