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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님의 서재입니다.

더 팔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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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작품등록일 :
2012.11.30 22:01
최근연재일 :
2014.03.09 00:17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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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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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1.0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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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21쪽

더 팔라딘(The Paladins)-65화: 식량

DUMMY

맨티스가 갑자기 발을 치켜들더니 자신을 붙잡은 사제의 발등을 밟았다.

“아악!”

맨티스는 사제에게서 벗어남과 동시에 셀로나를 붙잡은 사제에게 육도곤을 휘둘렀다. 어떻게 육도곤이 그녀의 손에 있을까? 사실 그녀가 적에게서 벗어나면서 육도곤을 슬쩍한 것이었다. 맨티스의 육도곤을 맞은 사제가 쓰러지자 그녀는 곧바로 콩콩 뛰고 있는 사제에게 육도곤을 휘둘렀다.

-빠악!

그녀는 쓰러지는 사제를 밟고 뛰어오르더니, 그 뒤에 있는 사제에게 육도곤을 내리쳤다.

-채앵!

사제가 육도곤을 들어 맨티스의 공격을 방어한 것이었다. 하지만 맨티스는 육도곤을 포기한 채, 사제에게 엉겨붙었다. 주변의 사제가 소리쳤다.

“그녀를 잡아!”

사제들이 맨티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맨티스는 엉겨붙은 사제의 등 뒤로 돌아가더니, 마법단검 플레임샤드를 사제의 목에 들이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자신의 마법단검을 가지고있는 사제에게서도 소매치기를 성공한 것이었다.

“하! 계속 다가온다면 이 친구의 목에 불길이 치솟는걸 보게될꺼야!”

셀로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 할 뿐이었다. 맨티스는 셀로나를 향해 턱짓을 했다.

“뭐해? 내 뒤로 얼른 오지 않고!”

셀로나는 황급히 맨티스 뒤로 달려갔다. 맨티스는 뒤로 물러서며 셀로나에게 대답했다.

“놀랐지? 사실은 일부러 잡힌거야.”

맨티스는 약탈신 아이타로스에게 동료들이 전부 쓰러지자, 일부러 붙들려서 안전을 도모한 것이었다. 그리고 기회를 봐서 탈출할 속셈이었는데, 아이타로스가 돌아가고 동료들이 모두 일어나자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크으…….”

맨티스의 육도곤에 당했던 사제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어? 뭐야? 괜찮은거야?”

맨티스는 움찔하며 점점 더 뒤로 물러섰다. 피투성이가 된 사제들은 무엇엔가 취한 듯, 눈이 뒤집혀져 있었다. 사실은, 아이타로스의 입김이 들어와 사제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상태가 된 것이었다.

-파치치치치!

맨티스의 앞으로 한줄기 번개가 쏘아졌다. 그 번개의 진행방향에 있던 사제들은 모두 전기에 감전되어 쓰러졌다. 맨티스가 기뻐하며 소리쳤다.

“엘프아가씨! 고마워!”

후르시아가 번개화살(Lightning Bolt)마법을 이용하여 맨티스를 도운 것이었다.

검은 사제복을 입은 고위사제가 아이타로스의 성표를 치켜들고는 ‘혼돈의 망치’주문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필론은 홀리어벤져 디펜더를 치켜세우고는 마법공격에 대비하였다. 그때 공중에서 주먹형태의 구름이 나타나더니 고위사제들에게 쏘아져 내려갔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나게 밝은 빛이 충격파와 함께 폭발했다. 혼돈의 망치를 쓰려던 고위사제들은 그 충격에 쓰러졌다.

“크으으으…… 어, 어디냐!?”

쓰러진 고위사제들은 신성한 빛에 의해 눈이 멀게 되었다. 필론은 플라투스의 성표를 들고있는 트라벤을 바라보았다.

“고맙습니다! 신부님!”

에톤라크가 화살을 재우며 트라벤에게 말했다.

“왜 그거 처음부터 안 썼샴!?”

트라벤은 성표가 그려진 방패를 들며 대답했다.

