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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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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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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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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디오는 아서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아서. 저는 몽환의 숲에 갈 거에요.”

“...... .”

“그러나 알고는 싶어요. 아서의 연구에 제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죠?”

“...... .”

“아서가 말한 것처럼 제가 몽환의 숲에 가게 되면 일찍 죽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제가 죽어도 아서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몽환의 숲을 좀 더 알 수 있게 될 기회가 생기는 거겠죠.”

“이거 의외군. 내 연구를 덮어놓고 싫다 할 줄 알았거든. 우선적으로 너의 피가 필요해.”

그 말을 마치자마자 아서는 책상쪽으로 걸어가서 손바닥 크기의 유리병과 칼을 가져왔다. 그걸 본 디오는 왼팔을 걷어붙였다. 건네받은 칼로 손바닥을 살짝 그어 유리병에 피를 떨어뜨렸다. 이를 바라보는 아서의 눈빛이 고요하게 빛났다.

디오가 유리병을 아서에게 주면서 물었다.

“연구 과정에서 이용되는 사람들이 고통받나요?”

“속이지는 않겠어. 사실 사람에 따라 고통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실험이 끝난 후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다던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 하지만 이는 서로 계약에 동의 후 이뤄지는 일들이야. 강요는 없어. 그들은 실험에 응하고 나는 대가를 지불하고.”

“...... .”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나?”

디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젠 학교에 돌아가 봐야 해.’

살며시 체내에 마력을 순환시켜보았다. 순간 고통이 찾아왔다.

헉.

입으로 뭔가 뜨거운 것이 울컥 나왔다. 피였다. 디오는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등으로 닦으면서 아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물었다.

“제게 무슨 짓을 한거죠?”

“미리 말했어야하는데. 미안하게 되었어. 혹시나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고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력을 억누르는 약을 먹였어. 하루 정도는 마법을 쓰지 못할 거야.”

디오는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저를 학교로 돌려보내 주세요.”

“계속 욕심이 생겨. 얘기가 통하니 말이야. 꼭 몽환의 숲으로 가야만 하겠나?”

디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가 물었다.

“몽환의 숲에서 살아 돌아오면 또 나를 만나주겠나?”

디오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도 고개를 작게 끄덕이면서 중얼거렸다.

“나도 이즈음에서 욕심을 거둬야겠지. 잘 가게. 디오.”


***


니키타는 교장실로 돌아가 디오가 납치되었다고 알렸다. 카이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디오를 찾으러 가겠다고 했다. 항시 유쾌함을 지니고 있던 휴고가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잠시만. 카이. 짐작가는 곳이 있어. 디오는 명석하고 실력도 있잖아. 그렇게 심각해지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카이가 휴고에게서 눈을 돌려 바닥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피가 흘러 있었다고 했어요. 걱정됩니다.”

니키타가 말했다.

“저도 짐작가는 곳이 있어요. 휴고 선생님께서도 아서를 떠올리신 건가요?”

휴고가 말했다.

“지금 이 시점에 디오를 가장 만나고 싶어할 녀석 중 한 명이지. 우리랑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듣고 있던 카이가 말했다.

“아서가 말썽이긴 하지만 피를 보면서까지 막무가내인 사람은 아니에요.”

도마뱀이 입을 열었다.

“아서가 카이 너의 선배라고 해서 좋게만 볼 일이 아니야. 그의 연구에 이용되었던 사람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모이고 있어. 하르타스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디오가 졸업하자마자 납치극을 벌이다니 그도 초조했나 보군.”

다람쥐가 말했다.

“디오가 키르바르 마법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검은빛 마력의 소유자인 것이 소문이 났는데 바로 납치하지 않고 이날까지 기다린 거봐. 아서가 디오의 귀함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위험스런 행동은 하지 않을 거야. 다만 자기 연구에 꼭 필요한 사람이니, 우리가 하는 이야기는 들을 것이 아니라고 설득하고 있지 않겠어?”

새가 불쑥 끼어들어 말했다.

“디오는 몽환의 숲으로 가는 것을 택할 걸세.”

다람쥐가 턱을 쓸면서 말했다.

“그건 모르는 일이지.”

휴고가 말했다.

“아서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니까. 카이, 너도 잠시 기다리는게 좋을 듯하다. 일단 내 정령 ‘우웨이’에게 디오의 흔적을 쫓으라고 해둘게.”


***


학교에 도착한 디오는 교장실로 곧장 향했다. 교장실 문을 열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열린 문 앞에 니키타가 서 있었다. 니키타는 디오의 양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

“무사했군요.”

교장실에는 카이와 휴고가 있었다. 다들 걱정어린 얼굴로 다가왔다. 디오가 말했다.

“아서라는 분을 만나고 왔어요. 늦어서 죄송해요.”

카이가 디오의 어깨를 잡으면서 물었다.

“다친 곳은 없고?”

디오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했다.

“혹시 제가 어디 있었는지 알고 계셨어요?”

휴고가 말했다.

