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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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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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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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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660

작성
23.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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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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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5화 (완)

DUMMY

디오는 눈을 뜨고 껌벅거렸다. 처음 보는 곳에 자신이 누워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세워 앉았다. 인기척이 나자 그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젊은 남자가 걸어오며 물었다.

“깼어요?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저... 절 도와주신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뭘요. 갑자기 눈앞에서 쓰러졌는데. 저랑 동생이 많이 놀랐어요.”

남자와 남자 뒤에 서 있는 작은 아이를 쳐다보면서 디오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남자는 디오가 누워있던 침대 옆에 있는 탁자 쪽으로 다가갔다. 탁자 위에 있던 잔을 디오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물 좀 마셔요. 의원이 다녀갔는데 병이 있는 건 아니고 좀 쉬면 괜찮아질 거래요. 저희 부모님은 장사 때문에 며칠은 집에 안 계시고 지금은 저랑 동생이 집에 있거든요. 며칠 저희 집에 머물면서 좀 쉬다 가요.”

“감사합니다.”

“사막을 건너셨죠?”

“네. 키르바르에서 혼자 왔어요.”

남자는 근처에 놓인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면서 물었다.

“혹시 마법사 아니세요?”

“어떻게 아셨어요?”

형 옆에 서 있던 아이는 디오가 누운 침대 발치로 뛰어가 살짝 앉았다. 조용한 아이였다. 하지만 눈은 낯선 사람을 향한 호기심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남자는 태연하게 말을 했다.

“음... 종종 마법사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직접 이야기 나눈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저 사막이 어떤 사막인데 혼자서 그 먼 길을 멀쩡히 오겠어요.”

디오는 잠시 남자의 집에서 머물다 가기로 했다. 남자가 하는 일을 돕기도 하고 집에 고장난 부분을 마법으로 고쳐주면서 체력도 회복해갔다. 남자의 이름은 피터였고 동생은 험프리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피터가 디오에게 헐떡이면서 뛰어와 외쳤다.

“디오! 제 동생을 잃어버렸어요. 이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어디 가기 전에는 꼭 알리고 가는 아이거든요.”

“진정해요.”

“어떡하면 좋죠? 그 아이가 갈 만한 곳은 다 가보았어요.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해요.”

피터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피터는 맞잡은 손을 조금 떨면서 말했다.

“혹시 최근에 행방불명되서 사람들이 찾고 있는 아이들이 몇 명 있었는데. 제 동생도 누가 납치해 간 걸까요? 그 작은 아이를 납치해서 뭘 어쩌겠다고?”

디오는 파들파들 떠는 피터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

“동생이 자주 입는 옷가지 줄래요. 혹시 동생 머리카락이나 손톱 조각 같은 신체 일부가 있다면 더 좋고요.”

피터는 디오의 말을 듣자마자 남동생이 자는 방으로 가서 옷을 가져오다가 잠시 멈춰 섰다. 뭔가를 생각하더니 디오에게 물었다.

“동생이 며칠 전에 이가 흔들려서 하나 뽑았어요. 그것도 괜찮나요?”

“네.”

피터는 남동생 방으로 다시 들어가더니 한 작은 상자를 가지고 나왔다. 디오에게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작은 상자 안에 든 이를 디오는 손으로 움켜쥐었다. 디오는 추적마법을 시작했다.

‘됐다.’

미세한 검은빛이 어딘가로 방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디오가 말했다.

“동생분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녀올게요.”

피터가 디오의 팔을 붙잡으면서 말했다.

“저도 따라갈게요.”

디오와 피터는 검은빛 줄기를 따라 걸었다. 얼마 즈음 걷자 저 멀리서 큰 검은빛이 반짝이는 것이 보여 디오는 뛰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간 디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인 남성 키만큼의 세로로 길쭉한 검은빛이 공터에서 빛나고 있었다.

