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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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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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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9.27 22:00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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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27쪽

제 602화 타락 시스템 발동.

DUMMY

‘나 또 죽었구나.’


첫 번째 죽음은 필멸자로서의 죽음. 저는 한 명의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그에 대한 대가인지. 자살한 아이의 아버지가 방화로서 저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두 번째 죽음은 괴물로서의 죽음. 저는 666의 괴물의 행정이 닿지 않는 에덴에 방문하였고 서열 9위 괴물 증오에게 추격당한 끝에 결국 눈이 산채로 뜯겨나간 후. 저주받아 죽었습니다.

그래... 이제 내 육체는 썩고 부패하여 4세계의 거름이 되겠지요.

이것은 4세계 괴물로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자 운명입니다.

그래. 죽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제가 약하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죽고 난 후 알고 지낸 괴물들이 마음속에 걸리네요. 제가 그들처럼 강하기만 했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요.


‘근데 왜.... 죽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거지?’


저의 마지막 기억은 저주로 뇌가 터져나간 상당히 기분 나쁜 방식의 죽음이었습니다. 근데 왜 저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요?


[시스템 메시지 : 로딩 중.....]


“?”


[시스템 메시지 : 숙주의 죽음 확인. 플레이어로서의 기능을 활성화합니다.]


“응....? 이건 뭐지?”


시스템 메시지? 이건 무엇인 걸까요?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딘가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야.”


무언가 따스한 것이 저를 잡아끌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대로 몸을 맡겨 저곳을 향하면 모든 것을 잃고 행복해지는 듯한... 부유감이 제 몸을 감쌉니다.


치지지지직!!!


[시스템 메시지 : 타락 시스템 가동.]


“윽!”


지독할 정도의 악성이 저의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자 시스템 메시지 글자가 서서히 일그러지더니 차마 알아보기 힘들 만큼 변해버리네요. 사라져가는 글자에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끼자. 저는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안녕.”


“..........당신은.”


밝아진 시야 속. 제가 알고 있는 한 명의 괴물이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보랏빛 머리카락과 잘 빠진 몸매가 인상적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능글거리는 미소를 짓고 있는 미청년 모습을 한....


“야누스...님?”


“서열 3위 분노의 야누스야. 편하게 불러.”


죽고 나니 ‘최강의 괴물’. 그 수식어로 설명이 가능한 666의 괴물이 제 앞에 있네요. 제가 놀라 그의 등 뒤를 보니, 셀 수 없이 많은 괴물이 엮여있는 흉측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죽었을 텐데. 어떻게...?”


“나도 한때 4세계 왕이었거든. 나에겐 다른 괴물들에겐 없는 여러 권능을 가지고 있지. 이를테면... 죽은 너를 이곳에 초대한다든가 말이지.”


“............”


이해할 수 없습니다. 괴물은 죽으면 끝인데. 그것 말고도 무언가 더 있는 걸까요?


“정신없을 텐데. 일단 차라도 마실래?”


단지 그 말뿐인데도. 저는 어느 사이엔가 의자에 앉아 있었고 야누스가 뭔지 알 수 없는 차를 따라주고 있었습니다. 새하얀 공간이 마치 카페처럼 화사한 빛이 쏟아지는 테라스가 되어있네요. 마치 장난기 많은 신을 만난 기분입니다.


“레퀴엠이 네메시스님에게 주겠다고 정성껏 기르는 차들이야. 전직 성녀가 만든 만큼 향은 최고지. 네메시스님도 좋아하시는 거니. 마셔봐. 마음에 들 거야.”


“....고맙게 잘 마실게요.”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차에서 매우 감미로운 향이 코안을 자극합니다. 와...! 차에서 이런 향이 날 수도 있는 거군요? 이게 4세계 괴물들의 왕도 마시는 거라니 놀랍네요. 입가로 가져가니 단맛과 쓴맛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왠지 모르게 정신이 맑아지네요.


“저는 죽은 거죠?”


