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9,361
추천수 :
419
글자수 :
358,971

작성
21.08.26 22:00
조회
170
추천
8
글자
14쪽

15

DUMMY

시아가 내린 지시는 간단했다. 우선 철수였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이기 정보를 빼내는 법은 간단했다.


단 리발오크전우회에게 제대로 된 마법사가······. 그것도 정신계 마법사가 존재할 때의 이야기였다.


“지금 쯤 심문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헬렌은 릭을 가리켰다.


“이 녀석 믿을 수 있어?”


“경력이 없다는 걸 제외하면 깨끗하고. 문제가 있다면 더크나 에릭이 눈치 챘을 걸. 잔말 말고 움직여.”


헬렌은 내키지 않는 듯 했지만 시아의 지시를 거역할 생각도 없는 듯 했다.

생각보다 권력이 있는 것이던가. 아니면 사실 리더가 더크가 아니라 시아거나.


‘이 둘 중 하나인가. 평범하게 생각하면 후자이지만······.’


어느 쪽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액션캠을 차고 중요한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시아는 필요한 물건이 있는 위치를 그때, 그때 알려줬다.


챙길 것은 돈이 었다. 그것도 금괴였다. 돈을 금괴로 바꿔두고 있었다.

가방 한가득 들어있는 금괴는 엄청나게 무거웠지만, 마력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들고 올 수 있었다.


그 사이 헬렌은 무기와 탄약을 챙기고 창에 밀어 넣고 있었다. 물론 금괴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탈 차는 6륜 험비였다. 4인용이며 짐칸에는 기관총이 장착되어 접근하는 적을 요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운전석은 시아를 휠체어 채로 태울 수 있도록 개조 되어 있었다.


시아는 차에 신경접속을 하고 조종을 시작했다. 헬렌은 그 옆자리에 탔고, 릭의 위치는 기관총 거치대였다.


“추격자가 오면 대응하도록 해.”


시아의 지시는 거기까지였다.

차고 문이 열리고 험비가 출발했다. 시아는 서둘러 움직였다.

기관총을 가리는 최소한의 위장조차 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거지.’


남의 눈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종류의 범죄조직은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아가 이 상황을 다급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체면치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급히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이동한 곳은 포르네오 구역 내의 다른 안전가옥이었다.

다만 원래 지내던 곳과는 달리 좀 더 방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 장소였다.

외벽은 방탄 소재로 되어 있고, 유리도 방탄유리였다.

문은 철문이며, 외부에서 감시카메라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감시자를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그 감시카메라는 안전가옥 근처에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다른 곳에도 있었다.


‘내 장비들을 가져오는 편이 나았나.’


원래 장비들이 있다면 한결 편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의심받지 않도록 뉴비는 뉴비답게 가려고 생각했지만, 클론오크들이 적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생사가 달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를 봐선 이전 집으로 가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여기서 벗어나는 건 좋지 않았다. 도중에 공격당하면 답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미 오크 하나를 제거했다. 상대도 바보가 아닌 이상 대책을 준비해올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1:1로 공격해오지도 않을 터였다.

처음에는 얕보고 있었기 때문에 사냥하는 감각으로 1:1 결투를 걸었겠지만, 1:1로 패한 전우가 있는 이상 그런 생각은 버렸을 터였다.


도착한 후 시아는 곧바로 도메니코와 통화하러 갔다.

상황이 상황이니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임무는 실패했다. 마약창고를 태운다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상대의 전력을 오판하고 아군이 사로잡혀 정보가 새어나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적의 반격에 대비해야 했다.


책임소재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애초에 이 임무 자체가 포르네오 패밀리에서부터 들어온 임무였다.

그리고 릭이 지금 속한 스캐빈저 팀은 도메니코의 소속. 팀의 임무가 실패하면 차남인 도메니코가 실각할 가능성이 오르게 된다.


말하자면 꼬리 자르기였다.

클론오크들도 완전히 무시할 가능성은 낮았다.

역시 모든 조직을 상대로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저력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클론오크들의 수였다. 아무리 강하더라도 수에 한계가 있다. 장비도 군대에서 입고 있던 그 장비가 아니다.

클론오크들이 포르네오 패밀리가 싸우게 되면 클론오크가 반드시 이기겠지만 피해도 적지 않을 터였다.


적당한 선에서 자른다면 도메니코가 모든 것을 처리하게 한다.

피해를 입어도 도메니코가 입고 끝난다. 혹은 도메니코를 죽게 방치한다.

이런 결과에 도달할 수 있었다.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

도메니코의 파멸에는 그의 부하들의 파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숙청이 있을지도 모르고, 항쟁 중 죽게 될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건 좋지 않았다. 불리하다고 말해도 할 말이 없었다.


겨우 한 조직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작이 좋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망할 각인 것이다.


