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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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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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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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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DUMMY

한 달이 지난 뒤 디오는 몽환의 숲 경계 지역에서 원정에 참여하는 마법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키르바르 마법협회에서는 카이가 선발되었고 원정 지원자 중에서는 레오가 선발되었다. 하르타스와 바니르 측 마법사들은 이번에 만나는 것이 처음이라 디오는 약간 긴장되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와서 디오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카이가 말했다.

“긴장한 것 같은데?”

디오는 살며시 웃어보였다. 카이는 디오 근처에 서 있는 레오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너는 어떠니?”

레오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하하.”

카이의 투박한 웃음소리가 공간을 울리고 있을 때 눈앞에서 파란빛이 일렁이더니 두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키와 체격이 남다른 남자가 다가와 자기소개를 했다.

“나는 터커. 바니르 마법협회에서 왔어. 이렇게 만나 반갑다.”

그리고는 옆에 서 있는 여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리고 이 녀석은...... .”

“내 소개는 내가 하겠어. 나는 아그니스.”

터커는 눈썹 한쪽을 치켜올리면서 언짢다는 표정을 해보였다. 아그니스는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바니르에서 몽환의 숲 원정 지원자 중 1등이야. 그래서 이 자리에 있는 거고.”

터커는 궁시렁거리면서 말을 보탰다.

“자기만 그런가. 흥.”

아그니스는 슬쩍 레오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레오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었다. 순식간에 터커 앞에서와는 다른 얼굴이 되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레오는 아무 표정 없이 아그니스와 악수하고 말했다.

“응.”

아그니스는 레오의 손을 잡자마자 행복에 겨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뒤 초록빛이 일렁이더니 또 다른 두 명의 모습이 드러났다. 키가 큰 남자 한 명과 그보다 키가 작은 남자 한 명이 다가왔다. 다소 왜소하다고 할 수 있는 몸집의 남자는 주근깨로 덮인 콧잔등을 손으로 스윽 만졌다가 떼어내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르타스 마법협회에서 온 조프리라고 해요.”

조프리는 옆에 선 키 큰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이 분은 원정 지원자 중 선발되신 이벨린이세요.”

이벨린은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하였다. 레오처럼 과묵한 사람인 듯해 보였다. 인상적인 점은 그가 깎아놓은 조각처럼 잘생긴 미남자라는 것이다.

이들에 이어서 니키타도 약속 장소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원정에 참여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다 모였다. 디오가 말했다.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저는 디오이고요. 그럼 바로 마력을 여러분과 연결해볼게요.”

말을 마치자마자 외부에서 체내로 유입되는 마력에 주의를 기울였다.

‘정말 짙은 농도의 마력이다. 엄청난 에너지야.’

마력을 순환시켰다가 눈앞의 마법사들에게로 퍼트렸다. 마법사들의 몸을 휘감은 검은빛의 마력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조프리는 손과 다리를 내려다보고 움직여도 보았다.

‘자. 어떻게 되려나. 몽환의 숲에서 버틸 수 있을까?’

디오가 말했다.

“이제 들어서 보죠.”

마법사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몽환의 숲에 들어가게 되었다. 걷다보니 사람이 살았던 흔적들을 자주 마주쳤다. 디오는 생각에 잠겼다.

‘여기에 살던 이들은 집과 일터를 잃어버렸겠지. 아참. 마법사들의 상태는 어떻지?’

디오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마법사들을 살펴보았다. 다들 괜찮아 보였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거나 이상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 터커가 정적을 깨고 외쳤다.

“디오. 이 방법 성공한 것 같은걸. 다들 이만큼이나 걸어오는 동안 아무일 없었잖아.”

조프리도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다행이네요.”

모두에게서 긴장의 끈이 다소 풀려가고 있을 때였다.

부스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터커가 머리에 손을 얹어 가볍게 털어내면서 중얼거렸다.

“시작부터 비인건가.”

아그니스는 가방을 뒤척이더니 우비를 꺼내 순식간에 입었다. 빗방울이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하자 카이가 말했다.

“잠시 비 피할 곳을 알아보자.”

이벨린은 폐허가 된 집들을 지나쳐 걸어가면서 말했다.

“으스스한데.”

니키타가 말했다.

“예전에는 이 지역도 사람이 살 수 있었는데...... . 몽환의 숲 영역이 갈수록 넓어져가고 있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네요.”

이벨린은 문득 저 멀리를 바라보다가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성 입구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저기 성이 있어요.”

조프리가 뛰어오더니 말했다.

“들어가보고 괜찮으면 저기서 쉬어도 좋을 것 같아요.”

성 앞에 도착하자 조프리는 문을 열었다. 힘없이 문이 열리더니 넓은 공터가 눈에 들어왔다. 위로 계단이 있어 계단을 올랐다. 또 하나의 문이 있어 열고 들어가니 너른 공간이 나타났고 방으로 향하는 여러 통로가 보였다.

디오는 천장 쪽 불을 두는 곳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불이 놓이고 실내가 밝아지자 군데군데 있는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터커는 통로쪽으로 씩씩하게 걸어가며 웅얼거렸다.

“침대있나...... .”

마법사들은 제각기 조심스레 통로 쪽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둘러보았다. 발걸음 소리만이 성을 울리고 있었다.