“응? 아아. 그거? 그래. ‘4세계 괴물’로서는 죽었지.”


옆집 오빠랑 대화하는 듯한 친근감이 넘치는 말투입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저것은 언제까지나 연기. 흉폭함으로 따진다면. 눈앞의 괴물은 모든 666의 괴물을 통틀어 최악일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어요. 저에게 뭘 원하죠?”


“흐음. 간단한 이야기라도 하고 진행하려고 했더니, 죽었는데 바쁜가 봐?”


“....이 대화에 따라 저는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당신은 흡수 능력으로 다른 괴물의 능력을 획득하는 괴물. 당신이라면 다른 이를 부활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전 보았습니다. 야누스에게 얽매여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능력들을. 그것은 분명 한 괴물이 얻기엔 불가능했지만. 눈앞의 괴물은 혼자서 그걸 통제하고 있는 미친 괴물입니다. 그렇다면 야누스를 만난 지금은 괴물로서 죽어버린 제가 마지막으로 얻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새로운 기회. 그렇다면 저는 붙잡아야만 했습니다. 반드시 말이죠!


“후후후후.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제안이나 해주세요. 웬만한 조건이면 수용할 테니.”


현재 상황에서 갑은 야누스. 무슨 조건을 걸지 몰라도 을인 저는 따라야만 했습니다.


“일단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고 시작할게.”


“?”


야누스가 손을 휘두르자. 거울 모양의 마법진이 펼쳐지더니 하나의 영상이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그곳에는..


“하은씨?”


증오와 싸우고 있는 하은씨었습니다. 달기도 어떻게든 오빠를 돕고자 사탄과 몸을 얽혀 싸우는 것이 보이네요. 어라? 하은씨가 수십 명이 되더니 결국 증오를 죽였습니다.


“...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부활한 증오가 하은을 농락하네요. ...저항을 못 하는 것을 보면 하은씨가 지친 것이 틀림없습니다.


꾸욱!


그 모습에 저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꼈습니다.


‘저만 아니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모두가 싸우고 있었습니다. 죽어버린 저를 위해서.... 마지막 애도로서 말이죠... 그 모습에 저는 이를 갈았습니다.


“다시 살아날 의욕이 생기지?”


“......한 대 때려도 될까요?”


진지하게 눈앞의 괴물이 얄미웠기에 저는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야누스가 피식! 웃네요.


“증오에게 그럴 거면 그러든지.”


말 돌리는 거봐라. 자기는 갑이라 이거지?


“저에겐 증오를 이길 힘이 없다는 거 알잖아요.”


“그럴 힘이 있다면?”


“....네?”


“넌 분명 가지고 있어.”


야누스는 능글거리는 표정으로 차를 홀짝이더니 저를 보며 눈을 빛냅니다.


“내가 너에게 심은 코어는 그걸 가능하게 해주거든.”


“....정말로요?”


저의 가슴에 박은 코어에 그런 힘이 있다고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야누스를 보았지만. 그는 평온했습니다.


“물론 그걸 위해서는 코어를 완성 시켜야만 하지만.”


“.....? 완성 시켜야 한다?”


“너에게 심어진 코어란 너의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내 ‘적’들의 물건이야. 물론 두루뭉술한 상상으로는 어림없어. 현실적이고 뚜렷한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어야 코어가 너의 힘이 될 수 있지.”


“....너무 복잡한데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어. 네가 알고 있는 것 중 증오를 쓰러뜨리는 힘을 상상해. 그렇다면 코어가 응답해줄 거야. 너는 조건을 채웠으니까 말이지.”


“내가 알고 있는 것....”


“네가 솔직하게 좋아하는 것이어야만 해. 그래. 천 년 전 7명이 세계를 구했던 거짓된 영웅들처럼... 거짓 없는 순수한 사랑으로 말이지.”


“내가 솔직하게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중에 증오를 쓰러뜨리는 힘? 수능을 위해 공부했던 여고생인 제가? 저는 야누스의 말에 어리둥절했지만···. 곧 한 가지 가능성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어쩌면...


