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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 0601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드라마

완결

baekmirr
작품등록일 :
2022.03.17 03:29
최근연재일 :
2022.07.06 03:0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27
추천수 :
0
글자수 :
81,193

작성
22.05.13 07:38
조회
29
추천
0
글자
7쪽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

DUMMY

그날 저녁 야간자율학습시간.


담임에게 불려갔던 이표가 어두운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자 옆자리 현진은 귀에서 이어폰을 얼른 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담임이 뭐래?"


"응, 체육대학에 갈 생각없냐고..."


"체육대학 어디? 한체대?"


"어, 한국체육대학교인가 거기에서 연락이 왔었대."


"와, 정말?"



점심시간에 체력인증센터 직원들이 돌아가고 몇 시간이 지나지않아 한체대 교수로부터 연락을 받은 담임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이표를 조용히 불러내었다.


그에게 혹시 체육대학에 갈 의향이 있는지 물었던 담임은 그가 단칼에 거절하자 아쉬워하며 그와 잠시 진학상담을 했던 것이다.


정치인이 목표고 지방선거에도 출마하겠다는 그의 말은 들은 담임은 그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여러가지를 물어보았는데 이제 겨우 17세인 고1학생이 정부 고위 관료가 되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놓은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진보당' 당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하여 2년후 지방선거에 도전하겠다는 그의 말을 들은 담임은 그가 교실로 돌아간 후 그의 생활기록부를 조회해 보았고 그가 스위스에서 중학교과정을 마쳤다는 것 외에는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자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그의 진로를 정해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상담이 길어?"


"응,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시길래 진학상담 같은 것도 하고 왔어."


"그래? 넌 꿈이 뭐야?"



그녀가 갑자기 꿈을 물어보자 이표는 당황하여 현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자신은 현진의 꿈이 아나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꿈은 한번도 친구들에게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이표가 말없이 자신의 눈을 한동안 바라보자 그녀는 무안한 듯 얼른 고개를 돌렸다.



"아냐. 나중에 말해 줘."



그녀가 재빨리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으려하자 이표는 연필을 들어 그녀앞에 놓인 노트에다 희미한 글씨로 '통일'이라고 적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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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이표는 마음이 혼란스러워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신이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을지,


평양에 있는 가족들을 다시 볼 수는 있는건지,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다 마지막으로 부모님과 여동생의 얼굴이 떠오르자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



다음날 아침.



"오빠 지금 나갈거야?"


"어?"



현관앞에서 운동화를 신던 이표는 교복을 입은 나실이 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벌써 나가는거야?"


"응. 오늘 학교에 일찍 가야 해."



그녀는 현관앞으로 달려와서 서둘러 운동화를 신더니 주방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엄마, 학교 다녀올게!"


"그래, 잘 다녀와. 오빠랑 같이 나가니?"


"응."


"그래, 이표도 잘 다녀와."


"네,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둘은 아파트 입구를 빠져나와서 버스정류장쪽으로 나란히 걸었는데 같이 나오는건 꽤 오랜만이다.



"오빠, 요즘 학교 생활 어때?"


"응 그냥 잘하고 있어. 넌?"


"나야 항상 잘하지. 근데 오빤 친구 많이 사귀었어?"


"응. 스터디조 애들이랑 많이 친해졌어."


"스터디조? 거기에 여자도 있어?"


"응."


"몇 명?"


"두 명."


"우와 좋겠다. 예뻐?"


"......"


"사진 있어?"


"아니."


"에이, 오빠도 친구들하고 사진찍어서 인스타에 좀 올려. 그래야 친구가 많이 생기지. 지금 오빠 인스타에 아무것도 없지?"


"그래, 알았어. 그런데 나실아?"


"응?"


"오빠 폰으로 계속 이상한 문자가 오는데 한번 봐줄래?"


"무슨 문자?"



이표가 교복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어 건네자 그녀는 그가 내민 폰을 받아 전원버튼을 눌렀다.



"오빠 잠금장치 안 해?"


"응."


"왜 안 해? 누가 보면 어쩌려구?"


"괜찮아. 아무것도 없는데."



그의 스마트폰에 수신된 메시지들을 한참 확인하던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이표를 쳐다봤다.



"헐, 오빠 이게 다 뭐야?"



- 감사하지만 전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 죄송하지만 전 알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그가 보낸 답장을 본 그녀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이표를 바라보다가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수신차단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아, 이렇게? 그런데 이 사람들은 왜 자꾸 나한테 뭘 해 준다고 하는거야?"


"몰라. 엄마가 그것들 다 사기래. 무조건 수신거부 해."


"알았어."


"혹시 문자메시지에 링크걸린거 클릭한 적 있어?


"아니, 그런 적은 없는데..."


"그래 잘했어. 앞으로도 하지 마."


"왜?"


"나도 몰라. 암튼 클릭하지 마."


"그래 참. 그리고..."



이표는 자신에게 계속 이상한 이메일이 와서 고민이라는 것을 말하려다 이 문제는 남자인 중권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뭐?"


"아...아니야."



그는 며칠 전 어떤 여성이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는데 컬러로 된 나체사진을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라는 제목의 메일을 확인하다가 놀라서 인터넷 창을 닫아버렸는데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오히려 자신이 그 메일을 확인한 것에 대해 추궁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북에서 남파공작원으로 차출되기 직전 평양에 사는 친구 한 명이 집에서 음란물을 보다가 적발돼 부모가 함께 농촌 지역으로 추방된된 적이 있는 것이다.



"아무튼, 오빠 앞으로는 모르는 번호는 전부다 수신거부 해. 알았지?"


"그래. 알았어."



그녀가 건네주는 스마트폰을 받은 이표는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다 멀리서 대한고등학교로 가는 버스가 신호에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나실아, 나 버스 왔어. 오빠 먼저 갈게!"


"그래. 근데 오빠, 저거 탈 수 있겠어?"



그의 말을 듣고 뒤에서 신호에 걸려있는 버스를 발견한 그녀는 대략 50미터 정도 남은 정류장까지 그가 뛰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포기하라고 말하려다 그가 이미 떠난 것을 확인하고 허탈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순식간에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한 이표가 여유있게 버스에 오르자 그녀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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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교장을 바른 여학생 22.04.22 40 0 8쪽
10 조건만남의 미끼 22.04.20 43 0 9쪽
9 이은해 22.04.16 45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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