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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 0601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드라마

완결

baekmirr
작품등록일 :
2022.03.17 03:29
최근연재일 :
2022.07.06 03:03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932
추천수 :
0
글자수 :
81,193

작성
22.03.30 06:41
조회
51
추천
0
글자
7쪽

몸이 기억하는 것

DUMMY

"오빠, 들어가도 돼?"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방 책상앞에서 멍하게 앉아 있던 이표는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문밖에서 여동생 나실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랐다.



"어..어, 들어와!"



방으로 들어선 나실은 아직도 교복차림으로 책상앞에 앉아있는 그를 보고는 놀라며 말했다.



"오빠, 뭐해?"


"어. 그냥 있어. 언제 왔어?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왜?"


"교복도 안 갈아입고 책상에서 뭐해?"


"이제 갈아입어야지."



그녀가 계속 놀란 표정으로 서 있자 이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어보였다.



"앉아. 거기 서 있지만 말고."



이표의 표정이 밝아지자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더니 후드 티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오빠 내가 지금 톡 보낼테니까 좀 봐봐. 내 친구들이야."



이표는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오늘 하루종일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그가 소리모드를 무음에서 소리로 바꾸자마자 '카톡' 소리가 연달아 울리며 채팅창에 그녀가 오늘 찍은 사진들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그녀를 포함한 네 명의 여중생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손으로 V자를 하고 있는 사진부터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들이 계속 올라왔는데 이표는 계속 스크롤을 하며 사진을 하나하나 보다가 결국 지쳐서 그냥 올라오는대로 훓어보았다.


북한에서는 평양에 사는 사람들도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지 않다.


현상소에 맡기면 당에서 모든 사진들을 검열하기 때문에 사진을 함부러 마구 찍지 않는다.



"오빠, 방금 보낸 사진 봐봐. 예쁘지?"



방금 올라온 사진은 짧은 치마를 입은 네 명의 여학생들이 모두 다른 표정을 하고 각자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었는데 가장 오른쪽에 그녀가 있었다.



"너희 교복이 왜 이래?"



네 명 모두 허리선이 쏙 들어간 재킷과 무릎위까지 올라오는 짧은 교복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내가 몰래 한 벌 더 사서 수선한거야. 다들 그렇게 입어."


"그래도 이건 좀..."


"엄마한테는 비밀이야, 알았지?"


"그런데 학교에서도 이렇게 입고 다녀? "


"헐, 당연 아니지. 이렇게 다니면 죽지."


"......"


"오빠 레알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


"스위스에서는 교복 안 입어?"



이표는 순간 당황했지만 평양에서 외국어 공부를 할 때 러시아어 교과서에 교복입은 학생들 사진이 있었던 것이 얼핏 기억났다.



"아...입긴하는데 이렇게 수선은 안 해."


"여기서는 이렇게 안 입으면 친구랑 같이 못다녀. 아싸 돼."


"아싸?"



북한에서 남조선 서울말 교육시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다.



"그래, 아웃사이더!"


"아. 아웃사이더?"


"뭐 범생이나 찐따같은 애들은 그냥 입고 다니기도 해."



그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내가 친구들 보여줬으니까 오빠도 나중에 절친 생기면 찍어서 보여줘. 잘 생긴 오빠들만."



그녀는 혼자 킥킥 웃으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이표는 그녀가 방을 나가자마자 컴퓨터 전원을 켰다.


그는 인터넷 창을 띄우고 네이버로 들어가 '레알, 범생, 찐따' 차례로 검색했는데 고등학생들도 쓰는 말일지 모르니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네이버에서 검색을 끝내고 구글에 접속하여 이메일을 확인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 111년 3월2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 무력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 17형 시험 발사를 단행할 데 대해 친필 명령.



이표는 간단한 답장을 쓰고 '보내기' 버튼을 클릭했는데 24시간안에 답신을 하지않으면 당에 대한 충성심을 의심받게 된다.


그는 인터넷 창을 닫고 컴퓨터 전원을 껐는데 내일은 인스타그램에 가입하기로 어제 여동생과 약속했다.


----------------------------------------------------


다음날 아침.


많은 학생들을 따라 교문으로 들어서던 이표는 근처에서 누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여러 명의 남녀학생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자신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이표는 그들을 모두 살펴보았지만 전부 처음 보는 얼굴이다.


명찰을 보니 자신의 명찰과 색깔이 달랐는데 2,3학년 남녀학생들이 여러 명 섞여있는 듯 하다.


"야, 그래 너. 이리 와 봐."


한눈에 봐도 불량 학생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표는 그냥 모른척하고 가려다 나중에 교실로 찾아올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할 수 없이 그들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가 걸어오자 우두머리로 보이는 키가 작고 눈이 가늘게 찢어진 한 남학생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표를 쳐다보았다.



"야 임마, 내 말 안들려?


"네?"


"선배가 부르면 얼른 뛰어와야지."


"아 네, 죄송합니다."


"니가 스위스인가 스웨덴인가 에서 온 놈이냐?"


"네?"


"너 1반이지?"


"네."


"너 좀 있다가 점심시간 땡하면 여기로 나와. 선배가 할 말이 있으니까."


"네?"


"귀 먹었냐? 같은 말을 몇 번 해야 해?


"......"


"나올 거지?"


"무슨 일이신지..."


"무슨 일?"


"......"


"우리가 학교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좀 하고 있는데 너도 좀 도와줘야겠다."


"무슨 일을..."


"응, 우리가 학교를 위해 봉사를 좀 하고 있어."



그의 입에서 '봉사'라는 단어가 튀어나오자 뒤에 서있던 학생들이 낄낄거리며 크게 웃었다.


이표는 본능적으로 그의 명찰을 보았는데 이름이 '김재원'이다.


빨간색 명찰이 몇 학년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로 보아서는 3학년이 분명했다.


그의 목에는 작은 컬러 문신이 보였는데 옷깃을 올리면 보이지 않도록 교묘하게 새겨넣었다.


갑자기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자 이표는 본능적으로 오른쪽 발을 뒤로 뺐는데 북한 특수부대에서 훈련받은 기술을 몸이 기억하고 있다.


그는 이표를 위협하려는듯 이표에게 다가오며 손을 들었는데 마침 종이 울리며 한 남자선생님이 교문을 닫으려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야, 너네 빨리 안들어가?"



재원은 이표를 노려본 채로 시선을 떼지 않고 건물쪽으로 몸을 돌렸는데 함께 몰려있던 학생들중 한 명이 그를 잡아 당겼다.



"야 나중에 해. 보고 있잖아."



그들이 모두 건물입구로 들어가자 이표도 그들을 따라 건물쪽으로 달려갔는데 건물입구에 도착한 그는 두세 계단씩 빠르게 뛰어올라갔다.


날렵한 몸으로 순식간에 3층에 도착한 그는 1학년 1반교실이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북한 특수부대에서 훈련은 살인기술 위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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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조건만남의 미끼 22.04.20 43 0 9쪽
9 이은해 22.04.16 45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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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일진 22.04.09 44 0 6쪽
6 반장선거 22.04.06 48 0 9쪽
» 몸이 기억하는 것 22.03.30 52 0 7쪽
4 동무 여러분 22.03.25 47 0 6쪽
3 네임펜 22.03.23 54 0 7쪽
2 나이키 운동화와 인스타그램 22.03.20 55 0 7쪽
1 자본주의 냄새 22.03.18 67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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