“게임.....”


공부란 남들이 다하고 대학에 가기 위해서 해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순수하게 저의 재미를 위해서 스스로 했지요. 그리고 제가 즐겨한 게임의 장르는 ‘아레나’. 캐릭터가 서로를 죽이는 마이너 게임이었습니다.


두근! 두근! 두근!


코어가 진동하더니 저의 심장 소리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와 동시에 저의 시야에 반투명한 창이 하나둘 생겨납니다.


“분명 말하는 건데. 난 너에게 힘을 주지 않아. 네 힘은 스스로가 쌓아가야 하는 법. 난 네가 갈 길을 인도 정도만 해줄 뿐이야.”


[시스템 메시지 : 당신의 장르는 무엇입니까?]


“아레나!”


[시스템 메시지 : 없는 유형입니다. 시스템을 설정시작.... 로딩 중.]


“상상해봐. 네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시스템 메시지 : 플레이어의 기억을 토대로 설정 완료.

종족 : 괴물&플레이어.(종말을 삼키는 자).

F1. 플레이어 : 김마리. 설정된 캐릭터 : ‘시키’. 설정 주스텟 : 힘, 민첩, 마력, 공격력. 설정 부스텟 : 힘, 민첩, 마력, 공격력.

스킬 : 섬소(Q), 섬경(W)-플라밍고(WW), 분할(E), 비장의 카드(R). 마안(D), 퇴마사 가문(F).

F2. 외부지원 시스템 : 차단(Q), 정화(W), 커스(E), 감지령(R), 외부지원 초기화(A).

F3. 블러드히트 시스템 : 스텟 포인트 전환(Q). 히트포인트 전환(W). 와드(E), 블러드히트 시스템(F), 특성(Z), 스텟(X).]


“아......!!!”


저에겐 무엇보다 친숙하고, 그리고 그리운 화면이 눈앞에 나타났네요! 이것이 저와 연결된 것이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컴퓨터 화면으로 보였던 것이 제가 된 느낌이랄까요?


“스텟이 이상하네?”


원래 게임에선 주스텟과 부스텟이 있어서 성장 방향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사용 용도가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모든 스텟이 주스텟 부스텟으로 찍혀있네요? 중첩된 걸까요? 게임과는 다른 현실에 저는 어리둥절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일단 넘어갔습니다.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아레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포인트’. 제가 한 게임에선 내실을 올리는 스텟 포인트랑 전투에 사용하는 히트 포인트가 따로 분류되었기에 저는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레벨 100. 스텟 포인트 : 300, 히트 포인트 : 500.]


‘레벨 당 스텟 포인트 3에 히트 포인트 5씩이라. 딱 그만큼만 다 올랐네. 근데 100이라. 원래 게임에선 만렙이 35였는데. 이상한걸.’


미묘하게 제가 알고 있던 게임 시스템과 다릅니다. 그것도 좋은 쪽으로 다르네요! 저는 얼씨구나 스텟 창에 있는 체력 회복과 마력 회복, 이동 속도와 방어력 스텟을 모조리 최대 수치로 올렸습니다. 각각 40씩 찍으면 마스터이고 찍을수록 들어가는 스텟 포인트와 히트 포인트가 더 많이 소비되지요.


[스텟 포인트 : 100, 히트 포인트 : 50.]


‘히트 포인트는 자연적으로 20까지만 차니 상관없고, 스텟 포인트는 넉넉하네.’


스텟 포인트는 스텟을 찍을 때도 쓰지만. 특성에서 캐릭터 스킬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변화하는 데도 사용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특수 스킬’을 배우게 해주죠! 현재 남아있는 포인트는 만렙이 35이었던 게임답게 모조리 찍을 수 있네요! 패널티 있는 특성도 있기에 고민할 법하지만. 제가 선택한 캐릭터는 딱히 큰 패널티가 없는 관계로 모조리 배웠습니다.


