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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석 딸깍 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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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광별
그림/삽화
애증이
작품등록일 :
2024.05.24 17:30
최근연재일 :
2024.07.03 19: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297,777
추천수 :
6,846
글자수 :
225,022

작성
24.06.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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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글자
13쪽

31화 공식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DUMMY

"흐음."


헌터 세계에서 계약서는 별일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까짓 계약쯤은 무력으로 뒤엎어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민사소송이나 형사고소쯤이야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헌터에게 큰 무리가 없었다.


"악질 헌터들은 가끔씩 있지."


헌터 생활을 하면서 막대하게 번 돈으로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

실수로 민간인을 죽였어도 감옥에 들어가지 않고 풀려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헌터는 대한민국을 지켜주는 존재니까.

정부도 함부로 할 수 없달까.


"하지만 내 건 다르지."


헌터생명 계약서에는 마력이 담겨 있었다.

그 말인즉슨, 계약을 어길시 헌터가 실제로 피해를 입는다는 얘기.

물리적으로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아주 사알짝 악성 계약서 내용은 간단했다.


-악플을 달지 말 것

-악플 작성시 마력의 50% 원천봉쇄

-선플 10개를 작성해야 원천봉쇄 해제


이제 보니 악성은 무슨.

아주 친절한 계약서 내용이었다.

악플의 기준은 욕설이 아니어도, 남에게 상처를 줬는지 안 줬는지 여부.


"그래도 목숨까진 안 걸게 했잖아?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겨야지."


이런 불리한 계약서가 가능한 이유는,

나 역시 계약 조건에 걸리기 때문이었다.

나도 악플을 달면 마력 50%를 원천봉쇄를 당한다.


"뭐, 나는 악플 따위 안 다니까. 노상관이지."


악플을 달아본 적 없는 사람들은 쉽사리 사인할 만한 계약서였다.

하지만 박태우 헌터는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한참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애착이들의 소총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사인을 했다.

악플은 어느새 그의 인생이었던 것.


"착하게 사세요, 아저씨."


나쁜 사람에게는 항상 참교육이 필요한 법이다.

물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이런 족쇄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따르겠지.

악플러 참교육도 했으니, 시원하게 탄산이나···


"어?"


치마를 입은 작은 애증이들이 호다닥 거리며 텐트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급하게 날 불렀다.


"대장.. 대장.."


얼마나 급했으면 '대장'이라고 부른 다음에 붙는 점이 3개가 아니고 2개였다.

그만큼 급하시다는 소리.


"뭐야! 무슨 일인데?"


"농장.. 농장.."


"농장에 가자고? 오케이!"


작은 애증이들이 재빠르게 달려갔다.

그 뒤를 쫓아 도착한 곳은 대장텐트 뒷편에 위치한 간이사육장.

뭐 아직 별 건 없다만, 레드 리자드의 알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

짚들도 구해와서 잘 깔아주고 지붕도 만들어줬단 말이지, 엣헴.

작은 애증이들이 한 곳을 가리켰다.


"금.. 금.."


"금?"


나는 레드 리자드의 알을 자세히 살펴봤다.

진짜로 레드 리자드의 알에 금이 살짝 가 있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나올 것만 같은 모습.

그때 알에 생긴 금이 커지기 시작했다.


쩌쩌저저적.


"어어어···!"


알 속에서 빨갛고 작은 무언가가 머리를 내밀었다.

머리에는 알껍질을 쓰고 있었다.


빼애액.


레드 리자드였다.

아주 작고 아주 작은 레드 리자드. 말 그대로 진짜 초소형!

얼마나 작았는지 주먹보다도 작았다.


쩌적.


"어어!"


왼쪽 알이 깨지자, 오른쪽 알도 깨지기 시작했다.


쩌적.


빼애액!


첫번째 레드 리자드보다는 살짝 컸지만, 그래도 주먹보다도 작은 아담한 사이즈.

수컷이라는 의미인지 초소형 레드 리자드의 이마에는 작은 뿔이 나 있었다.

초소형 레드 리자드들의 몸에는 점액이 뒤덮여있었다.

나는 작은 애증이가 준 수건으로 초소형 레드 리자드들의 몸을 닦아줬다.


스윽스윽.


빼애액.


빼애애액!


레드 리자드들이 울부짖었다.

울부짖을 때마다 입에서 불꽃이 간헐적으로 뿜어졌다.


칙! 칙!


마치 라이터에서 나오는 작은 불 같달까.


스윽스윽.


내 손에 뺨까지 비비고 있었다.

새들은 알에서 깨자마자 처음에 본 상대를 엄마라고 생각한다던데.

레드 리자드들도 그에 속하는 모양이었다.


빼액!


빼액!


"밥 달라고?"


빼액!


빼액!


나는 흙을 파서 구해온 지렁이를 건네줬다.


뇸뇸뇸.


"어이구, 잘 먹네. 하하."


맛있게 지렁이를 먹는 레드 리자드들을 보며 심히 고민했다.

간이사육장을 만든 목적은 간단했다.

