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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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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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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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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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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UMMY

릭이 할 일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클론오크와 거래해서 공격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잘 될지 알 수 없군. 양쪽 다 죽여 버린다는 결말에 도달할지도 모르고.’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 정도의 기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클론오크 7명이면 포르네오 패밀리 자체를 갈아버리는 것도 분명히 가능했다.

당연히 릭과 시아, 헬렌도 겸사겸사 처리하고 말이다.


피해를 입더라도 그걸 감수하기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자신들이 이런 미친놈이라는 사실을 과시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있었다.

말이 안 통하는 놈들이라는 사실도 과시하게 되니 그로 인해 얻는 손해도 있겠지만, 어느 쪽을 중시할 것인지는 클론오크 마음이었다.


그렇다는 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했지만 뾰족하게 떠오르는 수단은 없었다. 클론오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 것인가? 그들이 원하는 것이 권력이나 부라면 어차피 릭이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상식적인 선에서 거래할 방법이 필요했다.


시아도 뾰족한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시아가 제시할 수 있는 정보는 이번 작전을 지시한 도메니코의 위치와 그에 연관된 이득집단이었다.


마약사업과 관련된 자들이 도메니코에게 바람을 넣어 클론오크들을 공격하게 했다는 이야기였다. 확실히 쓸 만한 정보이긴 했다. 차후 클론오크들이 이 일대의 마약시장은 장악하기 위해선 이 정보가 틀림없이 필요할 터였다.


릭에게도 중요한 정보였다.

대충 이 거리의 권력 관계나 각 조직이나 분야 간에 대립, 협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재미있는 정보들이었다.

도메니코는 포르네오 패밀리의 내부에서 무력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형과 여동생을 무시하고 내부에서 정보력을 키우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어느 쪽이건 그냥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비밀리에 직하 조직을 키우고 있었고, 그 조직이 마약사업을 하면서 독자적인 자금을 벌고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발각되면 조직이 발칵 뒤집어질만한 사실이었다.


“이 점을 이용해서 도메니코를 실각시킬 수 있겠지. 우리는 카밀라 휘하로 넘어가던가. 그것도 아니면 약간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물론 꽤 어렵다는 단서도 붙였다.

현재 상황은 카밀라가 무조건 갑이기 때문에 원하는 방식대로 결착을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시아의 협상력을 믿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협상력을 시험해볼 시간이었다.


‘솔직히 자신 없는데.’


자신이 있으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런 거 해본 적 없기 때문도 있지만 클론오크들이 일단 말을 들어줄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리고 협상에 당장 성공해도 놈들이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었다.


어떤 전적도 없기 때문에 놈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알 수 없었다. 생산넘버를 알아내는 일만 성공했어도 군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 정보를 뜯어 낼 수 있었겠지만, 생산넘버를 모르는 지금으로서는 알아낼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 명 한 명 선별해 조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었다.


여기서는 직접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었다.


각오를 다지자 남은 건 기다리는 일 뿐이었다. 릭은 클론오크들이 감시카메라를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할 때쯤에 몸을 움직였다.

수는 아마도 셋.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시도해보지 않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였다.


릭은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몸에 방어 마법을 줄줄이 걸었다. 정신력에 한계가 느껴질 정도로 방어마법을 걸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마법 행사를 도와줄 그 어떤 장비도 없기 때문에 지속시간이 불안함이 있었다.


최소한 지속을 대신 부담해줄 주물이라고 있었다면 모르지만, 지금 릭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나와라.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능하면 도발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괜히 심기를 거슬려서 협상의 가능성 자체를 꺾을 생각은 없었다.

물론 그것도 상대가 들을 생각이 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흠······. 너로군. 우리 전우를 죽인 자가.”


그는 그림자 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왔다. 하지만 릭은 놀라지 않았다.

일반인이라면 그가 나오기 전까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겠지만 릭은 알고 있었다. 그가 가진 경험과 직감 그리고 우수한 5감이 클론오크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었다.


“순순히 나왔군.”


“그건 네가 강자이기 때문이다. 존경받을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설마 방심했다고 해도 우리들 중 하나를 물리칠 수 있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리고 한 번은 완벽하게 도망치기까지 했지.

그대는 강하다. 그리고 우리는 강한 자를 존중하지.”


생각과는 반응이 달랐다.

