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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부터 문피아 공모전에 참가...할지도

문 스톤 헨지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7.24 23:12
최근연재일 :
2018.08.07 11:03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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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330

작성
18.07.3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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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No.007. 문제는 세금이야, 이 바보들아!

문스톤헨지 - 한양 롯지의 부활 -




DUMMY

S양은 인터넷 신문을 본다. 홍콩 재벌 2세들의 슈퍼 카와 호화 요트 사랑이니, 중국 재벌 2세들의 럭셔리 클럽 파티와 명품 사랑이니 등등 기사가 뜬다. 그러한 종류의 기사를 볼 때마다, S양은 쓴웃음을 짓는다.


‘그렇구나. 요즘 장사가 잘 되지 않나 보구나. 하기는 겉으로 엄청나게 있는 척, 과장을 해야 해. 그래야 마케팅도 영업도 잘 되는 법이지. 하기는 명품 백 종류별로 24개 보유 등등, 고가 명품업체와의 협찬이 아니면, 어떻게 돈을 벌겠니. 그렇지만 명심해야 할 거야. 장사를 잘 하기 위해서 너무 열심히 사치스러운 척을 하다보면, 나중에 대한민국 P1 대통령과 C 보좌관님처럼 마녀사냥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


차라리 처음에는 이것이 낫겠지. 지금처럼 호사스러운 척, 연기를 해서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언젠가 일어날 제 2의 천안문 혁명을 은근히 기대하게 만드는 거야. 그러다가 나 S양보다 더 엽기적인 부잣집 출신, 중국인 자녀가 등장하지. 그 중국인 부잣집 자녀는 고귀한 가문의 후손으로서, 그리스도 또는 부처님을 자청하는 거야.


물론 초반에 그 부잣집 자녀는 미친 광인처럼 보이겠지. 그러나 서서히 그 부잣집 자녀는 온갖 기적에 가까운 일들을 실현해 나가게 돼. 그리고 그 부잣집 자녀는, 광명의 힘으로 중국을 진정시키고 포용하고, 참된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지. 그래, 그것은 홍콩이던 중국이던, 심지어 유럽이던 미국이던 관계없이 만인 공용의 진리인 거야. 프랑스 혁명은 정말로, 이상하고도 기이한 개념. 어쩌면 고도의 기획된 쇼. 그 이상의 판타지 차이나가 진실로, 진실로 중화민족들에게는 중요한 법이야.’ S양이 생각한다.


어쩌면 그러한 S양의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그 점은 S양 스스로도 인정한다. 아무튼 세상을 살아가려면 정말로 생각할 일이 많다. 그 예시로 오늘은, 정부의 세금 관련 법안 개정, 다시 말해서 재산세 납부에 관련된 법안 개정이 있었다. 정부에서 내세우는 슬로건은 이것이다. ‘부자 증세, 서민 감세.’


그러나 시민들은 벌써부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베네수엘라 또는 그리스 같이, 한국 경제를 파탄 낼 생각이냐?!’ 종류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편 현재 네티즌들에게 가장 지지를 많이 받은 댓글은 이것이다. ‘나보다 더 건강하고 잘 놀러 다니는 기초수급자 아줌마가 있다. 그 아줌마한테 6시간 앉아서 카운터 보는 일에 150만 원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아줌마가 같잖다는 듯이 웃으며 콧방귀를 뀐다. 나라에서 주는 돈, 혜택이 끊기는데 미쳤다고 일하냐고 말씀하신다.’


걱정이다. 이 국가의 미래가 진실로 걱정되는 S양이다. 인터넷 뉴스를 잠시 보던 S양이 터덜터덜 독서실로 향한다. 오랜만에 화학과 생물학과 수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공부는 잘 되지 않는다. 이명이 맴도는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다가, 저도 모르게 독서실을 빠져나오는 S양이다.


반 미친 사람, 또는 맛이 반쯤 간 사람처럼, S양은 서울의 도심 거리를 하염없이 떠돈다. 누가 S양 자신을 조금 잡아주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냉수 한 잔 건네면서 속 차리라고 한 마디 툭 던져줬으면 좋겠다. 그러나 폭염의 열기로 지쳐버린 서울에,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다. S양의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지인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없으며 하지도 않는다.


그저 발걸음이 내키는 대로, S양은 계속 걷고 또 걷는다. 발길을 따라 도달한 공원에서 누군가 전단지를 건넨다. 이유야 어쨌든 나름 공손히 받아서 읽어보는 S양이다. 그리고 S양, 저도 모르게 ‘오. 쉣.’을 외친다. 오멘이 아니고 오 쉣이다. 다름이 아니다. ‘도를 믿으십니까.’ 전단지이다. 전단지를 찢어버릴까 하다가 조용히 가방 한 구석에 쓰윽 밀어 넣어 둔다. 전단지가 구겨지는 범위까지는, 차마 자신의 신경을 할애하고 싶지 않은 S양이다.


그래도 계속 걷는다. 비틀비틀 살짝 취한 사람처럼 걷는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지만 그래도 계속 걷는다. 그런 S양에게 접근하는 기이한 자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다단계 판매원, 대출 대부 고리대금업자 전단지 배포를 하는 사람, 듣도 보도 못한 각종 괴이한 이색 종교들. 처음에는 좋게 웃지만 나중에는 얼굴이 서서히 굳어진다. 참을 수 없는 분노감이 밀려들고 나름 정의감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108번뇌를 조금씩 체험한다. 그러다가 불현 듯 S양은, 득도에 조금 준하는, 모종의 감정을 체험한다.