“이 신성한 권능은 한번 뿐이 쓰지 못하니까요.”

트라벤은 그의 놀라운 법력을 이용하여 ‘신성한 일격(Holy Smite)’라는 주문을 시전한 것이었다. 신성한 일격은 혼돈의 망치와는 다른 성질의 것으로, 사악한 자에게만 충격을 주는 기술이었다. 고위사제들은 서로 몰려있는 통에, 신성한 일격의 영향권 안에 모조리 들어가 있었고 트라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것이었다.

한편 바하가르는 이 주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망치를 치켜들며 크게 소리쳤다.

“약탈신이시여! 그대의 권능으로 적들을 멸하게 하소서!!”

바하가르의 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의 몸에는 아이타로스의 권능과, 사악한 힘이 강림하였다. 거대해진 바하가르 앞으로 달려드는 황금색 용사는 필론이었다.

“바하가르! 여기가 네 무덤이 됨을 알라!”

바하가르는 그의 거대한 망치를 필론에게 내리쳤다. 필론은 옆으로 몸을 돌려 그의 망치를 피하였다. 바하가르의 망치는 매우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이타로스의 공격에 비하면 너무도 느렸다. 필론은 홀리어벤져 디펜더를 가로로 쓸어베었다.

-터엉!

바하가르는 자신의 붉은 방패를 내밀어 필론의 공격을 가로막았다. 필론이 검을 거두자, 바하가르는 자신의 방패를 밀어 필론을 후려쳤다. 하지만 필론은 바하가르의 힘에 저항하지 아니하고 뒤로 물러나 그 힘을 중화시켰다.

후르시아는 마법유도탄의 주문을 완성시켜 바하가르에게 쏘았다. 붉은빛의 섬광 네 개가 바하가르의 몸에 적중했다. 하지만 마법유도탄은 바하가르의 몸 주변으로 튕겨 날아가기만 할 뿐이었다. 바하가르는 소리쳤다.

“어리석은 자들이여! 이 갑옷에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수도(手刀)치기로 사제를 쓰러뜨리던 블랙은 바하가르의 말을 듣고는

“호! 그래?”

라고 말하며 바하가르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블랙 주변에 사제들이 육도곤을 들고 달려들었으나 에톤라크가 쏘아대는 화살에 맞고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뒤로 물러선 그들을 기다린 것은 스컹크 스카스틱이었다. 스카스틱이 방귀를 쏘자, 사제들은 그 지독한 냄새에 땅을 뒹굴게 되었다.

맨티스는 셀로나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며 또 다른 사제를 급습하였다. 그의 허리춤에 있는 자신의 두 번째 마법단검 ‘프로스트 샤드’를 빼앗기 위함이었다. 아이타로스의 축복을 받은 사제는 맨티스의 불꽃단검에 찔리고서도 맨티스를 공격하였다. 맨티스는 뒤로 누우며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서는, 발끝에서 칼날을 튀어나오게 하였다. 그 칼날로 상대의 목젖을 차니, 상대는 피를 뿜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맨티스는 쓰러진 사제의 품에서 마법단검 프로스트 샤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칫!”

맨티스는 황급히 옆으로 몸을 굴렸다. 다른 사제들이 그녀에게 육도곤을 내리친 것이었다. 맨티스는 몸을 일으키면서 사제의 다리를 걸었다. 하지만 아이타로스의 권능이 임한 그들의 다리는 마치 철근과도 같았다. 맨티스는 상대가 내려치는 육도곤을 피하면서 반대쪽으로 다시 굴렀다. 돌면서 그녀는 양 다리를 가위처럼 오므려 상대를 결국엔 쓰러뜨렸다.

“죽어!”

맨티스는 프로스트샤드와 플레임샤드를 동시에 내려찍었다. 사제의 한쪽 몸은 얼어붙었으며, 다른 한쪽은 불에 타 숨지고 말았다.

한편, 필론과 바하가르는 서로 각자의 무기를 부딪히고 있었다. 필론이 소리쳤다.

“이미 전세는 기울었다! 바하가르!”

“흥! 탈출하는 방법은 많도다! 다만! 네놈을 죽이고 가겠다!”