이 녀석들을 잘 키운 후에 가죽과 발톱 등을 얻는다.

그런데 막상 귀여운 눈망울을 보니 고민이 됐다.


"...잡을 수 있을까."


그런데,


"어? 이건 뭐지."


레드 리자드들이 나온 껍질 속에는 허물들이 있었다.


스윽.


나는 허리를 굽혀 허물을 주웠다.

그때 떠오르는 상태창.


<아이템 '초소형 레드 리자드의 가죽'을 획득하였습니다>


손에는 아이템 통조림이 하나 올려져 있었다.

통조림에서 아이템을 꺼내봤지만, 일반 레드 리자드의 가죽과는 별 차이가 없어보였다.

크기만 살짝 작아보일뿐, 흘러나오는 열기와 튼튼한 강도도 그대로였다.

사냥도 안 했는데 가죽을 얻었다고?

이거 완전 개꿀이잖아!


***


국내 재계 2위 도화그룹 사장실.


"허허허, 이런 누추한 곳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구라온 헌터님."


도화그룹 3세인 추정석 사장은 히죽히죽 웃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물로 속으로는 욕설을 내뱉고 있었지만.


'겨우 헌터 나부랭이 주제에··· 목 존나 뻣뻣하네···'


맞은 편 소파에 앉아있던 S급 헌터 구라온은 다리를 꼰 채 커피를 홀짝였다.

그러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마시던 커피를 옆에 내뱉었다.


푸흡.


"윽, 써. 내가 분명 설탕 4개 넣어달라고 했을 텐데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우리 애들이 모자라서요. 김 실장! 얼른 커피 다시 타와!"


"옛···!"


비서실장 김성운이 황급히 커피잔을 들고는 탕비실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구라온 헌터가 비웃었다.


"사장님은 돈도 많으시면서 왜 저런 아저씨를 고용하십니까. 여자 비서를 안 쓰고요? 여자 비서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나중에 추천 좀 해주십시오."


"그러죠. 하하."


구라온 헌터는 추정석 사장이 굽실거리는 모습에 흡족한 상태였다.

게이트가 생기기 전이었다면 감히 눈도 못 마주칠 재벌이었다.

그런 재벌이 고개를 조아리고 있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역시 헌터가 되길 잘했다.


"그래서, 추 사장님이 절 보자고 하신 이유는 뭡니까?"


"아, 다름이 아니라. 레드 리자드의 부산물 때문입니다. 얻어낼 방법을 거의 찾으셔다고 하셔서요. 구라온 헌터님."


"아아, 그거요? 그거 기밀인데 어찌 아셨을까?"


추정석 사장의 눈이 번뜩거렸다.

루머를 듣긴 했다만, 확인이 안 됐던 루머였는데.

그게 진짜인 모양이었다. 잭팟이다!


"아이고, 구라온 헌터님의 성과가 한두개입니까. 당연히 훌륭한 성과는 널리 알려지기 마련이지요."


"훌륭한 성과이긴 하죠. 그런데 맨입으로?"


구라온 헌터가 실실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에 준하는 대가를 내놓으라는 의미.

추정석 사장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소파 옆에서 서류 가방을 들어서 테이블 위에 올렸다.


탁.


서류 가방 속에는 달러 뭉치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추정석 사장이 씨익 웃었다.


"완벽하게 세탁이 된 달러입니다. 가방 안에 있는 달러들을 한화로 치면 10억 좀 안 됩니다. 오늘 가져온 건 총 10개 가방이고요. 당연히 이건 조건 없는 돈입니다. 이후로 계약금은 따로 드릴 예정이고요."


겨우 몇백억쯤으로 재계 2위를 지킬 수 있다면 거저다.

지금 빠른 속도로 삼영그룹의 매출이 늘고 있었다.

진짜 1분기만 지나도 재계 서열이 뒤바뀔 판이었다.

오히려 돈으로 삼영그룹의 주용호의 콧대를 납작하게 할 수만 있다면 수지 맞는 장사였다.


스윽.


구라온 헌터는 달러들을 손으로 만져보더니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뭐, 부족하긴 하지만. 정보를 알려드릴 정도는 되는군요."


"오오, 혜안을 꼭 좀 공유해 주십시오."


"흐음, 레드 리자드의 둥지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죠?"


"네네, 알고 있습니다. 헌터의 전당이 열린 이후로 그렇게 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구라온 헌터는 인상을 찌푸렸다.


"헌터의 전당은 무슨. 그냥 운 좋게 꼼수를 찾은 거지."


추정석 사장은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아아, 당연하죠. 겨우 F급 게이트 아닙니까. 구라온 헌터님이라면 A급, 아니 S급의 S+ 공략도 가능하실 겁니다."


그제야 구라온 헌터의 표정이 풀어졌다.


"흠흠, 사장님이 뭘 좀 아시네. 여튼. 내가 연구소 하나를 운영하고 있어요. 구라온게이트연구소라고. 줄여서 구게연. 알죠?"


