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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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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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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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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

DUMMY

추적 방법은 마법에 의한 추적이었다.

살해당한 자는 강한 사념을 남기기 마련이었고, 마력에 민감한 자는 사념을 쫓는 것도 가능했다.


감정은 마력의 근원들 중 하나였다.

마력은 정신의 영향을 받고, 정신은 감정에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마력 역시 감정과 주고받았다. 그 점이 바로 릭이 괴물을 추적할 수 있는 이유였다.


릭은 빠르게 움직였다. 한 번 마음먹은 이상 재빠르게 끝낼 생각이었다. 가로 막는 쥐떼를 상대해야 했지만 릭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릭은 ‘생각보다 수가 적은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의외로 사람들이 죽인 쥐떼의 수가 제법 많은 지도 몰랐다. 하긴 꽤 많은 수가 들어왔다고 했다. 명중률이야 터무니없겠지만, 돈독이 오른 이들인 만큼 집요하긴 했던 모양이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의외로 상황이 그렇게 불리하지 않을지도 몰랐다.

뱀머리 괴물을 상대하는 동안 쥐떼와도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수가 예상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 것 같았다.


“자네 마법사였나?”


“그래, 추적이 특기지.”


거짓말이었다. 자신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까진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

아직 신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좀 더 같이 일하면서 상황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전력을 노출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것들만으로 해낼 생각이었다.


“사연이 있는 모양이군.”


제프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 마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처음 이름을 말한 이후 단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고 그냥 따라오기만 하고 있었다.

그나마 하는 행동은 쥐를 발견하면 총을 쏘는 거였다.


릭은 마리와 제프를 데리고 괴물을 추적하면서도 쥐떼를 잡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후방에 불안을 남겨둘 생각은 없었고, 목표가 쥐꼬리를 모아가는 일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다.


10개 이상 모으면 보너스를 준다고 했지만 지금 꼴을 보면 사람의 수가 줄어들길 바라고 있는 듯 했다. 4시간을 채우려면 무슨 사고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저런 괴물이 숨어 있는데.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나.’


빈민을 정리해 버릴 의도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어차피 인력이라는 건 썩어난다. 이 세계에는 일거리에 비해서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유는 별거 아니었다.

인구수가 늘어도 갈 곳이 없이 때문이었다.


이 세계에서는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적었다.

그나마 사람이 살 수 있는 장소도 얼마 되지 않는데다가 이동에 드는 비용도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보니 이렇게 요새도시 주변으로 빈민가가 들어서는 형태로 주거지역이 형성되었다.

단 정부는 어디까지나 요새도시 내부의 시민들만을 그들이 관리할 시민들로 정의했기 때문에 도시 바깥에서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만의 조직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만큼 인구 증가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건 예민했다.

이미 주거영역은 한계까지 뻗어 있었다.

식량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고, 잉여인력들이 넘쳐흘러 거리를 더럽혔다.


그런 상황에서 쓸 만한 인간만 남기고 솎아 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인권이라는 개념도 없는 세상인 것이다.


릭으로서는 불만스러웠다.

그가 살던 세계에는 적어도 인권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근대에 생겨난 개념이긴 했지만, 적어도 릭에게 있어서는 상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모든 가치가 이곳에서는 무의미했다. 인권 따윈 이야기해봐야 비웃음만 살 뿐인 세상인 것이다.


“잠깐.”


릭은 걸음을 멈췄다. 제프와 마리도 릭을 따라 걸음을 멈췄다. 그들은 릭의 지시에 고분고분 따르고 있었다.

실력차이는 이미 봤다.

릭을 따라가면 만약의 순간에도 생존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그들에게 있었다.


적어도 릭이 필요하다면 사람을 버리는 스타일의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는 것이다. 별로 대단한 건 아니었다. 사람을 보는 눈이 딱히 좋다는 것도 아니었고,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험상 릭과 같은 부류의 인간들은 나은 편에 속하는 인간이었다.

시키는 대로 하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래도 가까운 모양이군.”


릭은 골목을 가리켰다. 안쪽에서 쥐떼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바닥을 보면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바닥을 끌려오면서 피를 흘려 바닥에 문대어진 흔적이 쭉 이어지고 있었다.


‘중간까지 이런 흔적이 없었던 걸 보면 수로를 헤엄쳐서 이동하는 건가.’


