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83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2.28 22:05
조회
30
추천
1
글자
11쪽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DUMMY

술 취한 규혁이 가게를 나가는 순간까지 나희에게 비아냥댄다.


“연애만 잘하지 말고, 공연 좀 잘해보자고요. 도나희 씨.”


“알았으니까, 대사나 까먹지 말고 잘하세요.”


나희도 지지 않고 받아 치는데.


배우 중 한 사람이 나희에게 그만 참으라는 듯 어깨를 두들겨 주고 가게 안 배우 선배들에게 “죄송합니다.” 인사 하고 나간다.


나희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더니,


테이블 위에 반쯤 남아 있는 소주병을 들어 벌컥벌컥 마신다.


말릴 틈도 없이 나희가 갑자기 병 나발을 불자,


소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야! 도나희!!”


나희는 빈 소주병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소민에게 엄지를 들어 보인다.


“크으~ 와~ 김소민 대단한데.”


술 잔을 들고 있는 소민은 손이 덜덜 떨린다.


“나, 말하면서도 졸라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 가까이에서 보니까 눈은 부리부리하고, 키는 왜 이렇게 커.”


말하는 소민을 나희는 입을 쩍 벌리고 웃으며 바라본다.


“김소민 넌 역시 내 친구야.”


나희의 시선에 술 잔을 들고 있는 소민의 모습이 점점 흐려지면서 눈앞이 깜깜해진다.


“야, 나희야. 도나희. 도나희.”


소민의 탁한 쉰 목소리가 나희 귀속에 끝날 줄 모르고 맴돈다.



***



나희는 침대 이불 속에 몸을 축 늘어뜨리고 누워 있다.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규혁은 팬티만 입은 채 침대 위로 점프해 올라온다.


침대의 울렁거림에 정신이 든 나희는 이불 속 자기 몸을 만져본다.


위아래 속옷 만 입고 있다.


규혁은 악어걸음으로 나희의 몸 위로 슬금슬금 기어올라와 나희와 눈을 맞춘다.


나희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수줍은 미소로 규혁의 입술을 향해 키스한다.


규혁의 리드를 따라가는 나희.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너무 달콤하다’


나희는 달콤함에 혀를 날름거린다.


규혁의 혀가 나희의 턱을 부드럽게 핥는다.


나희는 간지러움에 몸을 움츠리며 규혁의 얼굴을 손으로 잡는다.


방금까지 깨끗했던 규혁의 턱에 산타할아버지처럼 수염이 가득하다.


나희 ‘뭐지?’ 하며 살며시 눈을 떠보면 마루가 나희의 볼을 핥고 있다.


“어, 뭐야? 여기 어디야?”


상체를 일으켜 정신을 차려보면,


빗소리가 들리고,


나희는 나희방 안 침대에 누워 있다.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이 밀려오고 타들어갈것 같은 갈증이 밀려온다.


침대에서 나와 방안 전등 켜고 보면,


속옷차림을 하고 있고, 입고 나갔던 신발과 옷이 방안에 널브러져 있다.


신발까지 신고 방에 들어온 것이다.


나희는 꿈에 나타난 규혁이 찝찝하고 재수 없다.


잠 옷을 꺼내 입고,


휴대전화 시계를 보면 새벽 5시 다.


입안과 기도가 말라붙은 갈증에 거실에 나가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입안에 들이 킨다.


나희는 식탁 의자에 앉아 잘려 나간 기억의 필름을 되돌려 본다.


파라솔에서 염쟁이 유씨 선배님 똥 냄새,


‘우왝’ 아니 이건 잊어도 된다,


민준이가 가고 나서 술 취한 규혁이와 시비가 붙고,


소민에게 엄지 척하고,


밖을 나왔는데 비가 내렸고,


비를 맞으면서 소민이랑 비틀거리면서 걸어갔고,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사랑소극장에 가기 위해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다가,


공원 바닥에 대자로 눕고.


나희는 ‘아차’ 하며 인상 쓴다.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서 방에 들어와 침대에 쓰러지고,


그 누군가가 나희의 젓은 옷을 벗겨서 나희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날리며 발차기를 했고.


나희는 더 이상 자세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생수 마시고 시원하게 트림한다.


“끄어억. 에이. 몰라, 몰라.”


나희는 소민 방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도둑 고양이 마냥 조용히 걸어가 소민의 방문을 열어본다.


