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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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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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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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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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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UMMY

에릭은 전력을 다해 추적자들을 따돌리려 했다.

하지만 상대는 클론오크들이었다. 일반적인 갱단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갱단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한계가 명백했다. 어차피 인간. 그것도 전문적인 훈련도 받지 못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군용으로 만들어진 클론오크는 신체 자체가 이미 인간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야생오크들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클론오크들이 싸우는 전쟁터는 가혹한 장소였고, 오크를 초월한 힘을 가지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장소였다.

유전자가 개조된 클론오크들을 생산해 군인으로 육성하는 건 당연히 이유가 있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차원균열의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것이다.


“어려운데.”


에릭은 자신의 감각에 걸리는 적들에게 신경을 집중했다.

상황은 썩 좋지 않았다. 클론오크들은 맨 몸으로 차를 쫓아오고 있었다.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데도 오직 각력만으로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차를 따라잡는 것도 모자라 추월하려고 하고 있었다.

상황이 그러다보니 헬렌이 욕설을 내뱉으며 기관단총으로 적을 겨눴다.

오크들은 총을 겨눠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헬렌이 방아쇠를 당기자 간단히 오크들은 슬쩍 걸음 늦추는 것만으로도 총격을 피했다.

손을 움직여 오크를 따라가자 오크들은 간단히 사선을 벗어나며 트럭을 추적해 왔다.


“이새끼들 진짜 어이가 없는데.”


“클론 오크가 원래 그렇지. 시아!”


“조금 기다려 줘.”


현재 유일한 구명줄은 시아였다. 에릭과 헬렌이 할 수 있는 일은 견제뿐이었다.

이 트레일러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시아였고, 탈출경로를 새로 설정하는 사람도 시아였다. 테크노멘서로서 오크들의 전자장비와 마법장비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도 시아였던 것이다.


하지만 시아는 지금 운전에 열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굽이굽이 진 도로였다.


도로에는 장애물이 가득했다. 트럭을 막기 위해서 세워 놓은 바리케이트를 억지로 밀고 나가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추적해오는 오크의 수는 모두 셋.

헬렌의 마법의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쥐새끼들이나 다뤄서 견제하기에는 이동하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아무리 강화된 쥐라고해도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오크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큰 동물을 풀어놓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었다.

풀어 놓는다고 해서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지만 시간 정도는 벌어 줄 것이다.


“곧 릭이 합류할 거야.”


시아가 말했다.

트럭의 속도가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크들은 여전히 쫓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수정 가능한 예정 내였다.

클론 오크들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사실도. 추적당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미 예측해두고 있었다. 추적을 막기 위한 준비도 해둔 상태였다.


트럭이 터널로 돌입했다. 오크들은 터널 안쪽으로 뛰어 들어왔고, 그 순간 트럭의 뒷문이 열렸다. 안에서 거대한 짐승이 세 마리 튀어 나왔다.


헬렌의 마법으로 강화된 투견 세 마리였다. 이들은 모두 헬렌이 직접 키운 투견들로 공격성은 끔찍하고 오직 헬렌의 말 외에는 듣지도 않았다.


이들을 일회용으로 쓴다는 사실에 대해 헬렌은 내키지 않는 듯 했지만 이젠 답이 없었다.

자신의 투견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오크들을 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다행이 상대의 수는 셋이었고, 헬렌의 투견도 셋이었다.


자신이 정성들여 키운 투견들을 소모용으로 써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머금으며 헬렌은 염파로 명령했다.

개들은 공격명령을 받자마자 차에서 뛰어 내려 오크들을 향해 뛰어 들었다.


개들은 덩치가 3배는 커져 있었고, 털은 마치 가시같이 단단하고 뾰족하고, 억세게 뻗어 있었다. 송곳니도 덩치에 어울리게 커다랗지만, 발톱은 덩치 이상으로 커다랗고 공격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오크들은 개들이 덤벼오자 총을 쏘았지만, 그걸로 변이된 개들을 저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크들은 그 커다란 덩치의 개들에게 맞섰다.

그리고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크들은 완력으로 개들을 때려눕히고, 칼침을 놓았다.

