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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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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600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1.02 22:05
조회
40
추천
1
글자
11쪽

41화. 하트 스티커

DUMMY

강 팀장의 말에,


진호의 손이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넵. 빨리 출력해서 미리 자리에 세팅해 놓겠습니다.”


강 팀장은 진호 어깨를 툭 치고 회의실로 걸어간다.



***



나희 방에는 빗소리가 울려 퍼진다.


천장이 뚫려 방에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영화 오디션을 보기 위해 대기하던 중 누군가가 스트레스로 불면증이 심하다고 말했고,


대기하는 배우들 대부분이 너도나도 불면증 환자라며 하소연했다.


나희도 규혁과 이별한 후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었다.


술도, 책도, 음악도,


천장에 양떼 목장을 그리며 양 떼들을 세는 것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피부는 납빛으로 변하고,


눈은 움푹 꺼지고 금세라도 자살할까 걱정스러운 꼴이었다.


오디션 대기자 중 피부가 새하얗고,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20대 후반 여배우가 빗소리를 좋다며 추천했고,


나희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빗소리를 켰다.


‘아, 이것도 안 되겠구나’ 하고 눈을 뜨니 다음 날 점심이었다.


그 이후로 빗소리를 듣는다.


침대 주인처럼 마루가 침대 가운데에 시체 놀이를 하듯 배를 홀라당내놓고 잠들어 있다.


나희는 마루를 피해 침대 끝에 누워 꿈나라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들린다.


‘아이 씨 자는데 누구야?’ 하는 표정으로 마루가 몸을 바로 세워 일어난다.


나희는 이 시간에 누군지 알겠다는 듯 이불을 당겨 머리끝까지 뒤집어쓴다.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짧게 울리자,


나희는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본다.


눈이 부셔 눈을 찡그리고 바라보면 역시나 규혁의 부재중 전화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보낸 걸로 추측되는 카톡이다.


술에 취해 연락하는 전 남친,


내일이면 기억도 못 할 연락은 왜 자꾸 하는 걸까?


이럴 거면 있을 때 잘하지? 한심하다.


그리고 더 한심한 건,


카톡 내용이다.


영혼 불멸의 레퍼토리가 나희 눈에 들어온다.


자 ㄴ ㅑ?


나희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그래 잔다 이 새끼야’ 하며 휴대전화 화면 만지다가 걸려오는 전화를 터치해 받게 된다.


예상을 전혀 빗나가지 않는 혀가 꼬인 규혁의 목소리가 들린다.


“야! 도나희. 전화 왜 안 받아? 톡을 봤으면 답장을 해야지. 왜 답장 안 해? 너, 나 무시하냐? 무시해? 여보세요? 야! 야! 이 씨발 끊었나? 받았는데 왜 말을 안 해. 여보세요? 도나희? 자냐??”


횡설수설 소리치는 규혁에게 나희는 몸을 일으켜 앉아 신음소리를 섞어 에로틱한 목소리로 말한다.


“하아~ 나 지금 섹스 중이야. 끊어.”


휴대전화 끊고,


무음 설정하고 침대 벌렁 눕는다.


‘이 새끼가 맞아야 정신 차리려나?’


잠이 깨버린 나희는 눈을 깜박거린다.


잠이 깬 건 마루도 마찬가지다.


마루가 일어나 천장을 바라보며 낑낑거리자,


나희는 몸을 세워 마루를 끌어안고 말한다.


“마루야. 왜 그래, 위에 뭐가 있어?”


마루의 시선 따라 천장 바라본다.


진호가 사는 2층 구조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진호는 황급히 기상청에 달려갔고,


집에 들어올 때 2층에서 반갑게 손을 들던 진호 여자친구 하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나희는 진호 집 화장실을 떠올리며 혼잣말한다.


“오징어(오진호) 집 화장실에 뭐가 없는데.”


마루를 내려놓고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는 나희,


마루도 꼬리를 흔들며 나희 뒤를 따라 나온다.


나희가 화장실 불을 켜고,


화장실에 들어간다.


여성용 목욕 가방에 샤워 가운, 헤어 밴드, 세안용품과 일회용 용품을 가득 담아 지퍼 닫는다.


화려한 목욕 가방의 디자인을 보면 목욕 가방은 소민꺼다.


목욕용품들도 당연히 소민꺼다.