바하가르는 그의 거대한 망치에 온갖 힘을 실어 필론을 후려쳤다. 하지만 필론은 그의 망치를 위로 흘려보냈다.

“비켜라! 필론!”

필론과 바하가르 사이에, 블랙이 끼어드는 것이 아닌가?

“사, 사부님!”

“이 자는 내가 상대하마!”

바하가르는 무기도 들지 않은 블랙을 비웃었다.

“검은 갑옷! 무기도 없이 내게 대항하려는 건가!?”

바하가르는 블랙에게 방패를 들이밀었다. 블랙은 바하가르의 방패를 붙들었으나 바하가르의 힘이 너무도 세었던 고로, 블랙은 뒤로 크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바하가르는 블랙의 정수리에 망치를 내리찍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

바하가르의 팔이 아래로 꺽인 것이 아닌가? 바하가르가 망치를 내리는 순간, 블랙이 바하가르의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팔꿈치를 위로 올려쳤던 것이다. 바하가르의 내려치는 그 힘이 너무도 강했던 고로, 바하가르는 자신의 힘에 의해 팔꿈치가 부서져버렸다. 블랙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하가르의 다리를 걸었다. 바하가르의 힘은 엄청났지만, 블랙의 교묘한 기술에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바하가르는 그제서야 이 검은갑옷의 상대가 어떤 자인지 깨닫게 되었다.

약탈신의 팔을 자른 자였다…….

바하가르는 황급히 방패를 버리고는 탈출용 두루마리를 꺼냈다.

-우두두둑!

블랙이 바하가르의 손가락을 뒤로 모조리 꺾어버린 것이었다. 블랙이 입을 열었다.

“동방의 무술은 참으로 신묘하지!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서, 그 연약한 관절만 부러뜨려버리니 말이야!”

블랙은 쓰러진 바하가르의 뒤에 올라타더니 바하가르의 투구를 붙잡았다. 바하가르는 소리쳤다.

“넌 누구냐!?”

블랙은 그의 팔을 돌리며 소리쳤다.

“내 이름은 블랙……”

우두둑 소리와 함께 바하가르의 목이 뒤로 돌아갔다. 바하가르의 숨통이 끊어지자, 그 몸에 깃들었던 아이타로스의 권능은 떠나버렸다.

“…… 신의 팔을 자른 남자다!”

바하가르의 몸은 원래크기로 돌아갔으며, 블랙은 바하가르의 시신 위에 우뚝 서서 크게 웃기 시작했다.

“우하하하하! 이 갑옷은 이제 내것이다!!”

블랙이 친히 나섰던 이유도, 혹여나 필론의 검에 의해 갑옷이 손상받을까 했던 것이었다. 필론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블랙을 바라보았다.

“필론 경! 우리가 도우러 왔소!”

강당 내부로 메를후작과 그의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전세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아이타로스의 사제들은 중과부적으로 밀려 하나씩 죽기 시작했다. 마지막 사제가 병사들의 창 끝에 쓰러지자 바르세일 성 내에선 병사들의 환호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메를 후작 만세!”

“필론 경 만세!”

병사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메를 후작을 위해서도 환호를 했지만, 이 모든 승리가 결국엔 필론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을 알았으므로 필론을 위해서 환호를 하였다.

“필론 경 만세!”

셀로나는 병사들 틈새에서 환호를 받고 있는 필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투구를 벗자, 땀에 젖은 눈부신 금발이 드러났다. 병사들은 그를 위해 각자의 무기를 치켜올리며 함성을 질렀다.

‘아…….’

셀로나는 자신의 가슴이 콩닥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기둥 뒤에서 필론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셀로나는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화상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피부가 만져지자,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내 얼굴이 정상으로 돌아가면, 그도 나를 지금과는 다르게 볼거야…….’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필론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마을을 구하고, 사악한 교단을 무너뜨린 황금색 용사에게 그녀는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하지만……


“오! 신이시여!”

