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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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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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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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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660

작성
22.12.1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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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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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화

DUMMY

이렇게 오래 걸어본 적이 없었다. 들도 넘고 산도 넘고. 디오는 근래 발과 다리에 통증을 자주 느꼈다. 신발에 쓸려서 발에서 피가 나기도 하고 걷다가 넘어져 돌멩이에 살이 찢어지기도 했다. 디오는 에녹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계속 걸었다.

‘마법사들도 이렇게 걸어 다니는구나... ... . 에녹은 안 힘드실까?’

얕은 산 하나를 넘고 냇가를 지나다 보니 마을이 보였다. 에녹이 디오 쪽으로 돌아서면서 말했다.

“오늘 이 마을에서 쉬려고 해요. 조금만 더 힘내요.”

마을에서 에녹은 며칠 머물기 좋은 곳을 발견했다. 에녹과 디오는 안내받은 방에 짐을 풀었다. 한동안 야외에서 불을 피우고 잠들면서 지내다가 안락한 공간에 들어오니 긴장이 탁 풀렸다. 에녹이 침대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던 디오에게 다가와 물었다.

“발은 어때요?”

“예전보다는 덜 아파요. 그래도 걸을 때마다 따갑긴 해요.”

에녹은 디오가 다칠 때마다 상처 부위에 약을 발라주고 천으로 둘렀다. 마법은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에녹은 디오의 발 주위에 두 손을 두고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잠시 뒤, 푸른빛이 디오의 발 주변에 맴돌았다.

‘이젠 아프지도 따갑지도 않아. 신기하다.’

디오는 감탄하면서 에녹을 쳐다봤다.

“고마워요. 에녹.”

에녹은 창문 쪽으로 걸어가서 창문을 열어둔 후, 자신의 침대 위에 풀썩 앉으면서 말했다.

“마법학교 입학시험 관련해서 물어보고 그 밖에 도움도 얻으려고 제 친구 ‘카이’에게 가려고 해요. 그는 키르바르 마법협회에 소속된 마법사에요. 그에게 편지 비슷한 걸 보내려고 해요.”

그 말이 끝나자, 에녹은 오른쪽 손바닥을 위로 향해 펼쳤다. 푸른색 불꽃이 손바닥 위에서 터지더니 새 형태의 무언가가 나타났다. 에녹은 새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잘 지내나요? 카이. 에녹입니다. 디오라고 하는 소년과 함께 카이를 만나려고 해요. 마법학교 입학시험에 관해서 물을 것도 있고 그 밖에 도움도 얻고자 해요. 대략 6일 정도 뒤에 카이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럼 그때 뵈요.”

새는 에녹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에녹의 말이 끝나자 창문 밖으로 날아갔다.

디오는 창문 쪽으로 뛰어가서 방금 날아간 새의 행방을 눈으로 찾아보았다. 에녹이 디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소식을 주고받는 마법이에요. 저 새는 카이에게 날아가서 제 말을 전해 줄 거에요.”

“마법은 볼 때마다 놀라워요.”

디오는 자신이 나중에 마법사가 되면 이런 마법도 할 수 있게 될 걸 생각하니 기뻤다.

“디오. 이번엔 디오 부모님께 디오가 소식을 전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네!”

디오는 에녹이 다시 만든 소식 전하는 새에게 자신이 향하는 곳과 그동안 있었던 일들, 걱정하지 말라는 말 등을 전달했다. 디오와 에녹은 짐을 정리한 후, 식당으로 내려와 식사를 주문하고 먹기 시작했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손님이 혼잣말하면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또 나타났어. 에휴.”

점원이 물었다.

“밖에 무슨 일이죠?”

“요즘 들어 자주 나타나는 괴생명체 있잖수. 시커먼 마력으로 몸이 둘러싸인 그 짐승 녀석이 사람들을 공격했나봐. 방금 의사 양반들이 부상자들에게 가는 중이더라고.”

“또요? 이런 일 없다가 요즘 들어 다시 말썽이네요. 조심해야겠어요.”

“마을 사람들 말이, 마법사를 찾아야 하겠다는 거요. 빨리 찾을 수 있으려나 모르것소.”

손님은 점원에게서 방문 열쇠를 건네받고 계단으로 향했다. 그때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 은발의 한 청년이 서 있었다.

“저는 에녹이라고 합니다. 방금 마을 사람들을 공격하는 짐승 이야기 좀 더 들을 수 있을까 해서요.”

에녹을 아래위로 쳐다보며 잠시 눈을 껌벅이던 손님은 물었다.

“혹시... 마법사이신가?”

“네.”

“음... 그럼 이 가게 맞은편에 있는 옷가게 있잖수. 거기서 오웬이란 남자를 찾아 물어보슈.”

손님은 돌아서서 계단에 올라섰다.

“감사합니다.”

에녹도 돌아서서 디오와 앉아서 식사하던 자리로 돌아왔다.

