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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님의 서재입니다.

더 팔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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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다르
작품등록일 :
2012.11.30 22:01
최근연재일 :
2014.03.0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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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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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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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3.02.0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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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
16쪽

더 팔라딘(The Paladins)-49화: 드래곤과 만나다

DUMMY

“크르르르르르…….”

동굴 안에선 다시금 짐승의 숨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히아신스는 재빨리 근처의 종유석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그녀는 동굴 내부를 살피기 시작했다.

동굴 내부는 너무도 컴컴했으나, 오크의 피를 가진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그녀는 동굴 깊숙한 곳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지? 저건? 오크도 아니고…….’

어둠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오크보다도 더 큰 인간형의 괴물이었다. 괴물은 어디선가 강렬한 향수냄새가 나는 것을 느끼고는 몸을 감추었다. 히아신스는 괴물이 자신을 감지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방패를 치켜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아소아 꾸릭 코로아국!”

짐승의 목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퍼졌다. 이 목소리에 응답하듯이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로! 다다가흐마!”

히아신스는 괴물이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는 일단 동굴 밖으로 후퇴할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장로님이 위독하시다고 했지.’

게다가 동굴에서 도망쳐나오면 마법사 더프만이 ‘그럴 줄 알았습니다.’라고 말할 것만 같았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는 종유석 밖으로 달려나갔다. 그녀의 발걸음은 고양이처럼 소리가 나지 않았으며 속도 또한 매우 빨랐다. 그녀는 다음 종유석으로 달려가 그 아래에 몸을 웅크렸다.

‘응? 저놈인가?’

히아신스는 종유석 반대편으로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큰 키에 땅에 끌릴 듯한 긴 팔…… 그리고 커다란 코와 튀어나온 코…… 동굴 안의 괴물은 트롤(Troll)이었던 것이었다. 히아신스는 트롤을 본 적이 없었으나, 조용히 다가오는 이 괴물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는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트롤은 어둠 속에서 엄폐물에 몸을 숨기지도 않은 채 그저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도 히아신스가 자신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트롤은 히아신스 앞으로 어느정도 다가오더니

“아쓰라! 보야꾸!”

갑자기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히아신스는 이 괴물의 속도가 어마어마한 것에 다소 놀라고 말았다. 반격하려던 그녀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고는 종유석 너머로 몸을 날렸다.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며 그녀가 타넘은 종유석이 부서졌다. 히아신스의 뒤에서 또 한 마리의 트롤이 나타나 종유석을 후려친 것이었다.

“꾸익?”

트롤들은 히아신스의 움직임에 당황한 듯 하였다. 트롤은 히아신스가 어둠속에서도 물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었다. 한편, 달려들던 트롤은 기다란 팔을 내뻗어 히아신스를 할퀴려 하였다. 나무판자에 뭔가 박히는 소리가 나며, 그녀의 방패에 트롤의 손톱이 박혔다. 그녀가 방패로 공격을 받아낸 것이었다. 하지만 히아신스는 트롤의 힘 때문에 몸이 뒤로 휘청거리고 말았다.

“야압!”

그녀는 균형을 잃은 상황에서도 마법만도 윈드티쓰를 휘둘렀다. 음파를 일으키는 이 마법무기는 트롤의 팔을 싹뚝 잘라버렸다. 피비린내와 함께 트롤의 팔뚝이 튀어올랐다.

“하스브릿!”

알아들을 수 없는 트롤의 말과 함께, 또 다른 팔이 날아들어왔다. 히아신스는 재빨리 머리를 수그려 트롤의 손톱을 피하였다. 바람이 이는 소리가 그녀의 귓전을 스쳐지나갔다. 히아신스는 그대로 몸을 굴려 트롤의 공격범위를 벗어났다. 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트롤이 달려오고 있었다.

“꺄아악!”

나무판자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히아신스는 트롤의 공격을 방패로 간신히 막아냈으나, 무지막지한 트롤의 힘에 날아간 것이었다. 그녀는 종유석 벽에 부딪힌 후 주저앉고 말았다.

“바줄 이쉬그라!”

공격을 성공시킨 트롤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히아신스는 황급히 몸을 굴렸다. 트롤은 히아신스의 등에 기다란 손톱을 찔러넣었다. 고깃덩이가 찢겨지는 소리가 나더니 트롤은 아래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트롤의 등에는 고드름모양의 종유석이 박혀있었다. 히아신스가 종유석에 부딪힐 때 천장의 종유석이 그 충격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히아신스가 몸을 굴린 것은 종유석을 피하기 위함이었는데, 그 위치로 트롤이 다가오는 바람에 종유석에 찍힌 것이었다. 종유석은 마치 쐐기처럼 트롤의 몸을 박아버렸는데, 그래도 트롤은 종유석을 뽑기 위해 긴 팔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히아신스는 재빨리 윈드티쓰를 휘둘러 트롤의 목을 내리쳤다. 마치 고뭇덩이와 같은 피부가 잘려나가며 트롤의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목이 떨어져 나갔어도 트롤의 몸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소다라! 스익!”