에밀라나는 편지를 읽고는 기뻐 어쩔줄 몰라하였다. 필론이 악의 교단을 물리쳤다는 내용이 편지에 쓰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티 테이블에서 일어나 와이즈브룩 성내를 달리기 시작하였다. 시녀들은 드레스를 입고 달리는 그녀를 만류하였다.

“아가씨!”

“그러다 넘어지시면 어쩌시려구요!”

하지만 시녀들은 에밀라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더 이상 적극적으로 만류하지는 못하였다. 꽃이 만발한 정원을 지나, 그녀는 그녀의 아버지인 플로란트영주에게 달려갔다. 플로란트 영주는 갑옷을 입고 말 위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녀가 아버지에게 다가가자 병사들은 모두 길을 비켜주었다.

“아버지…… 들으셨나요? 그이…… 아니 필론경이 아이타로스의 교단을 무찔렀대요!”

플로란트는 투구의 면갑을 열고는 씨익 웃었다.

“그래, 알고 있다. 지금 중앙에서도 필론경의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고 하는구나.”

에밀라나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제…… 필론경의 문장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기왕이면 예쁜 꽃문양으로요…… 지금의 수레바퀴문장은 너무 촌스러워요!”

프란치아에선 상급귀족에겐 꽃이 들어간 문장을 부여했다. 필론은 하급귀족이었으므로 수레바퀴문장이 허락된 것이었다.

에밀라나는 소녀시절, 필론을 만났던 일을 회상했다. 고장난 수레바퀴를 고치던 뚱뚱한 기사…… 하지만 그 뚱뚱한 갑옷 속에는 뚱보가 아닌, 잘생긴 소년이 있었다. 에밀라나는 필론과의 추억을 상기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플로란트는 웃으며 에밀라나에게 말하였다.

“후후. 문장에 관한 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란다. 가돌프 전하께 말씀드려보마.”

“네. 그런데, 갑옷은 왜 입으셨나요?”

“지금 동쪽 지방에 오크와 버그베어같은 괴물들이 무리를 지어 출몰한다고 하는구나. 우리에겐 나라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으니 병사를 이끌고 그들을 막아야 한단다.”

에밀라나의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필론경이 거기에 또 불려가는건 아니겠죠?”

플로란트가 웃었다.

“아니. 내가 이번엔 중앙으로 돌아오라고 직접 명령했어. 그는 이곳으로 돌아올거야.”

에밀라나의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이 아비는 가마. 내가 없는 동안에 사고치지 말고 잘 있어야 한다.”

그녀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드레스를 살짝 들어올리며 플로란트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그녀의 뾰루퉁한 표정은 금새 미소로 바뀔 뿐이었다.

플로란트는 병사들을 이끌고 와이즈브룩 성문을 나섰다. 에밀라나는 아버지의 등 뒤를 흐뭇한 표정으로 보며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성문 밖에는 수 많은 백성들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플로란트와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손은 환호하는 것이 아닌, 먹을 것을 갈구하는 손이었다. 백성들의 옷은 허름하고 살은 말라있었던 것이었다. 에밀라나는 피골이 상접한 백성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뇌리에는 필론이 하던 말이 자꾸만 떠올랐다.

‘백성들에게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잘못됐어…….’


× × × × ×


“싸우지 마! 싸우지들 말라고!”

잔느는 그 절뚝거리는 다리를 가지고도, 용케 오크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소리치고 있었다. 오크들은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서로 주먹다짐과 물어뜯기를 하고 있었다.

“그만해! 대장한테 다 이를거야!”

그리고 글라디미르의 호통이 울려퍼졌다.

“지금 뭣들하는거냐!?”

오크들은 그제야 싸움을 멈추었다. 글라디미르는 다시 호통을 쳤다.

“동족끼리 싸우다니 창피하지도 않느냐!?”

싸우던 오크 중에 거대한 오크가 나섰다. 그의 키는 보통의 오크보다도 머리 두 개는 거 컸다. 얼핏 보면 오우거로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이 오크는 부족의 우두머리인 듯,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있었다. 이 오크가 글라디미르에게 말했다.

“독사이빨부족이 우리 식량을 훔쳤습니다!”

