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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딧 님의 서재입니다.

내 친구의 첫사랑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조회수 :
7,526
추천수 :
167
글자수 :
658,878

작성
22.01.21 22:05
조회
36
추천
1
글자
11쪽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DUMMY

촬영 감독은 말을 끝내고,


테이블 아래 촬영 스텝의 발을 신호를 보내는 듯 ‘툭툭’ 차며 말한다.


“우리는 여기 끝나면 강남역 가서 인서트 찍고, 방송국 들어가야 하는데.

차가 막혀서 큰일이네. 그치?.”


촬영 감독의 신호를 받은 촬영 스텝은 이때다 싶어,


테이블 위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린다.


아침에 함께 사진 찍기로 약속했던 하윤은 촬영 스텝의 행동을 보고 눈치를 챈다.


의자를 촬영 스텝 옆에 가까이 놓고 가까이 붙어 다정하게 앉는다.


“우리 여기서 사진 찍으면 되겠다.”


촬영 스텝은 긴장한 얼굴로 휴대전화 화면에 카메라를 켜며 말한다.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하윤과 촬영 스텝은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다정하게 브이 하고 사진 찍는다.


“누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하죠.”


하윤은 의자를 들어 제자리로 돌아온다.


신이 난 촬영 스텝은 촬영 감독에게 하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하윤은 마로니에 공원으로 시선을 옮겨 바라본다.


하윤의 시선에 사람들 틈 속에 원숭이 인형 탈이 가슴에 붙어 있는 공연 제목을 가리키며 재롱 부리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자,


원숭이 인형 탈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윤의 시선이 원숭이 인형 탈에 고정된다.




커피숍 안에서 30대 초반의 건장한 남자 두 명이 테라스로 걸어나와 하윤의 옆 빈 테이블에 앉아 하윤을 빤히 쳐다본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인데 반팔을 입고 있는 남자 1, 2의 양쪽 팔에는 공작의 꼬리처럼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싸구려 그림들이 팔을 덮고 있다.


하윤을 보며 혀를 날름거리며 낄낄거린다.


원숭이 인형 탈에 시선을 빼앗겼던 하윤은 남자들의 불편한 시선을 느낀다.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이 자리를 피하고자 일어서며 말한다.


“이제 서서히 준비하러 갈까요?”


“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하윤도 불편함을 티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어서는데.


남자 1, 2가 의자를 들고 와 하윤의 양쪽 옆에 의자를 놓고 막무가내로 앉으며 말한다.


“이하윤씨지? 우리랑도 사진 한 방 찍자.”


“왜 도망가려고 그래. 사진 한번 찍자. 어.”


“네?”


하윤은 가운데 끼어 어쩔 줄 몰라한다.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은 남자 1, 2 에게 같은 일행임을 말하며 정중하게 피해 달라고 설명한다.


“저희는 하윤씨랑 같은 일행입니다.”


하윤을 가운데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고,


남자 1, 2는 막무가내식으로 반응한다.


“근데? 그거하고 사진 찍는 거 하고 무슨 상관이야?”


“저기 이렇게 막무가내로 사진 찍고 그럴 수 없어요.”


촬영 감독의 말에 남자 1 목소리 키우며 일어선다.


“이런 씨발. 우리가 하면 막무가내냐?”


남자 2도 목소리를 높인다.


“야! 것들이 사람을, 아니 팬을 무시하네.”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이 눈앞에 보이는 하윤은 남자 1, 2 사이에서 정중하게 말한다.


“저기, 저기요. 죄송합니다. 놀라서 그랬어요. 함께 사진 찍어요.”


남자 1, 2는 하윤의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의자를 들어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을 위협하듯 옆으로 던져 버린다.


“안 찍어, 씨발아.”


“아이 씨, 더러워서 진짜.”


테라스 안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놀란 하윤은 몸이 떨리면서 손이 떨린다.


커피숍 직원들이 테라스로 달려나와 욕설을 퍼붓고 있는 남자 1, 2를 진정시킨다.


커피숍 손님들은 웅성거리며 테라스를 향해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 찍는데,


직원들과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가던 남자1, 2가 손님들을 위협한다.


“야! 사진 찍지 마.”


“찍지 마라고.”


남자 1, 2의 위협에 손님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시선 돌린다.


커피숍 직원이 하윤에게 경찰을 부를지 물어본다.


하윤은 괜찮다고 말하고 자리를 피해 승합차로 돌아온다.


촬영 감독과 촬영 스텝도 승합차로 들어온다.


승합차 앞 좌석에 앉아 있는 촬영 감독은 놀란 눈으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하윤을 보며 말한다.


“하윤씨. 많이 놀랬지?”


하윤은 떨리는 손을 깍지를 끼워 진정시킨다.


여자 PD의 걱정이 현실이 된 것이다.


하윤의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떨린다.


“네. 방송하면서 이런 일 처음이라서요.”