“그래. 니키타가 학교 앞에서 너가 흘린 핏방울 찾았어. 그걸로 추적했지. 그리고 우리도 아서를 좀 알고 있던 터라 짐작은 했었고.”

새 한 마리가 날개를 퍼덕이며 다가오더니 디오 어깨에 앉았다. 그러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잘 왔다. 몽환의 숲에 가려면 디오 없이는 시작도 어렵지. 눈을 보니 결심은 이미 선거 같구나. 별스러운 일을 겪은 직후지만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몽환의 숲의 영역이 넓어지고 마물의 공격도 늘어가고 있어서.”

휴고가 옆에서 디오에게 말했다.

“아. 디오. 이 분은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이셔.”

디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깨에 앉은 새를 바라보았다.

‘아. 휴고 선생님과 상담할 때 보았던 그때 그 새구나.’

곧바로 낯선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엔 도마뱀이었다.

“나는 하르타스 마법학교의 교장이다. 이 옆에 있는 다람쥐는 바니르 마법학교 교장이고.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구나.”

디오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도마뱀이 말했다.

“키르바르 학교와 이야기 나눈 바로는 디오 너 혼자 몽환의 숲에 보내지는 않을 거다. 키르바르, 하르타스, 바니르 세 나라에서 몽환의 숲 원정에 참여할 지원자를 각각 한 명씩 선발하려고 한다. 그리고 세 나라의 마법협회 측에서도 각각 한 명씩 선발할 거고.”

다람쥐가 말했다.

“결과적으로 세 나라에서 각각 두 명씩 선발되는 거지. 키르바르 마법협회측에서는 벌써 선발했는데. 저기 있는 카이가 함께 할 거다. 원정 지원자는 아직 우리처럼 곧 선발할 예정이고. 아. 그리고 특별히 니키타가 이번 원정의 기록자 및 조언자로서 동행하게 될 거다.”

새가 말했다.

“니키타는 마인이야.”

디오는 눈을 크게 떴다. 마인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몽환의 숲에 사는 마물 중에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가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들 중 사람과 사랑을 하여 이 사이에 태어난 존재라고 들었다.

‘그럼 니키타도 평소에는 인간의 모습이지만 마물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겠구나.’

새가 말했다.

“한 달가량 뒤에 몽환의 숲으로 디오 너를 포함해 총 여덟 명이 출발하게 될 거다. 그리고 어떻게 들어가느냐 말인데.”

카이가 말했다.

“디오. 우리 예전에 에녹이랑 몽환의 숲 근처에 간 적 있었잖아. 그때 너가 우리한테 마력을 연결해서 계속 공급해준 적이 있었지. 그 덕에 정신을 잃지 않고 멀쩡할 수 있었지. 그 방법을 이번에도 써 보려고 해.”

휴고가 말했다.

“몽환의 숲은 너에게 끊임없는 마력의 원천이 되어줄 거잖아. 이건 너에게 한정된 말이지. 다른 사람들은 원천이고 뭐고 버티질 못하니. 비유하자면 너는 동행하는 마법사에게 산소를 무한 공급해주는 필수 장비 역할을 해주는 거지. 너를 거쳐서 주입되는 마력은 정신을 잃지 않고 평소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해주니까.”

새가 말했다.

“너에게 부담이 되겠지만 말이다.”

디오가 말했다.

“그 당시 경험을 떠올려보면, 다른 사람에게 마력을 연결해 공급하면서 장시간 움직이는 것이 저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도 그 점이 신기했어요. 생각만 했을 때는 제가 그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거든요. 일곱 명과 연결되어서 움직인다고 해도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 않아요. 가능할 것 같아요.”

새가 말했다.

“다 함께 진입에 성공하면 몽환의 숲에서 마력의 균형을 바로잡아줄 근원지를 찾기 시작해야해. 디오 너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만. 여러 문헌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추측하면 근원은 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을 거 같구나.”

디오는 그동안 도서관에서 읽어왔던 몽환의 숲과 관련된 책들이 떠올랐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새가 몇 차례 머뭇거리다가 말을 다시 잇는 것을 느꼈다.

“디오. 그리고 하나 더 말할 것이 있다만. 약 500년전에 검은빛 마력의 소유자가 나타난 이후 키르바르에서 검은빛 마력의 소유자가 나타난 적이 있었다. 너가 나타나기 이전에 말이지. 선대의 섣부른 판단과 행동, 그리고 욕심이 섞이어서 또 한 번 몽환의 숲에서 일찍 죽게 하고 말았다.”

디오는 이 말을 듣고 말했다.

“알아요. 아서에게 들었어요.”

“알고 있었구나. 두렵지 않니?”

“이번에는 저 혼자가 아니잖아요. 일곱 명의 동료가 같이 가게 되니까 무섭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우리 세 나라가 이야기를 나누고 힘을 합쳤으니 이전의 비극은 되풀이되지 않기를바라본다. 무슨 말을 하든 미안하구나. 그리고 고맙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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