"아아, 알죠. 게이트와 몬스터를 연구하는 연구소 중에 제일 연구 성과가 좋은 곳 아닙니까? 헌터님이 소장으로 계신 곳이니까요."


"크, 역시 사장님이네. 다 알아. 여튼 거기서 게이트를 계속 연구해왔거든요? 그러던 차에 엄청난 걸 만들어냈죠."


"엄청난 거라면···?"


구라온 헌터가 씨익 웃었다.


"인공 게이트."


"인공··· 게이트요?"


"생각하시는 그거 맞아요. 우리가 게이트를 만들어냈다고요. 아직은 F급 게이트밖에 못 만들긴 하지만."


"...!"


추정석 사장은 마른침을 삼켰다.

지금 들은 게 사실이라면 한국이, 아니 전 세계가 뒤집힐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 게이트에서···?"


구라온 헌터는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몬스터를 나오게 할 수 있죠. 레드 리자드든 블루 리자드든."


추정석 사장의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지, 지금 볼 수 있습니까···?"


구라온 헌터는 히죽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맨입으로?"


추정석 사장은 곧바로 휴대폰을 들었다.

전화를 건 곳은 자신의 비자금이 담긴 스위스 은행 계좌 담당자였다.


"돈 다 꺼내! 지금 당장!"


***


구라온게이트연구소의 가장 깊은 곳.


"오오오···!"


추정석 사장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척 봐도 엄청난 기계들이었다.

양쪽으로 커다란 모니터가 있었고 엄청 복잡한 영어 단어들이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중앙에는 유리관이 있었다.

족히 코끼리도 들어갈 법할 정도로 커다란 유리관.


스윽.


구라온 헌터는 유리관을 가리켰다.


"이 안에서 인공 게이트가 생기거든요."


추정석 사장은 멍한 표정으로 유리관 겉면을 쓰다듬었다.

이 유리관 속에서 레드 리자드의 둥지가 나오는 F급 게이트가 생긴다니···!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지, 지금 당장 볼 수 있습니까?"


구라온은 씨익 웃었다.

이곳까지 오는 데만 수백억원을 쓴 우리 호구, 아니 고객님이다.

앞으로 VIP가 될 분인데 한번 보여주는 것쯤은 어렵지 않다.


"네, 당연하죠. 우리 귀한 고객님이신데. 어이, 오 박사. 게이트 작동시켜. 레드 리자드의 둥지로."


모니터를 보며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던 40대 중반의 연구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소장님."


오 박사는 키보드를 두드렸다.

화면 앞에 레드 리자드의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1%... 15%... 25%... 50%... 77%... 88%... 99%...>




순간 유리관 속에 커다란 원형의 빛이 떠올랐다.

그것은 정말 밖에서 보던 게이트와 똑같았다.

엄청나게 복잡한 과정을 거칠 줄 알았는데, 고작 키보드질 몇 번으로 게이트가 생겼다고?

추정석 사장은 입을 쩌억 벌렸다.


"...지, 진짜 F급 게이트랑 똑같이 생겼습니다···"


구라온 헌터는 여유롭게 웃었다.


"그렇다니까요. 이제 여기에 들어가면 레드 리자드의 둥지가 나와요. 무한대로 만들 수 있죠. 이걸 만들려고 레드 리자드 심장을 수천개... 아니 수만개쯤 썼죠."


추정석 사장은 몰려오는 흥분으로 인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게이트만 얻는다면, 마음대로 원하는 몬스터의 부산물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당장 계약합시다! 우리 도화그룹이랑 독점으로! 연구비는 모두 대겠습니다!"


구라온 헌터는 느긋한 표정으로 연구실 구석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어후, 우리 사장님. 성격이 급하시네. 이런 중요한 거래일수록 느긋하게 해야···"


그런데 그때였다.

게이트에서 검은색의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휙.


레드 리자드와 똑같이 생긴 모습.

하지만 가죽의 색은 검은색이었다.

그것은 블랙 리자드였다.


빼애애액.


블랙 리자드의 울음소리에 연구원들이 화들짝 놀랐다.


"뭐, 뭐야···!"


연구소 안의 모든 연구원들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왔다고?

이게 무슨 소리지?


"...저거 블랙 리자드 아니야?"


"아니 저게 왜···?"


"게, 게이트에서 튀어나온 거···라고?"


게이트의 무서운 점은 공략 시기를 놓치면, 게이트가 폭발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그런 무서운 게이트에서 몬스터까지 튀어나온다고?

이건 혁명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그때 '헌터의 전당' 알림 때처럼 헌터 시스템 전체 공지가 울렸다.


<특이사항을 발견하였습니다>


<대응 체계가 발동합니다>


<베타 서비스가 강제종료되었습니다>


<공식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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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사인하면 풀어줌 +5 24.06.22 4,899 137 12쪽
29 29화 이것이 남자의 싸움 +7 24.06.21 5,057 141 12쪽
28 28화 악플러 혼내 주자고 +4 24.06.20 5,240 1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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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아휴, 사업가님들 +6 24.06.07 8,026 17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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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힐뽕은 못 참지 +7 24.06.05 8,439 18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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