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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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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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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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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8,971

작성
21.07.3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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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

DUMMY

위의 상황은 순식간에 정리되었지만 아래는 그렇지도 않았다.

무전기를 들고 내려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원 회수하는 건 어려웠다. 알아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내 탓도 아니고, 나와는 상관없어.’


릭은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지만, 이상하게 무시할 수 없었다.

감성 자체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TV에서 실종자 뉴스가 나오면 ‘불쌍하네.’라고 생각하는 정도의 감성이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처음부터 나섰다면 처음 괴물과 대면했을 때부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히어로가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릭은 놀랐다. 자신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이 거리가 가혹하다는 사실도 인식했다.

자신에게 슈퍼파워가 있어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았다.

조직의 사정으로 정리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릭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었다.


애초에 자신은 무적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덤 신중하게 움직여야 했다.

릭은 후회했다.

정말로 후회했다.


‘이렇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포르네오 패밀리의 조직원들을 보며 릭은 생각했다. 릭은 그 한가운데에 서 있었고, 정면에는 30대 정도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유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단한 몸놀림이더군. 어딘가에서 넘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한 실력가겠지?”


“아뇨. 아닙니다.”


생각보다 긴장이 되지 않았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담담하게 있을 수 있었다.

그 변화를 즐기지 못하는 건 지금 진지하게 눈앞의 상대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총을 겨눠지고 있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눈앞의 남자는 포르네오 패밀리의 간부였다.

간부가 꼭 싸움을 잘할 필요는 없지만, 이 남자는 무투파였다. 이름은 도메니코 포르네오. 포르네오 가의 네 남매 중 차남으로 포르네오 조직의 실질적인 무력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며, 무기 밀매를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대면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릭의 입장에서는 만날 가능성이 없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게임에서도 이 남자가 등장했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게임 주인공이 아니지.’


자신은 완전히 다른 루트를 타고 있으니 이런 만남도 이상할 건 없었다. 단지 꽤나 갑작스럽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겸손은 됐어. 자네의 몸놀림을 봤거든. 어이, 보여줘 봐.”


도메니코가 그렇게 말하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작은 태블릿 PC를 가지고 오더니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그곳에는 릭은 괴물의 등 뒤로 뛰어올라 단검으로 제압하는 광경이 찍혀 있었다.


릭 본인이 봐도 놀랄 만큼 매끄러운 동작이었다.

솔직히 누가 봐도 비전문가의 움직임처럼 보이지 않았다. 유려한 살인기술. 오랫동안 갈고닦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기술이었다.


비전문가인 자신이 봐도 알 수 있다.

그게 릭의 감상이었다.


‘아니, 저걸 한 건 나야.’


전신의 솜털이 곤두섰다.


“이런 건 보여주고 아마추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우리 모리어티가 좀 무례한 짓을 한 모양이니 이번 일에 대해서는 불문으로 붙여주지.”


차분하게 말하던 도메니코는 팔을 들고 팔걸이를 후려쳤다.


“하지만 우리 일을 방해한 건 용서할 수 없어!”


팔걸이가 부러졌다. 안에 심어져 있던 철심도 함께 찌그러진 것이다. 그 덩치에 어울리는 근력이었다. 거기에 그런 타격을 입히고도 도메니코의 주먹은 멀쩡해 보였다.


‘생각보다 강해.’


릭은 도메니코의 기량을 적당히 측정했다.

무투파라고 주장할 정도의 기량은 있어 보였다. 손에 마력이 모인 것을 보면 마법에 대한 소질도 있는 듯 했다.

사용법은 제한 적일 것이다.

신체 능력의 강화일 가능성이 높았다.


간단하고 빠르게 발동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체를 강화하는 마법은 불법 조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마법이었다.

잘만 사용하면 괴물과도 대등하게 싸우는 일이 가능했다.


“우리 조직에게 피해를 입혔다.”


총이 겨눠졌지만 역이 침착했다. 오히려 피할 수 있다는 믿음이 들었다. 전신의 신경이 곤두서져 있었고, 이 신체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마력으로 신체를 가하지 않아도, 이 신체는 릭이 일반적으로 상상하고 있는 인간의 한계를 훨씬 초월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다.