‘이 검은빛 안쪽으로 아이의 흔적을 나타내는 빛줄기가 향하고 있어. 이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공간이 나오는 그런 형태인가.’

디오의 뒤에 서 있던 피터는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디오. 뭔가 잘못되었나요?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

디오는 그 말을 듣고 피터에게 황급히 물었다.

“앞에 길쭉한 검은빛 덩어리 같은 것이 보이지 않나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디오는 빠른 속도로 에녹과 카이에게 소식을 전하는 새를 날려 보냈다. 기이한 현 상황을 전하는 소식과 만일에 자신에게서 이후 다른 소식이 없으면 이곳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디오는 피터에게 말했다.

“제 앞에 검은빛으로 반짝이는 둥근 공간이 있어요. 이 안쪽으로 동생분의 흔적이 이어지고 있네요. 제가 들어가 볼게요. 혹시 제가 시간이 많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에녹과 카이라는 제 친구에게 부탁을 해두었으니 도와줄 겁니다. 다녀올게요.”

“감사해요. 조심하세요. 꼭 돌아오셔야 해요.”

디오는 가볍게 인사를 하고 검은빛 공간으로 걸어 들어갔다.


***


긴장하며 검은빛 공간에 들어선 디오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 내디뎌 보았다. 순식간에 앞쪽 풍광이 달라졌다.

헉.

앞쪽으로 잘 정돈된 길이 나 있었고 양쪽에는 처음보는 사각형 형태의 성이 있었다. 길목 곳곳에는 나무가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가 들려 그들을 쳐다보았다.

‘처음 보는 옷차림이야. 이런 나라가 있었나?’

유심히 관찰하니 사람들은 하나같이 손에 뭔가를 쥐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갑자기 귀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또 어떤 사람은 쥐고 있는 그 신기한 물건을 바라보면서 큭큭 웃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저건 뭐지?’

당황한 디오를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디오를 슬쩍슬쩍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디오쪽을 가리키면서 뭔가를 말하였다.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코스프레’라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았다. 디오는 순간 사라진 아이를 떠올리고는 얼굴을 세차게 흔들었다.

‘정신차려. 디오. 아이의 흔적을 빨리 따라가서 찾아내야해.’

아이의 흔적을 나타내는 검은빛 줄기가 다행스럽게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 빛줄기를 따라 디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마차와 비슷한 모습을 한 것들이 엄청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정말 놀랐다. 그리고 엄청난 높이의 성들이 너무 많아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보게 될 때가 많았다.

‘아이와 가까워져 가고 있는 것 같아. 빛줄기의 색이 짙어지고 있어.’

모퉁이를 돌자 저 멀리에서 익숙한 옷차림을 한 키 작은 아이의 뒤통수가 보였다. 아이는 어떤 가게 앞에서 유리 넘어 안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험프리!”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디오가 뛰어서 험프리에게로 갔다.

“디오 형!”

험프리는 디오의 손을 붙잡았다.

“길을 걷고 있었는데 반짝거리는 뭔가를 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근처에 다가갔는데 처음보는 곳에 제가 있었어요. 이곳에는 신기한게 너무 많아요.”

“형이 엄청 걱정하고 있어. 무섭지는 않았어?”

“무서웠어요. 그런데 저희 집에 자주 오는 강아지랑 이 개가 닮은 것 같아서 조금 덜 무서웠어요.”

아이는 손으로 가게 안 유리창 안에서 자기 쪽을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를 가리켰다.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이 강아지를 발견했다고 했다. 디오도 험프리처럼 강아지를 보자 긴장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 보는 이 나라에도 강아지는 있구나.’

디오는 퍼뜩 다시 고개를 돌려 험프리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일단 형이 너를 엄청 찾고 있어. 빨리 돌아가자.”

험프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아지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안녕. 잘 있어.”

디오는 왔던 길을 되돌아서 험프리와 걸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지자 디오는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저 사람들처럼 옷을 입으면 주목을 덜 받겠지.’

