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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스톤 헨지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쉬크한냐옹
작품등록일 :
2018.07.2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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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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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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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06. 공포의 창업 경진 대회.

문스톤헨지 - 한양 롯지의 부활 -




DUMMY

억지웃음을 지으며 밝은 척하는 데에는, 인간적으로 한계가 있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다고 말을 뒤집어 본다면, ‘날개도 없는 것은 추락하면 죽는다.’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마시던 커피를 내려놓고, S양은 대한민국에 대해서 핸드폰을 뒤져본다.


「대한민국의 면적은, 100,210km²이다. 넓지는 않으나, 결코 작은 면적은 아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면적은, 605.2km²이다. 다시 말해서, 서울의 면적은 대한민국의 0.6%이며 남북한 면적의 0.265%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은 도시 서울에, 대한민국 인구 5000만 명 중, 1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해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5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S양은,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설탕 시럽을 많이 넣었는데도 유달리 커피가 쓰게 느껴진다.

‘아메리카노 원두가 조금 질이 낮은가 보다. 하기는 뭐 지금 내 처지에, 이것저것 커피 원두를 가릴 처지가 아니기는 하지. 사실 정말로 돈이 없는 사람들이 보면, 서민 코스프레하고 있네 어쩌네 하면서 나를 무진장 욕하겠지만.’ S양이 생각했다.


기분 탓인가. S양의 뒤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따스한 시선이 아닌, 따가운 시선이다. 무심코 S양이 등을 돌린다. 카페 아르바이트 생이다. S양과 눈이 마주치자, 한숨을 푸욱 쉬면서 시선을 돌리고 간다. 아르바이트 생의 양손에는, 카페 손님들이 먹다가 흘린 음식 찌꺼기들과, 너저분한 일회용 컵들을 담은, 큼지막한 쓰레기봉투가 들려있다. 아르바이트생의 검은 구두는 한눈에 보기에도 그리 썩 상태가 좋은 상태가 아니다. 문득 예전에, 잠깐 매장 판매 직원으로 일했을 때, 농어촌 출신이던 친구 N양의 낡은 구두가 떠오른 S양이다.


‘그 구두, 발가락이 삐져나와 인사할 정도였지. 자세히 보면 핏방울도 조금 맺혀있는 것 같았어. 그 때 나는 음료수를 대접하는 것밖에 그 친구에게 달리 해줄 것이 없었지. 왜 그랬을까. 돈을 모아서 꽤 괜찮은 구두 하나라도, 그 친구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조심히 들려 보냈어야 했는데.’ S양이 생각했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커피 잔의 얼음 전체를 목구멍 깊은 속까지 털어놓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S양이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카페에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만하면 슬쩍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나을 듯하다.


이것저것 세상물정을 알대로 다 아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한다. 오직 그러한 수동적인 저항만이, 그들이 시도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방법이다. 그렇다. 그것 외에는 이 불합리한 세상에 대해서, 달리 저항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세계를 구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려 하지는 않는다. 그러한 아이디어가 만일 있다면, 차라리 그 아이디어를 자신이 가로채가는 것을 택한다. 오로지 자신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사실 그 정도 아이디어가 있다면 왜 아이를 낳아서 키우지 못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그들에게는 존재한다. 자, 솔직히 말해보자. 그렇게 대단한 아이디어가 있기에 그것으로 돈을 벌어서, 결혼도 잘 하고 아이도 잘 낳을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면 이 저 출산 시대에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 세계를 반 이상 구한 것이 아니던가.


어디서 언제 누구에게서부터 발생했는지 모르는 이 생각은 계속 확산된다. 이미 이 생각은 대한민국의 대세 관점이자 주류 의견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 파생이 계속된다. 점점 혼란이 가중된다. 뒤숭숭한 세상이다. 점점 사람들은 먹고 사는 본능에 충실해진다. 영생이나 부활 연구 등등은 게딱지같은 소리이다.

‘원래는 하루 바삐 의대나 약대에 진학해서, 영생과 부활 연구를 하고 싶었는데.’ S양이 생각한다.


현실은 정말로 힘들다. 있는 자도 없는 자도 다들, 돈이 없다고 징징거린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모두들, 편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 한편 M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은, 지원금 문제부터 시작해서 계속 난향을 겪고 있는 중이다.