“묘한 느낌이네요.”


몸에 강한 힘이 깃드는 것은 물론 눈으로 보는 시야와 더불어 제 주변이 보지 않아도 보입니다. 뭐랄까. 모니터로 게임 캐릭터를 내려다보는 시야랑 비슷하달까요? 근데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니 묘한 감각입니다. 시야가 넓어지니 나쁜 것은 아니지만요.


“......저는 어떻게 돌아가죠?”


“네가 하는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어떻게 전장으로 되돌아갔어?”


저는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게임을 해오면서 익숙한 거였으니까요.


“알겠어요. 다만 돌아가기 전에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마음대로.”


“저를 이렇게 도와줌으로써 제가 당신에게 줘야 하는 대가는 무엇인가요?”


“너는 모르겠지만 난 이미 대가를 받았어. 김마리.”


이미 받았다라... 영문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겠지요.


“...고마워요. 야누스.”


저는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싸울 수 있습니다. 상대가 그 누가라고 하들 밀리지 않고 말이죠!!!


“에프3 블러드 히트 시스템 사용! 블러드히트(F)-<리저렉션>!(D)!!!”


그 말에 저의 시야가 다시 새하얀 빛으로 가득 찹니다. 그래. 이제 돌아가는 겁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괴물들의 곁으로!!!! 그리고 복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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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훗. 일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참 기분이 좋단 말이지. 안 그래. 카르마?”


“여전히 나쁜 성격이네. 야누스.”


아까 김마리가 앉아 있던 자리로 서열 10위 카르마가 나타나 앉아 있었다. 그녀의 등 뒤로 나뭇가지와 같은 것이 자라나 펼쳐져 있었고 그녀는 차를 홀짝거리는 야누스를 무감정한 눈으로 보았다.


“카르마. ‘시스템’은?”


“방금 김마리가 구현한 것을 복제 완료했어. 이걸로 모든 괴물에게 시스템을 적용할 수가 있어.”


카르마 말에 야누스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키득거렸다.


“아아! 정말 고대하던 소식이네! 이걸로 제일 필요했던 패가 갖추어졌어.”


“....두 왕이 원하기에 만든 거긴 하지만. 정말로 필요한 거야? 이건 4세계의 많은 자원을 소비해. 내 수명에 영향이 갈 정도라고.”


“필요한 거야. 이게 없으면 우리는 이길 수가 없어. 필요한 투자는 해야지.”


야누스의 설명에 카르마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겉으로는 666의 괴물로서 연기하고 있긴 하나. 그녀는 4세계의 아바타. 즉. ‘4세계 본인’이었고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그녀의 목숨줄을 건드는 것과 같았기에 질색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종말을 막지 못하면 그녀는 죽는다.


“뭐. 못 믿겠다면 지켜보라고. 마침 새로운 손님도 구경하러 온 것 같으니.”


“언제나 느끼지만. 눈치가 좋아. 야누스~. 오랜만이라고 해둘까?”


새하얀 공간 일부가 강제로 찢어지고 검은 트윈테일 소녀가 그곳에 내려오더니 의자를 창조해 그곳에 앉았다. 비스트 서열 1위 ‘여명의 칼리’라 이름 불리는 괴물이었다. 그녀도 ‘나락’에서 김마리를 멀리서 감시하고 있었던 만큼 죽은 김마리에게 야누스가 접촉해오는 것을 바로 파악하고 달려온 참이었다.


“안녕 딸아.”


“안녕 엄마.”


칼리와 카르마는 서로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서로에게서 관심을 돌렸다. 칼리는 비록 카르마의 부산물이나 다름없으나 칼리가 특별한 감정을 가진 존재는 그녀가 살아있도록 해준 네메시스지. 그녀를 능력을 모으는 쓰레기통으로 쓴 4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당신의 구경에 동참해도 될까? 야누스. 전대 4세계의 괴물들의 왕?”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면서. 쫓아내려고 해봤자. 서로 피곤해지니. 이번 일을 나불대지나 마.”


