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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정조 이산 그가 사랑한 여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0 22:20
최근연재일 :
2022.06.05 10: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802
추천수 :
221
글자수 :
163,903

작성
22.05.23 00:05
조회
77
추천
3
글자
9쪽

열 한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DUMMY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덕임은 궁궐 내에서 매일같이 그림을 그릴 수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덕임은 궁궐 사람들을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그 역시 성공적인 작품이었다.


그렇게 청연공주, 청선공주, 궁녀 영희, 경희, 복연과 고전소설《곽장양문록》(전 10권 10책)을 국문 필사하였다. 궁녀 사이에서도 국문 필사를 성공적으로 이어온 덕임의 이야기가 영조의 귀에 까지 들게 되었다. 그렇게 영조는 덕임을 불러냈고, 그의 부름에 덕임은 한걸음을 달려왔다.


****


청연공주는 영조에게 덕임을 소개했다.


“할바마마, 이 아이가 이번 국문 필사를 쓰였던 덕임이라 하옵니다.”


“오호, 그래. 아주 영특하게 생겼구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허허허, 그래. 세손. 어떠하냐? 이 아이가 이번에 필사한 아이라하더구나. 아, 너는 이미 알고 있느냐?”


영조는 호기심과 기대 가득한 눈으로 산과 덕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보는 눈이 많기에 이들은 그에 맞는 답을 하지 못하였다.


“소자..... 처음 보는 아이옵니다.”


“..... .....”


“그래?”


영조의 이야기가 끝나고, 덕임과 그는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


“..... 잠시 이 아이만 남고, 너희는 나가거라.”


“예, 세손 저하.”


그의 말에 덕임을 뺀 모두가 자리를 피했다.


“..... 저하.....”


“덕임아. 실은 조금 전에 내 너를 말하지 않은 것은 너를 위해서였다. 그러니까.....”


“..... 알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 덕임은 웃으며 대답하였다.


“아, 알고 있느냐? 나는....”


그러다 산은 결국 덕임과 마주하며 웃음을 지었다.


그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은 오직 덕임이 있는 곳이었다.


****


“..... 세손저하.”


“아, 들어 오거라.”


“세손저하, 시간이 많이 늦었사옵니다.”


“아, 벌써 이리 되었는가? 알겠다.”


“예, 저하.”


모두가 문을 넘어 서있는 것을 확인한 이 산은 오늘도 다를 바 없이 일기장을 꺼내었다.


그렇게 그는 오늘도 천천히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 그때 나는 홀로 고입 된 처지인지라, 저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감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머리를 숙여 가며, 애써가며 명을 들었으니, 그 당의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면 나는 옳다해야 했고, 또 무슨 말을 하면 나는 좋다해야 했다.....”


그는 한참동안 글을 쓰던 손을 잠시 멈추며, 문을 넘어 그림자로 자신을 지키고 있던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 내가 끝내 저 위를 보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날 밤 그는 창문 넘어 황금빛 달무리가 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지난 기억에 고통 받고 있었다.


그나마 숨쉴 수 있는 공간이었던 덕임과도 그는 매번 함께 할 수 없었기에, 하루, 하루를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존현각일기


****


“.....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전하.”


“..... 세손은 어찌 생각하느냐?”


오늘도 신하들은 대리청정을 둘러싼 이산을 어떻게든 내려 앉히기 위해, 어떻게든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 그를 반대하고 있었다.


“..... 송구하옵니다. 전하. 세손 역시 주상전하께서 아직 이렇게 건강하신데 제게 임금의 자리를 주시는 것은 옳지 못하다 생각하옵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경들의 말대로 조금 더..... 배움을 가지는 것이 옳을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전하.”


“..... 그래, 알겠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전하.”


숨쉴 공간......


타악.....


“명중입니다, 저하!!!!!”


타악.


“..... .....”


산은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활을 쏘며 차오르는 감정들을 조금이라고 끓어 내리기 위해 노력하였다.

궁이든 어느 곳이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여겨보며 자신을 내려 앉히기 위해 감시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는 화가 나도 화를 낼 수 없었다.


타악......


결국 그는 마지막 화살은 힘을 빼며 화살을 튕겼다. 그에 결국 손에 작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 아.....”


“괜찮으시옵니까, 저하? 다치신 것입니까? 어서 어의를.....”


“..... 되었다. 다치지 않았다. ...... 안되겠다. 이만 돌아가자꾸나.”


“..... 예, 저하,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서고로 가자꾸나.”


“예, 저하.”


산은 모두가 없는 서고로 향하였다.


“저하, 괜찮으시옵니까?”


“..... 왔느냐.”


“예, 저하.”


산의 서고에 먼저 도착하여 그를 기다리고 있던 이는 다름 아닌 홍국영이었다.