총탄도 막을 정도로 질긴 가죽이었지만 날 끝에 열을 머금은 열선날로 찔러 들어오자 버틸 수 없었다.


“잭! 페기! 록!”


헬렌이 투견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거리는 벌렸다. 트럭은 오크들과 거리를 벌려 먼저 터널을 빠져 나왔다.

오크들 역시 개들을 쓰러뜨리고 쫓아오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직선구간이었기 때문에 마구 밝으면 어떻게든 거기를 벌릴 수 있을 것이다.


‘겨우 그걸로 안심할 수는 없지.’


에릭이 화염탄을 권총에 장전하고 터널 입구의 상부를 겨눴다.

터널의 입구에는 미리 준비해둔 함정이 있었다. 에릭은 오크들이 입구에 도착하는 것에 맞춰서 방아쇠를 당기자 화염마법이 담긴 총탄이 날아가 함정의 발동장치를 자극했다.


함정이 발동하자 미리 장치되어 있던 원통으로부터 그물이 발사되어 오크들을 덮쳤다.


“후.”


“제길.”


안도하는 에릭과 달리 헬렌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자신이 키운 개 세 마리를 이번 함정을 위한 재물로 사용한 것이니 마음에 들지 않을 만도 했다.


“어쩔 수 없었어. 충분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잖아.”


“알아.”


헬렌은 그렇게 말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개 세 마리를 희생해서 클론오크로부터 도망치는데 성공했다면 충분히 이득을 본 것이었다.


“접선지가 변경되었어.”


시아가 말했다.


“플랜B로 이행할 거야. 아직 오크들은 포기하지 않았어. 그깟 그물 금방 풀어버리고 쫓아 올 거야.”


에릭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놈들의 완력을 생각하면 그물을 끊어 버리고 다시 추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금방이었다.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유저이자 테크노멘서인 시아에게 불상사가 생기는 일은 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플랜 A대로라면 트레일러를 타고 충분히 먼 곳으로 이동해 차를 바꿔 타고, 트레일러는 처분할 생각이었지만 이제 그럴 수 없었다.


클론 오크들이 이렇게 대단한 놈들일지는 몰랐다는 사실이 이번 작전의 문제였다.


아니.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엄청난 기량을 가진 전투 전문가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1:1로 맞붙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단 하나 오산은 오크들의 신체 능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사실이었다. 높은 전투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맨 몸으로 차를 따라올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물론 그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마법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신체 강화 계열 마법을 사용하는 근접전 전문가들 중에는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자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순간적인 움직임이었다.

마법으로 신체를 강화한 순간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식을 초월한 속도를 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클론오크들은 마법이 아니라 단순한 신체 능력만으로 저런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단순히 맨몸으로 트럭을 따라올 때 에릭은 전율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던 것이다.


‘터무니없군.’


그물은 전기 충격을 가하게 되어 있지만, 클론오크들을 그리 오랫동안 묶어 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1분 이상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거면 충분했다.


릭이 따라 붙은 건 그때였다.


“헬렌과 교대해. 시아를 옮겨서 헬렌과 보내고 너는 나와 함께 트럭에 올라탄다.”


에릭의 명령에 릭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릭이 보기에 릭은 아직 미지수였다. 도메니코가 찍어 넣은 낙하산 인사라는 점은 둘째 치고, 전체적으로 건성인 면이 있는 것이다.


“낙하산만 데리고 괜찮겠어?”


헬렌이 물어왔다.

그녀도 릭을 못미더워 하는 것이 분명했다. 사격 실력은 나쁘지 않지만 그 외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다만 그가 건성이라는 부분을 생각하면 실제로 어느 정도 일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확실한 건 클론오크만큼은 되지 않을 거라는 점이고, 그가 초보라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프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프로란 그런 장애에도 임무를 성공시켜야 하는 법이다.

항상 최선의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런 일에는 변수가 많고, 그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전부 미리 점검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경험과 임기응변 능력이 중요한 이유가 이거였다.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경험과 임기응변 능력이 없으면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걸로 끝이었다. 운이 좋으면 임무의 실패고, 운이 나쁘면 죽는다.