아무리 야누스라도 지금껏 죽어간 모든 괴물의 능력을 흡수해온 칼리는 쉽게 누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전투 결과. 체계적으로 능력을 준비해온 야누스가 이기겠지만. 그래도 그 여파는 4세계 전체로 뻗어 나갈 것이며, 아무리 666의 괴물들이 이곳을 모른다고 하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호기심을 느껴 조사를 시작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기 영역에선 스페셜 리스트인 666의 괴물들이기에 칼리와의 분쟁은 피하는 것이 옳다.


“난 네메시스님을 따르는 악성으로서 입이 무거운 괴물 칼리랍니다~.”


칼리도 딱히 야누스와 치고받으러 온 것이 아닌. 그저 재미를 찾기 위해서 온 것뿐이므로 4세계 어둠에 깊게 발을 뻗은 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한 곳을 보았다.


“플레이어와 괴물의 중간에 있는 저 소녀가 어떻게 할지 지켜보자고요. 쿡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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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마리? 맙소사. 터진 머리가 재생했어?”


제가 눈을 떠보니 인왕 달래가 무릎베개로 저의 머리를 바쳐주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옷이 저의 뇌수와 피로 지저분하게 더럽혀져 있는 것을 보니 다소 미안합니다.


“너의 능력이야? 아니. 분명 무능력이라고...”


“비슷한 거긴 해요.”


“....살아나서 다행이야. 에덴 바깥으로 나가는 길이 열릴 때까지만 조용히 있어. 증오랑 사탄이 이곳에 신경을 못 쓰고 있으니까. 내가 너를 숨겨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켜줄게.”


“....”


인왕 달래의 말에 저는 시선을 돌려 저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3명의 666의 괴물들을 보았습니다. 셋 다 역량 차이 때문에 밀리는 것은 물론 하은은 저항조차 못 하고 증오에게 걷어차이고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 저들을 버리고 먼저 가라고요?”


“같은 666의 괴물인 이상. 죽이진 않을 거야. 오늘 다소 고통받겠지만. 악성의 괴물들은 절대 네메시스를 거스르진 않아. 그러니 도망가. 저들도 이해해줄 거야.”


인왕 달래가 저와의 대화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투명한 결계를 치네요. 그럴 필요는 없는데.


“전 도망가지 않아요.”


“....뭐?”


“증오를 쓰러뜨리겠어요.”


“...............부활하더니 미쳤구나. 뇌에 큰 타격이 있어서 그런가 본데. 강제로라도.”


인왕 달래가 손길을 내밀었지만 저는 뿌리쳤습니다. 그 모습에 인왕 달래의 눈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갑니다.


“....내가 아무리 육체적인 부분에 자신 없는 666의 괴물이라도 엑스트라 괴물이 쉽게 쳐낼 수는 없었을 텐데?”


“지금의 저는 강해요. 믿어줘요.”


“네가 지금 싸우려는 상대는 서열 9위 괴물이야. 증오를 죽이기 위해 준비를 한 나라면 모를까. 네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어. 또 죽겠다는 거야?”


“이길 수 있어요.”


저는 의지를 담아 인왕 달래와 눈을 마주합니다. 당당하게 바라보는 저의 눈에 달래가 농담이 아닌 것을 깨달았는지. 그녀의 눈에 호기심이 스쳐 지나가네요.


“인왕 달래. 당신의 아티펙트를 빌리고 싶어요. 제가 요구하는 아티펙트가 있으신가요?”


저는 전투에 필요한 아티펙트를 불러주었고 모두 있는지 인왕 달래는 한숨을 내쉽니다.


“넌 진짜 터무니없는 아이구나. 죽음에서 되돌아와서 한다는 말이 서열 9위 괴물과 싸우겠다니.... 그래. 네가 말한 아티펙트는 모두 있어. 지금 당장 줄 수도 있지. 하지만 이것들은 666의 괴물들의 전용이야. 빌리고 싶으면 노네임이라도 되어야 해. 아니면 돈이라도 있어?”