디오는 조용히 읊조리면서 손을 휘저어 방금 지나친 청년의 옷차림을 훑었다. 검은빛이 디오의 몸을 휘감았고 디오는 그 청년의 옷과 같은 것을 입게 되었다. 험프리에게도 동일한 방법으로 옷차림을 바꾸어주었다.

이후 시선을 받는 일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다행히 저 멀리에서 검은빛 덩어리가 보였다. 그 주변을 걷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그 검은빛이 보이지 않는지 지나쳐서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 이 나라에 들어온 것처럼 저 안에 들어서면 돌아갈 수 있는 거겠지.’

디오와 험프리는 손을 잡고 검은빛 공간으로 들어섰다. 한 발 내딛자 눈앞의 풍광이 바뀌었다.

내디딘 발에 무언가 툭하고 부딪혀서 디오는 내려다 보았다. 피터가 쪼그리고 앉아 잠이 들어있었다. 잠든 남자의 어깨를 디오는 조심스럽게 흔들었다.

“우리 왔어요. 험프리 찾았습니다.”

눈을 번쩍 뜬 피터는 주춤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동생을 보자마자 끌어안았다.

“다행이야. 돌아왔구나.”

디오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터에게 들려주었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최근에 실종된 아이들도 어쩌면 험프리와 같은 상황일 수도 있다고 추측해보았다. 내일 실종된 아이가 있다는 이웃집에 방문해보기로 했다.

날이 저물어 어두워진 길을 걸었다. 피터의 집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카이와 에녹이었다. 디오가 달려가서 두 사람을 불렀다.

“에녹. 카이. 벌써 와주었어요?”

에녹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괜찮아요?”

카이는 눈썹 한쪽을 들어 올리면서 디오에게 물었다.

“옷차림은 왜 그래?”

디오는 있었던 일을 두 사람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기이한 검은빛 공간이 보이는 현장으로 향했다. 카이는 손을 휘저어서 공중에 밝은 빛 덩어리를 쏘아 올려두었다. 둘러본 카이는 턱을 쓸면서 말했다.

“몽환의 숲의 어긋났던 마력 균형이 점차 돌아오면서 그 영향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발생한 것일 수도 있어.”

에녹이 말했다.

“다른 차원의 세상과 연결된 통로라니 처음 보는 형태인데요.”

세 사람은 일렁이는 검은빛 공간을 바라보면서 의견을 나누었다. 카이가 저 공간에 다녀와 보겠다고 말하면서 걸음을 옮겼다.

디오는 뒤에서 인기척이나 고개를 돌려보았다. 험프리가 있었다. 손에는 세 사람을 위한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담은 짐이 보였다.

“형 이거 드세요.”

“고마워, 험프리. 집에서 푹 쉬어. 힘든 하루였잖아. 형들은 여기 조사하고 나중에 집에 갈게.”

디오는 건네받은 짐을 풀다가 험프리의 얼굴을 보고는 물었다.

“전할 말 있니?”

아이가 살며시 웃으면서 디오를 바라보았다. 빠진 앞니 자리가 시원스레 보였다. 아이는 디오의 옷자락을 살짝 잡고서는 또박또박 말을 전했다.

“저 마법사가 되고 싶어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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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23.06.11 28 0 10쪽
19 19화 23.06.05 33 0 11쪽
18 18화 23.05.29 30 0 10쪽
17 17화 23.04.14 28 0 10쪽
16 16화 23.02.18 33 0 10쪽
15 15화 23.01.29 38 0 10쪽
14 14화 23.01.24 36 0 10쪽
13 13화 23.01.15 36 0 10쪽
12 12화 23.01.13 43 0 10쪽
11 11화 23.01.11 44 0 9쪽
10 10화 22.12.28 51 0 11쪽
9 9화 22.12.27 5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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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22.12.23 54 0 10쪽
6 6화 22.12.21 56 0 10쪽
5 5화 22.12.20 5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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