아직은 수정할 수 있는 범위 내였다.

살아남는다. 반드시 살아남는다.

클론 오크가 뭐가 내수란 말인가? 그는 살아남으면 그만인 것이다.


반면 릭은 꽤 가라 앉아 있는 상태였다. 냉정해졌다고 말해도 좋았다.


‘어려워.’


클론오크와 직접 맞붙어 보고 느낀 결론이었다.

모든 장비를 갖추고 유리한 지형에서 싸운다면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환경이 따라주지 않았다.


트럭에 타고 클론오크들을 상대해야 했다.


1명을 상대로 싸우는데도 성가셨는데 연계 공격을 해오는 클론오크들은 성가신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고 도망치는 것만 생각해. 시아만 뺏기지 않으면 되니까.”


나머지 인원은 그렇게 중요한 인원은 아니었다.

정보 탐색, 운전, 계획 수립이 가능한 테크노멘서는 드물었다.


전투 능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 다리를 못 쓰는 시아가 제대로 싸울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대신 보조적인 업무에서는 우수 그 자체. 그녀가 지닌 정보들은 하나같이 값어치를 하는 것들로 절대 리발오크전우회에 뺏겨서는 안 되는 인재였다.


아니, 리발오크전우회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조직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전투요원은 구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정보수집 요원을 구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테크노멘서는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드물다고 일컬어질 정도였다.

기계 친화적인 재능을 가진 마법사가 태어나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가, 어서. 헬렌! 시아!”


도주용 차량이 이 건물들 사이에 숨고 릭과 에릭이 탄 트럭이 움직였다.

오크 들이 어느 사이에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다행이 도주용 차량은 보지 못했다.


“왔군. 가겠어.”


에릭은 처음보다는 속도를 떨어뜨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놈들이 추격해오기 쉽게 밑밥을 흘리는 행위였다.


“더크까지 합류하면 반격할 거다.”


그렇게 말하는 에릭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라곤 전혀 깃들어 있지 않았다.

클론 오크들을 상대로 승산은 거의 없었다. 반격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더크라고 뾰족한 수가 없을 터였다.


릭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에릭과 더크는 갱의 스캐빈저 치고는 나쁜 실력은 아니었지만, 클론 오크들을 상대할 정도로 우수한 실력은 아니었다.


볼 것도 없었다.

총격은 거의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그렇다고 격투로 승부를 걸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체격, 방어력, 공격력 그리고 장비의 상태.

모든 면에서 클론오크가 위였다. 1:1이서라도 승산이 있으면 모르지만, 1:1로도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 정교한 연계를 가하는 클론오크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어떻게든 클론오크들을 때어 내고 도망가는 거였다.


시아와 헬렌도 도망 보냈으니 다소 무리한 일도 할 수 있었다.

다리가 불편한 시아가 없으니 기동력 면에서는 훨씬 나아졌다고도 할 수 있었다.


“어디로 갈 거죠?”


릭은 창밖으로 손을 뻗어 클론오크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클론오크들은 릭의 총격을 피하지 못했다.

헬렌과 릭은 사격 실력에서 차원이 달랐다.

헬렌과 달리 릭은 첫 사격으로 회피하게 한 후 두 번째 공격을 예측한 장소로 발사해 맞추는 방법으로 오크들에게 총탄을 명중시켰다.


물론 그건 미봉책에 불과했다.

얼마 남지 않은 총탄을 전부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달리고 있던 클론오크들이 넘어지게 만드는데는 성공했다.

달리는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멈춰서 있을 때처럼 온전하게 총탄을 받아낼 수는 없었다.


“······.”


클론오크들은 그럼에도 상관없다는 듯이 다시 몸을 일으켜 달려오기 시작했다.

릭은 튀어 오르려는 심장을 억눌렀다.

클론오크들이 멀쩡한 것은 아닐 것이다. 타격을 받기는 했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타이른 것이다.


일단 최대한 시아가 도망갈 수 있도록 거리를 벌릴 필요가 있었다.

에릭은 엑셀을 최대로 밟으며 도주용 차령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잠이 온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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