근력, 체력, 반사시경, 정밀성, 인지력, 사고력. 그 모든 것을 종합한 협응력.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어째서 지금 와서 이 사실들을 떠올린 것인지에 대해서 예상가는 바가 있었다.


바로 위기다.

다수에게 포위당한 지금 릭은 위기에 처해 있었고, 마치 예정된 듯이 전투 감각들이 깨어나고 있었다.


신체를 다루는 법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떠올랐다. 몇 가지 방법이 있었다.

눈앞의 도메니코를 인질로 삼는 방법도, 있고, 여기서 전원을 때려눕히는 방법도 있었다.


그리고 그게 실제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릭을 놀래게 만들고 있었다.

그저 감탄만 할 뿐이었다.

이 육체는 릭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는 것이다.

릭이 원래 상상하고 있는 기능들을 모두 뛰어 넘어 수행하는 일이 가능했다.


물론 맨몸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마법을 동원할 때의 이야기였다.


“흥, 여유가 있군. 담력도 있어. 재밌군. 자네 우리 조직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


릭의 반응을 살피던 도메니코가 제안해왔다.

거절하면 아마 적대일 것이다. 릭은 그렇게 판단했다.

조직의 일을 방해한 상대에게 굳이 스카웃 제의를 했다는 건 나름 성의를 보인 거라고 생각하루 수 있었다.


‘이런 것까지 알 수 있단 말이지. 하지만 이걸 받아들이는 건······.

범죄 조직을 위해서 위험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나중에 도시에 입성하는 데 방해만 될 것 같고.’


범죄 경력이 있다면 아무래도 불리할 것 같았다. 위에서도 정쟁이니 뭐니 길드끼리 난투를 벌이고 있는 것 같지만 야쿠자 똘마니로 일하는 게 경력에 그리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았다.


“거절하겠습니다. 저는 프리로 일하는 것이 편합니다. 이제부터 여기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을 생각이니까요.”


“제안은 들어 보지 않나?”


미간을 찌푸리기 했지만 도메니코는 생각보다 냉정했다.

당당 격앙해서 해치우라는 명령을 내릴 것 같았지만 우락부락한 외모에 비해 이성적으로 말하고 있었다.


“조직은 서툴러서요. 무리를 이루지 않는 들개도 있는 법입니다. 제가 그렇죠.”


“실력을 보이고 싶었던 것 아닌가?”


전혀 그런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도메니코에게 있어서 릭은 베테랑 스캐빈저로 보이고 있었고, 그 사실을 릭도 눈치채고 있었다.


싸우게 되면 일방적으로 이길 수 없다.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실이 도메니코가 함부로 폭력을 쓰는 일에 제동을 걸어 줄 것이다.


아무튼 너희들이 일개 범죄조직이 불과하니 어울려줄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도메니코는 모욕당했다고 판단하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릭을 죽이려고 들 것이다.


‘조직 전체가 날 죽이려 들지도 모르지.’


이런 범죄 조직은 공포를 이용해 세력을 유지하는 것이기에 얕보일 바에는 조직을 갈아 넣어서라도 힘을 보이려고 하기 때문이었다.


릭으로서는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이 곳에서 혼자서 일 할 수는 없어. 어디서 경력을 쌓았는지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 명성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새로 하지 않을 수 없겠지.

내 부하가 되면 모두 쉽게 될 거네.

아니면 뭔가 인맥이라도 있나? 없는 것으로 보인다만.”


자기가 손쓰면 일을 얻을 수 있는 인맥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전부 잘라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릭은 낭패를 느꼈다.

결국 어딘가 조직을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모리어티에게 갚아주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인 일이 문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조직의 눈에 크게 띄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릭에게는 선택권이 없기는 했다. 신체의 포텐셜을 이끌어낸 건 어디까지나 포르네오 패밀리와의 대치상황 덕이었지 괴물 덕이 아니었다.

