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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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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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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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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660

작성
22.12.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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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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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화

DUMMY

“감사드려요. 마법사님 덕분에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겠어요. 수고 많으셨어요.”

마을 주민들은 에녹에게 연신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다시금 길에 오르는 에녹과 디오에게 옷가지와 사례금을 주었다. 무더웠던 더위가 가고 날이 차가워지기 시작해서 에녹과 디오가 입고 있는 옷이 앞으로 올 날씨에 적합하지 않아 보였던 것 같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에녹과 디오는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카이에게 가는 여정에 다시 올랐다.

디오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어제 일을 떠올렸다. 마법의 새로운 면을 본 것 같았다. 축복하고 치료하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많이 보았었는데 마물과 싸우면서 사용하는 마법은 또 다른 새로움이었다. 계속 마물의 모습과 그 마물의 목을 물던 신비한 생명체, 정화 마법을 사용하는 에녹이 떠올랐다. 걷고 걷다가 올려다본 하늘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에녹이 걸음을 멈추고 가방에서 겉옷을 꺼냈다.

“디오. 날이 차가워지고 있어요. 겉옷을 입죠.”

“네.”

“오늘 밤은 이 근처에서 머물게 될 것 같아요.”

걷다가 에녹은 불을 피우고 잠을 자기에 괜찮은 공간을 발견했다. 불을 피우고 자리에 앉아보았다. 옆에 놓인 벽 같은 큰 돌들이 바람을 막아주어서 비교적 따뜻하게 느껴졌다. 디오가 에녹에게 다가와 옆에 앉았다.

디오는 에녹을 쳐다보며 물었다.

“마법을 조금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에녹은 디오를 잠깐 보다가 다시 눈길을 모닥불 쪽으로 돌리고 말이 없었다. 디오가 말했다.

“마법을 사용해 보고 싶고 저번처럼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에녹은 계속 아무 말이 없었다. 디오는 에녹이 말하길 기다렸다.

침묵이 이어지다가 에녹이 입을 열었다.

“마법을 행하기 위해서는 체내에 마법 술식을 받아들여야 해요. 마법사가 그걸 해줄 수 있어요. 저는 제 친구 카이가 디오에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카이는 좋은 사람이에요.”

디오는 내심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에녹이 해주면 안되요? 저는 에녹에게 마법 술식을 받고 싶어요.”

에녹은 잠시 먼 곳을 바라보다가 디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체내에 마법 술식을 받아들이면 며칠 동안 몸이 아플 거에요. 괜찮겠어요?”

디오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마음이 들떠서 날아갈 것 같았다.

에녹은 디오에게 단검 한 개를 쥐여 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디오 맞은편에 서서 두 손을 맞붙여 오목한 모양을 만들고 앞으로 뻗었다. 흡사 물을 손에 담고 있는 듯이 보였다. 에녹은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아무것도 없던 손안에서 푸른빛이 나타났고 물소용돌이 같은 형상이 만들어졌다. 세차게 휘돌던 소용돌이가 조금 잠잠해지고 에녹은 눈을 떴다.

“디오. 아프겠지만 아까 준 검으로 손가락에 피를 내줄래요. 한 방울이면 돼요. 이 손안의 소용돌이 중앙에 피를 떨어뜨려주세요.”

디오는 에녹의 말에 따랐다. 디오의 피가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자 순식간에 불 형상으로 변해 활활 타올랐다.

“디오. 겁이 나겠지만 마음을 편히 가져요.”

에녹은 이 말을 남기면서 디오의 목 바로 아래, 가슴 정중앙으로 불 형상을 가져갔다. 처음보다는 잠잠해져서 크기가 작아진 불길이었지만 디오는 걱정스러웠다. 디오가 침을 꿀꺽 삼키는 그때, 에녹은 그 불 형상을 손에서 떠나보내 디오 몸쪽으로 향하게 두었다. 이윽고 불 형상은 디오 몸 안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따뜻한 느낌이에요.”

디오는 긴장이 순간 탁하고 풀려서 빙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마법 술식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면서 몸이 아플 거예요. 며칠 지나면 곧 나을 거니 견뎌주세요.”

에녹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디오는 가슴에서부터 팔과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서 있는 것이 힘들어 털썩 주저앉았다. 에녹은 디오를 부축해 담요가 깔린 곳으로 걸어갔고 디오를 자리에 눕혔다.


***


디오는 눈을 떴다. 웬 방안의 침대 위에 있었다. 마법 술식을 받을 때만 해도 바위로 둘러싸인 야외였는데 지금은 따뜻한 공간에 있었다.

‘에녹은?’

에녹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났다. 약간 현기증이 났다. 탁자에 놓인 물병을 보고 다가가 물을 마셨다. 그때 어디선가 탁탁 소리가 들렸다. 뭔가를 터는 소리였다. 커튼을 걷고 복도를 지나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에녹은 물에 젖은 옷가지를 탁탁 털면서 말리기 위해 널고 있었다.