아띠가 졸린 눈을 떠 나희를 바라본다.


소민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나희는 소민의 방문을 닫고 슬금슬금 걸어와 거실 소파에 눕는다.


더 이상 기억이 안 나고,


스르르 눈이 감기며 잠이 든다.



***



나희는 거실 소파에 엎드려 한쪽 팔과 한쪽 다리를 바닥에 떨어트린 채 잠들어 있다.


덜그럭덜그럭 소리에 나희는 힘겹게 눈을 떠본다.


소민은 주방에서 아침 준비로 바쁘다.


밥 통 뚜껑 열어 밥을 뒤집고,


북엇국 끓여 맛을 본다.


“크~ 좋다.”


나희는 느릿느릿 소파 위에서 몸을 일으켜 앉아 소민을 힐끗 눈치 보듯 바라보며 말한다.


“어제는, 집에 어떻게 왔어?”


소민은 북엇국을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사춘기 딸 대하는 엄마 말투로 차갑게 말한다.


“밥이나 먹어.”


나희는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걸어와 식탁에 앉아 수저를 들어 북엇국 떠 먹는데,


맛이 기가 막힌다.


“캬 아~~~ 죽이네. 역시 김소민 이야.”


나희는 감탄하며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들어 소민에게 엄지척한다.


소민은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나희의 엄지손가락을 잡는다.


“이놈의 엄지를 확 부러트리 던지 해야지. 트라우마 생기겠네.”


나희는 엄지손가락을 잡은 소민의 표정이 진심으로 엄지를 부러트리려는 듯한 비장함에.


잡힌 손가락을 빼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손가락을 빼는데 성공한다.


나희는 북엇국에 밥을 말아 허겁지겁 떠 먹는다.


소민은 맛있게 먹는 나희가 꼴 보기 싫다.


“야, 넌 밥이 넘어가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 아니야? 북엇국 맛있네. 너도 먹어봐.”


“내가 끓여거든.”


“그래. 잘 끓였거든.”


소민은 ‘더 이상 말해서 뭐 하나’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밥 먹는다.


나희는 분명 누군가의 도움으로 집에 온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정말 최악은 민규혁인데 그건 아니겠지?’ 생각한다.


끊겨 버린 기억의 시간을 온전히 기억하는 사람이 바로 앞에 있다.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는 소민에게 은근히 떠본다.


“근데, 어제 누가 내 옷 벗겼냐? 일어나 보니까 속 옷차림이던데. 남자는 아니지? 그치?”


소민은 수저에 북엇국 물을 뜬 채로 말한다.


“에휴~ 어디까지 기억나는데?”


나희는 소민의 반응을 보니 ‘다행히 규혁이는 아니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쓰레기 같은 놈이 꿈에 나와서 사람 헷갈리게 해’ 하고,


입안을 가득 채운 밥을 씹으며 진지하 표정으로 수저를 지휘봉처럼 흔들며 기억을 되짚어 말한다.


“민준이 가고, 규혁이 그 새끼가 시비를 걸었지, 소민 너한테 엄지척하고, 근데 마로니에 공원은 왜 갔어?”


궁금한 표정으로 나희의 이야기를 듣던 소민은 바로 실망하는 표정으로 변한다.


답답하다는 듯 기억을 연결해 준다.


“으이그, 극장에 우산 있다고 해서 가는 길이었지.”


나희는 이제 생각났다.


“아! 맞다!”


박수를 치며 말하는데,


나희의 입안의 밥풀들이 도망치듯 튀어나온다.


“그래~ 맞네, 맞아, 우산. 극장에 우산 있었지. 그래서 우산 가지러 갔지.”


소민은 얼굴에 날아와 자석처럼 달라붙는 밥풀들 때문에 선글라스라도 써야 할 상황이다.


더러워 인상 쓰고 있는 소민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말하 던 나희는 갑자기 따지듯 묻는다.


“야, 근데 왜 바닥에 누웠어??”


소민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다시 나희의 잊어버린 기억을 연결해 준다.


“내가 눕혔니?? 공원 지나다가. 집에 도착했다고, 니가 갑자기 누워잖아. 그것도 빗 물이 제일 많이 고여 있는데가 침대라면서. 텀벙하고.”


나희는 기억나지 않는다.


머리 극적거리다가 갑자기 버럭 화낸다.


