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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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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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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971

작성
21.09.09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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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3

DUMMY

입구에 도착하자마다 확실히 그 집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영계에 너무 가깝네. 이계화가 진행되고 있어.”


시아도 알아챈 모양이었다.


“사고 물건이라고 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말끝을 흐리는 것을 보면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다니키는 이걸 시아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렇기 때문에 준 거라고 생각해야 할 터였다.


릭이 보기에 시아는 그렇게 당황한 건 같지는 않았다.

예상외이기는 해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어쩌면 옆에 릭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이계화되고 있는 지역을 바로 잡기 위해서 필요한 인재란 바로 마법사였다.


릭은 마법 능력을 종종 보여줬기 때문에 이 상황을 바로 잡을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실제로 하려면 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그렇게까지 심각한 장소는 아니었다.

비마법사는 살아갈 수 없겠지만, 릭 정도의 고위 마법사라면 수습하는 일이 가능했다.


“일단 퇴치해야겠지.”


릭이 말하자 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럴 거야.”라고 대답했다.


“마법사인 네가 있어서 편하겠어. 내가 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좀 위험하거든.”


“뭔가 의식이라도 하는 건가?”


마법 의식은 굳이 마법사가 아니라도 할 수 있긴 했다. 마법사가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효과의 차이가 크게 나긴 하지만, 일반인이라고 해서 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이 정도라면 가능성은 반반 정도였다.

물론 시아가 흐트러짐 없이 의식을 제대로 치러낼 때의 이야기였다.


“아니, 영계는 기계와 거리가 멀거든. 전파가 통하는 공간이 되면 통상 공간에 가깝게 돌ㅇ오게 돼. 영계와의 접점이 되는 영핵이 네트워크의 토대가 되는 정보차원과 반발하는 건 알고 있지? +와 -를 더하면 0이 된다는 뜻이지.”


“괜찮은 발상인데.”


“하지만 그걸 나 혼자 하려면 어렵잖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지. 그녀는 아마 내가 아직 팀을 데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안타깝게도 내 팀은 이미 한 명도 남아있지 않지만.

낙하산 한 명만 남고 다 사라졌어. 끔찍해.”


그런 것 치고 시아는 겉으로 감정 표현을 가제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분하기는 할 것이다. 여태껏 쌓은 직위가 하루 만에 무너져 버렸으니 말이다.


‘그것도 상사가 바보 같은 짓을 해서 문제가 생겼으니 말이지.’


시아가 정보 수집에 소홀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클론오크에 대해서 자세한 정보를 습득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몰수도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온갖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도시 내부의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도, 군부의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도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도시 내부의 루머가 빈민가로 흘러드는 일은 정말 드물었다.

요새도시 내부의 이야기가 들리는 경우는 도시의 지배자들이 그들 자신에게 필요한 목적을 위해 일부러 정보를 흘릴 때였다.


심지어 그 정보들은 정확하지조차 않았다.


어디까지나 빈민가의 조직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하기 위한 소문들이었다. 반드시 정학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직들은 도시의 정보에 휘둘렸다.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인데 시아에게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추궁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다.

애초에 클론오크에 대한 정보는 빈민가 전체를 뒤져봐도 애매한 정보뿐이었다. 어떻게 보면 빈민가의 사람들은 처음으로 진정한 클론오크들의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도메니코였지.’


너무 과욕을 부린 것이 문제였다. 공을 세우고, 외부의 입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이해했다. 안젤로와 카밀라 때문에 내부에서 확장은 어려운 상황. 부친인 안토니는 현재 병상에 있기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


내부 후계자는 거의 안젤로가 되는 걸로 확정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발 역전을 노리려는 시도 자체는 해볼 만한 시도였다.


하지만 미지의 적을 얕보고 건드렸다.

클론오크들 자체도 문제였지만 그들이 형제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도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도메니코는 처음부터 클론오크들을 공격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클론오크들의 정보를 모으라고 지시를 내렸어야 했다.


신중함이 부족했던 결과 그 자신도 위험한 상황이 된 것이다.


“힘내라고 밖에 말 못해주겠군. 지금부터라도 재기할 수 있어. 그 다니키라는 브로커. 도시의 주민이지? 보통이 아니더군. 그런 자의 눈에 들었다면 충분히 미래가 있겠지.”


