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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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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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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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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며칠 전에 있었던 정체 모를 존재에 관해 생각에 몽롱한 나날이 이어졌다. 루시아 선생님은 키르바르 인접 국가 설명을 하고 계셨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루시아 선생님은 책을 한 손에 들고 한 손으로는 지도를 가리키면서 설명하였다.

“여러분도 알고 있겠지만, 키르바르의 북서쪽으로 하르타스 국가가 있습니다. 그 위로는 바니르 국가가 있지요. 세 나라 모두 몽환의 숲과 이어져 있어요. 바니르의 위로는 정령의 숲이 있습니다.”

루시아 선생님은 학생들이 앉아있는 쪽으로 걸어 다니면서 계속 말했다.

“키르바르에서 하르타스로 향할 때 대게 바다를 건너는 방법으로 이동하지요. 몽환의 숲 구역을 지나오는 방법도 있지만 잘 선택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루시아 선생님은 꾸벅꾸벅 졸면서 고개를 푹 숙이는 한 학생의 뒤통수를 쳐다보다가 들고 있던 책을 탁하고 덮었다. 그와 동시에 크게 소리쳤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보죠.”

루시아 선생님은 학생들이 서로 손을 잡아 모두 이어지도록 했다. 그리고 선생님 자신도 학생들의 손을 잡았고 한 손은 어떤 책에 닿아있었다.

“바니르, 정령의 숲 그리고 몽환의 숲을 잠시 둘러보고 오죠. 여러분이 보는 것, 겪는 것은 현실이 아님을 기억하세요.”

디오는 문득 니키타가 떠올랐다.

‘니키타가 가르쳐 준 책 읽는 법이다.’

루시아가 읊조렸다.

“크카소”

빛이 번쩍였고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뜬 학생들은 자신들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 마을에 서 있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학생들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 걸어 다녔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한 학생이 루시아 선생님에게 물었다.

“혹시 이곳은 바니르인가요?”

“맞아요. 바니르에 온 적이 있나 보군요.”

“아니요. 책에서 바니르 지역 사진을 본 적이 있었어요.”

“걸어 다니면서 많이 보아 두세요. 여러분이 다음 학기가 되면 바니르에 직접 오게 될 거에요. 정령과의 계약을 위해서 정령의 숲을 다니게 될 것인데 바니르에서 머물 일도 많거든요.”

디오도 가급적 눈에 많이 담아두려고 했다. 디오는 문득 양손을 비비고 있는 자신을 깨달았다.

‘바니르는 키르바르보다 기온이 좀 낮은 편인 가보다. 춥게 느껴져.’

어느 순간 주변이 깜깜해지더니 갑자기 밝은 빛이 내리쬐는 곳에 서 있게 되었다. 디오는 눈을 찌푸렸다가 살짝 떴다. 생전 처음 보는 길이의 나무들로 에워싸인 장소였다.

‘이렇게 큰 나무들은 처음이야.’

학생들과 디오는 감탄하면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루시아 선생님이 말했다.

“짐작하겠지만 이곳은 정령의 숲이에요.”

디오는 올려다만 보던 고개를 내려 주위를 둘러보면서 걸었다. 공기가 굉장히 상쾌하게 느껴졌다.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사자 같이 생긴 생물이 강물을 마시고 있었다. 문득 에녹을 도와 마물을 처치했던 신비한 존재가 떠올랐다. 눈앞의 이 생물은 멋진 뿔을 가지고 있었다. 디오 근처에 온 어떤 학생도 이 생물을 보았는지 소리쳤다.

“정령이다!” 디오는 깜짝 놀랐다.

‘정령?’

디오는 좀 전에 루시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되짚어서 생각했다.

‘그럼 저 생명체들과 다음 학기에 계약을 하게 되는 것인가? 나도 에녹처럼 정령을 소환할 수 있게 되는 것이구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디오는 정령에게 다가갔다. 바라만 볼 때는 못 느꼈는데 곁에 서서 보니 몸집이 컸다. 정령의 몸에서는 새하얀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만져보려고 손을 뻗었지만 손은 정령의 몸을 통과했다.

저쪽에서 학생들의 술렁임이 느껴져 디오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서는 정령 두 마리가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작고 귀여운 여우같이 생긴 생물이 엉겨 붙어 물고 뜯고 있었다. 디오는 속으로 생각했다.

‘귀여운 정령도 있네.’

디오는 다른 정령도 보고 싶어 뒤를 돌아섰다가 순간 큰 마력의 힘을 느껴 다시 돌아섰다.

그르렁

그르렁

작고 귀여웠던 생물은 온데간데 없었다. 디오 키만큼 몸집이 커다랗게 변하고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생물이 서 있었다. 몸 주변에서는 하얀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이를 드러내면서 서로를 할퀴고 치고받으며 다시 싸우기 시작했다. 디오는 침을 삼키면서 생각했다.

‘정령은 저렇게 몸을 변화시킬 수도 있구나.’