지금 같이 신체 능력에 대한 자각이 존재하지 않았던 때였던 만큼 선택건은 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


모리어티를 골려줄 건 화력의 도움을 받기 위해 선택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신체의 성능를 어느 정도 파악한 지금 차라리 괴물과 1:1로 싸우고 마는 쪽이 더 나은 상황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한 그냥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도메니코는 굳은 표정으로 릭을 보고 있었다.

그로서는 릭은 뺏기고 싶지 않은 인재였다. 아무리 모리어티가 시선을 끌어주고 있었다지만, 그렇게 깔끔하게 움직여 괴물을 제압하다니.

보통은 볼 수 없는 재주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릭은 계획이 어긋나는 것을 느꼈지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하는 일 자체는 그리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가능하면 양지쪽의 일을 하고 싶었는데.’


유적 탐색이나 요인 경호, 배달일 등 양지에서도 먹히는 의뢰는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지금 범죄조직에 묶이게 발이 묶이게 되었으니 짜증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하지만 이것도 목적으로 통하는 길이긴 했다.

포르네오 패밀리는 상당히 큰 조직이었고, 위로 올라간다면 도시의 길드나 클랜에도 끈을 댈 수 있을지도 몰랐다.

노동력을 빈민가에 의존하는 형편인 만큼 도시도 빈민가와 영향을 서로 주고받고 있었고, 자치조직을 결성한 포르네오 패밀리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파이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보는 편이 맞았다.


“조건에 대해서 듣기로 하죠.”


“좋아. 자네가 말을 알아먹는 친구라서 다행이군. 내가 그리 섭섭하게 굴지는 않을 거야.”


받을 수 있는 돈은 의뢰금의 50%. 총기나 장비는 할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해준다는 듯 했다. 대신 정보수집을 포함한 잡다한 일은 조직에서 해주고, 거주할 집도 소개시켜준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일단 살고 있는 집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거절했다.


그리고 일반적인 패밀리의 업무를 할 필요는 없었다.

스캐빈저가 필요한 거친 일이 있을 때 동원되는 것이 릭이 할 일의 전부였다.


그리고 자주 있지는 않으며, 많으면 일주일에 2건에서 3건 정도 작업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보수금이 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정부수집을 대행해주는 쪽이 마음에 들었다.


릭이 자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바로 자신이 돌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장소는 모조리 뒤져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설령 원래 살던 공동주택에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조직에서 제공한 안전가옥을 쓸 수 있다면 남는 장사라고 생각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특전이 있었다. 조직에 속한 가게에서 주어지는 할인이라던가, 조직의 시설 사용의 우선권등 제법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자네는 내 직속으로 배치될 거네. 나쁘지 않지? 어떤가?”


장래를 생각하면 썩 좋은 판단은 아닌 것 같지만,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들은 전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도 충분한 듯 했다.


릭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포르네오 패밀리의 일원이 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잘 선택했네.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후회라면 이미 하고 있었다.

도메니코가 굳이 전력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아마 내부에서 정쟁이 멀어지고 있을 터였다.

후계자 사이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약간 체념을 담아 릭은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라면 제프와 마리를 동료로 삼아 프리 스캐빈저로서 일을 시작할 생각이었는데 설마 포르네오 패밀리 밑에 들어가게 될 줄은 몰랐었다.


예정과 너무 크게 틀어졌기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지만, 릭은 받아 들였다.

생각해둬야 할 일은 아주 많았다. 엎어진 물을 주워 담기보다는 어떻게 청소해야할지를 생각할 시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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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2 아침기상
    작성일
    21.08.01 11:03
    No. 1

    오랜만입니다.
    이번에는 조직으로 들어가서 일하네요.
    하는 거 보면 주능력은 네트워크인데 일할 거는 육체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n5******..
    작성일
    22.04.04 04:19
    No. 2

    그냥 총 가진 일반인이나 다름없네요 성장할거라고는 정신뿐이고 그 정신도 육체에 휘둘리는 상황이니 더 볼것도 없겠네요 스토리도 주인공을 무시하고 볼만큼 흥미롭지도 않고요 차라리 대범했다면 볼만했을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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