“야, 스무고개해?? 그래서 누가 데려다 줬는데? 설마 규혁이 그 새끼는 아니지? 민준 인가? 분명히 누군가 나를 부축해서 방에 눕혀서 옷을 벗겼는데.”


“하윤이. 이하윤.”


소민의 입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 나오자,


나희는 화들짝 놀란다.


“에잉?? 이하윤? 걔가 어떻게? 어쩌다가? 무슨 일로?”


나희는 궁금한 표정으로 소민을 바라보며 ‘제발 대답해주세요’ 슬픈 고양이 눈빛으로 답을 구한다.


소민은 나희의 눈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저로 식탁을 ‘탁탁’ 두 번 두들기며 나희에게 답한다.


“몰라, 이년아! 밥이나 처 먹어.”


나희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은 답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 알을 카멜레온처럼 사방으로 굴리면서 기억을 더듬어본다.


하윤에 대한 기억은 단 1초도 없다.


‘에이 몰라’ 하고 다시 허겁지겁 밥 먹다가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가 번쩍 스치고 지나간다.


“소민아. 내가 주먹 질하고 발차기를 했던 것 같은데? 그럼 혹시 하윤이 걔한테 날린 건가?”


소민은 손을 뻗으며 말하는 나희를 도리도리 하며 바라본다.


탁하고 쉰 목소리로 나희에게는 사라지고 없는 기억의 일부분을 말해 준다.



*



어제 민준이와 공연을 보고 함께 파라솔에 갔지.


민준이와 즐겁게 술을 마셨고,


민준이 먼저 나갔고,


민준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쓰러운 생각이 드는 소민.


민준이가 대리운전은 잘 불러서 잘 갔는지 조금 걱정이 된다.


민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생각보다 좋은 소민.


민준이가···



*



나희는 수저로 밥그릇을 “땡땡땡’ 치며 버럭 한다.


“야! 야! 야! 김소민!! 민준이 간 건 똑똑히 기억한다고. 민준이 가고 그다음 이야기를, 그 있잖아, 시놉시스 적으로 얘기해 봐. 주저리주절리 말하지 말고.”


민준이 생각에 빠져 있던 소민은 ‘거참 사람 성격 급하기는···.’ 하며 나희를 바라보고 이야기 이어간다.



*



파라솔에서 규혁 일행이 나가고,


나희 소주 원 샷 후 소민에게 감사의 엄지척한다.


눈이 풀린 나희에게 소민이 괜찮은지 확인한다.


나희는 번쩍 눈을 뜬다.


괜찮다며 맥주 두 병과 소주 한 병을 주문하고,


폭탄주 만들어 마신다.


나희의 과한 액션과 풀린 눈을 바라보는 소민의 머릿속엔 불안한 먹구름이 몰려온다.


소민은 기분이 완전 업 된 나희를 달래 파라솔을 나오는데,


비가 내린다.


택시를 탈까 하는데 나희의 고집으로 극장에 우산을 가지러 가게 된다.


소민은 ‘민준이 걔 보면 볼수록···.’ 이야기하고,


나희는 ‘사랑은 봄비를 타고 어쩌구 저쩌구.’ 횡설 수설 하고,


두 사람 각자 딴소리를 하며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가는데.


나희가 빗 물이 동그랗게 원을 그려 고여 있는 곳에 멈춰 선다.


소민도 멈춰 서고,


나희는 소민을 바라보면 “집 도착. 내 침대다. 아~ 졸려.” ‘텀벙’ 누워 버린다.


소민은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누워 버린 나희는 소민의 힘으로 도저히 일으킬 수가 없다.


나희의 힘에 오히려 소민이 함께 눕는다.


소민은 일어서서 주위를 살핀다.


비내 리는 늦은 밤 공원 안은 사람이 없다.


진호도 없고, 민준이는 취해서 갔다.


도움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소민은 일단 가방에서 전화기 꺼낸다.


휴대전화 화면을 켜면,


하윤에게 카톡와 있다.


연극 예매 캡쳐 파일이다.


급한 마음에 하윤에게 전화해본다.


***



하윤은 술자리 끝내고 술 취한 동기를 집에 데려다주고 운전해서 집에 가는 길이다.


소민의 전화에 핸들 꺾어 유턴하는 하윤의 쏘나타 승용차,


RPM 올리며 속도를 높여 달린다.




내 친구의 첫사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친구의 첫사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6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5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4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6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5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8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6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2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8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39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1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0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