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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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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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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60

작성
23.07.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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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4화

DUMMY

나즈를 따라간 곳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나즈만큼 커다란 나무는 내뿜는 기운이 남달랐다. 디오는 그 나무가 마력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나즈를 찾았지만 나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디오는 나무 앞에서 눈을 감고 기도를 드렸다.

‘인간들이 행한 과거의 어리석은 행동을 용서하세요. 어긋난 마력의 균형이 예전으로 돌아오게 도와주세요.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 힘들어하고 있어요.’

기도를 하고 있던 디오는 자신도 모르게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꿈속에서 디오는 땅을 파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 디오는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물었다.

“무엇을 하는 중인가요?”

질문을 받은 사람은 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말했다.

“저 나무를 심으려고요.”

땅을 파고 있던 사람은 잠시 손을 멈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질문을 건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때 의식을 잃었던 디오는 눈을 떴다.

헉헉헉.

‘무슨 꿈이지?’

디오는 문득 땅을 짚고 있던 손끝에 뭔가 만져지는 것을 깨달았다. 내려다보니 묘목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묘목이 나무 아래에 놓여 있었다. 디오는 잠시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이 묘목들을 심고 키우면 마력의 균형이 돌아오게 되는 것일까?’

조금 전, 꿈속에서 만난 자신을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예전에 몽환의 숲을 조사하면서 접한 책의 내용들도 떠올랐다. 디오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며 나무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디오는 일어나서 주위에 쌓여있는 묘목들을 가방에 담았다. 그 수가 많아 담는데만도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되짚어서 마법사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


원정의 시작점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디오와 마법사들은 묘목을 심기로 하였다. 하루에 최소 세 그루씩은 심기로 하였다.

나즈를 만난 지역에서 멀어지면서 디오는 다시 마법사들에게 마력 공급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디오는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가만. 내 기억이 맞다면 여기는 내가 마력 공급을 마법사들에게 하면서 지나간 곳이었는데. 다들 괜찮은가?’

디오는 주위를 서둘러 둘러보면서 마법사들에게 물었다.

“다들 괜찮으세요?”

아그니스가 디오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갑자기 왜?”

“예전에 여기 지날 때 제가 여러분에게 마력 공급을 연결하고 지나간 곳이었어요.”

“어? 진짜네. 근데 우리 왜 멀쩡하지?”

카이가 말했다.

“내 추측이지만 디오가 가지고 있는 묘목들 때문이 아닐까?”

조프리가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묘목 주위에는 마력의 균형이 바로 잡히게 되나봐요. 심어서 크게 자라나면 그 반경도 넓어지는 건가.”

나무 심기에 적당한 지역에 들어서면 여느 때처럼 마법사들은 묘목을 심었다. 디오가 묘목을 심은 곳을 흙으로 잘 덮어주고 있을 때였다. 옆에 있던 레오는 다 심어진 묘목에 축복마법을 주었다. 디오가 말했다.

“평범한 나무가 아니라서 그런가 눈 깜박이는 순간에도 자라는 듯해요.”

레오도 묘목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묘목 지니고 돌아가는 길에는 마물도 마주치지 않았어.”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마물이 이 나무를 꺼려하는 가보지. 아마 이 나무 곁에서는 힘을 못 쓸거야.”

“사람들이 마물 때문에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겠죠. 다행이에요.”

이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묘목은 디오의 어깨까지 자라있었다. 디오는 이를 보고는 싱긋 웃었다.

원정 생활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마물과 마주치는 일도 없어서 되돌아가는데는 2년하고 조금 걸렸다. 기나긴 원정이 끝나고 마법사들은 몽환의 숲과 하르타스의 경계 지역에 도착하였다. 니키타는 바로 소식을 전하는 새를 키르바르로 날려보냈다.

터커가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 수고 많았다. 다들.”

디오가 말했다.

“터커씨 덕분에 원정이 즐거웠던 거 같아요.”

터커는 씩 웃어보이면서 디오에게 말했다.

“수고 많았다. 디오. 어라? 원정하면서 키가 더 큰 거 같은데?”

“정말요?”

아그니스가 디오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만나서 영광이였어.”

디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그니스를 바라보았다.

“뭘 그렇게 놀래? 어서 손 안 잡니?”

디오는 서둘러 아그니스와 악수를 하였다.

니키타가 말했다.

“아마 다음 주에 키르바르 마법협회가 있는 성에서 여러분들 다시 모이게 될거에요.”

카이가 덧붙였다.

“질문이 쏟아지겠지. 다들 마음의 준비하고 오라구. 하하. 많이 아쉽지만 이만 인사하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원정을 이렇게 무사히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리고 우리의 목표도 이루었잖아. 그지 디오?”

디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어요. 이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죠?”

터커가 말했다.

“뭐 벌써 섭섭한 소리하냐. 니키타가 말했잖아 다음 주에 또 만난다고. 그때 가서 또 보기 지겹다는 소리 하지 마라.”

디오는 활짝 웃어보였다.


***


원정 이후, 마물의 수도 점차 줄어갔고 몽환의 숲의 영역도 점차 줄어가기 시작했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자주 보였다. 바니르와 하르타스 그리고 키르바르 간의 교류도 점차 늘었다.

