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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 0601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드라마

완결

baekmirr
작품등록일 :
2022.03.17 03:29
최근연재일 :
2022.07.06 03:0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21
추천수 :
0
글자수 :
81,193

작성
22.04.22 03:08
조회
39
추천
0
글자
8쪽

교장을 바른 여학생

DUMMY

- 여보세요.


- 고마워.


- 여보세요?


- 도와줘서 고마워. 나 아까 점심시간에...


- 아, 선배님.



이표는 오늘 점심시간에 두려움에 떨면서 도와달라고 말하는 여자선배가 내민 스마트폰을 받아 자신의 폰으로 전화를 걸고 그녀에게 다시 돌려주었었다.


이제 곧 5교시 수업이 시작되니 우선 교실로 들어가서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말하고 교실로 돌아왔던 것이다.


5교시 수업이 끝나자마자 이표는 가방에서 폰을 꺼내어 그녀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다.



- 난 2학년 4반 박채영이야.

너가 누군지 모르지만 난 이 학교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처음 보는 너에게 이렇게 문자 보내.

아까 창고에서 나를 때린 선배들은 3학년 일진언니들이야.

1학년때 그 언니들이한테 잘 못 보여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

그때 그 언니들이 우리반에 들어와서 아이들한테 나랑 한마디라도 얘기하는 애가 있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는데 그 이후로 아무도 나에게 말을 안걸어.

2학년 올라와서 너무 힘들어서 그 언니한테 사과하려고 갔는데 자기가 시키는대로 하면 용서해 준 댔어.

그래서 알겠다고 하니까 모르는 남자어른을 만나라는거야.

그 아저씨 차를 타고 어디로 가면 곧 자기들이 들어와서 구해준다고.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게 너무 무서워서 대신 돈을 주겠다고 했더니 창고로 끌고가서 나를 때렸어.

그러더니 예전에 내 폰을 뺏어가서 복사해 간 내 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했어.

처음엔 학폭위에 신고를 했는데 다음날 담임이 부르더니 나를 막 혼냈어.

그래서 경찰서에 직접 가서 신고도 했는데 그 언니들이 협박한 증거나 협박한 장면을 본 친구 한 명만 데리고 오래.

그런데 증거도 없고 친구도 없어서 결국 다 포기했어. 난 부모님이 안계시고 동생이랑 둘이 살고 있어. 너가 누군지 모르지만 너무 힘들고 죽고 싶어서 이렇게 문자라도 보내.

난 동생때문에 죽을 수도 없어.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이표는 이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읽고 고민을 하다가 반장선거때 '여학생 청소년 인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던 지현을 생각해 낸 것이다.


지현은 그녀를 데리고 교장실로 찾아가 그 동안의 일을 다 얘기하고 그녀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장은 지현을 그저 당돌한 여학생이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그의 담임을 통해 지현이 '추적단 불꽃' 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급히 학폭위측에 연락을 했다.


그 피해학생이 학폭위에 신고를 했지만 학교측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사건이 흐지부지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 피해학생을 데려온 박지현이라는 신입생을 통해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지금 같은 사회분위기에서 기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수사가 시작되면 해당 학교 관계자들은 중징계를 받을지도 모르고 그 사건을 해결했어야 했던 최고책임자는 바로 교장인 것이다


그날 오후 그 여학생 일진들은 수업 도중 급히 자신의 반 담임에게 불려가 모두가 자백을 하고 각자 격리되어 자술서를 써야 했다.



- 다행이에요. 선배님.


- 정말 고마워. 나중에 은혜 꼭 갚을게.


- 아니에요. 지현이가 해결해 준 건데요.



전화를 끊은 이표의 얼굴이 밝아지자 나실은 일이 잘 해결된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된 거야? 그 일진들 잡혀갔대?


"응. 다 잡혀갔대."


"아, 정말 다행이다. 오빠가 아무리 주짓수인가 뭔가를 했어도 일진들하고 어떻게 싸워?"


"그래, 다치면 안되지."


이표는 다시 책상앞에 앉은 여동생이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일 남학생 일진들이 교실로 찾아올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등교한 이표는 창가쪽 책상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으로 시간표를 보면서 어제 5, 6, 7교시에 있었던 수업들을 확인했다.


어제 오후 수업 내내 정신줄을 놓고 있어서 무슨 수업이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수학, 영어, 과학이었던 것을 확인한 그는 시간표 창을 닫았는데 다행히 세 과목 모두 수업을 듣지 않아도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과목들이다.


곧바로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그는 자신의 계정이 게시물 0, 팔로워 1, 팔로우 1 인 것을 보며 팔로우는 절대 만들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양 보위부에서 나중에 자신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누군가와 접촉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유일한 팔로우가 될 여동생의 계정에 접속한 그는 게시물들을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옆자리에 갑자기 누군가가 가방을 털썩 내려놓자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중권이다.



"야, 너 그 얘기 들었냐? 우리반에 지현이라는 애 있지? 어제 반장선거 나왔던 애. 걔가 어제 교장실에 찾아갔었대."



이표는 중권이 그 사실을 벌써 어떻게 알았는지 신기하다고 생각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래?"


"걔 아는 언니가 일진한테 돈을 뺏겨서 빡쳐서 찾아간거래."



이표는 그가 알고 있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에 허탈한 기분이 들었지만 중권은 마치 자신이 실제로 겪은 일인것처럼 입에 거품을 물며 말했다.



"걔가 추적단 불꽃인가 거기 대표잖아. 교장한테가서 내 아는 언니가 일진한테 털렸다. 니가 책임져라. 뭐 이렇게 했다는거 아냐?"


"......"


"와, 겁나 멋있지 않냐? 교장을 바르다니..."



이표는 이제 학생들이 쓰는 말들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에게 대답했다.


"야, 그런데 그런 소식은 어떻게 아는거야? 난 그게 더 신기해."


"아 맞다. 너 왜 단톡방에 안들어오냐? 어제 종례때 담임이 단톡방 만들었다고 했잖아. 너만 안들어왔어."



이표는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어 카톡에 접속해 보았지만 '단톡방'이라는 곳에 어떻게 들어가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야, 그러고 보니까 아직 내가 너 번호도 모르고 있었네. 너 번호 뭐냐?"



이표가 번호를 말해주자 그는 전화를 걸더니 바로 끊고 그 번호를 연락처에 저장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카톡으로 들어가더니 이표를 친구추가하고 단톡방으로 초대했다.


이제 1학년1반 단톡방에 담임선생님까지 모두 31명이 모이게 되었다.


이표는 단톡방에 있는 학생들의 프로필 사진들을 차례로 훓어보다가 '박지현'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짧은 카톡을 보냈다.



- 어제 고마웠어.



그는 학생들의 프로필 사진들을 계속 훓어보다 '진중권'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그의 사진을 터치했는데 AIA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한 운동선수가 손가락으로 네모를 만들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배경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이표는 그가 어제 말한 '슈퍼쏘니'가 바로 이 선수를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인터넷에 들어가 '슈퍼쏘니'를 검색했다.


남조선 인민들 모두가 알고 있는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 대충이라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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