나희가 오른손에는 목욕 가방을 왼쪽 팔에는 마루를 안고 1층 현관문 열고 마당으로 나오자,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나희는 마당 화단에 붙어 서서 2층을 올려다본다.


마루도 궁금한 듯 몸을 일으키며 머리를 든다.


늦은 시간 2층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2층 거실 창문을 통해 TV의 컬러 빛이 반짝이며 밖으로 빛을 뿜어낸다.


진호는 아직 안 들어온 것이 확실하다.


마당에서 2층으로 연결된 철계단을 조용히 올라가는 나희.


2층 현관문 “똑! 똑! 똑!” 두드리고 철계단을 살금살금 걸어 내려온다.


나희는 품에 안겨있는 마루를 새침한 표정으로 보며 말한다.


“이제 됐지?”


나희는 마루를 품에 안고 1층 현관문 열고 들어간다.



***



성북동 2층 주택 마당을 아침 햇살이 가득 채운다.


백 팩을 어깨에 맨 하윤이 목욕 가방을 들고 2층 현관문 열고 나온다.


아침 햇살에 눈 부신지 손으로 빛을 가리며 철계단을 내려와 목욕 가방을 평상 위에 올려놓는다.


화단 라일락에 다가가,


어젯밤보다 더 많은 꽃망울을 터트린 라일락 꽃향기를 느껴본다.


하윤은 진호를 기다리며 소파에 앉아 날을 새다시피 했다.


피곤한 육체가 향긋한 라일락 향기에 풀리는 느낌이 든다.


휴대전화를 꺼내 라일락 꽃망울을 카메라 속에 담는다.


휴대전화 사진을 찍던 하윤은 화단 끝,


마당 구석에 있는 분홍색 비너스 스쿠터를 보고 가까이 간다.


먼지를 뒤집어쓴 나희의 비너스 스쿠터는 마당 구석에 자리를 잡고 오랜 시간 움직임이 없었던 걸로 보인다.


스쿠터 여기저기에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오래된 스티커들이 붙어 있다.


하윤은 스쿠터 앞에 붙어 있는 스티커 중에 코카콜라 스티커를 보고 깜짝 반기며 허리를 숙인다.


코카콜라 스티커 옆을 입으로 후 불어 먼지를 날려보지만 찌들어 굳어버린 먼지가 그대로 있다.


집게손가락에 침을 살짝 발라 찌든 먼지를 닦아 내자,


분홍색 작은 하트 모양 스티커가 나타난다.


분홍색 스쿠터에 분홍색 하트 모양 스티커,


처음 하트 스티커를 붙일 때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스티커가 바래지자,


작은 분홍색 하트 스티커가 모습을 드러낸다.


분홍색 하트 스티커를 확인한 하윤은 입술이 떨린다.


“도 나 희.”


하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번지는데···.


뒤에서 쿨 내가 진동하는 허스키한 목소리 들린다.


“뭐해??”


하윤이 뒤돌아보면 1층 현관문 앞에 짝다리를 짚고 서 있는 나희가 무표정한 얼굴로 하윤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하윤이 나희를 빤히 바라보자,


나희는 다시 한번 차갑게 묻는다.


“안 들려? 거기서 뭐 하냐고?”


말없이 빤히 나희를 바라보는 하윤의 입술이 씰룩거리며 미소로 번진다.


나희는 ‘저게 미쳤나?’ 하며 표정을 구기며 바라본다.


“야, 너 어디 아파?”


나희의 말이 끝나자.


빨간 체크무늬 실크 잠옷을 입은 소민이 현관 문을 열고 나와 문 앞에 서 있는 나희를 보며 말한다.


“나희야, 화장실에 왜 비누만 있어?”


하윤은 나희와 소민을 미소 띤 얼굴로 보며 말한다.


“아. 스쿠터 구경 좀 하고 있었어. 가방, 혹시 니 가···.”


나희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시선을 먼 산 바라보듯 돌린다.


소민은 평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자신의 애템 중의 하나인 목욕 가방 보고.


“어?? 왜 내 목욕 가방이 여기에···.”


말하다가 하윤을 보고,


입에서 쉰 목소리가 갈라지며 나온다.


“어어?? 어머? 아니, 왜 여기에 있어요?”


하윤이 손가락으로 2층을 수줍게 가리키자,


소민은 깜짝 놀라며 말한다.


“2층에서 잔거야? 에요. 진호 안 들어온 것 같은데. 어머, 혼자 잤구나. 아! 기상캐스터라고 어제 몰라봤어요. 저희가 장난이 좀 심했죠?”


