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vs 시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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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몸의 기를 끌어올린 데릭은
빠른 속도로 시엘을 향해 달려갔는데,
어찌 된 일인지 시엘은 제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시엘 선수! 어찌된 일일까요!? 움직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쫄은 거지 뭐!"
"어린 년이 겁을 먹었구만!"
"애 안아프게 한방에 보내줘라! 하하핫!"
마리안과의 수련을 통해 여러 종류의 빙결마법에 대해
어느정도 대처능력이 생긴 데릭은,
재빨리 걸음을 이리저리 옮기며 시엘의 눈을 혼란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는데,
둘의 사이가 10보 안으로 좁혀졌음에도
여전히 시엘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고,
데릭은 마치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시엘의 모습에
묘한 압박감을 받으면서도,
이미 달려온 기세를 외면할 수 없었다.
"타앗!"
데릭은 그대로 시엘을 향해 몸을 날렸고,
다음 순간 데릭은 시엘의 바로 코 앞에서
무언가에 부딪힌 모양인지,
괴로운 표정으로 떨어지며 비틀거렸다.
"큿!"
데릭이 주춤거리는 순간 시엘은 곧바로
데릭을 향해 아이스 애로우 마법을 시전했는데,
한 발이 아닌, 열 발 가량의 날카로운 얼음덩이가
데릭을 노리고 날아가는 모습은,
관중들을 경악시키기 충분했다.
"으앗!"
데릭은 위기의 순간, 기를 끌어올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얼음덩이들을 겨우 피해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데릭의 다리깨를 살짝 스치고 가면서
데릭은 얕은 상처를 입게 되었다.
"네! 놀랍습니다! 설마 가만히 서 있던 것이
함정을 파 둔 것일 줄이야!
시엘 선수, 능력을 제한 당했음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말대로, 데릭이 코 앞으로 올 때까지
시엘이 움직이지 않았던것은 전부 계산된 행동이었다.
시엘은 경기전 데릭이 무도가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상대가 가볍고 빠른 몸놀림을 통해 곧바로 자신을
노릴 것으로 보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자신의 앞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얼음벽을
만들어 두었는데,
이는 아이스 월*이라는 마법으로,
(* 전방에 보이지 않는 얼음벽을 생성하는 마법
마법사들이 순간적으로 엄폐물을 만들때
사용되고는 한다.)
자신의 예상대로 데릭이 곧바로 날아왔다가
얼음벽에 부딪혀 떨어지자,
그 즉시 아이스 애로우 마법을 날려
상대를 제압하고자 한 것이었다.
데릭이 피해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경기가 시작되고나서 10초도 지나지 않아
그대로 1라운드가 끝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헐......"
그래도 마왕군 내에서는 나름 뛰어난 실력자인
데릭이 아무것도 못 하고 질 뻔했던
아찔한 상황을 두 눈으로 보고 있던 대한은,
입에 파리를 기를 생각이었는지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을 못했고,
다음 출전이 예상되는 꼴뚝간부들도
시엘의 놀라운 능력에 혀를 내두르며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이거 보통 상대가 아닌 것 같소이다."
"그러게 말이오. 능력을 반 이하로 제한당했다는데도
저 정도라니....."
한편 시엘에게 한 방을 얻어맞은 데릭은
서둘러 몸을 일으켰고,
시엘은 수십개의 얼음덩이들을 만들어 내더니
데릭이 있는 곳을 향해 하나씩 차례로 날려댔다.
"윽! 제길!"
시간차를 두고 계속해서 날아오는 날카로운
얼음덩이들때문에 데릭은 공격은 커녕 피하기 급급했고,
시엘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런 데릭에게
계속 얼음덩이를 날려댔다.
"에반의 아들놈이라더니 별 볼일도 없는 놈이구려.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못해보고 쩔쩔매는 꼴이라니."
데릭이 쩔쩔매는 모습을 본 말로모스는
뭐가 그리 좋은지 껄껄 웃으며 좋아했고,
브리가니는 그 와중에 긴 치마를 입어 잘 드러나지도 않는
시엘의 맨다리를 날카로운 눈으로 캐치하며
만족한 듯이 웃고 있었다.
"이런! 데릭선수! 상대의 공격을 피하기 바쁘군요!
과연 제대로 된 반격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뭐하고 있냐!"
"꼬맹이한테 한 방도 못 먹이냐?!"
데릭이 공격다운 공격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쩔쩔매자 관중들은 데릭을 향해 야유를 보냈고,
데릭은 자신을 노리고 계속해서 날아오는
얼음덩이들을 피해내며 생각했다.
'이대로 가면 끝도 없겠군.... 그렇다면!'
이를 악문 데릭은 기를 한계치까지 끌어 올린 뒤
조금 전에 달려오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엘을 향해 달려가다가,
갑자기 발을 헛디뎠는지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엇!?"
짧은 순간이었지만 데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시엘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데릭의 얼굴을
향해 얼음덩어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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