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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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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연재수 :
5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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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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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글자수 :
358,971

작성
21.08.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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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2

DUMMY

추격전은 계속된다.

사람이 바뀌었다는 것은 저쪽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추격은 변함없었다. 설령 일부를 놓치더라도 붙잡은 놈들에게 털어놓게 만들면 될 일이었다.


변하는 건 없다. 하는 일은 그대로다.

사자에게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마법의 세계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니 누구를 쫓든 상관없었다.

정말 중요한 인간을 빼돌렸다면 차차로 찾아내면 그만인 것이다.


하는 일은 변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좀 더 들고, 덜 들고의 차이일 뿐.

누구를 먼저 추적하건 하는 일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 편이 더 좋다.


‘리발오크전우회’의 오크들은 현장에서 살육을 벌이던 전장의 괴물들이었다.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다. 죽이지 못하면 죽임 당하기 때문에 죽이는 것 외에는 답이 없었다.


그 상대는 이계의 괴물들 혹은 강력한 마왕 혹은 신이라고 칭해도 될 정도로 강대한 존재들이었다.


희생은 언제나 따라오는 것이었다.

희생없는 전장은 없는 법이다. 전사자는 언제나 있었고, 그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서의 삶은 미지근했다.

적응해서 어떻게도 살아가는 오크들도 있지만, 다수는 낙오되었다.


그 낙오된 오크들 중 일부가 모여서 결성한 것이 전우회였다.


‘재밌군.’


그는 ‘파괴자’라고 불렸다. 리발오크전우회 내에서도 특별히 영향력이 있었던 이유는 전장에서 가장 큰 활약을 했던 병사이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클론오크는 넘버가 부여되어 관리되고, 헤드넘버에 따라서 전문화된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동일한 헤드넘버를 가진 클론오크들은 품질관리를 거쳐 비슷한 성능을 가지기 마련이었다.


가지만 드물게 특출한 기량을 보이는 규격 외 상품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파괴자는 바로 그런 경우였다.

같은 헤드넘버에 피해 특출하게 뛰어난 이레귤러. 그의 기수 내에서는 최강의 실적을 올린 규격초과의 상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파괴자는 군에 있을 때부터 제품번호보다는 별명으로 불렸다. 이제는 별명은 그의 이름으로 정착해 있었다.

누구도 그를 제품번호로 부르지 않았다. 그를 지칭하는 명칭은 파괴자였고, 그에 걸맞은 두려운 존재로 군림했다.


자신에게 존재하는 압도적인 폭력.

군에 있을 때는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폭력을 사용한 방향은 그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높으신 분들이 정해놓은 곳에서만 털어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달랐다.

마음대로 원하는 곳에 자신의 폭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도시 바깥의 빈민가의 인간들은 어차피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강하고 위험한 자들은 이 빈민가에 개입하지 않았고, 그는 파괴의 신이자 폭력의 전도자로서 공포를 뿌리며 군림할 수 있었다.


이번 상대는 그런 의미에서 마음에 드는 적이었다.


대담하고 우수하다.

이 거리에서는 보기 힘든 우수함. 전략은 완벽하지도, 치밀하지도 않았지만, 개인의 기량과 판단력의 우수함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뼈가 있는 적이었다.

빈민가의 놈들 중에서 그 정도의 기량을 갖춘 놈들은 한정되어 있었다.

나름 이름 있고 명망 있는 조직에 속해 있거나, 그들 자신이 명성이 있는 스캐빈저 팀일 것이다.


그렇게 조건이 정해지면 후보가 되는 팀은 꽤나 한정되게 된다. 후보로 들어갈 만한 팀은 10팀 정도뿐이었다.

그 안에서 고른다고 한다면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지.’


전쟁이 되면 지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모든 조직들이 자신들을 적으로 두는 건 좋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강하다고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해도, 피해를 줄이려고 하는 노력 정도는 할 필요가 있었다.


그 노력의 하나가 바로 증거의 확보였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해서 선전포고의 명분을 더한다.


이 거리의 조직들은 자기들끼리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있었다.