“제길.”


헬렌이 욕설은 내뱉었다.


“갑자기 낙하산이 들어올 때 알아봐야 했어!”


헬렌은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그나마 시아의 지시를 들을 때는 멀쩡했지만, 시아가 도메니코와 전화를 하러 나간 사이에 정신적으로 불안해진 모양이었다.


“너, 낙하산 새끼. 니가 우릴 판 건 아니겠지?”


“그런 걸로 살려준 놈들이 아니야. 클론오크들은.”


“개소리! 주둥이에서 진실을 불게 해주지!”


헬렌은 릭의 멱살을 잡고 들어올렸다. 대신 릭은 헬렌의 양팔을 잡는 동시에 무릎으로 복부를 올려쳤다.


그 다음 고개를 숙이는 헬렌을 팔을 꺾으며 체중으로 둘러 제압했다.


“작작해라. 불안한 건 알지만 히스테리 부려봤자 아무 소용없으니.”


“와! 왁! 이 놈들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다! 드러낸다아! 놔! 놔아!”


헬렌이 발광하듯이 소리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지 않게 지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오니 릭으로서도 당혹스러웠다.

그보다 이런 사람이었던가?

사람의 본성이란 위기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니 딱 그 상황이었다.


“무슨 일이지?”


시아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이 놈이 배신자야! 죽여어! 지금 죽여!”


릭은 변명하려고 했지만 시아가 손을 들어 막았다.


“헬렌. 조용.”


거짓말처럼 헬렌이 입을 다물었다. 설마 정말로 시아의 한 마디에 입을 다물 줄 몰랐기 때문에 릭은 경악했다. 심지어 있는 힘껏 몸부림치며 구속에서 풀려나려던 저항도 그만 뒀다.


릭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헬렌. 릭은 배반하지 않았어. 배반할 이유가 없지. 팔지도 않았어. 클론오크들은 그런 걸로 용서하지 않아. 처음부터 배신자? 도메니코는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지.”


시아는 말을 이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어. 아파트의 감시카메라에도 그가 처음 나간 영상은 찍혀있지만, 처음 들어간 영상은 찍혀있지 않아. 내가 그의 뒤를 조사했으니까 알고 있어.”


헬렌이 이를 악무는 것 같았다.

어째서인지 헬렌은 시아에게 꼼짝도 못하는 듯 했다.

아니면 뭔가 다른 관계가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다.


“헬렌 내 말 이해하지?”


헬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풀어줘도 좋아.”


릭이 헬렌을 풀어주자 헬렌은 풀죽은 모습으로 일어나더니 소파로 가서 드러누웠다.

그 사이 시아가 다가오며 마을 이었다.


“도메니코와 연락했어. 리발오크전우회의 공격은 아직이지만 수상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듯 해. 곧 여기도 발각 될 거야.”


“우릴 파는 건가?”


“에릭과 더크가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는 이야기야. 그들은 두 사람은 공개처형했어. 오우리가 이동하는 사이에 말이야.”


릭은 조금 놀랐다. 더크가 잡힐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헬렌이 머리를 부여잡더니 몸을 웅크리는 모습이 보였다.


“더크가 잡혔다고? 그의 특기 마법은 도주에 유리할 텐데.”


“상대 쪽이 더 위였다는 것 뿐. 일어날 일을 부정할 필요는 없어. 이제부터 어떻게 대책을 세우냐는 거지.”


“우리 보스는 뭐라고 말하지?”


도메니코와의 연락책은 시아였다.

그녀가 방금 전까지 도메니코와 전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도메니코의 대처라던가 현제 포르네오 패밀리의 대처에 관해서는 시아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시아는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대답했다.

그녀로서는 처음 만난 후 지금가지 했던 말보다 수십 배나 많은 단어를 말로 내뱉고 있었다.

충분히 피곤할 만 했다.


“도메니코는 일단 우리에게 숨어있을 것을 명령했어. 현재 상황을 파악 중. 대처에 대해서도 생각하겠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팔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팔린다면 우리만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도메니코도 같이 끝장날 거라는 이야기였다.

그가 우리의 책임자인 만큼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포르네오 패밀리가 화목한 과정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도메니코는 감싸질 거고, 스캐빈저 팀은 버려졌을 것이며, 조직은 기꺼이 실패에 대한 희생을 감수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르네오 패밀리는 별로 화목하지 못했다.

형제들이 후계자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었고, 서로에게 하나라도 흠집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패는 곧 실각을 의미했다.

도메니코가 살아남으려면 파벌을 해산시키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걸 거절한다면 자신의 파벌만으로 외로운 싸움을 해내야 했다.


물론 도메니코는 포르네오 패밀리의 무력을 담당하는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 무력이 포르네오 패밀리의 전부는 아니었다.

