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ainearth 님의 서재입니다.

매직펑크판타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rainearth
작품등록일 :
2021.07.26 21:55
최근연재일 :
2022.04.04 03:14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9,348
추천수 :
419
글자수 :
358,971

작성
21.08.24 22:00
조회
183
추천
6
글자
14쪽

14

DUMMY

불길이 잦아들었을 때 클론오크가 무릎을 꿇었다. 강한 열기가 그의 피부를 바짝 구웠고, 숨을 쉬었다면 폐까지 타올랐을 것이다.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아무리 잘난 클론오크라고 생물인 이상 피해를 피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크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며 클론오크가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동시에 릭은 뒤로 뛰어 올랐다. 총성이 울리고 릭이 있던 자리를 총탄이 훑고 지나갔다.


릭은 재빠르게 다리를 놀려 자리를 벗어났다.

신체능력은 모든 면에서 오크들이 우월하지만 순간적인 속도라면 릭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마력에 의한 신체 강화.

자신에게 적용하는 만큼 빠르고 정밀하게 적용하는 일이 가능하다. 효과는 순간적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충분했다.


지속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마법디바이스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 릭의 손아귀에는 그런 물건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역시 다시 생각해봐도 그걸로 충분했다.


“광인이여!”


손아귀에서 집적된 마력탄을 발사한다. 창에 가까운 형태의 마력탄은 총을 쏜 클론오크의 위치를 노리지만 클론오크는 쉽게 피했다.

이런 공격을 맞아줄 정도로 클론오크의 능력은 녹록치 않았다.


마법은 아무래도 딜레이가 생긴다.

마력을 끌어 올리고, 구성을 만들어 마력을 실어, 목표를 정한 후 방출한다.

최소 4단계의 공정이 필요하고, 마법의 규모와 목적에 따라서 단계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클론오크 정도의 동체시력과 신체능력을 지닌 상대에겐 이런 공격보다 총이 훨씬 더 치명적인 공격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1단계 공정만을 요구하는 단순 마력 방출은 위력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자신의 마법에 특화된 거점을 가지면 이런 공정을 줄일 수 있지만, 없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맞지 않는다면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반면 클론오크 역시 긴장하고 있었다.

상대는 수준급의 마법사. 거기에 수준급의 테크노멘서다.

마법의 근원이 되는 소스의 차이 덕에 대부분 하나의 소스만을 파기 마련이지만, 드물게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루는 술자였다.


일반적인 마법사에 비하면 테크노멘서의 수는 드물었다. 이런 곳에서 그 귀한 테크노멘서를 전투원으로 소모할 거라고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클론오크가 아니라 지혜로운 현자라도 불가능할 발상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적은 틀림없는 마법사이자 테크노멘서.

완벽하게 정비된 기계가 갑자기 단체로 오류를 일으키고 그 탓에 빈틈을 내줘 죽은 전우를 생각하면 상대는 분명히 테크노멘서였다.


‘그렇다면.’


우선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끈다.

네트워크 연결로 지원받는 추가적인 지원을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네트워크에 연결함으로서 정보차원의 에너지를 지원받아 성능을 상승시키는 기능을 포기한다는 건 꽤 컸다.


이전에 비해 둔감한 장비들을 다뤄야 한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적에게 이용당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리발오크전우회는 이 방면에서는 인재가 부족했다. 신생조직이라는 점도 있지만 운이 좋지 않았다.


설마 지배영역에 제대로 된 네트워크 방면 전문가가 없을 거라곤 누가 생각했을까?


‘육탄전으로 승부를 본다.’


결심하며 정면으로 돌진. 상대의 마법도 가벼운 거라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 꿍꿍이를 릭도 이해하고 있었다.

이미 신체능력에서 우월하다. 유일한 변수인 마법도 작정하고 무시하려면 할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클론오크 쯤 되면 자체적인 마법 저항력이 어느 정도 존재했고, 목표 생물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마법은 대게 공정이 복잡하기 마련이었다.


마법이 완성되기 전에 집중력을 무너뜨릴 수 있단 식의 발상이 아니었다.

마법을 사용한다고 정신이 딴 곳에 팔리는 순간 결정타를 넣어준다는 발상이었다.


충분히 가능했다.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생기는 절대적인 인식의 공백. 그 틈을 노리는 것 정도는 클론오크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클론오크가 예상하기 못한 것이 있다면, 릭이 격투전에 있어서도 클론오크에게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누읏!”


첫 지르기가 비켜 나갔다. 릭이 안쪽으로 뛰어 들며 팔꿈치로 클론오크의 명치를 올려쳤지만 클론오크를 슬쩍 밀어내는 데 그친다.

뻗어오는 손을 피해 몸을 숙여 피하자 클론오크는 스탭을 밟으며 릭을 쫓았고, 릭은 발을 놀려 오크가 뻗은 팔의 아래쪽으로 빠져나갔다.