“세상에 별놈들 다 있어서 앞으로는 더 조심해야 될 거야.”


커피숍에서 남자 1, 2가 나와 승합차 안에서 대화하는 하윤과 촬영 감독이 보이기라도 하는 듯


승합차를 향해 거칠게 침을 뱉고 걸어간다.


하윤은 승합차 안에서 남자1, 2가 건물을 돌아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다.


남자 1, 2가 사라지자.


촬영 스텝이 말한다.


“누나 진짜 조심하세요. 인기가 많으면 그만큼 불편한 게 많으실 거예요.”


촬영 감독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촬영 스텝의 팔을 툭 치며 말한다.


“야 인마. 넌 하필 그때 사진을 찍어 가지고.”


촬영 스텝은 ‘자기가 발로 차면서 신호까지 했으면서 또 생사람 잡네’ 하며 꿍한 표정을 짓는다.


하윤은 촬영 스텝을 보며 말한다.


“괜찮아. 우리. 차 안에서 사진 한 번 더 찍을까?”


하윤의 말에 촬영 스텝은 얼굴이 밝아진다.


“진짜요? 누나.”


“이것도 추억이니까.”


촬영 스텝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하윤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다가와 얼굴을 비춘다.


휴대전화 화면에 촬영 스텝과 하윤이 들어온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촬영 감독이 갑자기 헛기침하면서 화면 안으로 얼굴을 슬쩍 들이민다.


“허, 허, 험. 나도 함께 찍을까. 사실 하윤씨랑 사진 한번 찍었으면 했는데. 우리 마누라가 여자랑 사진만 찍으면 죽일 듯이 해서. 셋이 찍으면 괜찮겠지 뭐. 안 그래, 하! 하! 하!”


촬영 감독의 너털웃음에 승합차 안 분위기가 바뀐다.


하윤, 촬영 감독, 촬영 스텝은 승합차 안에서 환하게 웃으며 사진 찍는다.



***



사랑 소극장 지하 계단 앞에 있는 작고 네모난 조립식 매표소 안에 나희가 앉아 있다.


매표소는 빨간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고,


밖에서 매표소 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 친구의 첫사랑’ 포스터가 매표소 안에 가득 붙어 있다.


포스터 사진 속에는 민규혁이 환하게 웃고 있다.


민규혁과 달리 나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매표소 안에서 포스터들 틈 사이로 밖을 보고 있다.


매표소 앞에는 우산을 든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가 대형 포스터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나희의 눈동자가 단발머리 남자를 따라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는 뭔가 망설이는 듯 매표소 가까이 왔다가, 다시 뒤돌아 걸어간다.


30분째 저러고 있다.


나희는 피곤한 눈알을 다잡는데,


50대 중반의 부부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매표소에 다가온다.


첫 공연, 첫 관객이다.


나희가 티켓을 건네자,


50대 부부는 지하 공연장 계단으로 내려간다.


자연스럽고 익숙한 행동을 보면,


아마도 양준태 연출의 지인으로 추정된다.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가 우산을 접고,


비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양팔을 벌린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의 포스터를 보는 기분이 든다.


단발머리 남자가 긴 숨을 들이마시더니,


우산을 정리하고,


매표소 앞으로 다가온다.


“안녕 하세···.”


나희가 티켓 건네는 구멍을 향해 몸을 숙이며 인사하는데,


남자는 매표소 앞에서 또다시 멈칫멈칫하더니 뒤돌아 걸어간다.


나희는 어이없다.


“어라? 뭔데?”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의 외모와 행동은 따분했던 나희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


작은 키에 커다란 머리, 커다란 머리를 뒤집어쓰고 있는 단발의 헤어스타일.


머리가 큰 건지, 어깨가 좁은 건지, 혼란스러운 어깨 넓이.


거기다가 우산을 들고 있는 팔은 가느다랗다.


영덕 대게처럼.


봄비가 내리는 습한 날씨에도 찰랑거리는 단발머리 헤어스타일은 참 인상적이다.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는 비가 오는 도로에 나가 비를 맞았다가,


다시 건물 앞으로 왔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매표소 앞으로 다가온다.


조금 전보다 한 걸음 더 가까이 오더니 멈춘다.


마치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처럼 매표소 앞에 가까이 오지 못하고 거리를 두는

단발머리 남자.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매표소 안까지 들린다.


20대 남녀 커플이 매표소에 다가오자,


단발머리 남자는 등을 돌려 매표소와 멀어진다.


나희는 20대 남녀 커플에게 티켓을 건네면서 시선은 단발머리 남자를 쫓아가기 위해

머리를 들어 바라본다.


단발머리 남자는 담배 피는 휴게 공간 쪽으로 걸어가 매표소와 등진 채 움직임이 없다.


오늘 첫 공연 예약자 4명은 모두 왔다.


이제 곧 나희는 매표소를 정리하고 오퍼실로 가야 한다.


