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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정조 이산 그가 사랑한 여인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드라마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20 22:20
최근연재일 :
2022.06.05 10: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2,790
추천수 :
221
글자수 :
163,903

작성
22.05.21 00:35
조회
94
추천
6
글자
12쪽

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DUMMY

멈춰버린 세손의 질문에 덕임은 잠시 고개를 들고선 세손을 바라보았다.


“......?”


그러다 세손과 눈이 마주친 덕임은 또 다시 급히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감추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이 세손에게는 오히려 아픔이 되었다.


결국 그는 말을 돌려 질문하였다.


“...... 아니다. 그러면 혹 궁에 사는 아이더냐?”


덕임은 궁녀라는 질문 앞에 잠시동안 고민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그렇습니다. 세손 저하.”


“그래? 그런데 어찌 궁녀가 이 시간에 이곳에 있는 것이냐?”


“아...... 송구하옵니다. 세손 저하.”


“혼을 내려는 것이 아니다. 어찌 이 시간에 이곳에 등롱을 올리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여 내 묻는 것이다.”


“그것이......”


덕임은 잠시 고민하다 끝내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세손 저하, 송구하옵니다. 그저 이 길이 너무 어두운 듯하여....... 조금이나마 밝으면 좋을 듯 하여 그리한 것입니다. 다른 뜻은 없었사옵니다. 세손 저하.”


덕임의 말을 듣고 있자니 산의 입에는 또 다시 웃음으로 그려졌다.


‘여전히 너는 바보 같구나.’


그러더니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참 영특하구나. 그렇지 않아도 이 길이 너무 어두워 좀 밝았으면 좋을 것 같다 생각만 하였는데, 네가 그것을 해결해주었구나.”


“황송하옵니다. 세손 저하.”


“그래, 내 너에게 상을 줘야겠구나. 네 이름이 무엇이냐?”


“네?”


“네 이름이 무엇이더냐?”


“그것이.....”


“세손 저하, 어찌 이 늦은 시각에 이곳에 오신 것입니까?”


뒤에서 들려오는 홍봉한의 목소리에 산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 외숙부님.”


“어찌 이 늦은 시각에 이곳에 오신 것입니까?”


“아, 그저 답답하여 잠시 나온 것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잠시 저희 처소에 들였다 가시지요.”


“아, 예. 그렇게 하지요.”


그렇게 덕임의 눈앞에 멈춰 섰던 그의 그림자는 점점 멀어져갔고, 그에 따라 덕임은 머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덕임은 아쉬움과 함께 궁으로 들어섰다. 덕임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을 본 그는 그제서야 걸음을 멈춰서는 동수를 불러냈다.


“동수야, 네가 할 일이 있느니라.”


“예, 저하. 하문하시옵소서.”


“저 아이가 무사히 궁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해다오. 그리고 어느 부서의 사람인지 확인해다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고.”


“예, 저하.”


그러고는 산은 자신을 기다리는 홍봉한의 처소로 들어갔다.


****


“허허허, 세손 저하. 어서 오시지요.”


“네, 감사합니다.”


“저, 소인이 궁금한 것이 있는데 뭐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예, 하시지요.”


“아직 세손빈 마마께서 후사가 없지 않습니까? 혹 세손빈 마마와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 것인지......”


“...... 아닙니다. 그런 거.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더 이상 세손빈 마마에 관해 묻지 않을 터이니......”


“아닙니다. 그저 피곤하여 이만 가보려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제가 자리를 오래 비우면 사람들이 걱정할 것입니다.”


“그런 것입니까? 예....... 그럼 조심히 가십시오. 세손 저하.”


“예, 외숙부님.”


밖으로 빠져 나온 세손은 홍봉한이 처소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다시 몸을 돌렸다.


****


“저하.”


“다녀왔느냐?”


“예, 저하.”


“어찌 되었느냐? 그 아이는 처소에 잘 들어갔더냐?”


“예, 그리고.......”


“그리고?”


“현재 창경궁에서 혜빈 마마를 모시고 있다하옵니다.”


“창경궁이라 하면 어마마마를 말하는 것이냐?”


“예, 저하.”


“흐음.......”


“어찌 할까요?”


“일단 그 아이를 지켜주거라. 분명 그 녀석들이 나와 함께 있던 것을 보았을 것이다.”


“예, 저하.”