글라디미르는 이 거대한 오크에게 물었다.

“넌 대체 누구냐?”

“전! 망치머리 부족 족장인 바쓰달크(Batsdark)입니다!”

글라디미르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 미간을 손으로 짚으며 바쓰달크에게 말했다.

“식량은 서로 나누어야지. 독사이빨부족이 괜히 음식을 훔쳤겠느냐?”

“안됩니다! 우리 형제들 먹을 것 부족합니다!”

글라디미르는 늘상 먹을것으로 싸우는 오크들에게 짜증을 느끼고 있었다.

“먹을것이 부족해도 힘을 합치면 식량을 더 구하기 쉬울 터! 서로 도우는 것은 생각지 못하느냐!? 얼른 물러가라!”

오크들은 그제서야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망치머리 족장 바쓰달크는 글라디미르를 한번 흘겨본 다음에야 어슬렁거리며 돌아갔다. 오크들이 모두 돌아가자, 오크 주술사인 우르타크가 글라디미르의 곁으로 다가와 속삭였다.

“글라디미르님…….”

“뭐냐? 우르타크.”

우르타크는 말하기가 어려운 듯, 어물어물 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식량이 부족합니다.”

우르타크의 말 대로였다. 지금 글라디미르의 곁으로 집결한 괴물들의 숫자는 무척이나 많았다. 따라서 식량은 급속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식량을 구하면 되잖는가?”

글라디미르의 질문에 우르타크가 대답했다.

“하지만 주인님께선 저희들더러 약탈을 하지 말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꼭 약탈을 통해서만이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나? 사냥도 있고…….”

그때 글라디미르의 뒤에서 오크족장 고다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으론 우리 형제들 먹을 것 부족합니다.”

글라디미르는 고다르크를 바라보았다. 고다르크의 표정은 심각해보였다.

“지금 불만들이 자꾸만 커지고 있습니다. 주인님…… 우리 오크족은 약탈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막으시면…….”

하지만 글라디미르는 완고했다.

“안돼…… 어쨌든 약탈은 안돼. 다른 방법을 찾으라.”

주술사 우르타크는 뭔가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글라디미르에게 말하였다.

“글라디미르님. 그럼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무슨 방법?”

“지금 다크엘프족속들만이 주인님의 아래로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대역죄인입니다. 그들을 치고 그들의 물건을 빼앗으면 형제들도 기뻐할 것이고, 글라디미르님께 불만을 갖는 자도 없어질 것입니다.”

글라디미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글라디미르에게는 과거 연인이 있었다. 나일린이라는 다크엘프의 피가 섞인 여인이었다. 그 여인에 대한 추억 때문에 글라디미르는 다크엘프들을 공격치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 잔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 오늘도 악어고기 먹어야해? 잔느는 빵 먹고싶어…….”

식량이 부족해진 결과, 잔느 또한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글라디미르는 가무잡잡한 잔느의 얼굴을 보면서 나일린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일린의 이름 뜻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다크엘프가 아니다.’

나일린의 어원은 ‘다크엘프가 아니다’라는 뜻이었다. 나일린에겐 인간의 피가 섞여있었기에 다크엘프들에게 모진 학대를 받았다. 글라디미르가 그런 그녀를 구했고, 나일린은 글라디미르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것이었다. 결국, 글라디미르에겐 다크엘프들은 연인을 학대했던 종족일 뿐이었다.

“좋다. 다크엘프들의 기지를 습격한다.”

글라디미르의 말에 오크족장 고다르크가 뻐드렁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고다르크가 말했다.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가면 다크엘프들의 기지가 있습니다. 크로이센(Croisen) 영토 안쪽에 있지요. 그쪽이 가장 가깝습니다.”

“그럼 그곳으로 안내하라.”


글라디미르의 군세는 북동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프란치아의 군대가 글라디미르의 군대 가까이 접근했으나 그들은 자신의 영토만 지키려 할 뿐, 글라디미르에게 전투를 걸지 않았다. 글라디미르 또한 인간들을 공격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므로, 단 한번의 전투도 없이 그들은 북동쪽으로 전진하는데 성공하였다.