“글쎄. 어떨까? 그 분과 알고 지낸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 도메니코의 명령으로 그녀의 뒤를 캐던 도중에 만나게 되었거든.”


시아가 리모컨키를 눌러 집의 문을 열었다. 전기가 들어오고 있는 듯 했다. 전기는 훔쳐오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사실상 범죄단인 스캐빈저 단의 본거지가 제대로 정부에 등록되어 있을 가능성은 낮았다.


스캐빈저로서 활용하다보면 전기를 엄청나게 쓰기 때문에 일반저택에서 살았다면, 순식간에 단속당하는 꼴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그 점이 그녀의 마음에 들었겠지. 나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도달한 네트워크 워커야.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는 모든 방면에서 침입을 차단했는데 나는 가능했던 거지.

문제는 나도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는 점이지만.”


“그래도 다니키는 마음에 들어 했다는 건가?”


“그래. 마음에 들어 했어.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호를 잡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 빨리 이 집을 정리하자.

안에 있는 가구들은 모두 가져도 좋다고 했어.”


“귀신들린 집의 가구라니. 불길한데.”


물론 퇴치할 생각이긴 했다. 하지만 퇴치하는 건 퇴치하는 거고, 찝찝한 건 찝찝한 거였다.

아무리 깨끗한 집이라도 사람이 자살한 방에서 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불행이도 지금이 바로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이 열리자 릭은 앞장서서 들어갔다. 시아를 앞장세울 생각은 없었다. 마법사 특유의 감각으로 이 집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이계화가 될 정도의 장소에는 강력한 영맥이 흐르거나, 영핵이 자리 잡은 장소가 아닌 한 영계와 현세의 경계를 허무는 치명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았다.


감정의 폭발은 영계를 파괴하고, 영계의 너머에 있는 감정의 정령들을 불러 들였다.

당연하지만 이런 감정적 폭발은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강했고, 그 때문에 불려오는 정령들 역시 파괴적이고 사악한 놈들일 가능성이 높았다.


정령이 넘어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찢어진 차원의 경계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이계의 힘을 흡수한 영혼이 떠돌아다니거나, 일어난 사건 자체가 반복되면 발생되는 이상 상황이 벌어지는 등 기괴한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 덕에 이계화한 장소에서 뭔가 사건이 있었다면 그 사건의 기억을 잃어내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단지 읽어낼 수 있는 사연의 상세여부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다였다.


희미하게 릭이 느끼기로는 이 집은 원래 마피아와 관련되어 있는 듯 했다.

일가가 살고 있었지만 그는 범죄자였고, 타조직과의 갈등으로 공격당했다.

14살짜리 딸은 강간당하던 중 사망했고, 아내는 강간당한 후 살해당했다.

그 광경을 남자는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고, 산체로 내장을 끄집어 내지고, 각성제를 맞아 죽을 때까지 또렷한 고통을 받으며 비참하게 죽었다.

이후 시신은 본보기로 사용된 듯 했다.

그리고 이 저택에는 그때 남은 원한이 이 저택에 남아 있었다.


재수 없이 이 자리가 영맥이 흐르는 자리였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공급된 것이다.


이 공급을 끊는 방법은 시아가 말한 방법도 있지만, 머물고 있는 원령을 격퇴하고 차원의 경계를 수복하는 방법도 있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영맥 자체를 조종하는 방법이었다.

영맥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마법적 기량이 필요했지만, 릭 본인이 바로 그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였다.


“시작부터 덤벼들지는 않는 군.”


릭은 주변을 돌아보며 원령의 존재를 확인했다.

일반 들어온 사람과 동조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공격받을 염려는 없었다.


원령은 결국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었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특정 주파수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원령이 습격하는 순서는 간단했다. 바로 주파수를 맞추는 순서였다.


영감을 가진 인간일수록 주파수를 맞추기 쉬웠다.

당연히 마법사 역시 주파수를 맞추기 쉬운 대상이었다. 다만 릭은 이미 강력한 방어주문을 구축해 자신을 지키고 있었고, 시아도 보호해주고 있었다.


이 공간에 존재하는 원령 수준의 힘으로는 릭의 방어를 뚫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정말 대단하네. 나는 이런 일을 대비해서 비싼 호부를 돈 주고 샀었는데.”


사고 물건에 원령이 남아있는 경우는 흔한 일이었다.