불현듯 뭔가 좋은 창업 아이템이 떠오른다. 저도 모르게 S양은 손뼉을 탁 친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창업 경진대회 2차 PT 준비를 해야 되지. 참, PPT는 PDF 파일로 만들어서 제출하라고 했지.’ S양은 다시 독서실로 향했다. 독서실에 도착하자마자 S양은, 독서실 개방 공간에서 컴퓨터를 부팅했다. PPT 파일을 만들고 이것을 PDF로 변환해서 제출하기 위해서이다. 이 PDF는 창업 경진대회 발표 프레젠테이션에 활용될 자료인 것이다.


며칠 동안 S양은 정신없이 바쁘게 일했다. 독서실과 집과 도서관과 카페 등등을 왕복하며 그럴듯한 창업 기획 서 PPT를 만들고, 이것을 PDF로 바꾼다. 이내 PDF를 공모전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확인 답신을 받는다. 그나마 독서실 학생들의 공부에 피해주지는 말아야겠다는, 최소한의 의식이 있다. 그러기에 독서실에서는 되도록 조용히 타자를 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주변 학생들의 눈총은 받는다. 마치 낡은 구두를 신은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보내는, 절박하고 고뇌에 찬 눈길 같기에, S양의 마음은 제풀에 찔려온다. 어쨌든 그렇게 2차 PT 발표날짜가 도래한다.


2차 PT 자료 장에는 예닐곱 명의 심사위원이 앉아 있었다. 아침부터 수많은 면접 팀들을 보아온 탓일까. 그들 심사위원들은 다소 지치고 피곤한 모양새들이었다. 공손히 인사를 한 S양이, X자 모양의 발표 자리 위에 선다.

“시작하죠. 발표.” 심사위원 중의 하나가 말을 한다.

“안녕하세요. E조 6번 S양입니다. 저의 창업 아이템은, ‘성인 가출 자들에게 임시직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특수 구인구직 프로그램’입니다. 이 아이템의 특징은 다음과 같으며... ...(이하 중략) 질문이 있으시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양은 미리 준비해온 발표 원고를 읽었다. 발표 원고가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포인터를 클릭하며 PT 발표를 진행하는 S양이다. 발표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마감 시간 1분 전과 정각에 종이 울리는 시스템이다. 마감 시간 1분을 남기고 발표가 간신히 끝났다. 이제 질의응답을 받을 시간이다.


“아이템이 꽤 흥미롭군요. 공익성이 짙어요.” 심사위원 중 하나가 말한다.

“감사합니다.” S양이 말한다.

“정부에서는 공익적 사업을 좋아하지요. 예산 배분도 많이 하는 추세이고요. 문제는 수익적 측면입니다. 이 사업, 수익성 모델 부분에 있어서 뭔가가 부족한 것 같은데요?” 심사위원 중 다른 하나가 말했다.

수익성 모델, 익히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당연히 나름의 모범 답안도 준비해왔다. 그런데 이상하다. 차마 말문이 트이지 않는다. 목구멍에서 뭔가가 콱 막히고, 순간적으로 벙어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아니, 발표장의 시간을 초 단위로 기록하는 시계 입장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을 수도 있겠다.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간신히 S양이 입을 열어서 답했다.


그러한 S양의 반응에, 오히려 당황한 쪽은 심사위원들인 듯 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온라인 쇼핑 관련 임시직 제공이 있더군요. 그리고 슬리핑 백 같은 캠핑 아이템 판매가 있고요. 그런 쪽과 관련지어서 수익성 모델을 제시하셔도 괜찮으실 것 같은데요.” 우물쭈물하는 S양의 모습이 보기에 저기했던지, 심사위원 한 분이 나름 도움을 주시는 듯했다. 아마도 S양이 안 되어 보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네, 감사합니다.” S양이 답했다.

천만다행히도 그 순간, 종이 울렸다. 질의응답 마감 1분 전이다. 심사위원들이 서로 눈짓을 교환하며, 검사 평가지에 뭔가를 체크했다. 그렇게 창업 경진대회의, 2차 PT 발표 세션이 종료되었다.


‘사실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수익성 모델은, 국민의 세금이라고요. 제가 제안한 이 사업, 실제로는 교정 시설 운용에 들어가는, 피 같고 땀 같은 국민 세금을 절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재의 교도소, 실제로는 나쁜 사람이 아닌데도, 단순히 배가 고파서 교도소에 입소합니다. 공짜 콩밥을 제공해주는 장소가 교도소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수익성 모델은, 교정 시설과 손을 잡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미리 경찰서에 찾아오면, 가까운 교도소를 거주 시설로서 알선해주는 것이 향후 가능해질 수가 있겠습니다. 이것은 성인 가출 자들이, 공짜 거주 시설을 확보하게 합니다. 동시에 이것은 제 프로그램 서비스가 계속 성장 및 발전하게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지로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면접이 끝났네요. 장발장이 빵을 훔쳐서 감옥에 갇힌 이후에야, 장발장의 다음 후임들을 위한, 장발장 법이 생겨났다는 진실이 문득 떠오릅니다.’ S양이 속으로 되뇌었다.


모든 것은 이미 놓친 열차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언제 올지 모르는 열차를 타러 질주하는 운동화들은, 예스러운 버선의 곡선처럼 하얗고 고와 보인다. 열차 철도 너머에 버스 정거장이 있다. 그곳에서 등 푸른 색의 버스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는 S양이다. 반쯤 열린 창문 너머로,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온다. 하늘과 바다의 푸른빛을 청화 백자 도자기 속에 녹여낸 것 같은 종소리이다. 아마도 근처 성당의 종소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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