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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 0601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드라마

완결

baekmirr
작품등록일 :
2022.03.17 03:29
최근연재일 :
2022.07.06 03:0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20
추천수 :
0
글자수 :
81,193

작성
22.03.18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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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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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자본주의 냄새

DUMMY

2022년 2월. 북한 평양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지하2층 601호 밀실.


"이름?"


"홍이표."


"주소는?"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601"


"주민등록번호?"


"060601-3060113"


"이 세 가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말할 수 있게 외워둬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지난 일년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은 뭔가?"


"언어문제와 자유주의 자본주의를 학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네."



이표는 1년간 특수군사훈련을 받았는데 지난달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그 훈련에서 각종 무술과 살인기술을 익혔는데 마지막 수업에선 최단시간내 고통없이 자살하는 법을 배웠다.



"군사훈련은 안힘들었나?"


"할 만했습니다."


"언어문제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남조선 서울말을 익히는 것과 남조선 맞춤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다 익혔나?"


"완벽하진 않지만 거의 다 익혔습니다."


"사상문제는?"


"더러운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공부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넌 남조선 엘리트가 되어서 정부핵심관료가 되어야한다."


"......"


"그리고 지금부터 서울말을 써라. 인청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자연스럽게 구사할 줄 알아야하니깐."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는 장군님을 만나 말씀을 듣고 격려를 받게된다."


"네, 알고 있습니다."


"여기 있는 가족들은 지금처럼 지낼 것이니 걱정말고 이메일을 받으면 24시간안으로 답신을 해야한다. 만약에 24시간을 넘기면 네 신상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간주하겠다."


"네, 알겠습니다."


"좋다.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동지."



다음날 오후 이표는 러시아를 통해 스위스행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스위스 취리히 국제공항에 내릴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잤다.


앞으로 몇 년 동안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슬픈 마음에 밤을 꼬박 새었는데 해가 뜰 때 쯤엔 이제 겨우 16살인 자신이 완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는 압박감이 갑자기 밀려왔었다.


아침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때에는 긴장감이 극에 달했는데 하루동안 여러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낀 것이 스위스행 비행기안에서 극도의 피로감으로 몰려온 것이다.


취리히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하루동안 호텔에 머물다가 대한민국으로 떠난다.


인천공항에는 자신의 위장가족들이 마중을 나와있을것이다.


보위부 간부의 말에 따르면 서울에서 지낼 집에도 여동생이 하나 있다는데 평양에 살고있는 자신의 친여동생과 닮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대학교수이고 어머니는 신문기자출신의 평범한 주부인데 둘 다 어릴때 자신과 같이 지령을 받고 남파된 요원들이다.


여동생은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여중생인데 부모의 출신성분을 모른다.


자신은 이제 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하며 명문대에 진학해서 엘리트코스를 밟고 정치계에 입문해야한다. 만19세가 넘으면 지방선거에도 출마해야 하는데 그때가 되어서 정계 입성이 힘들 경우에는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를 준비해야한다.


당장 서울에 도착하면 며칠 후에 대한고등학교에 입학하는데 3년동안 교과성적도 우수해야한다.


이미 평양에서 영재교육을 받아 수학, 과학, 영어는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모두 끝냈지만 국어, 사회, 한국사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국어와 사회, 역사는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치르는 고3 수능모의고사 시험지를 입수하여 모의시험을 보면 국어, 사회, 한국사는 항상 3등급 이하였다.


그의 아이큐는 160이 넘었지만 북한체제 사상교육에 세뇌되어 버린 두뇌는 인문, 사회과목까지 높은 성적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틀 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입국장을 나오자마자 '홍이표'라는 글자가 세겨진 하얀 종이를 들고있는 여학생을 보았는데 이제 자신의 여동생이 될 여자아이다.


"어머 네가 이표니? 어서 와."


그 여자아이의 뒤로 세련되고 지적인 외모를 가진 한 중년여성이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왔는데 이제부터 이 여자는 자신의 어머니다.


그녀의 뒤에는 뿔테안경을 쓴 정장차림의 중년남자가 서 있었는데 이표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동무..아니 어머니."



그녀는 처음보는 자신을 반갑게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여주었는데 그녀의 옷에서 옅은 향수냄새가 전해져왔다.


자본주의의 냄새이다.


이제부터 이 냄새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이표는 그녀의 품에 안겨 한동안 가만히 있었는데 평양에 계신 어머니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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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이키 운동화와 인스타그램 22.03.20 54 0 7쪽
» 자본주의 냄새 22.03.18 66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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