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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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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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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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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DUMMY

학기 말이 다가왔고 시험을 치게 되었다. 첫 번째 시험은 디오 팀이 이기게 되어 보충수업을 받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두 번째 시험이 남아 있어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두 번째 시험은 학교를 벗어나 몽환의 숲이라 불리는 곳에 더 가까워진 지역에서 치르게 된다고 했다. 디오와 페페는 학교 앞 공터에 서서 이그나시오 선생님을 기다렸다. 시험 시간과 요일을 듣고 둘은 이번 시험에서 같은 팀이 된 것을 알고 있었다.

페페가 말했다.

“저기 선생님이랑 학생 세 명 온다.”

디오는 앞을 내다보았다. 세 명 중 한 명은 예전에 수업 때 대련한 적이 있던 유진이었고 나머지 두 명은 수업 때 때때로 마주치긴 했지만 이야기 나눈 적이 없는 학생들이었다. 이그나시오 선생님이 말했다.

“시험 장소로 공간이동할 게요. 모여서 손을 잡으세요.”

선생님이 마력을 드러내 공간을 휘감자 디오의 눈 앞이 번쩍였다.

‘윽.’

디오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살며시 떴다. 처음 보는 공간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 에녹과 다닐 때 마물을 보았던 숲속이 떠오르는 곳이었다. 걸을 때마다 풀과 흙을 밝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고요한 곳이기도 했다. 이그나시오 선생님이 말했다.

“마물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에요. 오감이 날카로운 생물이니만큼 곧 이곳으로 오겠지요. 준비하고 계세요.”

선생님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나무 위로 올라가서 주변을 내려다보았다. 디오는 긴장되었다. 사람하고 대련한 적은 있어도 마물과 마주하고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는 적은 처음이기에.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보며 마음속으로 나름대로의 전략을 떠올려보았다.

디오는 순간적으로 눈을 번쩍 떴다.

“온다!”

마력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도 나무 위에서 마물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내려왔다. 얼굴빛이 어두웠다.

‘나타나길 바랐지만. 생각했던 녀석이 아니라 걱정스럽군.’

사삭 사삭

마물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학생들도 하나 둘 준비하기 시작했다.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다가온 마물의 외형이 전갈과 비슷하게 생긴 것에서 다들 몸이 굳는 듯 했다. 올려다 봐야 할 정도로 크기와 몸집도 남달라 배로 징그러웠다. 날카로운 집게를 딱딱거리면서 디오에게 다가왔다. 디오는 주변의 마력을 체내로 불러들였다. 학교에서 했을 때 보다 체내에 축적되는 마력이 더 짙고 무거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생각했다.

‘저 집게도 문제지만 꼬리도 문제야.’

일단 전신을 마력으로 휘감아 방어했다.

‘집게에 맞든 꼬리에 맞든 죽지는 않겠지. 일단 검으로 머리를 노리자.’

마력으로 양손에 검을 만들어 쥐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푸른빛의 화살이 날아와 마물의 머리에 박혔다. 연속으로 세 발이. 디오가 고개를 돌려 보니 페페였다. 그러나 마물이 머리를 흔들자 화살들은 부러졌다. 마물은 디오 쪽으로 향하던 고개를 페페 쪽으로 돌렸다. 집게를 위협적으로 페페를 향해 움직였다. 페페는 집게를 피해 다니면서 화살을 계속 쏘았다.

디오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내 검이 통할까?’

디오는 식은땀을 흘렸다. 문득 마물의 몸통을 보았다. 저 등 위에 타고 올라가 머리에 검을 꽂으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물 주위의 나무를 보았다. 때마침 괜찮은 높이의 나무를 발견했다. 나뭇가지 위에 올랐다가 마물의 등 위로 뛰어내렸다. 디오는 머리 쪽으로 기어가서 숫자를 셌다.

“하나, 둘, 셋!”

셋을 외침과 동시에 검을 머리에 꽂았다. 마물이 몸을 양쪽으로 심하게 비틀었다. 기괴한 소리도 내었다. 검 쪽으로 마물의 마력이 빨려 들어가는게 보였다. 눈앞에서 이걸 보자 에녹이 마물을 잡고 처치에 성공했던 날의 장면이 떠올랐다.

‘나도 할 수 있어... ... .’

그러나 긴장을 놓아선 안 되었다. 같은 팀이었던 여학생이 크게 외치는 소리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디오! 뒤!”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디오는 무언가에 맞아 몸이 저만치 나가떨어졌다.

크헉.

이어 디오의 이름을 부르는 페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내리꽂히면서 머리를 박았는지 눈앞이 어지러웠다. 마물의 꼬리에 맞은 듯했다.

디오의 검에 마물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같은 팀이었던 학생들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흐려져 가는 눈으로 보니 페페가 날개를 펼쳐 날아올라 꼬리 쪽으로 창을 집어 던지는 것을 보았다.

콰직.

꼬리가 땅에 박혔다. 푸른빛이 창에서 타오르듯 피어올랐다. 마물의 크기는 조금씩 줄어 들어갔다. 디오는 문득 학교에서 받았던 마석을 주머니에 챙겨온 것이 생각났다. 주머니에서 꺼낸 조그맣게 반짝이는 마석을 손가락으로 굴리다가 꼭 쥐고 읊조렸다.

“치유.”

마석에서 빛이 일렁이더니 디오의 몸을 뒤덮었다. 흐렸던 눈을 다시 깜빡거리니 깨끗하게 잘 보였다. 몸을 천천히 일으켜서 모두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마물은 죽어있었다.

이그나시오 선생님이 나타나서 말했다.

