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법은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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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과 리엔이 이번 대전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뒤, 대한은 잠시 멘탈이 파괴되어
약 10분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기실 안에 있는
자기 자리에 가만히 앉아 멍청한 얼굴로 퍼질러진 채 시간을 보냈다.
대한에게는 매우 다행이게도, 저번 라운드에서 시엘이
꽤 힘이 들었던 모양인지 특별히 집행관에게 요청을 하여
쉬는 시간이 30분으로 늘어났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다음 라운드 출전 선수를 내지도 못하고
출전 명단에서 선수로 추가로
- 나가지 못하게 된 마리안과 리엔은 빼고 -
선수 한 명을 그냥 잃게 될 뻔 했다.
레아와 샬럿의 간호(?)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린 대한이었지만
이제 남은 시간은 겨우 10여분.
길게 회의를 할 시간이 없이 곧 다음 라운드의
출전자를 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흠. 잠깐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미안하다."
대한은 정줄을 놓고 뭉게져(?) 있었던 조금 전의 상황에 대해
부하들에게 사과를 한 뒤,
브리가니의 습격(?)이후 보이지 않는 마리안과 리엔을 뺀 채,
곧이어 벌어질 3라운드에 나갈 다음 출전자를 선발하기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니들도 방금 알았겠지만, 브리가니 놈이 무슨 수를 쓴 모양이야.
고로 이번 신마대전에 누님들은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군요.
아무리 자기가 폐하께 척을 지고 있다고는 해도,
신마대전까지 방해를 하다니....."
"브리가니놈..... 예전부터 속이 시커먼 줄은 알고 있었다만.
설마 이런 일까지 벌일 줄은."
"더러운 돼지 같으니!"
조금 전에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들은 꼴뚝간부들은
분노한 얼굴로 저마다 브리가니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았고,
대한은 분노한 레다에르가 내뱉은,
더러운 돼지라는 표현에 잠시 움찔했다가
괜히 헛기침을 한 뒤,
손을 치켜들고 그런 부하들을 진정시킨 다음 말했다.
"자, 자. 시간이 많이 있으면 그 돼지녀석 욕부터
실컷 한 다음에 이야기를 해도 좋겠지만, 우리에게는 시간이 읍다.
따라서 긴급하게! 지원자를 받겠다.
내가 다음 라운드에 출전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거수!"
꼴뚝부하들에게 그렇게 물어보기는 했지만
사실 대한은, 누가 손을 들고 자원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아무도 없을 경우,
일단은 긴급땜빵(?)용으로 볘규기나를 내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헌데 뜻밖에도 꼴뚝부하들 중에서 손을 들고
자원 의사를 밝힌 자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여태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여준 적이 없는
거미 할멈 아메리아였다.
"폐하, 이번에는 저에게 기회를 한 번 주시지요.
제가 비록 재주 없으나,
상대를 물리치고 승리를 가져올 자신이 있습니다."
"오!? 진짜? 그렇게 자신 있는거야?"
지원자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아메리아가 먼저 나선데다가, 앞서 둘이 이미 당한 상황임에도
저렇게 자신있게 이길 수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뭔가, 믿을 구석이 있을거라고 본 대한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묻자, 아메리아보다 먼저
올코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메리아 공은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계셨지요."
"특이한 체질이라니?"
올코트의 말에 더욱 궁금해진 대한이 눈을 반짝이며 다시 묻자,
아메리아는 별것도 아니라는 듯 손가락으로
눈썹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별 것은 아닙니다만, 저는 빙결마법에 대해 어느정도
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저 분이 사용하고 있는
하급수준의 마법으로는 저에게 피해를 줄 수 없지요."
"헐..... 진짜야!? 완전 쩌는데?"
대한은 아메리아가 빙결마법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믿었던 두 누님의 출전 불가 소식에 의해
깜깜하게 가려졌던 눈 앞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상대의 공격수단이 빙결마법 뿐인데, 거기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니!
이건 뭐 이긴 거나 다름 없지 않은가!
"좋아! 뭐 그러면 볼 것도 없지.
저기 집행관님!? 저희 다음 출전 선수 정해졌습니다!"
"네, 말씀하시지요."
신이난 대한은 더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곧바로 이어질 3라운드 출전자로 아메리아를 적어 낸 뒤,
아메리아에게 다가가 물었다.
"야, 근데 그런 능력이 있으면 왜 진작에 말을 안 했어?
진작에 나갔으면 바로 이겼겠구만."
"원래는 마리안공이나 리엔공이 계셔서,
제가 나갈 자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만
상황이 이렇게 되어 이제사 말씀을 올렸습니다."
"음... 하기야 그렇네. 뭐 좋아. 어쨌든 가서 이기고 와라!"
"예, 폐하."
대한이 아메리아에게 격려의 말을 건넸을 때,
딱 쉬는 시간이 끝나고 무대에서는 다시 사회자양반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조금 지루하셨지요!? 그러면 지금부터 3라운드의 출전자를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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