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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검은 빛 마력의 소년, 마법사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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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이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6 21:50
최근연재일 :
2023.07.17 19: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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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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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1,660

작성
22.12.2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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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화

DUMMY

마법 학교의 입구에 다가서자 약간 공기가 무거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곧 평소대로 숨쉬기 편해졌다. 길을 따라 걸어가자 큰 성이 눈앞에 보였다.

‘이곳이 키르바르 마법학교... ... .’

심장이 두근거렸다. 시험을 치려고 온 사람들로 보이는 이들이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자 드넓은 공터가 보였다. 그 주위로 사람들이 서 있거나 앉아있었다. 공터 안으로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공터에서 사람이 한 명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공터 바깥으로 걸어 나갔다. 그와 동시에 어떤 사람 하나가 공터 안쪽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디오는 ‘안내소’라고 적힌 곳으로 걸어갔다. 안내원은 디오의 이름을 확인하고 번호를 알려주었다. 팔목의 초록빛 띠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면 공터 쪽으로 걸어가면 된다고 했다. 거기서 시험이 시행된다고 했다.

‘6번... ... .’

손목을 쳐다보니 띠 형상에서 번호와 이름이 움직이고 있었다.

디오는 공터 주위를 걷다가 한 계단을 발견했다. 올라가 보고 싶었다.

‘교실이나 기숙사가 있을까?’

디오는 용기를 내서 계단 위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아까 서 있었던 계단 앞쪽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디오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 분명 계단을 올라갔는데... ... .’

다시 한번 계단을 올라가 보았지만 다시 원래 서 있던 처음의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마법이 걸려있는 곳인가 보다.’

함부로 외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게 한 것 같았다. 디오는 돌아서서 공터 외곽에 섰다.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잠겼다. 이런 모든 새로운 상황들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손목에서 강렬한 초록빛이 번쩍였다. 디오는 공터 쪽으로 걸어갔다. 어느 순간, 눈앞에 한 남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짧은 머리에 카이처럼 체구가 큰 남자였다. 디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깥의 사람들이 다 보였다. 하지만 바깥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방식이었다. 남자는 뭔가를 적고 있다가 앞의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디오군이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이그나시오에요.”

엄청난 목소리였다. 배에서부터 끌어 올려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큰 힘이 실려있었다.

“시험이긴 하지만 대화하면서 풀어갈 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이그나시오는 디오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질문했다.

“마법 술식은 받으셨나요?”

“네.”

“술식을 전해준 마법사 이름이 뭐죠?”

“에녹이요.”

이그나시오는 살며시 웃음을 짓고 눈을 빛내며 말했다.

“디오는 운이 좋은 것 같네요.”

남자는 이어서 디오에게 배운 것을 물어보았다.

“체내에 마력을 순환시키는 것과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을 배웠어요.”

“보여주시겠어요?”

디오는 평소에 연습하던 대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평소와 조금 달리 마력의 양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을 내쉬면서 마력을 느껴보았다. 두 다리에 마력을 흘려보냈다.

‘됐어. 성공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쿠궁.

파바박.

검은빛이 다리 쪽에서 피어오름과 동시에 땅이 움푹 파이고 앞으로 갈라져 가는 것이 보였다. 점점 속도가 붙어서 앞쪽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눈 한번 깜박하는 찰나였다.

디오는 불현듯 눈앞에 서 있던 남자가 걱정되어 앞쪽을 쳐다보며 남자를 찾아보았다.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였다.

“이런 이런. 디오군, 진정해요.”

디오는 이 소리의 위치를 찾으려 두리번거리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그나시오는 허공에 떠서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적고 있었다. 디오는 곧장 자신의 두 손과 다리를 내려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그래요. 디오군, 잘 보았어요.”

이그나시오는 쾌활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땅으로 내려왔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또 볼 수 있기를 바라요.”

디오는 당황해서 물었다.

“예? 시험은 이제 종료된 건가요?”

“그래요.”

디오는 움푹 파인 땅을 흘깃 바라보고는 남자에게 인사했다.

“안녕히 계세요.”

“잘 가요. 디오군.”

디오는 돌아서서 앞으로 걸어갔다. 몇 발자국 걸어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그나시오라는 남자도. 시험을 대기 중인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앉아있는 것을 둘러보다가 성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


저녁에 에녹과 카이에게 시험에서 있었던 일을 말했다. 카이가 말했다.

“체내의 마력을 이용하는 것도 있지만, 외부에 있는 마력을 체내로 흡수해서 마력이 증가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어. 넌 아직 그 방법을 배우지 않았지만 시험장에서 순간적으로 외부의 마력을 흡수하다 보니 마력 제어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여.”