특히 스캐빈저는 아무래도 남들이 꺼리는 매물을 인수해 세탁하기 마련인지라 사고 물건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았다.


시아가 아니더라도 좀 경험이 있는 스캐빈저는 이 정도는 준비해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더크나 에릭, 헬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뭐, 날 만들 때 돈을 들였나 보지.”


“무서운 이야기야. 너 정도의 술자라면 길드에서도 통할 거야. 그런 수준의 마법사를 인공적으로 만든 것 까지는 좋아. 하지만 아무런 제약도 가하지 않고 그냥 풀어 두는 건 역시 지나친 일 같지 않아?”


“내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솔직히 그리 좋게 봐주기 어려운 일인 하군.”


릭은 고개를 움직여 주변을 살폈다.

사실 릭은 시아와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지 않았다. 지금 이 건물의 내부는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집중을 잃고 싶지 않았다.


사방에 지박령들이 박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괴로워하고 있었지만, 이 건물 자체에 귀속되어 있어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원래라면 영계로 떠났어야 하는 혼들이 지금 이 건물로 귀속되어 해방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릭과 시아가 복도를 걸어 들어오자 기겁하며 물러섰다.

그들 개개인이 가진 힘으로 릭과 시아에게 맞설 수 없었다. 그러기엔 두르고 있는 마법적 방어가 너무 견고했다.


릭은 계속 걸었고, 시아는 말없이 따라왔다. 일단 전문가를 따를 생각이었다.

그의 마법 능력에 관해서는 토를 달 생각이 전혀 없었다.

클론 오크와 대결하는 장면은 이미 봤었다. 거기에 다니키의 인왕상과 싸우는 모습도 봤었다. 장비들도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장비들인 것을 보면, 릭은 상당한 기량의 마법사일 가능성이 높았다.


도메니코의 밑에 있을 때 가진 능력에 대해서 거의 설명하지 않았던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그의 입장에서는 일단 자신의 능력을 숨기는 것이 바로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모난 정이 망치를 맞는다고 돌출된 존재에게는 누군가가 제약을 걸려고 하기 마련이었다.

아무런 기반도 없는 인간이 그런 돌출된 능력을 내비치게 되면 제거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능력이 있는 자는 위협이 되기 때문이었다.


빈민가의 사람들은 강자를 중심으로 모이기 마련이었다. 방치하다가 재수없으면 신흥 세력이 탄생하는 빌미를 줄 뿐이었다.


“내 탐지기에 따르면 여기가 영맥이 흐르는 자리 같은데.”


시아가 말하자 릭도 “맞아.”하고 동의했다.

영맥은 지금 바로 발밑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릭이 영맥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위협으로 여겼는지 원령들도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방에 깔려 있는 지박령들이 움직여 한 지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릭은 영맥을 조작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약해진 차원의 장벽을 영맥의 힘으로 수복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영맥을 지배하고 있는 존재는 원령이었다.

원령의 힘이 릭에게로 역류해오려고 하고 있었다. 릭은 그 저항감을 정신력으로 내리누르며 마력을 방출했다.


영맥 전체에 뻗어있던 원령의 기운을 힘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시간이 있다면 좀 더 세련된 방식을 쓰겠지만 지금 시간이 없었다.

원령이 힘을 모으고 있는 지금, 귀속된 영들을 컨트롤 하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에 확실하게 해치울 생각이었다.


오히려 원령은 이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능으로 영맥을 지배하고 다루고 있었겠지만, 진짜 영맥을 어떻게 다루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마법사가 거점을 만든다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영맥을 지배하거나 인공 영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릭은 원령의 기운을 씻어낸 후 영맥의 에너지를 움직여 차원의 경계를 수복했다.

하지만 건물에 서린 불길한 기운이 아직 사라진 건 아니었다.

영맥이 수복되었더라도 존재하는 원령이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죽어! 죽어! 죽어!”


비명처럼 괴성을 내지르며 천장에서 원령의 무리가 쏟아져 내렸다.


작가의말

더 일찍 올리고 싶은데 손이 느리다보니 답이 없네요. 눈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72 아침기상
    작성일
    21.09.09 03:30
    No. 1

    스토리가 달라지고 진짜 동료를 만드려나 보네요.
    솔로가 힘들긴 하죠. 시간상으로도 이것저것 할거 많은데 힘들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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