그는 정조의 기대와 신임에 부응하여 외척인 홍인한과 정후겸(정조의 고모 화완옹주의 양자) 세력에 맞서 정조의 대리청정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즉위 뒤 정조는 홍국영을 자신을 충직하게 보호한 ‘의리주인’으로 일컬으며 ‘경이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있겠는가’라고 말하곤 하였다.


“저하,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거의 다 왔다. 이제 다 되었다고 할 겐가? 오늘은 혼자 있고 싶으니 이만 나가거라. 내 더는 누구와 싸우고 싶지 않구나.”


“..... 송구하옵니다. 저하.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홍국영이 나간 뒤 산은 입을 열었다.


“정보야, 밖에 있느냐?”


“예, 저하.”


“그러면 내 말하기 전까지 누구도 들이지 말거라. 잠시 편히 있고 싶구나.”


“예, 저하.”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내시에게 말을 마친 산은 자리에 조금은 편히 앉았다.


“후우.....”


모두가 떠나고 잠시 편히 자리에 앉던 산은 그의 머리를 짚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덕임이 산이 있는 서고로 다가왔다.


“..... 무슨 일이냐? 큰 일이 아니면 오늘은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세손저하의 명이 있었다.”


“..... 예, 마마.”


그러자 안에서 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되었다. 들어오라 하거라.”


“예, 저하. 조용히 들어가거라.”


“예, 마마.”


덕임은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산은 여전히 눈을 가리고 앉아있었다.


그런 산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덕임은 조용히 자신이 가져온 책들을 정리하였다.


모든 정리를 마친 덕임은 산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산은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편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깨우지 않기 위해 덕임은 몸을 돌리려하는 순간 그의 손이 눈에 들어서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은 조금 전 화살에 긁혀 상처가 나 있었다.


“..... 이리 다치셨으면서.....”


항상 멀리서 그를 지켜보던 덕임은 그가 현재 놓인 상황이 어떠한지를 알기에 그가 너무나도 안쓰러워 마음이 아팠다.


잠시 고민하던 덕임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 그의 손에 매인 피를 닦아주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옷을 조금 찢어 그의 손을 감싸주었다. 감히 세손의 몸에 손을 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그의 손을 바라보니 그가 그의 상처를 치료하지 않을 것을 짐작하며 덕임은 그의 손을 살펴주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밖으로 향하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산은 천천히 눈을 뜨며 덕임이 감싸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 미안하구나, 덕임아.....”


그는 덕임에게 망가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눈을 감으며 그녀를 마주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이런 자신을 보살펴주는 덕임이 왜인지 좋으면서도 화가 났다.


왜였을까.....


****


모든 일을 마치고 그가 다름바 없이 오늘도 붓을 들며 오늘 하루의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다.


“..... 저들이 나를 손위의 물건으로 여긴지 오래 되었다. 잡고 놓여주고 주고 빼앗는 모든 것이 전적으로 그들의 손에 달려 있었으니 내가 두렵고, 겁이 나고, 걱정되고, 불안하여 차라리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음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흉도들이 하수인들을 널리 심어놓고 밤낮으로 나의 동정 하나하나, 언행 하나하나를 염탐하여 위협할 빌미를 삼았다. 내가 글을 써서 책상위에 놓아두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몰래 살펴본 뒤에 정후겸에게 보고하고 훗날 공갈할 단서로 삼았다. 그러므로 사소하게 글 짓는 일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에 기록하는 것은 더욱 들켜서는 안 될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 이렇게 픽업당하는 상황을 후세 사람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일을 간신히 기억해내어 기록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한참동안 일기를 쓰던 그는 어느새 일기를 마치곤 그 누구도 모르는 곳으로 자신의 일기를 숨겨두었다.


그의 일기는 매일 같이 잔뜩 긴장하며 그의 몸 안 속에 몸을 숨기고 있을 때, 달물결 위로 달의 그림자가 소리없이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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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후기) 마지막 이야기 +2 22.06.05 68 2 11쪽
36 후기) 세 번째 이야기 22.06.05 35 2 9쪽
35 후기) 두 번째 이야기 22.06.04 51 2 10쪽
34 후기) 첫 번째 이야기 22.06.04 37 2 10쪽
33 마지막 이야기 22.06.03 60 2 15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2.06.03 42 2 9쪽
31 서른 한 번째 이야기 +2 22.06.02 48 3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6.02 40 2 10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6.01 41 2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2.06.01 43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2.05.31 49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5.31 43 2 10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5.30 46 2 10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5.30 49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5.29 53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5.29 60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2부 시작) 22.05.28 73 2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5.28 73 2 10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5.27 62 4 11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5.27 66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2.05.26 76 2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 22.05.26 94 2 10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5.25 74 2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5.25 61 2 9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5.24 67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5.24 63 4 11쪽
» 열 한 번째 이야기 22.05.23 78 3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2.05.23 78 5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5.22 81 4 9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5.22 96 3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5.21 104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2.05.21 95 6 12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5.20 103 9 12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5.20 127 24 10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5.20 125 2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2.05.20 154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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