현재 S양이 진행 중인 스타트업 창업 경진대회도, 국가에서 진행하는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의 일환 중 하나이다. 그렇다. S양은 현재 스타트업 창업 경진대회 예선 1차인, 자격 검증을 통과한 상태였다. 그러나 앞으로 당면한 문제는, 이 스타트업 창업 경진대회가 예선과 본선을 합산해서, 무려 4차까지 대회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최종 4차 리그의 경우, 4차 리그의 과정 전체가, 10일 동안 공중파 방송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그것도 무려 공영방송국인 K 방송국에서! 붉은 보도블록이 뒤덮인 길을 걸어가며 S양은, 핸드폰으로 뭔가를 확인한다.

‘어디보자, 현재 기술 혁신 창업리그 분야에서, 바우처 지원 후보 대상으로 선발된 상태로군. 01억 원 규모의 바우처 지원이라.’ S양이 생각했다.


S양의 창업 아이템은, ‘성인 가출 자들에게 임시직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특수 구인구직 프로그램’이다. 과연 이 아이템이 기술 혁신 창업리그 분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지는, S양 스스로도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적어도 이 아이템은, 지금의 대한민국 및 전 세계의 현실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 작게는 예멘 난민부터 크게는 시리아 난민과 베네수엘라 난민까지, 전 세계가 지금 일자리 전쟁으로 아비규환 상태가 아니던가.


‘그나저나 뭔가 이상한데. 창업 진흥을 위한 바우처 프로그램이라. 과연 M정부의 바우처 프로그램, 올바르게 운영이 되고 있는 현실인 것일까. 진짜로 바우처 프로그램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정작 뭔가, 바우처 지원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정말로 바우처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평범한 아이템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에 현재 부도 위기인, 소상공인들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 사실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은, 밥벌이를 근근이 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야. 은행에서 대출을 하는 사람은 갈수록 증가추세이지. 불법대부업체나 고리대금업체에 쩔쩔매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고. 뭔가 좋은 대책이 없을까.’ S양이 생각했다.


답답하다. 뭔가가 답답하다. 무려 01억 원짜리 바우처 지원 후보 대상인데도, 현실의 막막함을 생각하면 깊은 한숨이 나온다. 무려 34살의 노처녀라는 자신의 처지 그 자체도, 고구마가 목에 메인 것 같지만, 국민들의 현재 삶을 생각하면 더욱 더 목이 콱 메어온다. 폭염에 이글거리는 대한민국에서, 오늘도 아등바등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 땅의 가련한 민초들.


‘어쩌면 창업 경진 대회 자체가, 공포 영화 그 자체일지도 몰라. 물론 대다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끝없이 자신들을 옥죄어오는 채무 압박감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을 갖고서 일상을 버텨나가고 있겠지. 그래, 언젠가 사업이 대박 나고,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처럼 성공 신화를 쓰리라는 희망이 그들에게 존재하지.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은 법. 단순히 살아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야. 사업은 맺고 끊음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해. 성공을 못하면 파산하지만, 성공을 해도 앞날을 생각하면 골치 아픈 것이 사업. 그래, 인간의 삶 자체가 바로, 실질적인 공포 영화이지.’ S양이 생각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신비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부터 방황은 그만둬. 어차피 또 방황을 하게 되겠지. 하지만 가능한 무의미한 방황은 자제해주었으면 해. 그건 그렇고, 호러 영화를 페어리 판타지 영화로 바꿔볼 생각은 없니?” ‘문스톤헨지’ 책에 깃들어 있는 사념체의 목소리이다.

“패러데이나 패러디가 아니라 페어리 판타지?” S양이 물었다.

“그래. 웃기는 소리 같지만, 나는 네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 사념체가 말했다.

“너 왠지 오늘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S양이 말했다.

“그렇게 봐줘서 고맙군. 아무튼 이 말 한 마디를 명심해.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네가 어린 시절 즐겨 읽던 모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 사념체가 말했다.

“어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 그리고 P1 대통령 각하가 탄핵을 당하셨지.” S양이 말했다.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부정하지 마. S양. 너는 할 수 있어.” 사념체가 말했다.

“뭐냐, 너, 오늘은 뭔가 약이라도 먹었냐?” S양이 물었다.

“잘 들어, S양. 넌 이미 농어촌 부흥 관련 의뢰를 진행 중이야. 그래, 그것은 기정사실이지. 넌 잘 해낼 수 있어. 조금 더 말하자면, 창업 경진대회의 바우처 지원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 동시에 결승전인 왕중왕전 진출까지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 사념체가 말했다.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고맙다.” S양이 말했다.

“호러 영화이던 페어리 판타지 영화이던, 인생을 신생으로 바꾸는 것은 결국 너의 선택에 달려있어. 너의 의지를 존중할게. 그럼 난 이만!” 사념체가 말했다.

‘나의 선택과 나의 의지라.’ 뭔가를 생각하며 S양이 길을 걸어간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선선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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