단발머리 남자에게 시선을 떼고 예약자를 다시 확인하는데,


더 이상 없다.


나희의 시선이 다시 단발머리 남자를 찾아 향하는데,


매표소 앞에 떡하니 서서 매표소 포스터들 틈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매표소 안을 바라보고 있다.


깜짝 놀란 나희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을 한다.


“아우 깜짝이야.”


20대 초반 단발머리 남자는 소극적인 태도요,


고뇌에 찬 음성이요,


망설이는 몸짓으로 말한다.


“저···. 혹시···. 인터넷에서 보니까. 첫사랑 고백 신청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지금 신청 가능할까요?”


나희는 ‘아 기다리던 여자 친구가 오지 않아서 그랬구나’ 생각하며 상냥하게 대답한다.


“네. 그럼요. 가능합니다.”


오늘은 관객도 없지만, 신청자도 없어서 연습 때처럼 나희와 규혁이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나희는 단발머리 남자의 문의가 너무도 감사하다.


여자는 조금 늦나보다.


단발머리 남자는 조용하게 말한다.


“혹시···. 그···. 연주도 가능하고, 음악 신청도 가능한 거죠?”


나희는 속으로 ‘말 좀 빨리해 새꺄, 답답해 죽겠네’ 생각하며,


상냥하게 대답한다.


“네~ 그럼요. 가능합니다. 티켓은 현장 구매시죠? 두 장 드릴까요?”


당연히 두 장이지만.


나희는 예의상 물어본다.


“아니요. 한 장 주세요.”


나희는 ‘잘못 들었나?’ 하고 유리에 귀를 가져다 대며 다시 묻는다.


“몇 장요?”


“한 장 주세요.”


나희는 ‘한 장’을 확인하고 ‘환장하겠네’ 생각한다.


도대체 누구한테 첫사랑 고백한다는 건지.


이놈이 공연 깽판 놓으러 온 미친놈인지.


의심한다.


“네. 삼 만원입니다.”


체크카드를 건네는 남자의 손은 떨렸고,


체크카드는 물에 빠진 걸 건져 온 것처럼 축축하게 땀에 젖어 있다.


나희는 카드를 들고 ‘아나 더러워서 진짜’ 결제한다.


나희가 체크카드와 티켓 한 장을 내밀자,


단발머리 남자는 받아 들고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 앞에 지하 계단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답답한 나희가 눈앞에 계단을 안내하자,


단발머리 남자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연주는 최경주 씨가 해주면 좋겠는데 가능할까요?”


“네? 경주요? 최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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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0화. 가지마! 22.03.02 32 1 11쪽
70 69화. 나희에게 달려가는 하윤 22.02.28 30 1 11쪽
69 68화. 술 취한 나희에게 시비거는 규혁 22.02.25 35 1 11쪽
68 67화. 염쟁이 유씨 22.02.23 27 1 11쪽
67 66화. 술자리 22.02.21 34 1 11쪽
66 65화. 프러포즈 22.02.18 36 1 11쪽
65 64화. 소민의 등장에 놀라는 민준 22.02.16 35 1 11쪽
64 63화. 오늘도 평화로운 갈매기 섬 22.02.14 29 1 11쪽
63 62화. 인류애 22.02.11 34 2 12쪽
62 61화. SM 제약 회장님 부부 22.02.09 32 1 11쪽
61 60화. 잠꼬대 22.02.07 34 1 11쪽
60 59화. 파이팅! 도나희 22.02.03 36 1 12쪽
59 58화. 모든 사람은 노력한다 22.02.01 39 1 11쪽
58 57화. 분홍색 헬멧 22.01.30 35 1 12쪽
57 56화. 내사람 22.01.29 42 1 11쪽
56 55화. 도나희 너 진짜 22.01.27 38 1 11쪽
55 54화. 도나희 22.01.25 38 1 12쪽
54 53화. 위기에 빠진 하윤 22.01.23 36 1 12쪽
» 52화. 하윤을 위협하는 건달들 22.01.21 37 1 11쪽
52 51화. 갈매기섬의 괴성 22.01.20 39 1 12쪽
51 50화. 카이스트는 역시 다르다 22.01.18 32 1 12쪽
50 49화. 조세호를 타고 갈매기섬에 도착 22.01.16 33 1 12쪽
49 48화. 단발머리 남자 22.01.15 38 1 11쪽
48 47화. 사랑 그대로의 사랑 22.01.13 39 1 11쪽
47 46화. 진호는 하윤과 결혼을 꿈꾼다 22.01.11 35 1 11쪽
46 45화. 내가 니꺼야? 22.01.09 41 1 11쪽
45 44화. 하윤의 첫사랑 22.01.08 44 1 11쪽
44 43화. 우산녀의 정체 22.01.06 43 1 12쪽
43 42화. 우산녀 22.01.04 38 1 11쪽
42 41화. 하트 스티커 22.01.02 4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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