‘덕임아, 나는 너에게 가지 않으려 하였다. 헌데 네가 먼저 내게 나타난 것이니 나도 더 이상 봐주지 않으마.’


그는 살며시 웃으며 밖을 바라 보았다.


****


“덕임아, 뭐하고 있어?”


“아, 아무것도 아냐. 무슨 일인데?”


“이 서찰, 혜빈 마마께서 세자 마마께 드리라는 서찰인데 나 세손 마마 너무 무서워서 못 가겠어. 너는 한 번도 안 가봤으니까 네가 드리면 안 돼?”


“뭐? 안 돼. 나는.....”


“아, 왜..... 한 번만..... 상궁 마마께서도 당분간 사고치지 말라고 하셨단 말이야..... 그러니까 나 사고 치면 안 되니까 네가 가주라......”


“...... 알겠어. 내가 갈게.”


“우와, 덕임아 고마워!!!!!”


서찰을 받아든 덕임은 결국 세손이 있는 경희궁으로 향하였다.


****


“세손 저하. 창경궁에서 보낸 아이가 왔습니다. 어찌 할까요?”


“들라 하거라.”


“예, 세손 저하.”


“어서 오거라. 음...... 너는........ 아, 너는 저번에 그 아이가 아니더냐? 등롱을 올리던?”


“...... 예, 세손 저하. 신첩을 기억해주시니 황송하옵니다. 세손 저하.”


“그래, 이리 가까이 와 보거라.”


잠시 고민하던 덕임은 그에게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 그래, 어마마마께서 보내신 서찰이구나. 그럼 너는 어마마마를 모시는 궁녀로구나?”


“예, 저하. 그렇사옵니다.”


“내 너에게 줄 것이 있느니라.”


“예?”


“잠시만 기다려 보거라. 내 너에게 상을 주겠다 하지 않았느냐?”


“아, 아닙니다. 괜찮사옵니다. 세손 저하.”


“아니다. 내 그날 너에게 주려고 전부터 준비한 것이 있으니. 기다려 보거라.”


“에?”


“자, 여기 있다. 이거는 조금 오래 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것이라 괜찮을 것이다.”


“이게 무엇입니까.....?”


“가서 열어보면 알 것이다. 꼭 너 혼자만이 봐야하느니라.”


“......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세손 저하.”


“그래, 이만 가도 좋다.”


“예, 세손 저하.”


그와 이야기를 마친 덕임은 천천히 창경궁으로 향하였다.


해가 진 뒤 초저녁에 뜨는 별 아래.

처소로 돌아온 덕임은 산이 제게 준 물건을 확인하려던 찰라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듯 한 목소리에 밖으로 향하였다.


“덕임아!!!!! 얼른 안에 치워! 상궁 마마께서 오신대!”


“뭐? 알겠어.”


덕임은 산이 제게 준 상자를 또 다시 숨겨놓고는 급히 자신이 머물던 처소를 치우기 시작하였다.


늦은 밤. 검기울어 가는 서쪽 하늘에 어스름달의 옅은 빛이 흐르기 시작할 무렵에야 불현듯 그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아, 맞다!!!!!”


“왜 그래, 덕임아? 무슨 일 있어.....?”


“아, 아니. 나 잠시만 나갔다 올게.”


“뭐? 어디를?”


“잠깐이면 돼.”


“알겠어, 얼른 와야 해.”


“응.”


덕임은 산이 제게 준 선물을 안아 들고는 밖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 상자를 열었을 때에는 귀한 서찰이 보였다. 덕임은 조심스럽게 그 서찰을 펼쳐서는 글을 읽어냈다.


“...... 덕임아. 잘 있었느냐? 어찌 너는 내게 궁에 있으면서도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냐? 혹 나와 만나는 것을 막은 이가 있었느냐? 아니면 내가 못나 나를 만나지 않았던 것이냐? 그런 것이라 하더라도 한 번만 나와 만나줄 수 없겠느냐? 내 어릴 적 너에게 말한 곳을 기억하느냐. 그곳에서 내 초상화를 보고 싶다 하였지. 만약 그곳을 기억한다면 그곳으로 와 줄 수 있겠느냐? 그곳에 도착한다면 저번에 나와 함께 있던 사내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를 따라 와 주겠느냐? 기다리마.”


“......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지금은......”