“...상당히요.”


저는 제 손등에 있는 칩을 활성화해 저의 전 재산을 보여주었고 그러자 인왕 달래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습니다. 그녀가 결제하자. 거의 남지 않는 돈에 저는 아쉬움을 느꼈지만. 제 몸에 박히는 영롱한 보석과 아티펙트 사용법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자.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래. 제가 원했던 성능의 아티펙트들이네요!


“6개는 살 수 있겠네. 오늘만이야. 보통은 엑스트라 괴물이 아티펙트를 사게 두지 않아.”


“감사합니다.”


“자살하러 가는 아이니까 살 수 있게 해주는 거지.”


“자살하러 가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이길 수 있어요.”


“그래.... 그럼 이것도 가져가.”


인왕 달래가 품속을 뒤적거리더니 왠 황금색 부적을 저에게 던져줍니다.


“이건...?”


“복고양이 니케의 특제 부적이야. 오늘 만든 따끈따끈한 거라. 너에게 유리한 행운 정도는 불러와 줄 거야.”


아! 666의 괴물들도 복고양이 니케에게 얻어가고 싶다는 그 부적이네요.


“...감사합니다.”


“됐고 죽으러 갈 거면 빨리 가. 나도 친구인 하은이 저렇게 처맞는 꼴은 그만 보고 싶으니까.”


“안 죽어요.”


저는 증오의 스킬 구성은 대략 알고 있지만. 증오는 저의 스킬에 대해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선택한 이 ‘시키’는....


‘내가 알고 있는 캐릭터 중 이거야말로 유일하게 증오에 대적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에 이거라면 승산이 있어.’


저는 인왕 달래가 친 대화를 차단하는 결계에서 벗어나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증오에게 가기 전에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마리? 살아났어?]

[오? 아까 머리 터져서 죽지 않았나?]

“마리씨!”


뒤엉킨 3명의 666의 괴물이 저를 보고 잠시 전투를 멈춥니다. 그걸 확인하자. 저는 사탄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사탄씨. 당신이 흥미를 느낄 만한 제한을 할 테니. 전투를 멈춰주시겠어요?”


[말해보렴. 마리야.]


사탄이 지금 저희를 적대하고 있지만. 그는 중립에 가까운 괴물입니다. 그렇다면 미끼를 물 만한 떡밥을 던져준다면 그는 물겠지요.


“지금 저는 증오를 쓰러뜨리려고 해요.”


[미안하지만. 난 오늘 증오를 막을 생각이 없단다.]


“사탄씨는 저와 증오의 전투에 다른 것들이 끼어들지 않게 해줘요.”


[....뭐? 마리야. 미쳤어?]

[...............?]


달기가 한 마디하고 사탄의 7개의 입이 멍하니 열리는 모습이 보이네요. 생각지 못한 저의 제안에 놀란 것이 틀림없습니다.


[정말 증오랑 대적하겠다고? 네가?]


“네. 하지만 1대1로 싸우기엔 상황이 이 모양이라서 말이죠. 당신도 제가 증오를 패는 모습 보면 재밌잖아요? 그러니 방해만 들어오지 않게 해줘요. 증오가 당신에게 제안한 것처럼 말이죠. 아! 달기와 아쿠아마린과 싸우는 것도 이제 그만하고요.”


1대1. 이건 현재의 저로선 반드시 걸어야만 하는 제안이고, 이걸 실현할 수 있는 괴물은 여기서 오직 사탄뿐입니다. 제 제안에 사탄의 몸이 들썩이는 것이 보입니다.


[아하하하하하하! 이런 당돌한 미친년을 봤나! 좋다! 오늘의 나는 증오의 전투에 방해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계약. 거기에 네 조건을 추가해도 별문제가 없지. 그래. 오늘 그 누가 너의 전투를 방해한다고 하들. 내가 직접 치워주마. 하지만 네 말의 의미를 네가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넌 지금 죽으러 가는 거다! 혼자서 증오에 대적하려고 하다니. 이 어찌 어리석은 아이인가!]