놀란 건 클론오크 쪽이었다. 릭의 경우에는 이미 클론오크의 성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해놓은 바가 있었다. 공격이 거의 먹히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권격으로 승부를 내기에는 체급차가 너무 큰 것이다.


반면 클론오크 쪽은 당황했다.

상대의 기량이 예상이상이었다. 모든 면에서 최상급. 마법도, 격투도, 사격도 모두 우수한 적. 이런 적은 저 도시 안의 길드에서도 보기 어려울 터였다.


이런 곳에 있을 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상대는 길드 혹은 클랜인가?


‘있을 수 없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가?


‘생각하지 마라!’


우선은 적을 제압한다. 할 일은 그것 뿐. 결정했다면 실행해야 한다.

적의 정체는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적이 예상 이상으로 강하다는 사실. 그렇다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미 이변을 알아채고 다른 클론오크들도 움직이고 있었다.

릭은 이미 고립무원이라는 사실을 클론오크는 알고 있었다. 동료들은 각자 흩어졌고, 클론오크를 상대로 아군을 구하러 오는 짓을 하지는 않을 터였다.


게다가 클론오크가 생각하기론 릭이야말로 그 팀에서 가장 강한 자였다. 트럭을 추격할 때 보여줬던 다른 팀원들의 기량을 생각하면 차이는 상당했다.

여기서 도우러 오는 것은 오히려 방해하러 온다는 말과 같았다.


‘이미 전우들이 뒤쫓고 있을 테고 말이야.’


여기까지 생각하는데 1초 이하. 클론오크는 릭을 박살내는 기세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릭에게는 그 정도 틈으로도 충분했다.


“빛이여!”


섬인이 오크의 번뜩이며 오크의 몸 곳곳을 꿰뚫었다.

오크는 반사적으로 움직이며 급소를 피했지만 다리와 팔에 구멍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릭은 오크에게 결정타를 날리지 않았다. 대신 릭은 도주를 생각했다.

이미 다른 클론 오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 릭도 알고 있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근처의 모든 기계를 체크해두고 있었고, 당연히 리발오크전우회의 장비들에는 모두 태그 처리를 해둔 것이다.


1:1로 이렇게 힘든데 다수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는 노릇.

슬슬 도망쳐야 할 때라는 건 이미 생각해두고 있던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클론오크를 해치우지 않았다.


동료를 둘이나 죽인 대가로 복수심에 불타는 클론 오크들의 추격을 받는 것보다는, 한 명을 부상을 입혀 둠으로서 추적자를 줄이거나, 추적을 포기하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창문을 뚫고 건너편 지붕까지 뛰어넘은 릭은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전력을 숨길 생각은 없었다. 신체 강화 마법을 최대한 동원해 달리기 시작했다.


순간 속도라면 클론오크도 따라올 수 없다. 마법을 사용할 줄 모르는 상대이니 마력의 흔적을 따라올 수도 없을 것이다. 그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릭은 달리는데 주저가 없었다.

거리를 벌리고 벌린다.

트럭을 탔을 때보다 속도는 훨씬 빨랐다.

전력으로 움직이는 자신의 속도를 체감해보는 것은 처음인 릭은 그 속도 자체에 놀랐다.


하지만 릭의 신체는 속도에 휘둘리지 않았다.

건물을 오갈 때 받는 충격조차도 평소와 그리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그 정도로 신체의 내구력과 탄성, 강성이 강해져 있었다.


자신이 스피드스터 히어로가 된 기분을 만끽하며 릭을 달렸다.

합류지점은 아마 아지트일 것이다. 자력 귀환해서 일행과 합류한다.

아지트로 돌아가는 길은 멀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훨씬 지쳤다.

바이퍼랑 싸웠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피로가 느껴졌다.

아마 처음으로 제대로 된 전투를 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상대도 자신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싸움. 당연히 위험했고, 극도로 신체를 긴장시켜야 이겨낼 수 있는 싸움이었다.

피곤하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다.


걸어서 아지트로 돌아가려고 하니 너무 시간이 걸렸지만 별 수 없었다.

돌아왔을 때는 수 시간이 지나 있었고, 릭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


안에는 먼저 도착한 헬렌과 시아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릭의 등장에 반응해온 것은 헬렌이었다.


“낙하산. 더크와 에릭은?”


그녀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릭을 노려봤다. 릭은 피곤함을 느꼈다. 설명을 할 힘도 없었고, 당장 침대에 눕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우리는 흩어졌어. 각자 알아서 도망치기로 했지.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온 건가? 아무도 안 왔다고?”


“그래. 낙하산. 네 녀석이 처음이지. 이상한 걸. 낙하산도 도망쳤는데 에릭과 더크는 돌아오지 않다니.”


리발오크전우회의 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그들 하나하나가 이 팀 전체를 합친 것만큼 강했다.

솔직히 말해서 전원 몰살당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런 임무를 내렸다는 건 다름이 아니라 도메니코가 적의 전력을 잘 못 판단했거나, 이번에 스캐빈저 팀을 정리할 생각이었던 거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더크나 에릭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릭은 게임을 해본만큼 전지적 시점에서 클론오크들의 대단함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것이다.