프란치아의 북동쪽에는 크로이센(Croisen)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영세중립국인 비엘즈의 동쪽에 있는 나라로, 숲이 많은 나라였다. 이곳은 13년전, 글라디미르가 세상을 뒤흔들 때 유일하게 침략을 받지 않은 곳이기도 했다. 글라디미르가 가려는 다크엘프들의 기지는 크로이센의 국경을 지나야 갈 수가 있었다.


“거기 서라!”

성벽의 병사가 글라디미르의 군세를 향해 소리쳤다.

“이 괴물들아! 이곳으로는 한 발자국도 들어올수가 없다! 이 추악하고 저주받은 생물들!”

성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장군이 글라디미르의 군세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쳤다. 고다르크가 그 말에 화가 나서 앞으로 나서려 하자 글라디미르가 만류하였다.

“물러서라. 내가 협상을 하겠다.”

고다르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글라디미르에게 말했다.

“위험합니다. 인간들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의 말에 글라디미르는 씁슬한 웃음을 지었다. 그 자신 또한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인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내가 가서 저들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말해보마.”

글라디미르는 오크와 버그베어, 트롤과 언덕거인들을 비집고 나왔다. 무리 앞에 선 그는 성벽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성의 지휘관은 괴물들 사이에서 인간이 나오자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이! 사람이 왜 거기에 있지? 뭐야? 여자애도 있네? 그리고 저 갑옷을 입은 녀석은 뭐야!?”

갑옷을 입은 녀석은 다름아닌 자코였다. 자코는 대답대신 어깨를 으쓱 올릴 뿐이었다. 글라디미르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는 다크엘프들을 해치우기 위해 이곳을 지나가야 한다! 길을 비켜다오! 안의 사람들에게는 털끝도 다치지 않게 하겠다!”

성의 지휘관은 크게 웃었다.

“우하하하하!! 나보고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게다가 다크엘프들의 기지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다크엘프들의 기지는 지하에 있고 찾기가 힘든 곳에 있어. 우리를 지나가게 해주면 우리가 그들을 말끔히 청소하겠다. 그대들에게도 좋은 조건이다.”

“그 말을 우리가 어떻게 믿지? 대체 너는 누군데 이 괴물딱지들 앞에서 나불거리는거야!?”

글라디미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글라디미르다.”

글라디미르라는 말에 지휘관은 놀라고야 말았다.

‘저 놈이 글라디미르라고? 내가 듣던바와는 달리 좀 작은데?’

크로이센은 과거 글라디미르로부터 침략받지 않은 땅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글라디미르에 관한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는 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지휘관은 글라디미르에게 소리쳤다.

“좋다! 그대와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으니 가까이 나아오라!”

그때 주술사 우르타크가 글라디미르를 만류하였다.

“위험합니다. 가지마십시오.”

“아니. 우리가 저들에게 신뢰를 보이지 않는데, 어찌 저들이 우리를 신뢰하겠는가?”

한편, 지휘관은 손을 뒤로 하여 손가락 두 개를 접었다. 궁수들에게 사격을 준비시키는 t신호였다. 성의 궁수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망루에 몸을 숨겼다.


-계속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레그다르입니다.

저번에 여러분들께서 주신 댓글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역시나 연중이 문제였네요^^; 작년에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게 죄송스럽고요, 앞으론 연중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 미국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경기도 시골에 살아요. 그래도 미국에서 사는 것으로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은 이번 시리즈는 양키판타지 풍을 내려고 언어적 표현같은 것을 미국식으로 많이 했거든요. 사실은 미국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요.

 

테르지오가 결국 큰사람이 되었다는 유머글을 읽고 옛 추억에 잠시 즐거웠습니다.^^ 전에 그런 유머가 있었지요.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전작을 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맨티스는 도둑클래스입니다. 숨거나 함정을 해체하거나 남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소매치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 설정상 최고의 미인이죠. 사마귀는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데, 거기서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이번 편에는 ‘신성한 일격(Holy Smite)'라는 주문이 나왔네요. 혼돈의 망치와는 다른 개념인데요…… 혼돈의 망치가 혼돈성향 외에 전부 데미지를 입히고 발걸음을 느리게 하는데 반해, 신성한 일격은 선성향 외에 전부 데미지를 주고 내성굴림 실패하면 실명상태로 빠뜨리는 마법입니다. 이걸 쓴다는 것은 그만큼 트라벤의 레벨이 높다는 것이죠.