사탄이 달기를 내려놓고 물러서자. 피투성이인 달기가 저를 바라보는 것이 보입니다.


[마리.. 너어....]


“괜찮아요. 달기씨.”


“힘내세요. 마리씨.”


아쿠아마린은 걱정 없이 제 말을 믿어줍니다. 언제나 신뢰가 가득한 아쿠아마린이네요! 고마워라.


“네. 이기고 올게요. 아쿠아마린.”


이걸로 제 전투에 방해가 들어오지 않겠지요. 그럼 됐습니다. 사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증오조차 하은을 괴롭히는 것을 멈추고 저를 바라보네요. 그도 놀란 눈치인 것이 보입니다. 증오와 하은을 향해 저는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마리.... 살았어?”


“네. 이제 하은씨는 싸우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부터는...”


저는 달기의 단검을 역수로 쥐며 자세를 잡았습니다. 게임 속의 기억이 현실로 구현화 되어 제 몸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 똑똑히 느껴집니다. 게임 속이었던 기억이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전투의 결과. 666의 괴물의 신체와 움직임으로서 구현되네요. 그래... 지금의 저는 여고생 ‘김마리’가 아닌. 셀 수 없이 많은 죽음과 죽임을 해온 ‘시키’입니다.


“제가 증오를 상대할 테니.”


[아하하하하핫! 진짜 어처구니가 없군! 죽었다가 부활해서 뭐? 나를 상대하겠다?]


증오가 쓰레기 버리는 듯이 하은을 멀리 던져버립니다. 그래. 기분은 나쁘지만. 오히려 잘됐네요. 이걸로 상당한 공간에 저랑 증오만이 남았으니까요.


[부활 능력에는 횟수 제한이 있지. 막 사용한 괴물은 끽해야 한 번! 이대로 죽으면 영원히 끝일 년이! 도망도 안 치고 멍청하게 나에게 덤벼? 하?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런 미친년 같으니! 어리석은 쓰레기가! 네가 나를 상대하겠다? 네가 뭔데? 나는 네가 살아온 시간의 몇천 배를 4세계에서 살아오면서 살육을 해온 서열 9위 증오란 말이다! 감히 이름도 없는 계집년이 나를 무시해? 천 년 전에 온갖 영웅이 모인 연합군도 대부분은 내가 살육했단 말이다!!!]


“무시할 만하니까요.”


[.........?!]


증오의 살의를 가볍게 받아치는 저의 모습에 증오가 당황해 보이는 것이 보입니다. 확실히 아까 전의 저라면 벌벌 떨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저는 이 살기가 너무나 익숙합니다. 실전에서 셀 수 없이 겪은 것처럼 말이죠.


“당신은 광기의 삼서에게 만들어졌다고 들었어요. 많은 괴물을 융합해서 만든 덕에 다른 괴물의 몇 배의 신체 스펙에 수십 개의 능력을 갖췄다죠? 인과역전 능력과 저주 증폭 능력 때문에 당신을 공격한 괴물은 거의 두 배의 피해로 피해를 돌려받고, 본인은 초재생에 부활 능력까지 있어서 참 좋겠어요. 그렇죠?”


[오호!? 나를 칭찬해서 이 상황을 무마하겠다?]


“비꼬는 거예요. 멍청한 괴물아.”


저의 외침에 듣고 있던 모든 666의 괴물들이 침묵해서 저를 바라봅니다.


“상대 공격이나 반사하면서 아하하하하!!! 난 강하다! 하고 자아나 심취하는 병신이. 진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꼬워요. 그런 당신이라면 저는 이길 수 있어요. 당신의 기술 숙련도는 다른 666의 괴물에 비해 바닥을 길 테니까요. 능력 빨로 그 위치에 오른 새끼야.”