“걱정했는데 괜한 생각이었나 보네요. 다들 잘했어요. 학교로 돌아갑시다.”

선생님은 디오를 보더니 등을 몇 번 토닥여주었다. 그러다가 지금 생각났다는 듯이 멈추어 서더니 말을 이어갔다.

“깜박하고 말을 하지 않을 뻔했어요. 지금이 저희 마지막 수업이 되네요. 2학년이 되어서도 다른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를 이어가세요.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


디오는 시험이 끝나고 방학을 맞아 카이의 집을 방문하였다. 카이의 집 문이 열리고 디오를 오랜만에 만난 카이는 놀라워하며 말했다.

“어! 키가 자란 것 같은데?”

“정말요?”

“푸하하... 학교에서 공부에 너무 매진한 것 아니니? 보통 너 키는 너가 더 잘 알지 않나?”

카이는 손가락을 디오의 짐들 쪽으로 향하더니 휘저었다. 짐 주변에 보라색 빛이 일렁였고 곧 짐들은 2층으로 움직였다. 카이는 디오에게 물을 건네면서 물었다.

“기숙사 방 같이 쓰는 친구랑은 잘 지내고?”

“네. 페페라는 친구인데요. 등에 날개가 있어요.”

“오!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은데. 다음에 한 번 물어봐.”

“정말요? 방학 동안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했어요. 물어볼게요.”

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디오를 쳐다보며 물었다.

“에녹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

“네. 바니르라는 곳에 계신다고 들었어요.”

“에녹 이 녀석. 나한테는 재깍재깍 답해주지 않으면서 너한테는 연락하나 보구나.”

카이는 의자에 기대앉으면서 말했다.

“참 멀리도 다닌다. 하긴 직접 다니는 것이 마법사로선 득인 것이 많긴 하지... ... .”

디오는 문득 에녹이 공간이동마법을 쓸 줄 알면서도 직접 걸어 다니는 것을 선호했던 것이 생각나 카이에게 물었다.

“어떤 점이 득인데요?”

“음... 공간이동마법은 마법사 자신이 직접 방문했던 곳만 갈 수 있어. 가 본 적이 없는 곳에 공간이동마법으로 가려고 한다면 그곳을 방문한 적 있는 마법사가 옆에 있어야 갈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많이 다녀본 마법사는 이득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구나.”

“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워서 먹고사는 마법사도 있어.”


***


2학년의 첫 수업 시간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새로운 선생님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선생님은 여자 분이셨다. 큰 키에 주황색의 긴 곱슬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분이셨다.

“안녕하세요. 루시아라고 합니다. 오늘은 도서관 이용 방법을 설명해드릴게요. 그리고 앞으로 마법의 역사, 몽환의 숲, 키르바르 지리와 인접 국가 관련한 수업이 있을 거에요. 1학년 때 약간 배우셨을 마석과 마법약 관련 심화 수업도 있을 거고요.”

루시아의 손에 있던 종이들이 학생들 쪽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수업 기간 동안 개인별로 주제 하나를 정해서 연구하기가 과제에요. 연구할 주제를 생각해보고 2주 후에 저에게 알려주세요. 그럼 도서관으로 가볼까요?”

모든 학생들은 일어나서 루시아 선생님을 따라 도서관으로 향했다. 큰 방문 앞에 모인 학생들은 학교 내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각자에게 도서관 내부 모습이 다 다르게 보일 거예요.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학생 각자의 체내 마력과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찾고 싶은 도서를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도서관에 입장하면 도서관이 해당 책들을 모아서 보여줍니다. 혹시 특정 도서를 찾거나 도서관 이용에 도움이 필요하면 저나 제 조수 니키타에게 말해주세요.”

학생들이 하나 둘 도서관 안으로 들어갔다. 학생들이 들어설 때마다 각자의 마력 빛이 번쩍였다. 학생들은 도서관 안을 돌아다니면서 책을 꺼내 펼쳐보거나 둘러보았다. 하지만 학생들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고 다른 학생과 겹쳐 보이기도 했다.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대를 서 있는 것인데도 신기했다. 디오도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책을 펼쳤다. 몇 구절에 눈이 가서 읽어보았다.


- 현재까지 알려지기를, 몽환의 숲에서 사람이 온전히 머물 수 있는 최대치는 9분 정도이다. 이마저도 마석과 마법약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대개 일반인이나 마법사들은 몽환의 숲에서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혹은 마력의 기운에 정신이 잠식당해 날뛰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496년 전에 존재한 검은빛의 마력을 지닌 이는... ... .


읽던 중 루시아 선생님이 학생들을 모으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와서 꼭 읽어 봐야겠다.’

수업을 마치고 다시 도서관에 들어서자 3학년으로 생각되는 학생들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리고 루시아 선생님이 수업 때 언급하셨던 조수로 여겨지는 사서분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계셨다. 디오는 아까 펼쳐보았던 책을 찾아 다시 펼쳤다.


- 검은 빛의 마력을 지닌 이는 몽환의 숲에서 시간 제약 없이 오고 갈 수 있었다. 그는 몽환의 숲이 이렇게 사람들의 출입이 어렵게 되기 전에 온전히 있었던 몽환의 숲 핵심부를 찾으러 다녔다.


이 구절을 읽고 디오는 생각에 잠겼다.

‘나처럼 검은빛의 마력을 지닌 이가 예전에도 있었구나. 그리고 몽환의 숲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얘기는 뭐지?’

책을 덮고 일어나면서 디오는 마음을 먹었다.

‘연구 과제 주제를 『몽환의 숲』으로 해야겠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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