덕임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산이 기다리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 다 되어 있었다. 덕임은 다시 자신의 처소로 들어섰다.


“아, 덕임아 벌써 왔어? 빨리 왔네.”


“아, 나 잠시 다녀올게.”


“뭐? 야, 너무 늦었는데? 야!!!!!”


하지만 덕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창경궁 선인문이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선인문 뒤에서는 많은 궁녀들과 군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내가 늦은 건가......”


덕임은 결국 몸을 돌려 다시 처소로 들어서려 하였다.


그런 덕임을 바라보고 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산이었다.


그는 자신 앞에서면 매번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덕임을 보면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런 덕임을 보면 매번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여우별.


궂은 날 구름 사이로 잠깐 났다가 사라지는 별.


웃비가 걷힌 뒤, 하늘을 덮고 있던 먹장구름 사이로 가끔씩 여우별 하나가 나타났다가 가뭇 없이 사라지곤 한다.


마치 이 아이가 그 여우별 같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지금 생각해보니 이때 나는 이미 너를 연모했나보다. 나는 너를 보게 되더라도 반갑게 맞을 수도, 얼굴을 읽을 수도 없었다. 그리한다면 네가 다칠지도 모르니.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인 듯싶다. 세상 살아가는 것이 언제나 내 마음 같지 않지만 너만큼은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덕임이게 다가가 그녀의 뒤에서 입을 열었다.


"무얼 그리 보는 것이냐?"


"저하께서 말씀하신......"


"내가 말이냐?"


"예. 예? 으아악."


덕임이는 나를 보고선 또 다시 놀란 눈으로 작은 소리를 지르며 나를 보았다.


너는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한결같았다.


산은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잠시 따라 오거라. 그래 주겠느냐?”


제게 다가온 나를 바라본 덕임은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선 나를 따라나섰다.


내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모르면서 졸졸 따라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한참을 걸은 후에야 그 누구도 보이지 않은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잡고 있던 손을 덕임은 그제 서야 알아차렸는지 급히 나의 손에서 도망쳤다.


“송구하옵니다. 세손 저하.”


“어찌 너는 나만 보면 매번 송고하다 하는 것이냐? 손은 내가 잡았는데.”


“송구합니다. 아.......”


“보아라, 또 그러지 않느냐?”


“그것이 그래도 제가 감히 세손 저하를......”


“되었다. 내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네. 세손 저하.”


“늦어서 미안하다.”


“예.....?”


“어찌 지냈느냐? 보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 덕임아.”


그러자 덕임의 눈물이 그녀의 눈가에 넘칠듯이 가득 차있었다.


“...... 송구합니다. 세손 저하.”

‘신첩 역시 저하를...... 너무나도 보고 싶었사옵니다.’


몇 마디 말에 많은 뜻이 담겨 있었고, 그녀는 여전히 울었다.

그의 마음속 깊이 그녀가 스쳐지나갔다.


“어찌 그리 우는 것이냐...... 내가 너를 울렸나 보구나. 울지 말거라. 미안하다. 덕임아.”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찌 된 것이냐. 어찌하여 내게 한 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은 것이냐? 너는 나를 찾을 수 있었을 터인데...... 혹 내가 못나서....... 내가 못나서 그런 것이더냐? 그런 것이라면 내 더 이상 너를 찾지 않으마.”




안녕하세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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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후기) 두 번째 이야기 22.06.04 51 2 10쪽
34 후기) 첫 번째 이야기 22.06.04 37 2 10쪽
33 마지막 이야기 22.06.03 60 2 15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2.06.03 42 2 9쪽
31 서른 한 번째 이야기 +2 22.06.02 48 3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6.02 39 2 10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6.01 40 2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2.06.01 43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2.05.31 49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5.31 43 2 10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5.30 46 2 10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5.30 48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5.29 52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5.29 60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2부 시작) 22.05.28 73 2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5.28 72 2 10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5.27 62 4 11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5.27 66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2.05.26 75 2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 22.05.26 94 2 10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5.25 74 2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5.25 61 2 9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5.24 67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5.24 63 4 11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2.05.23 77 3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2.05.23 77 5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5.22 80 4 9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5.22 96 3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5.21 103 4 9쪽
» 여섯 번째 이야기 22.05.21 95 6 12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5.20 103 9 12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5.20 127 24 10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5.20 125 2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2.05.20 153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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