에녹은 디오를 발견하고 말했다.

“깼어요?”

“에녹이 저를 이곳까지 데려왔어요?”

“네. 디오는 삼일 동안 잤어요.”

“여긴 어디죠?”

“카이가 사는 곳 근처 마을이에요. 공간 이동 마법으로 이 숙소에 왔어요. 그동안 디오의 입학시험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공간 이동 마법 말고 장거리를 직접 걸어 다녔던 건데, 사실 공간 이동 마법으로 빨리 올 수도 있었지요.”

계속 옷가지를 펼쳐 널면서 에녹은 말했다.

“날이 좋아서 옷가지를 빨았어요. 디오는 죽을 좀 먹는 게 좋겠어요. 잠깐 기다려요.”

에녹은 곧 불을 피우고 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디오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대낮이라 해가 쨍쨍하고 길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다.

‘이제 나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

디오는 괜스레 손바닥을 펼쳤다가 주먹을 쥐어보며 몸을 움직여보았다. 변한 점이 있는지 궁금해서였다. 그런 디오를 잠깐 보다가 에녹이 말했다.

“디오. 나중에 체내에 맴도는 마력의 순환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는게 좋겠어요.”

“네.”


***


에녹은 등을 곧게 펴고 바닥에 앉았다. 디오도 에녹을 보고 똑같이 했다.

“눈을 감고 숨을 내쉬고 들이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혀요. 그러다 보면 심장에서 온몸으로 도는 힘이 느껴질 텐데 그 흐름을 조금씩 따라가면 돼요.”

디오는 집중하기 시작했고 어떤 빛을 보게 된 것 같았다. 의식은 그 빛을 따라가 보았다. 심장, 팔, 손, 다리, 발을 천천히 돌아다녔다. 엄청 밝아질 때도 있었고 흐릿해질 때도 있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다가 눈을 떴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에녹이 물었다.

“어때요?”

“빛이 보여서 그걸 계속 따라갔어요. 온몸에 흘러 다니는 것 같았어요.”

“그럼 이번에는 손이나 발에 그 빛을 집중적으로 모아보세요. 그러면 이런 식으로 보일 거에요.”

에녹의 오른손은 푸른색 빛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디오는 눈을 다시 감고 빛을 찾았다. 오른손으로 빛을 모아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계속 빛이 흩어졌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다 보니 몸에 힘이 빠졌다. 디오는 숨을 다시 들이쉬고 내쉬었다. 다시금 오른손으로 빛을 집중시켰다. 오른손으로 빛이 모이고 모이더니 큰 빛이 생겼다. 디오는 눈을 떴고, 오른손을 쳐다보았다. 검은색 빛이 오른손을 감싸고 있었다.

“에녹! 저 좀 보세요! 오른손에 마력을 모았어요!”

디오는 마력을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기뻐서 에녹에게 오른손을 흔들어 보이며 외쳤다. 에녹도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녹의 그런 표정은 처음이었다. 에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디오는 자신이 마법을 쓸 때 일어나는 빛의 색이 ‘검다’는 사실을 곧 인식했다.

‘에녹처럼 푸른빛이었다면 좋을 텐데... ... . 혹시 검은빛이 나쁜 것일까?’

디오는 자신의 팔과 주먹 주위를 휘감은 검은빛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마음이 혼란스러워지자 검은빛이 잦아들더니 이내 사라졌다. 디오는 고개를 들어 에녹을 쳐다보았다. 에녹은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잘했어요. 디오. 그렇게 하면 돼요.”

평소의 에녹이었다. 안심이 되었다.

에녹은 짐을 하나 둘 정리하면서 말했다.

“내일이면 카이가 사는 집에 도착하게 될 것 같네요. 편히 자요.”

“에녹도요.”

아침이 되었고 에녹과 카이는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몇 시간을 걷다 보니 마을이 나왔다. 디오는 카이의 집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다. 숲속으로 들어가서 더 걷다 보니 큰 집 하나가 보였다. 나무와 식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디오는 문득 이 집에 정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어떻게 집에 들어가는 걸까? 마법으로?’

디오가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 에녹은 집의 벽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카이, 에녹입니다.”

그러자 벽에 보라색 빛이 일렁이더니 문이 하나 나타났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색 긴 머리를 풀고 있었고 키가 컸다. 체구가 남달라서 위압감이 있었다. 디오는 카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의 눈은 푸른색이었다.

“오랜만이야. 에녹! 근데 너 뒤에 웬 꼬마가 있어.”

“그는 ‘디오’라고 해요.”

“아, 맞다! 너가 편지에서 말한 그 소년이구만. 반갑다. 들어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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