“디오. 오웬이란 사람을 찾아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 마물을 처리하는 일을 맡아보려고 해요.”

“네.”

오웬이란 사람은 얼굴색이 창백한 중년 남성이었다. 자신의 아들이 숲을 지나다 웬 짐승에게 공격을 당해 팔과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하였다. 이런 일이 있기 처음 즈음에는 다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사람이 죽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위험하지만 그 숲 주위를 지나다녀야만 해서 마을 주민들이 마법사를 고용해 이 마물을 처치하자는데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하였다.

“그럼 오늘 제가 말씀하신 숲에 가서 처리해보겠습니다.”

“마법사님께서 꼭 마물을 처치해주세요. 보통 녀석이 아니니 조심하세요.”

“너무 걱정 마세요.”


* * *


에녹과 디오는 숲에 도착했다. 숲속을 걷다가 에녹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곧장 에녹은 디오를 무성한 식물로 둘러싸인 커다란 나무 아래로 데려갔다.

“디오, 여기에서 저를 기다려요. 마물이 주변에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을 남기고 에녹은 멀어져 갔다.

에녹은 가늘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줄기를 느끼면서 다가오고 있는 마물에 대항할 준비를 했다.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 기다렸다. 마물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모습을 드러냈다. 에녹은 미간을 찡그렸다. 늑대와 같은 형상이지만 그 크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일반적인 늑대의 열 배는 더 컸다. 계속 몸 주변에서 검은 마력이 흘러나왔다. 이 존재가 마을 주민들을 해쳤으리라.

에녹은 마음속으로 활과 화살 세 개를 그렸다. 동시에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활을 쏘는 자세를 취했다. 아무것도 없던 손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활과 화살 형태가 나타났다. 마물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마물은 순간적인 본능으로 이를 피했고 화살 세 개는 땅에 박혔다가 사라졌다.

곧바로 에녹은 바위에서 뛰어내려 마물의 등 위로 떨어졌다. 이번에 에녹은 순식간에 검 두 개를 마음속으로 그렸고 양손에 푸른빛을 내는 검 두 개가 쥐어졌다. 검 두 개로 힘껏 마물을 찔렀다.

검의 푸른빛 쪽으로 검은 기운이 빨려 들어갔다. 에녹은 몸을 뒤트는 마물 위에서 땅으로 내려왔다. 조금씩 마물의 크기가 줄어드는게 눈에 보였다.

‘두 검만으로는 약할 것 같군.’

이런 생각이 들어 정화 마법을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마물이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디오가 있는 방향이었다. 에녹은 땅에 오른쪽 손을 대고 외쳤다.

“아르곤. 그 아이를 보호해줘.”

땅에서 푸른빛이 감돌았고 표범과 같이 생긴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몸집은 결코 일반 동물과 같이 평범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그 신비한 생물은 빛의 속도로 마물을 쫓아갔다.


* * *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디오는 에녹을 걱정하며 기다렸다. 풀숲 저 너머에서 몇 차례 푸른색 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면서 웅크려 앉아있던 디오는 다리를 꼭 끌어안았다. 몇 분 후, 근처에서 들려오는 짐승의 거친 발걸음 소리와 땅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멀리서 희미하게 보이던 검은 무언가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자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다. 디오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엄청 커... ... . 저게 마물이라는 존재인가.”

마물이 디오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 뒤로 또 하나의 생물이 바짝 쫓고 있었다. 마물의 두 눈을 마주 보게 되자 디오는 식은땀이 나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에... 에녹... ... .”

마물 뒤에 있던 신비한 존재가 날렵하게 뛰어오르더니 마물의 목을 물었다. 마물은 방향을 크게 틀며 넘어졌다. 등 위에 박혀있던 두 개의 검에서는 푸른빛이 거세졌다.

그때 디오는 갑자기 눈앞에 사람 형상의 푸른빛이 감도는 것을 보았다. 점차 형상이 또렷해졌고 에녹의 모습이 나타났다. 에녹은 디오를 잠깐 바라보았다가 마물이 넘어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에녹은 두 손을 앞으로 뻗었고 푸른빛이 두 손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푸른빛은 마물을 둘러싸기 시작했고 이윽고 불꽃을 내듯 타올랐다. 마물의 크기는 점차 작아졌고 결국에는 늑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늑대는 아무 미동도 없었다.

아까부터 마물의 목을 물고 있었던 신비한 존재는 그제야 늑대의 목을 놓아주었다. 늑대의 등에 꽂힌 검의 형태도 사라지고 에녹도 두 손을 거두면서 푸른빛도 사라졌다.

“아르곤. 고마워.”

에녹은 신비한 존재를 바라보았고 이내 신비한 존재의 형상이 사라졌다.

에녹은 디오에게 다가갔다.

“디오. 많이 놀랐죠. 저 혼자 왔어야 하는데... ... .”

디오는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에녹을 꼭 끌어안았다. 참고 있던 눈물이 흘렀다.

“무서웠어요.”

에녹은 디오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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