디오는 사실 아까부터 성에 맴도는 냄새가 신경쓰였다. 무언가 위험을 알리는 냄새. 디오는 근처에 있던 레오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레오. 혹시 무슨 냄새 안 나요?”

레오는 고개를 저었다. 그때였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고 그 바람결에 아까부터 신경 쓰인 그 냄새가 함께 느껴져 팔로 코를 막았다. 레오도 인상을 약간 찡그리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나도 느껴진다. 이 성 경계할 필요가 있겠군.”

카이에게 레오가 다가가 무언가 말을 하자 카이는 마법사들을 불러 모았다.

“이 성에 우리 말고 뭔가 있는거 같아. 일단 여기 모여있는게 나을 듯해. 비가 어느 정도 그치면 나가자고.”

마법사들은 문 근처의 너른 공간 바닥에 앉아서 쉬었다. 밖에 쏟아져 내리는 빗소리만이 크게 들렸다. 문득 터커가 아그니스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넌 어쩌다가 여기오는대에 지원했냐?”

“레오 만나러.”

“뭐?”

“내 남편이 될 사람은 내 손으로 얻고 싶어서. 레오 아니면 안 돼.”

“세상에. 너는 죽을지도 모르는 곳에 지원까지 해가며 온 이유가 저 레오 곁에 있고 싶어서였어?”

터커는 팔짱을 끼고서는 고래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쯧쯧. 눈이 제대로 되었다면 저런 비리비리한 녀석을 남편감으로 마음에 품고 여기까지 왔을리 없지. 안타깝다.”

“무슨 막말을. 당신이야말로 눈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금빛으로 넘실거리는 머릿결. 남자다운 저 얼굴, 몸, 성격. 유서 깊은 마법 가문의 피가 흐르는 젊고 유능한 마법사. 흠잡을 곳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다구.”

“뭐 남자답다고? 남자다움으로 둘러싸인 이 나를 옆에 두고 그런 소리를! 내가 너라면 나를 택하겠어.”

아그니스는 눈을 부라리며 터커를 쳐다보았다.

“말도 안되는 소리!”

“나도 너 마음에 안 들거든!”

아그니스의 계속되는 빼액 소리는 듣지도 못했다는 듯 가볍게 무시하면서 터커가 말했다.

“아니면 백보 양보해서 수백 년 만에 등장한 저 검은빛 마력의 소유자라면 이해가 되는데.”

아그니스는 디오를 흘깃 쳐다보다가 흥하고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 시선을 느끼고 돌아본 디오는 고개를 갸웃했다.

잠시 밖의 빗소리에 귀 기울이던 디오는 아까보다 짙어진 냄새를 느끼고는 맞은편에 앉은 레오 방향으로 고개를 들었다. 레오 뒤쪽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가 디오는 황급히 소리쳤다.

“레오! 뒤 조심해요!”

하지만 늦었다. 흉측하게 일그러진 사람 형태의 얼굴이 레오 목덜미를 물어뜯고 있었다.

아그니스가 놀라 고함을 질렀다.

“안돼!”

디오는 절망감에 휩싸인채로 눈앞의 괴생명체를 향해 검을 던졌다. 검은 괴물의 머리에 제대로 꽂혔지만 여전히 레오의 목덜미를 물고 있었다. 그때 물린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레오의 몸이 부서지더니 눈앞에서 사라졌다. 디오는 눈을 반짝였다.

‘분신마법이다. 레오는 다치지 않았어!’

디오 뒤쪽에서 레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디오. 일단 나 멀쩡하다.”

니키타가 외쳤다.

“저 괴생명체는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이미 죽은 상태지만요. 몽환의 숲의 마력에 육체가 변형되고 정신도 놓은 것 같아요. 정화마법을 쓰세요.”

터커는 곧바로 레오를 물었던 괴물 방향으로 마력을 휘감았고 정화마법을 시작했다. 괴물은 괴성을 내지르면서 버둥거리다가 쓰러졌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사람 하나가 쓰러져있었다.

조프리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침을 삼키며 말했다.

“이 사람만 있었던게 아닌 거 같네요.”

그가 바라보는 쪽으로 마법사들이 시선을 주자 괴이하게 일그러진 얼굴과 몸을 까딱이며 다가오는 무리들이 보였다. 이들은 사람의 옷을 입고 있었지만 입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급격히 크게 변형된 체형 때문인지 찢어져 있었고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듯 색깔도 바래있었다. 거의 누더기를 걸친 형상이었다.

카이가 가볍게 혀를 차면서 말했다.

“이 녀석들 점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조심들해.”

디오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무리들의 수를 파악해보려고 공중으로 높이 떠올랐다. 몇몇 무리는 디오가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어 닿으려는냥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통로 쪽으로 가보자 계속 괴물들이 마법사들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시간을 끌수록 좋지 않아. 한 번에 많은 무리에 타격을 주어야 하겠어.’

디오는 주먹을 쥔 손을 입 앞에 가지고 왔다.

후.

주먹을 향해 숨결을 불어 넣은 다음 주먹을 펼쳐 보였다. 손바닥에서 수없이 많은 작은 검은 나비들이 나타났다. 팔랑팔랑 날아가던 나비들은 괴물들의 입 안으로 날아들었다.

펑펑펑.

잠시 후 곳곳에서 무언가 연달아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비들이 괴물들에게 닿자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이 광경을 보면서 디오는 작게 읊조렸다.

“이제는 편히 쉬세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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