정치적인 노선이 강한 안젤로와 카밀라의 세력을 합치면 도메니코를 넘어섰고, 아직 보스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토니 포르네오를 추종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니 도메니코가 버려지더라도 조직의 판을 뒤집는다거나 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포르네오 가문의 내전이 될 것이고, 결과는 도메니코 파벌의 멸망이 될 것이었다.


“지금 한창 바쁘겠군.”


릭은 도메니코가 당황해하고 있을 거라는 걸 생각하며 꼴좋다고 여겼다.

그가 이 스캐빈저 팀에 들어오게 된 건 어디까지나 도메니코의 협박 때문이었다.

아무런 기반도 없던 릭에는 어떻게든 발붙일 만한 장소가 필요했었다. 하지만 도메니코는 릭에게 그럴 기회 자체를 빼앗아 버리겠다는 식으로 협박했고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이 육체의 능력이 우월하다고해도 혼자서 조직을 상대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아무 인맥도 없이 단독으로 조직을 상대하는 건 정말로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무적의 힘이라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우선은 쉬어두도록 해. 하지만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게 준비해두고.”


“그러지.”


시아의 지시대로 릭과 헬렌은 무장을 유지하고 쉬기로 했다. 물론 마냥 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만약 전투가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혹시라도 마법이나 RPG류의 공격이 날아올 경우를 대비해서 집의 마법적 방비를 점검했다.


특히 이 안전가옥은 제법 컸다.

3층짜리 건물이었기 때문에 지켜야 할 장소가 많았다. 다르게 말하자면 1층이 공격당하면 옥상으로, 옥상이 공격당하면 지상으로 빠져나갈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비밀 출구 같은 건 없었다. 지하벙커가 있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만약 빠져나갈 길이 없다면 지하에서 농성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이 상황에서 가장 궁지에 몰린 건 시아였다.


운이 좋으면 릭과 시아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전동 휠체어에 의존해야하는 시아는 도망갈 수 있는 조건이 매우 한정적이었다.


‘아무튼 지금 필요한 건 정보야.’


시아도 모으고 있겠지만 릭은 자신도 정보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슬슬 생각해뒀던 것을 해볼 때였다.

언제까지고 재능을 낭비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본격적으로 재능을 활용해 정보전에서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필요가 있었다.


바깥의 정보를 알 방법도 있어야 했다. 시아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지만, 그녀가 냉혹하고 계산적인 성격이라면 시아나 자신을 희생시켜서 단독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특히 헬렌은 이용하기 좋은 장기말이었다. 시아의 명령에 절대복종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면 자신이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할 수 있는 모든 발판을 끌어 모아 발밑을 굳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구덩이를 메워두지 않으면 넘어지게 될 것이다.

한 번 넘어지면 2번째 기회는 없는 장소에서 말이다.


릭은 눈을 감았다. 네트워크에 단순 접속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 다이브를 심도할 것이기 때문에 안정된 자세를 취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오감을 차단할 필요도 있었다.

외부 감각은 네트워크 다이브 상태에서 방해만 될 뿐이었다.

네트워크 내부 감각에 혼선을 주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릭은 일반적인 네트워크 공간을 돌아다닐 생각인 아니었다. 아직은 미개척지인 미지의 영역. 정보차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벽을 뚫고 나아가는 감각으로 나아간다.

처음 들어와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익숙한 감각이 존재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매직펑크판타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27 +1 21.09.16 157 9 13쪽
26 26 +1 21.09.15 159 8 14쪽
25 25 21.09.13 154 7 14쪽
24 24 +1 21.09.10 159 9 14쪽
23 23 +1 21.09.09 159 10 14쪽
22 22 +1 21.09.08 170 9 14쪽
21 21 +2 21.09.07 170 10 15쪽
20 20 +1 21.09.03 164 9 14쪽
19 19 21.09.02 157 9 13쪽
18 18 +1 21.09.01 167 8 14쪽
17 17 21.08.30 174 7 15쪽
16 16 +1 21.08.27 172 9 14쪽
» 15 +2 21.08.26 171 8 14쪽
14 14 21.08.24 184 6 14쪽
13 13 21.08.22 182 7 14쪽
12 12 +2 21.08.20 192 6 13쪽
11 11 +1 21.08.18 189 7 14쪽
10 10 +1 21.08.13 193 7 13쪽
9 9 21.08.11 198 8 14쪽
8 8 +1 21.08.06 215 8 13쪽
7 7 +1 21.08.03 232 7 14쪽
6 6 +1 21.08.02 252 8 13쪽
5 5 +2 21.07.30 289 8 13쪽
4 4 21.07.29 289 8 14쪽
3 3 21.07.28 332 8 13쪽
2 2 21.07.27 389 11 14쪽
1 1 +2 21.07.26 834 13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