오랫동안 머무르다 보니 기득권으로서 서로 꿀을 빨 수 있는 자리를 나눠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직들은 싸움을 피하며 서로 이권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리발오크전우회에게는 나쁜 소식이었다.

신흥세력은 바로 이런 구세력들의 견제를 뚫고 올라가야만 했다. 위를 고꾸라뜨리지 못하면 그들이 독점하고 있는 달콤한 과실을 맛 볼 수 없는 것이다.


언젠가 모두 쓰러뜨린다.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방법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확장을 위해서 거친 수를 쓰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적을 늘리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습격자들을 잡는 일이 중요했다.

조직에 중요한 마약 사업에 타격을 입은 것도 문제지만, 전쟁을 할 확실한 명분이 그 이상으로 중요했다.


“후우. 하아.”


숨을 쉬었다 내뱉는다.

즐거운 기분이었다. 투쟁은 그의 존재 의의였다.

클론오크는 전쟁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쟁을 위해 태어나 전쟁터에서 죽는다. 드물게 돌연변이 마냥 전장에서 퇴역하는 오크들이 생기지만, 결국 싸움만이 의의인 존재인 만큼 바깥에서 그들이 자리 잡는 장소도 싸움터였다.


파괴자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이 일을 선택한 이유는 역시 싸움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자신을 제한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중요했다.


명령을 듣는 일은 질렸다.

명령하는 건 자신이다. 결정하는 것도 자신이다.

살아남은 전우들을 모아 리발오크전우회를 만든 것도 그런 의도에서였다.


조직이 커지고 클론오크들이 대우받는다면 전역한 오크들도 길드나 클랜의 경비로 들어가기 보다는 전우회의 일원이 되어 줄 것이다. 그러면 전우회는 커질 것이고 조만간 빈민가 전체를 손에 넣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클론오크와 다른 비마법종족간의 격차는 컸다.

전투에 특화된 만큼 빈민가를 지배하고 있는 비마법종족은 오크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저 성 안쪽의 길드에 필적하는 조직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인내가 필요한 일이었다.

당연히 파괴자의 생애 동안 끝내지 못할 업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언제나 일의 시작은 그런 법이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놈들이 버려진 공단지대로 향했다는 모양이더군.”


전우들 중 한명이 말했다.

AMCT-2027. 동료들 사이에서는 추격자라고 불리는 남자가 말했다.


나쁘진 않았다. 그곳이라면 방해할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귀찮아질 것이다. 숨바꼭질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귀찮군. 하지만 놈들의 의도는 알겠어.”


철저하게 도망갈 생각이었다.

지리가 복잡한 폐공단지대로 숨어드는 것으로 시선을 피하려는 것임이 분명했다.

숨을 곳도 많은 만큼 여차하면 기습을 걸어서 추격자를 제거할 수도 있었다.


“즐겁군. 오랜만이야. 이런 고양감은.”


파괴자가 웃자 다른 오크들도 웃었다. 릭과 그 일행을 추적할 때만 해도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던 오크들이 이번에는 웃고 있었다.


“생각보다 빈민가의 거지들도 수준이 괜찮군.”


전우들 중 하나가 말했다.

그 말대로 생각보다 실력이 있는 듯이 보였다. 더구나 한 명의 전우들과 마주치고도 무사히 도주하는데 성공했다.

증언하길.

마법 종족에게 필적할 정도로 마법을 구사할 수 있다는 모양이었다.


보람이 있다. 싸울 보람이 있는 것이다.

리발오크전우회를 결성하고 한동안 시시한 싸움만을 해왔다.

길거리의 깡패들은 전쟁에 유전적으로 특화된 정예 클론오크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세력을 확보하는 속도는 빨랐다. 신속하고 파괴적이었다.


사업은 놈들이 알아서 하게 뒀다. 어차피 잘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성과가 없다면 몸이 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공포가 그들을 내몰았고, 속임수를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론 클론오크들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인재 정도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정도의 인맥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전우의 물음에 파괴자는 대답했다.


“전체를 커버하는 건 무리군. 그렇다면 역시 추적해서 박살내는 수밖에.”


방침은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추적에 실패한다면 좀 더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 했다.