전우의 원수를 갚겠다는 식의 감정적 대응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클론오크의 태도는 차분했다.

속으로 잔잔히 분노를 태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목소리는 차분해 보였다.


“그러니 할 말이 있다면 듣겠다. 제안인가? 유언인가?”


“제안 쪽이야. 우리를 처리하는 것보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하는 쪽이 더 낫지 않겠나?”


“문제의 근본이라. 도메니코라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 거네.”


“도메니코를 부추긴 놈들 말이야. 너희들이 장사를 하려면 반드시 다기 맞부딪치게 될 놈이지. 도메니코도 고작 하수인에 지나지 않다는 이야기야.”


“그건 이 거리의 마약상들을 말하는 건가? 언젠가 치워야 하긴 하지.”


“놈들의 근거지를 찾아서 돌아다니려면 어려울 걸.”


“너희를 눈감아 주면 그 정보를 넘겨주겠다는 이야기인가? 실망스럽군. 그대는 전사가 아닌가?”


“아쉽게도 나는 내가 지켜야할 팀원이 있어. 같이 큰일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이었다.

아마 혼자서라면 어떻게든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 릭은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네트워크를 다루는 능력상 도주로를 파는 것도 쉬웠다. 추적을 피하는 일도 자신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이라 흔적이 거의 남지 않는 도시의 특성상 감시 카메라나 마법적인 흔적을 추적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추적방법이었다.

하지만 릭은 이 두 가지 전부를 무력화 시킬 수 있었다.


작정하고 위험을 감수하면 혼자서 도망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남는 게 없었다. 입지란 곧 인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시아가 살아남는 편이 유리했다. 아무튼 동료다. 여기서 실력을 입증하면 같은 팀원으로서 입지도 오를 것이고, 자신의 필요성도 오를 터였다.


물론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이 세계에서 하는 일이란 건 다 그런 법이었다.

죽고 싶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험에 발을 디디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없었다.

저 높은 곳에 있는 길드와 클랜들 조차 서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허구한 날 갱단이 전쟁을 벌이는 치안이 시궁창인 동네에서 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 입장을 우리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그 말대로 였다. 아픈 곳을 찔린 느낌이었지만 동요한 티는 내지 않았다.

자신이 이렇게 표정 관리가 잘 될 줄은 몰랐다. 긴장하고는 있지만 거의 티가 나지 않았다.


“우선 자네가 거래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증명하게. 나를 이겨서.”


조용히 다리의 간격을 벌렸다.


“무기는 사용하지 않는다네. 오직 맨손으로 승부를 보는 거지. 마법은 사용해도 좋네. 무기만 사용하지 않는 걸세. 마법을 배우기 위해 그대가 소비한 시간을 생각하면 사용하지 않는 쪽이 불공평하겠지.”


클론오크는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 것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에 어이없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그들은 다른 존재였다. 인간과 오크라는 차이 정도가 아니다. 기본적인 사고방식 자체가 달랐다.

군에서 끊임없이 전장에서 살아온 클론오크들만의 판단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무를 숭상하는 건가?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전투력이 중요한 장소에서 살고 있는 만큼 개인이 가진 무력이 강조되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예로부터 결투란 건 신성시 되어 왔다.

릭이 살던 원래 세계에서야 이성의 시대가 왔고, 폭력으로 어떤 사건의 결말을 결정짓는 일은 사라졌지만, 이런 세계라면 여전히 유효할지도 몰랐다.


“좋아. 받아들이지.”


먼 곳에서 이쪽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확장된 감각이 저 멀리의 저격수까지 감지해주는 것이다.


물론 단순히 탐지 마법 같은 것을 사용한 결과가 아니었다.

만났던 오크들에게는 이미 태그를 붙여 뒀다. 그 태그를 통해 오크들의 통신을 정탐한 결과였다.


사용하는 장비들은 전부 네트워크 연결을 끊어두고 있었지만, 통신기능 만큼은 유지하고 있었다.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이 누수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통신에 사용되고 있는 암호화 코드는 쉽게 풀 수 있는 종류가 아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추적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니, 일반적인 테크노멘서였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릭은 일반적인 테크노멘서가 아니었다.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적의 수는 모두 넷.

클론오크들의 수가 전부 7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릭은 엄청나게 경계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복잡한 기분이었다.

좀 더 얕봐줬으면 했기 때문이었다.