전역한 클론오크는 보기 쉽지 않았다.

그들의 전설적인 무용은 소문으로는 들어봤겠지만, 직접 본 적은 없고, 확실한 정보를 얻은 적도 없을 터였다.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소문 뿐.


그러다보니 아무리 대단하다고해도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클론오크는 길드와 클랜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렇게 빈민가에서 조직을 이루는 경우가 없었다.


있다면 낙오자뿐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는 정예 중의 정예였고, 포르네오 패밀리의 스캐빈저 팀 따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니, 포르네오 패밀리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클론오크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었다.

포르네오 패밀리는 전멸할 것이다. 다른 조직들과 힘을 합친다고 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최소한 클론오크들에게 대항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실력자가 필요했지만 그런 자들은 흔하지 않았고, 그 정도 실력이면 길드나 클랜에 들어가 있지 굳이 빈민가에 남지 않았다.


“숨어있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인지도 모르지.”


가능한 희망적인 전망을 이야기해 봤다.

실제로는 잡혔을 가능성이 높았다. 릭 자신도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 정도로 클론 오크들의 실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아직 더크가 돌아오지 않은 건 의외였다.

더크의 투과마법은 도주에도 대단히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혹시 배신한 건 아니겠지?”


“내가 배신했다면 여기 전원이 벌써 뒈졌을 걸.”


그것도 사실이었다. 릭이 배반해서 여기에 클론오크들을 끌고 왔다면 벌써 벌집 신세였을 것이다.


“그의 말은 사실이야.”


시아가 말했다. 릭은 시아가 이런 순간에 직접 나서는 것을 처음 봤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근처에 클론오크들이나 리발오크전우회에서 사용하는 주파수는 감지되지 않아. 그는 한 편이야. 그보다 더크와 에릭이 잡혔다고 봐야겠지.”

“웃기지 마! 이 녀석도 살아서 돌아왔는데 에릭 녀석과 더크는 못 돌아온 다고? 그럴리가 있을 수 있나?”


헬렌이 신경질을 냈지만 시아가 조용히 노려보자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마치 감히 시아에게 대들 수는 없다는 그런 태도였다.


“좋아요. 그럼 당신은 어떻게 빠져나온 거죠?”


“마법으로 신체를 당황해서 무작정 뛰었지. 덕분에 지금은 한계야,”


“그런가요? 그럼 아지트를 옮기는 걸 도와줘요. 둘이 잡혔다면 이곳도 벌써 알려졌다고 봐야 하겠죠. 아마 놈들이 공격하지 않은 건 다른 이유가 이어서예요.”


“다른 이유?”


헬렌이 물었다.

하지만 릭은 대충 오크들이 무엇을 할지 짐작이 갔다.


포르네오 패밀리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공격자들과 포르네오 패밀리 사이의 연관점을 찾았다면 시시하게 손발에 불과한 스캐빈저들을 치울 필요는 없다.


물론 스캐빈저들은 치운다.

하지만 그 전에 확실하게 포르네오 패밀리도 같이 처리한다.


그런 꿍꿍이일 것이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리고 릭은 여기까지 오느라 시간이 걸렸다. 리발오크전우회가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뭔가 움직임이 시작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었다.


“그럼 어떻게 할 거지?”


릭이 묻자 시아는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에바 신극장판 파이널 감상.

‘이게 에반게리온이지.’


좋게도 나쁘게도 에반게리온이었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매직펑크판타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27 +1 21.09.16 157 9 13쪽
26 26 +1 21.09.15 158 8 14쪽
25 25 21.09.13 154 7 14쪽
24 24 +1 21.09.10 159 9 14쪽
23 23 +1 21.09.09 158 10 14쪽
22 22 +1 21.09.08 170 9 14쪽
21 21 +2 21.09.07 170 10 15쪽
20 20 +1 21.09.03 163 9 14쪽
19 19 21.09.02 157 9 13쪽
18 18 +1 21.09.01 167 8 14쪽
17 17 21.08.30 174 7 15쪽
16 16 +1 21.08.27 172 9 14쪽
15 15 +2 21.08.26 170 8 14쪽
» 14 21.08.24 184 6 14쪽
13 13 21.08.22 181 7 14쪽
12 12 +2 21.08.20 191 6 13쪽
11 11 +1 21.08.18 188 7 14쪽
10 10 +1 21.08.13 193 7 13쪽
9 9 21.08.11 197 8 14쪽
8 8 +1 21.08.06 214 8 13쪽
7 7 +1 21.08.03 232 7 14쪽
6 6 +1 21.08.02 252 8 13쪽
5 5 +2 21.07.30 288 8 13쪽
4 4 21.07.29 288 8 14쪽
3 3 21.07.28 332 8 13쪽
2 2 21.07.27 388 11 14쪽
1 1 +2 21.07.26 833 13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