리발오크전우회를 위한 구역을 입수한 후 전우회는 우선 내실을 다지기로 했었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면 무작정 확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잘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상관없었다.

공포가 부하들이 적절하게 움직이도록 도와줄 것이다.


굳이 그러지 않았던 것은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추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공포로 돌아가는 조직은 공포가 힘을 잃게 되었을 때 무너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약점을 보이는 순간 우후준순처럼 반역자들이 튀어나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판매할 마약도 소실했고, 전쟁의 명분조차 빼앗긴다면 일단 전쟁부터 벌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저 성 안쪽에 살고 있는 샌님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진짜 전쟁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게 보였다. 아니, 그 편이 더 즐거울지도 모른다.


어쩌면 성내의 길드와 전쟁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파괴자는 입을 가렸다.

입고리가 올라가려고 했다.

전장의 망상만으로도 미소가 지러지려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물론 드래곤이나 거인, 마신, 정령같은 강력한 존재들을 상대로 1:1로 이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명성을 쌓고, 사람을 모으고, 장비를 손에 넣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이미 그들은 이계에서 침입해온 마신들을 격퇴해 왔었다. 드래곤이라고 해서 격퇴하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충분한 수와 적절한 장비만 있다면 불가능한 건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을 이미 그들은 몸으로 증명해 왔었다.


그때가 올 때까지 시일이 걸리겠지만, 오늘 일은 시작을 알리는 봉화로 적절할 것 같았다.

아니, 효시라고 부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클론오크들은 흩어졌다. 전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트럭을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았다.

물론 트럭이 1직선으로 쭉 달린다면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폐공단은 그런 1직선 길이 거의 없었다.


길이 남아있긴 했지만 부서지거나, 건물의 잔해가 무너지거나 한 결과 일직선으로 쭉 달릴 수 있는 길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즉, 지그재그로 달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바닥을 박차고 달린다. 감각을 예민하게 살리자 차가 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폐공단에서 달리는 차가 표적의 트럭만 있는 건 아니었다. 폐공단은 폭주족들의 거점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빈민가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사는 장소이기도 했다.


그나마 존재하는 치안조차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무법지대.

그곳이 바로 이 폐공단이었다.


‘여기에 끈이 있다면 제법 큰 조직이란 이야기인데.’


바닥을 박차고 달리며 파괴자는 생각했다.

스캐빈저 팀은 어지간해선 외부와 싸우지 않는다.

놈들의 목적은 돈을 모아서 노후를 편안하게 사는 거였다. 즉, 일 외로 외부와 갈등을 일으키려고 하지 않는다.


일 때문에 갈등이 생길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은 한다.

총알받이가 되기 쉬운 입장상 스캐빈저는 가능하면 업무에 불필요한 문제가 생기기를 두고 보지 않는 편이었다.


단순한 임무로 리발오크전우회의 마약창고를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있지만, 폐공단에 연줄이 있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어지간한 스캐빈저팀을 얻을 수 있는 인맥이 아니었다.

꽤 큰 조직이 시간을 들여 인연을 가꿔야 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상관없지.’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끈이 있을지도 모른다면 그때는 끈이 닿기 전에 해치워버리면 될 일이었다.


망설일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폭력. 그저 폭력 뿐.

압도적인 힘으로 모조리 눌러 찍어버린다.


결심했다면 실행할 뿐. 파괴자는 이미 트럭을 따라잡고 있었다.


우선 등에 메고 있던 RPG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불꽃이 아름답게 피며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참으로 그립고 흐뭇한 광경이었다.


“돌아온 기분이 들어. 그리운 전장이다.”


적은 단 셋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없이 전장에 가까운 공간.

즐거울 것임이 분명했다.


작가의말

F급헌터 그건 설정을 다 잊어버려서 쓰는 게 무립니다. 눈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3 캐슈너
    작성일
    21.08.21 03:31
    No. 1

    다시 연재한줄 모르고 있었네요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아침기상
    작성일
    21.08.21 15:18
    No. 2

    으아아.
    주인공 능력은 패턴 갖추는 능력인데 다른 4명은 뭐였나요?
    참신한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게 써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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