옆에서 듣고 있던 에녹도 말했다.

“그리고 학교가 있는 곳은 이곳보다 마력량도 좀 더 짙어요. 체내 마력을 순환시키는 일이 중요하고 시간이 걸려 익혀지는 것이라서 외부의 마력을 끌어오는 것에 대한 설명은 추후에 하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군요. 놀랐죠? 디오.”

카이가 중간에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건 합격하고 학교에서 배워도 되는 거니까. 그리고 시험장에서의 일은 내가 보기에 디오 너의 마력이 검은빛을 띠는 것과도 연관성이 있어.”

에녹은 카이를 쳐다보면서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카이는 그런 에녹을 보다가 말했다.

“물론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그래서 우리도 너에게 검은빛의 마력에 관해 말을 하기 조심스러워.”

카이는 차를 한 번 마신 후 다시 말했다.

“검은빛을 띠는 마력은 다른 색의 마력보다 마법의 본질과 매우 유사한 걸로 알고 있어. 그 말은 외부의 마력을 체내로 흡수할 때 허용치가 제한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무한하다는 의미도 될 수 있어.”

에녹은 디오의 등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걱정 말아요. 오늘은 피곤할 테니 올라가서 쉬어요.”

디오는 카이와 에녹의 얼굴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네. 그럼 내일 뵐게요.”

2층으로 올라가는 디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카이는 에녹에게 물었다.

“부담스럽게 만들 것 같아서 ‘마법계에서 그동안 찾던 사람이 바로 너야’라는 말은 안 했다. 잘했지?”

“그러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차차 알아가는 게 낫겠죠.”

“앞으로 기대되는구만.”

카이는 큭큭 웃음을 지어 보였다.


***


합격자가 발표되는 12월 10일이 되었다. 디오는 전날에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잠을 설치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자마자 손목을 바라보았다.

빨간색이기를.

아직은 초록색 빛깔이었다.

다른 쪽 손으로 시선이 향했다. 카이가 만들어준 마법의 팔찌였다.

디오는 뒤척이다가 창문을 열어 밖을 바라보았다. 활 쏘는 연습을 하는 에녹이 보였다. 화살 한 개를 쏘고 연이어 두 개를 더 쏘았다. 엄청난 속도였다.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문득 손목을 들어 올렸더니 띠에서 빨간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디오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에녹! 저 합격했어요!”

에녹에게 달려가서 큰소리로 외쳤다. 에녹은 손에 쥐고 있던 활과 화살을 내려놓으면서 미소를 활짝 지어 보였다.

“축하해요. 부모님께 편지 보내죠.”


합격자 발표일로부터 며칠이 지나 입학일이 되었다. 에녹은 옷을 입으면서 디오에게 말했다.

“카이는 마법협회에 일이 있어서 오늘 디오를 보지 못하고 간다고 해요. 건강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방학 때 보자고 전해달라고 했어요. 오늘은 저랑 학교까지 가요.”

디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를 마치고 학교로 향하는 마음은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했다. 학교 앞에 도착하고 에녹은 디오에게 말했다.

“학교생활 잘하고요. 편지 보내는 마법 배우면 편지해요.”

에녹은 손을 옆으로 흔들면서 말했다.

“또 봐요. 디오.”

디오는 에녹에게 다가가서 껴안았다.

“고마워요. 에녹. 열심히 학교 생활할게요.”


마법 학교 성문으로 들어가자 공터에는 디오 자신을 포함해서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웅성거리는 소리 속에서 시험 날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디오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이그나시오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으로 3명의 처음 보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저는 ‘이그나시오’라고 합니다. 저를 포함해 옆에 계신 분들은 수업을 통해 여러분과 만나게 되는 선생님들이세요.”

이그나시오는 손을 옆으로 뻗어 선생님들을 가리키면서 말을 이어갔다.

“왼쪽부터 ‘기예르모’ 선생님, ‘루시아’ 선생님, ‘휴고’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이라고 소개된 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한 발자국씩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이름을 부를게요. 손을 들어주면 되요.”

한동안 입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확인이 끝나자 이그나시오는 양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짝 소리를 내었다.

“여러분의 손목에 있는 띠에 여러분의 기숙사 방 번호가 나타날 거에요. 입학식이 마치는 대로 기숙사로 가시면 되요. 이틀 후부터 수업이 시작되니까 준비하시고요. 자세한 사항은 기숙사에 가면 각자 책상 위에 자료가 있으니까 읽으시면 되요. 입학식은 이걸로 마칠게요.”

단출한 입학식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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