순간 아까처럼 주위가 어두워지더니 또 다른 장소에 오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몸이 무겁다는 느낌과 동시에 어지러웠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적응해보려고 했다. 조금씩 호흡이 편해졌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학생들이 주저앉아서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한 명씩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루시아 선생님은 어디 계시지?’

루시아 선생님은 학생들을 조용히 둘러보고 계셨다. 루시아 선생님의 전신에서 붉은빛의 마력이 맴돌고 있는 것을 보았다. 디오는 루시아 선생님에게 다가가 물었다.

“선생님... .... . 여기가 몽환의 숲인가요?”

루시아 선생님은 잠시 당황한 눈으로 디오를 쳐다보다가 이내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디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노을이 지고 있는 것 같이 주위가 주황빛으로 물든 곳이었다. 나무는 잿빛 색을 띠고 있었고 어디선가에서는 기괴한 마물의 소리가 나고 있었다.

남아있던 학생 한 명이 사라지고 나자 루시아 선생님은 디오에게 말했다.

“디오. 이제 눈을 감아요. 돌아가죠.”

“네.”

디오는 감았던 눈을 떴다. 교실이었다. 학생들은 피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뚜벅 뚜벅. 루시아 선생님이 교실 앞으로 걸어가 빙글 돌아서며 말했다.

“어땠나요?”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 마지막에 방문한 곳이 어딘가요?”

“몽환의 숲에서도 깊은 곳에 속하는 곳이죠.”

“정신을 차리기 어렵고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졌는데요. 마력 때문인가요?”

“네. 몽환의 숲에서 느낄 수 있는 마력은 굉장히 순수하다고 할까요. 마법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마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디오가 손을 들고 물었다.

“동물과 사람의 정신을 잠식하기도 한다는 마력인데. 악한 게 아니고요?”

“악한 성질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사실 순수합니다. 몽환의 숲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그 농도가 매우 짙어 무겁게 느껴질 정도죠.”


***


디오는 기숙사 방에서 책을 펼쳐놓고 종이에 몽환의 숲에 대해 알게 된 것을 조금씩 적어나가고 있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더니 페페가 걸어 들어왔다. 페페의 양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디오가 물었다.

“페페, 너도 루시아 선생님 연구 과제 하려고 하는 거야?”

“응. 조금씩 하고 있었는데. 오늘 새로운 자료를 발견해서 좀 가지고 왔어.”

“페페는 정령 연구한다고 했지?”

“응. 기억하기로 디오 너는 몽환의 숲을 주제로 한다고 했지?”

“응. 몽환의 숲은 원래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던 곳이라고 하더라고.”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던 그 시절에 한 청년이 몽환의 숲에서 빛을 내뿜는 나무를 발견했다고해. 그 나무 앞에서 어머니의 병이 낫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대. 곧 정신을 잃었고 다시 눈을 뜬 그의 앞에 나뭇가지들과 이름 모를 열매가 떨어져 있더래. 청년은 그것들을 주워서 약사에게 물었지만 약사도 알지 못하는 것들이었지.”

디오는 자신이 적어둔 종이를 주워들어 들여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은 주워온 것들을 달여서 자신이 먼저 먹어보았다고해.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닌 걸 확인하고는 어머니에게 마시게 했지. 병이 말끔히 나았대. 청년의 주변 사람들이 이 일을 알게 되었고 소문은 퍼져나가 그 나무에서 뭐라도 얻어가려는 사람들로 붐비었고. 급기야 공유지역이던 몽환의 숲에 인접한 나라 사이에 묘한 신경전도 일어나기 시작했고.”

페페가 중간에 말을 꺼냈다.

“사람들이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나 보다.”

“그런 거 같아.”

“나무에게 뭔가 일이 생겼을 것 같은데?”

“맞아. 일부 마법사들은 이 나무를 더이상 건드리면 안 되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어. 나무에서 느껴지는 마력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이야.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과 나무를 잘라 가져 가려는 이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었지. 그 와중에 나무가 불에 타게 되었다고해.”

디오는 한숨을 푸욱 쉬고 말을 이어갔다.

“사람들의 추측으로는 그 나무가 몽환의 숲의 중심축이었는데 이를 건드려 마력의 밸런스가 깨지게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몽환의 숲을 연구해서 이전으로 되돌려 놓고자 하지만 몽환의 숲에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정신을 잃거나 마물에 의해 죽는 경우가 많아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인가봐.”

페페는 팔짱을 풀고 물을 몇 모금 마시고 나서 말했다.

“나도 어른들로부터 몽환의 숲에 관해서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런 배경이 있는 줄은 몰랐네. 마치 몽환의 숲이 욕심에 눈이 멀어가는 인간들을 거부하게 된 것 같이 들린다.”

디오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몽환의 숲 깊은 곳에는 인간과 같은 사고를 하는 마물들이 있다고해. 본래 마물로 태어난 생물들이지. 마을 부근에서 마주치는 마물의 경우는 일반 동물들이 마력에 잠식되어 마물화된 경우가 많고. 사람도 마력에 정신이 잠식되는 경우 다른 사람들을 해쳤던 사례도 있다고 책에 적혀 있었어.”

디오의 말을 듣고 있는 페페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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