소민의 쉰 목소리가 수다스럽게 나온다.


하윤은 평상으로 다가와 목욕 가방을 들어 소민에게 건네주며,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말한다.


“정말 고마워. 가방 잘 썼어.”


키가 큰 하윤이 소민 앞에 서자,


키가 큰 나희와 하윤 사이에 서 있는 소민은 더 작아 보인다.


소민 ‘이게 무슨 일 이지?’하며 목욕 가방을 받아 들고,


하윤의 반말이 신경쓰이는 듯,


짧은 팔로 팔짱을 끼며 시비조로 말한다.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잘 썼다니, 다행이고. 근데 왜 그쪽은···. 거슬리게 말을 까지?”


소민이 하윤을 올려다보자,


하윤은 ‘아차’하며 깜짝 놀란다.


“아~ 실수했네. 혹시 상신 여고 다니지 않았어?”


소민은 새침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런데, 요.”


“나도 상신 여고 1학년 잠깐 다녔거든.”


새침했던 소민의 표정이 반가움으로 변하는 시간은 0.5초도 필요하지 않았다.


식스센스의 반전만큼이나 급반전하는 소민이 하윤에게 랩을 날리기 시작한다.


“진짜?? 나 어떻게 알아 봤어? 우리 같은 반이었나? 너 몇 반이었어? 이렇게 예쁜 애 못 봤는데. 그럼 우리, 친구야? 참, 이하윤이지? 나 김소민이야. 반갑다. 반가워.”


소민은 신기한 눈빛으로 하윤 앞에 바짝 다가선다.


하윤도 반가운 눈빛으로 소민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반가워. 어떻게 이렇게 만나네? 저 스쿠터 기억나거든.”


“대박~ 진짜?? 나희야! 스쿠터를 기억한데.”


소민이 놀라며 나희를 보고 말하는데,


나희는 관심 없는지 1층 현관문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왠지 차갑다.


하윤이 양볼에 바람을 불어 넣어 뻘쭘한 표정 짓고,


소민은 나희 뒷모습을 보며 ‘거참, 사람이’ 신경 쓰지 말라는 듯 하윤에게 말을 이어간다.


“나희 쟤가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해장 똥 싸러 가는 거야. 낯도 좀 가리고···.”


나희가 들어간 현관문 틈으로 마루와 아띠가 함께 나와 소민 발밑에 감기듯이 바짝 달라붙어 꼬리가 떨어져라 흔든다.


“어머, 귀여워라.”


하윤이 자세를 낮춰 마루와 아띠를 쓰담쓰담 하자,


마루가 안아 달라는 듯 앞발을 들어 하윤의 팔을 잡는다.


“어머 마루가 웬일이야?”


소민이 마루를 안아 하윤에게 건네자,


하윤은 조심스럽게 건네받아 가슴 품에 안고,


‘마루야 새벽엔 고마웠어’조용히 속삭인다.


소민은 아띠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토닥하며 평상으로 간다.


하윤도 소민을 따라 평상에 나란히 앉아 대화한다.


“그 아이는 마루고, 이 아이는 아띠.”


“너무 귀엽다. 무슨 종이야?”


“시고르자브종이야?”


하윤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민을 따라 한다.


“응? 샤고르..”


소민은 하윤을 보며 큰 소리로 웃으며 말한다.


“하! 하! 하! 하! 믹스견 이야. 시골 잡종이라고. 아무도 입양을 안 해서 나랑 나희가 키워.”


“아아~”


하윤은 소민을 따라 웃으며 ‘나희와 소민은 마음이 참 따뜻하구나’ 생각한다.



***



기상청 지진 화산국 사무실에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출근하며,


새벽에 비상 출근해서 지쳐 있는 직원들을 위로하며 자리에 가서 앉는다.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는 진호,


눈은 분명 뜨고 있지만 코에서 코 고는 소리가 난다.


출근하는 직원이 수고했다는 듯 진호의 어깨를 만지자,


진호는 깜짝 놀라 기계처럼 말한다.


“이번 지진은 추가령단층대. 북위 39.38도 동경 110···.”


“진호야. 눈치껏 엎드려서 좀 쉬어.”



직원은 진호에게 정신차리라며 어깨를 주물러 마사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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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3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1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7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5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5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6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6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3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9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6 1 12쪽
53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40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2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8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39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1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5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9 1 11쪽
»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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