릭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괴물과 싸우는 건 처음이었다. 거대쥐 따위와는 비교도 되니 않는 위협인 것이다.


조심스레 모퉁이를 돌자 그곳에 둥지처럼 꾸며진 넓은 공간이 있었다. 수로가 교차하는 장소로 지금은 사람의 시체와 시체가 쌓여서 훨씬 전위적인 장식을 가지게 된 상태였다.


그게 없었다고 해도 뼈와 쓰레기로 만들어진 둥지는 결코 좋은 시선으로 볼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 한 가운데에서······.

괴물이 시체를 뼈로 만들어진 갈고리에 산체로 꿰어 걸고 있었다.


‘시체가 아니군.’


릭은 확신했다. 아무래도 저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

비전시야. 마법사의 마법들 중 하나로 생명을 감지하는 능력이었다. 특히 정령같은 비실체 존재들을 감지하는데 탁월했다.


“저 사람들 살아있어.”


“뭐?”


속삭이는 목소리로 대화를 나눈다.


“구할 거야?”


미라가 묻자 릭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하는 건 괴물을 끌어내는 것까지야. 그 외에는 마음대로 해라. 대신 죽어도 난 책임지지 않아.

너희들이 쥐떼만 잘 정리해주면 상관없어.”


제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는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후우. 그럼 간다.”


릭이 손을 들었다. 손바닥 위로 원형으로 뭉친 불길이 만들어졌고, 그대로 괴물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괴물은 소리는 못 알아차렸지만, 화염이 생겨난 것에 대해서 금방 눈치 챘다.


뱀은 불꽃을 피하며 포효했다.


‘쥐떼부터 보내지는 않는 건가.’


괴물이 먼저 반응한 상황이었다. 릭은 신체 능력을 강화하며 뒤로 뛰었다. 우선 괴물을 끌어낼 생각이었다. 약을 올릴 대로 올린 후 제프와 마리는 무시하게 하고 자신을 노리게 할 작정이었다.


“샤아아아아!”


크게 입을 벌리며 괴물이 포효했다.

사람과 뱀의 사이 절반정도로 조절한 듯 한 입을 가진 괴수의 턱은 사람 머리가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크게 벌어졌다.


릭은 뒤로 뛰며 또 다시 불꽃을 던졌다.

총은 이미 탄환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총열을 잡고 몽둥이처럼 들어 올렸다.


괴물이 불꽃을 몸으로 받으며 양팔을 휘둘러 왔다. 릭은 가볍게 뒤로 물러섰다.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데도 정면으로 달려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 강화된 신체와 감각이 이 정도의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신체의 강도와 경도도 향상되었기 때문에 맞서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그게 릭의 목표는 아니었다.

애초에 릭은 괴물과 드잡이 질을 할 생각이 없었다.


괴물은 너무 지저분했고, 가능하면 자신이 손을 써서 싸울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릭은 모리어티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여유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좋았다.

처음에는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있었지만,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오히려 적당한 긴장감 덕에 고양감을 느낄 정도였다.


‘느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뭔가 시도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목표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철저하게 실현한다. 그게 최우선이었다.

신체능력을 확인하는 건 언제라도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눈앞의 괴물이 상대가 아니라도 말이다.


충분한 위치에 왔다고 생각했을 때 릭은 괴물의 얼굴에 한 번 더 불길을 던졌다.


“캬아! 샤아아아!”


괴물이 주춤하는 틈을 타서 릭은 사다리를 타고 입구로 올라갔다. 뚜껑이 닫혀 있었지만 잠겨있지는 않았다. 아래에서 힘으로 밀어 올리기에는 버거운 무게였지만 신체가 강화된 릭으로서는 해볼 만한 무게였다.


릭은 단번에 뚜껑을 밀어 내며 밖으로 튀어 올라왔다.


한순간 바깥에서 대기 중이던 조직원들의 총구가 릭에게로 향했지만 릭은 신경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릭을 따라서 괴물이 같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쏴! 쏘라고!”


조직원들이 나와 괴물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자 모리어티는 허리에서 권총을 뽑아 괴수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 세계를 얻어맞자 괴물은 공격자인 모리어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모리어티는 재빠르게 물러났다.

그도 지금의 자리를 거저 얻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이었다.