[......하? 더는 들어 줄 수 없군! 그 혀를 뽑아주마!]


증오가 먼저 갈퀴 같은 손톱을 저에게 뻗어옵니다. 아무래도 이 괴물. 상황 판단이 안 되나 보네요. 현재의 저는 아까 무력했던 엑스트라 괴물이 아닌데 말이죠. 그럼 보여드려야죠.


“<섬소(Q)>.”


본능처럼 새겨진 스킬을 사용합니다. 그러자 한순간 저의 시야가 급속도로 이동합니다. 그 와중 제가 할 일은...


콰앙!


증오의 머리를 잡고 근처에 널린 뾰족뾰족한 탑에 놈을 처박는 거였습니다. 이게 왜 가능하냐고요? 섬소(Q)는 상당한 거리를 앞으로 나가면서 근처 적군을 모조리 끌고 가는 것은 물론 상당한 이동속도 감소와 공격속도를 같이 먹이는 유틸 스킬이거든요. 게임 스킬이 현실로 구현화되면 저는 살짝 손만 대어주면 놈은 당연히 끌려옵니다. 게임이 현실로 구현화된 결과. 저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본능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


증오가 명백하게 놀란 것이 보입니다. 놀랍겠죠. 저는 원래 이런 힘이 없었으니까요.


“증오. 전 오늘 당신을 죽일 거라니까요. 이건 농담이나 허세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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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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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 제 632화 다가오는 위협 +1 23.12.14 13 2 13쪽
632 제 631화 요괴들의 절망. +1 23.12.14 15 2 20쪽
631 제 630화 요괴들의 희망. +1 23.12.14 10 2 23쪽
630 제 629화 첫 시험의 승리자. +1 23.12.14 11 2 17쪽
629 제 628화 의외로 쓸만한. +1 23.12.14 9 2 24쪽
628 제 627화 보스 아이템들. +1 23.12.14 11 2 15쪽
627 제 626화 비릿한 냄새 +1 23.11.13 15 2 17쪽
626 제 625화 타락한 드래곤 +1 23.11.13 16 2 14쪽
625 제 624화 네메시스가 사는 성 +1 23.11.13 17 2 17쪽
624 제 623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2 23.11.13 15 2 14쪽
623 제 622화 고블린굴. +1 23.11.13 11 2 16쪽
622 제 621화 눈보라 속의 습격 +1 23.11.13 11 2 22쪽
621 제 620화 무기 테스트 +1 23.11.13 17 2 19쪽
620 제 619화 빨간 망토 벨라 +1 23.11.10 13 2 18쪽
619 제 618화 카툰랜드 +1 23.11.10 14 2 15쪽
618 제 617화 첫번째 시험. +1 23.11.10 11 2 20쪽
617 제 616화 마이페이스 주신. +1 23.11.10 11 2 17쪽
616 제 615화 비트레이 +1 23.11.10 14 2 15쪽
615 제 614화 괴물과 주신들의 회담. +1 23.11.10 16 2 15쪽
614 제 613화 왕을 막는 자. +1 23.11.03 19 2 15쪽
613 제 612화 처형. +1 23.11.03 14 2 17쪽
612 제 611화 장난치는 괴물들. +1 23.11.03 14 2 19쪽
611 제 610화 드래곤 캐슬로 모이는 괴물들. +1 23.11.03 13 2 15쪽
610 제 609화 트라우마 +1 23.11.03 9 2 15쪽
609 제 608화 패닉에 빠진 드래곤 +1 23.11.03 16 2 16쪽
608 제 607화 드래곤 캐슬로 가는 길 +1 23.11.03 21 2 14쪽
607 제 606화 묘한 만남. +1 23.10.04 28 2 20쪽
606 제 605화 마안 개방. +2 23.10.04 17 2 34쪽
605 제 604화 비웃기 위해 모인 괴물들. +1 23.10.04 24 2 31쪽
604 제 603화 장기전에 자신있는 자들. +1 23.10.04 27 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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