 

아! 그리고 히아신스와 그 일행(돼지드래곤과 음유시인 난장이)의 이야기는 곧 진행됩니다. 저도 블랙과 히아신스가 처음 만났을때가 기억나네요. 히아신스의 순수함에 블랙이 자기도 모르게 얽혀서 북쪽까지 따라갔었지요.

 

그런데…… 블랙이 이퀄리브리온 들면 정말 장난 아니겠네요…… 왜 그 생각을 저는 못했을까요? ㅎㅎㅎ


P.S: 저기... 차기작은 판타지가 아니라 무협입니다. 지금 구상중에 있고요, 팔라딘 완결되면 무협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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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2

  • 작성자
    Lv.71 너의기억
    작성일
    14.01.08 23:38
    No. 1

    큰일낫네 블랙이 마방갑옷 얻엇네.. 적들 이제 아작 나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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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9 가뢰
    작성일
    14.01.08 23:40
    No. 2

    잘 봤습니다! 에밀라나는 그래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긴 하지만 셀로나는 음... 질서 선의 팔라딘이 외모가 바뀌었다고 사람을 다르게 대하진 않을 것 같은데... 더군다나 작중 최고 미녀인 멘티스 앞에서 무슨 자신감으로 저런 생각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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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Karun
    작성일
    14.01.09 00:55
    No. 3

    블랙이 마법방어가 되는거 봐서는 사고 한번 칠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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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장학교
    작성일
    14.01.09 03:26
    No. 4

    글라디미르, 알고 보면 굉장히 불쌍한 녀석.

    그런데도 영웅의 풍모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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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54 레알트럴
    작성일
    14.01.09 04:36
    No. 5

    칼만 제대로 된 거 구하면 블랙이 짱짱맨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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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二月
    작성일
    14.01.09 13:54
    No. 6

    오늘도 일용할 식량...아니 분량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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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3 자료오염
    작성일
    14.01.09 17:39
    No. 7

    갑옷이 저주 받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겠죠?
    글라디미르는 좀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글라디미르는 미운데, 그 식솔들이 가여워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천사의집
    작성일
    14.01.09 23:05
    No. 8

    경기도 시골에 사신다니!!! 아마 추측컨데, 남양주 아니면 용인이실것 같네요. ㅎㅎ
    팔라딘 후에 무협을 준비하신다니 새로운 도전이실 것 같네요.
    사실 레그다르님 글의 묘미라고 할 것이 약간 투박한 미국식 RPG D&D룰을 잘 살리시는 것인데,
    느낌과 적절한 설정들이 말이죠.
    무협을 쓰시면 묘미가 줄어들 것 같은 걱정이 약간 되네요. 그래도 잘 써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홧팅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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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33 손에손에손
    작성일
    14.01.09 23:19
    No. 9

    "작가님의 손가락은 참으로 신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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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7 마진룡
    작성일
    14.01.10 23:39
    No. 10

    오랜만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그동안 돌아오신 줄도 모르고 있다가 밀린 것들 신나게 읽었습니다. ^^
    무협이라, 정말 레그다르님에겐 색다른 도전이 될 듯합니다. 레그다르 님의 문체가 서구적인 맛을 아주 잘 살리는 문체인데, 무협에선 어떻게 변신할지 기대됩니다.
    날이 매우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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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7 아키라나
    작성일
    14.01.11 14:24
    No. 11

    블랙이 이제 좋은 칼만 구하면 풀셋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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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5 비호(肥虎)
    작성일
    14.12.23 15:40
    No. 12

    블랙은 카타나쪽에 피트를 다
    때려박아서리 문제는 저기서 카타나구하기가 힘드니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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