조직원들 넷의 풀오토 사격이 시작되자 괴물은 몸을 움츠렸다. 처음 몇 발은 버티는 것 같이 보였지만 탄창을 비울 때쯤 되자 전신에 멍이 든 채 쓰러졌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괴수는 그 상태에서 포효하며 발광하듯이 양팔을 휘둘렀다.


미쳐 못 피한 조직원들은 맞은 부위가 그대로 찢어지며 바닥에 패대기쳐 졌다. 무시무시한 근력이었지만 릭은 조심스레 움직이며 틈을 봤다.


조직원들은 괴물에게 상처를 주는데 성공했지만 하나 둘 무력화 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리어티가 칼을 꺼내들었다.

일본도 스타일의 곡도였다. 검신은 검은색이었지만 날은 음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때부터 반격의 시작이었다. 모리어티는 빠르게 움직이며 괴물의 공격을 피하며 공격 하나 하나마다 카운터를 넣기 시작했다.


괴물의 손에 잘려나갔고, 팔뚝과 몸뚱이에 자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흐른 피로부터 고약한 악취가 났지만 모리어티는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괴물이 자상을 입기 시작하자 더 격렬하게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칼이 복부에 깊숙이 박혔지만, 괴수의 팔이 모리어티를 내려쳤다.


릭이 끼어든 건 그 때였다.

모리어티에게 마무리를 가하려는 괴물의 등에 한 팔로 달라붙어 남은 손에 단검을 쥐고 고막에 찔러 넣은 것이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괴수는 릭을 붙잡아 던지려고 했지만 이미 괴수에게는 손이 없었다. 끊임없이 비명을 지르며 괴물은 릭을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릭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알아서 괴물의 등에서 뛰어 내린 후 물러섰다.


단검이 꽂힌 괴물은 괴로워하며 꼬리를 휘두르며 몸부림 쳤지만 사방에 피를 흩뿌리기만 할 뿐이었다.


아직 싸울 투쟁심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지만, 출혈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미 피가 웅덩이를 만들만큼 흐르고 있었다.

날뛰기 위해 전신에 힘을 준만큼 상처에서 피가 뿜어 나오는 수준이었고, 금세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후우.”


릭은 몸을 추슬렀다.

생각보다 잘 된 것 같았다.


“야, 이 새끼야!”


모리어티가 바닥에 쓰러진 체 릭을 향해 소리쳤다.


“도망칠 곳이 여기뿐이더군요. 괜찮습니까?”


“이, 돌아이 같은 놈이!”


모리어티가 신경질을 냈지만 릭은 무시했다. 그의 히스테리를 받아줄 생각은 없었다. 상황을 보니 죽은 사람은 없는 모양이었다. 구급차라도 보내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썩을 놈이 그걸 말이라고. 전화 걸어. 내가 불러주는 번호로 어서!”


“네, 그러죠.”


포르네오 패밀리의 전용 의료진을 부르는 번호인 듯 했다.

모리어티가 부상자 수를 알리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이 놈들 괴물의 존재를 역시 알고 있었군.’


사람들을 죽여 버릴 생각으로 보낸 거였다.

그게 아니었으면 적당히 할당량을 채운 사람을 보냈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건 괴물한테 전부 죽어버리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강제로라도 안으로 밀어 넣은 이유가 이거란 이야기다.


아무리 포르네오 패밀리가 이 거리를 지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명분 없이 학살할 수는 없는 이야기였다.

괴물의 존재를 숨기고 노숙자들이나 자원자들을 밀어 넣어 죽여 버린 후.

이 모든 일을 괴물 탓으로 하고 괴물을 토벌해 버리면 포르네오 패밀리는 이득을 볼 수 있다.


쓸데없이 많은 하층민들의 수를 줄이고, 괴물을 쓰러뜨린 만큼 사람들의 지지도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유는 모리어티와 조직원들의 반응이었다.

괴물이 나타났으면 곧바로 제거하면 그만이었지만, 이들은 망설였다.

괴물에게 뭔가 목적이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모리어티가 처분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에 괴물을 공격했다는 거다.


‘자, 그럼 이게 어떻게 될까?’


릭은 모리어티가 어떻게 나올지 신경 쓰였다. 이 자리에서 그냥 도망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일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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