‘체급 차는 확실하다. 아무리 같은 근력이라고 해도 체격에서 차이가 나면 불리할 수밖에 없지. 그럼, 어떻게 한다.’


상대의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

이미 육체에 존재하고 있는 경험이 눈앞의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 감지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릭은 네트워크에 직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능력을 전투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육체에 쌓여 있는 방대한 전투 데이터 이상의 데이터가 그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클론오크가 움직였다.

체격의 불리함은 곳 방어의 불리함을 의미한다. 급소를 제외한 내구력은 충격에 견디는 내구력에 있었고, 체격이 클수록 유리했다.


그렇기에 릭이 할 방법은 최대한 어떤 공격도 받지 않고, 최대한 빨리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실수는 있어서는 안 된다.

그저 감각만으로 적의 공격을 피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한다면 일격인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오크의 공격을 피한다. 몸을 비스듬히 돌리고 맹렬하게 들이닥치는 주먹을 피해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팔꿈치로 카운터를 먹일 생각이었지만, 오크의 공격의 메인은 주먹이 아니었다. 아래쪽에서 가볍게 들어오는 돌려차기. 몸을 지탱하는 축이 되는 다리를 간단히 속이고 속임수를 내밀고 있던 다리로 가볍게 지른 것이다.


피할 수 없이 얻어맞았다.

방어마법 덕에 충격은 크지 않지만, 방어마법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클론오크는 한 걸음 앞으로 내밀고 수도를 휘둘렀다.


피한다. 뒷걸음치기보다는 사각으로 파고들며 몸을 돌린다. 그러면서 강하게 오크의 발을 밟고, 그 충격을 이용해 뒤로 슬쩍 물러섰다.


클론오크는 인상을 쓰면서 몸을 돌렸다.

다리를 으스러뜨릴 각오로 밟았기 때문에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클론오크는 인상을 찌푸린 것뿐이었다.


양주먹을 깍지 끼고 내리치는 공격을 뛰어서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코앞을 스쳐나간 주먹은 지명을 박살내며 파편을 흩날렸지만 릭은 그대로 오크의 머리를 집고 뒤로 넘어갔다.


카운터는 가하지 않았다. 클론오크는 그 상태에서도 다리를 놀려 이미 자세를 취한 뒤였다. 안면을 노리고 공격을 가했다면 타격을 줄 수 있었을지 몰라도 클론오크에게 붙잡혔을 것이다.


‘근력에 있어서 월등해. 그 차이가 기형적인 동작과 반격조차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클론오크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흐음.”


호흡을 삼키고 이번에는 릭이 거리를 줄여 나갔다.

그렇다면 우선 깎아 나간다. 시간을 들여 확실하게 해치우는 것이다.


거기에 맞서 클론오크가 태산처럼 덮쳐왔다.

위압감을 견디며 주먹을 지르기 전에 뛰어들었다. 순간 가속이라면 결코 클론오크에게 뒤지지 않는다.


품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측면으로 움직이며 아직 내질러지지 않는 주먹의 위를 스쳐지나가며 팔꿈치로 상대 쪽의 팔꿈치를 측면에서 내려쳤다.


부술 생각으로 내려쳤기에 바닥이 박살날 정도로 발을 굴린다.

하지만 오크의 내구도 덕인지, 아니면 입고 있는 장비 덕인지 클론오크의 팔을 기묘한 방향으로 꺾이거나 하지 않았다. 대신 클론오크는 팔을 회수하며 물러섰다.


통증 자체는 존재하는지 팔을 움직이는 동작이 조금 느려졌다.


그럼에도 아직 방심할 수 없었다.


‘일격이라도 맞으면 이쪽이 진다.’


우선은 한쪽 다리. 그 다음은 한쪽 팔. 가능하면 시야나 청각을 뺏고 싶지만, 아마 무리일 것이다. 같은 수단이 또 통할 상대는 아니었다.


이미 2번째. 릭의 의도를 알아챘을 것이다.


“흠.”


클론오크는 재미있다는 듯이 몸을 추슬렀다. 팔일 박살나진 않았더라도 근육이 다쳤을 팔을 억지로 당긴다. 마치 부상이 심해지더라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이다.


다음이 승부처.

릭은 그렇게 직감했다.


그렇게 다음 수를 향해 릭은 승부수를 던졌다.


작가의말

하루에 한 편 쓰기가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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