카이가 디오에게 되물었다.

“정령의 숲 위쪽 사막을 건너고 싶다고?”

“네.”

“너 마법협회에서 일한지 몇 년 되었니? 2년 되지 않았나?”

“맞아요.”

“벌써 그만두고 싶은거야?”

“휴직 신청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요.”

“아. 휴직.”

“네. 좀 더 정확히는 사막 너머에 있는 드라센이라는 나라에 가려고 하는데요. 거기에 가신 적이 있으실 것 같아서요. 혹시 공간이동마법으로 도와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했어요.”

카이는 빙긋 웃더니 말했다.

“큭큭. 디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마법학교 선생님들, 에녹에게 물어봐도 안 도와줄 거다.”

“네? 왜요?”

“그 사막을 건너는 것이 아주 재밌는 시간이 될 거라서. 어림잡아서 석 달 정도 소요되는 편이야. 가방 잘 챙기고. 가방이라고 했다고 그냥 가방 들고 가면 바보다. 알지? 우리 원정 때처럼 잘 챙겨야해.”

“공간 연결 마법 말씀하시는 거죠.”

카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 사막에 석 달 분량의 물이랑 식량을 어디서 구하겠니? 몽환의 숲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외부로 얻는 마력에도 한계가 생길 테니. 마력 관리도 신경 써야 하고.”

“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조심히 잘 다녀와라. 몽환의 숲에서 겪은 거에 비하면 별거 아니겠지만 말이다. 하하.”

디오는 카이와 헤어진 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방 한켠에 섰다.

“준비해볼까.”

디오는 방 안에 여러 옷가지를 정리하고 오는 길에 사왔던 빵과 그 밖의 음식물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커다란 물통들에 물을 받아두고 뚜껑을 덮었다. 그 옆의 통 안에는 얼음들을 쌓아두었다. 그리고 마석과 마법약도 방 안에 두었다.

“시작해볼까?”

디오는 바닥에 문양 하나를 그려넣었고 가방 안쪽에도 같은 문양을 그려넣었다. 그 두 문양에 검은 마력을 불어넣었다. 번쩍이더니 검은 마력이 방 안과 가방을 휘감았다. 디오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동시에 휘날렸다. 시간이 지나고 맴돌던 마력빛이 잠잠해졌다.

“이러면 어느 정도 걱정거리가 줄어들지. 이젠 가보자.”

겉옷을 입고 가방을 맨 디오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검은빛이 디오의 몸을 에워싸더니 이내 모습이 사라졌다.

디오는 정령의 숲과 사막이 시작하는 경계지역 부근에 도착했다. 디오는 사막으로 발을 내딛으면서 중얼거렸다.

“하얗다.”

눈 앞에 펼쳐진 사막의 모래는 흰색이어서 마치 눈이 내린 곳 같았다. 디오는 씩 웃어 보이면서 걷기 시작했다.


***


“형! 이렇게?”

“더 강하게 밟아도 괜찮아.”

조그만 아이는 형이라고 부르는 남자 등 위에 발을 얹고는 꾸욱 꾸욱 눌렀다. 남자는 중얼거렸다.

“그래 그렇게... 아까보다는 시원하다.”

“형. 꼭 사과 주스 사줘야 된다. 약속했다. 알았지?”

“알어. 알어.”

남자는 남동생이 해주는 안마를 받고 난 뒤에 천천히 일어나 앉으면서 어깨와 목 주변을 손으로 주물렀다. 어린 남동생 머리카락을 손으로 흐트러트리면서 말했다.

“고맙다. 덕분에 뭉쳤던게 풀린 것 같아. 주스 사먹으러 가자.”

동생은 헐레벌떡 일어나서 신발을 신었다. 형과 동생은 그렇게 집을 나섰고 한 가게 앞에 들어가서 사과 주스를 두 개 샀다. 손에 주스를 들고 가게 문밖으로 나갔다.

동생은 유리잔에 담긴 사과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남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었는데 고개를 들자 키 큰 청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초췌해 보였다. 그가 신은 신발에 흰 모래 알갱이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입고 있는 옷도 색이 바랜 채로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나부꼈다.

‘이제 막 사막을 건너온 건가.’

설마했는데 그 청년이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와 말을 걸었다.

“저 혹시 들고 계신 게 물인가요?”

“아뇨. 사과 주스인데요.”

“저... 죄송하지만 한 모금 할 수 있을까요?”

남자는 당황했지만 손은 이미 청년에게 잔을 건내고 있었다. 청년은 빙긋 웃으면서 잔을 받아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 말과 동시에 청년은 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잠시 후 남자에게 도로 잔을 건네주었다. 찰나의 순간, 눈앞의 청년이 갑자기 주저앉았다. 남자는 깜짝 놀라 청년의 팔을 잡았다.

“이봐요. 괜찮아요?”

청년은 추욱 늘어져 옆으로 쓰러졌다. 남자는 청년을 향해 뭔가 계속 소리치다가 들쳐업었다. 주스 가게 사장님에게 남동생을 잠시 부탁하고는 어디론가 뛰어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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