한 팔이 잘려나간 트롤이 남은 팔로 히아신스를 공격하였다. 히아신스는 몸을 낮추어 트롤의 공격을 피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몸이 들리는 것을 느꼈다. 트롤이 히아신스의 배낭을 움켜쥐고 들어올린 것이었다. 트롤은 그녀를 거칠게 내던졌으며, 히아신스는 동굴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하필이면 그녀의 머리부터 동굴벽에 부딪혔는데, 때문에 그녀는 눈앞이 핑도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질어질한 그녀의 시야에 트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초점을 일시적으로 잃은 그녀의 눈에 트롤은 뿌옇게만 보일 뿐이었다. 이내 그 뿌연 트롤이 자신을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그녀는 블랙이 하실과 싸웠던 모습을 떠올리고는 마법만도를 앞으로 내밀었다.

“꾸에에에엑!”

트롤의 비명소리와 함께 비린 피가 그녀의 얼굴에 쏟아졌다. 히아신스가 내민 윈드티쓰에 트롤의 손이 찢겨진 것이었다. 히아신스는 블랙이 한 대로 트롤의 공격에 무기를 내밀어 반격한 것이었다.

초점을 회복한 그녀의 눈에, 트롤의 마귀할멈과도 같은 얼굴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우둘투둘한 트롤의 코 아래에는 거대한 아가리가 열려있었다. 양 손을 다친 트롤은 히아신스를 물어버리려 한 것이었다. 고깃덩이가 찢기는 소리가 나며 트롤의 등에 마법만도의 칼날이 뻗어나왔다. 히아신스가 트롤의 가슴을 찌른 것이었다.

음파를 형성하는 마법만도 윈드티쓰는 트롤의 등을 사정없이 찢기 시작했다. 한편, 히아신스는 재빨리 머리를 돌렸다. 그녀의 얼굴 옆으로 트롤의 아가리가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트롤은 머리를 뒤로 빼내며 다시 히아신스를 물려 하였다. 순간 히아신스의 주먹이 트롤의 턱을 후려쳤다. 여자의 주먹을 맞은 트롤은 다소 당황했는지 히아신스를 다시 바라보았다. 히아신스는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쓰려져있는 상황에서는 그 힘을 온전히 쓸 수 없었다. 게다가 트롤은 그녀의 주먹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히아신스는 양손으로 마법만도 윈드티쓰를 움켜쥐고는 기합을 내질렀다.

“우오오오오오오!!!”

히아신스의 몸이 부풀기 시작하자 트롤은 그녀의 머리를 항해 아가리를 내뻗었다. 촤악 하며 고깃덩이가 찢겨지는 소리가 나더니 트롤의 옆구리가 완전히 찢겨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히아신스가 양 손으로 윈드티스를 휘두른 것이었다. 트롤의 아가리는 그녀의 얼굴 앞에서 멈추더니 이내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히아신스는 트롤의 몸을 옆으로 젖히고는 몸을 일으켰다. 쓰러진 두 마리의 트롤은 움직임이 없었다. 피로 물든 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이제…… 화이트 오렌지만 찾으면 되겠군…….”

“크르르르르…….”

거대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동굴 저편에서 다시 뻗어나왔다.

“뭐, 뭐야…… 또 있어?”

순간 그녀는 동굴 안에서 울려퍼지는 거대한 울음소리가 트롤의 목소리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굴 안에는 더 거대한 무언가가 있던 것이었다.

히아신스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녀가 들고왔던 방패는 처참하게 부서져 더 이상은 사용할 수가 없어 보였다.

‘칫!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지!’

그녀는 다시금 동굴 안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짐승이 숨을 쉬는 소리를 따라 그녀는 차츰차츰 안으로 들어갔다. 어둠속에서도 사물을 볼수 있었던 그녀는 동굴 아래쪽에 작은 틈새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짐승의 숨소리는 이 틈새를 통해서 나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배낭을 내려놓고는 그녀의 길쭉한 다리를 틈새 안으로 밀어넣었다. 틈새는 좁았으나 배낭을 벗어버린 히아신스의 몸은 그곳을 간신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녀가 동굴 아래로 완전히 들어가버리자, 쓰러졌던 트롤의 시체가 다시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목이 잘려나간 트롤은 완전히 죽었으나, 가슴이 찢겨진 트롤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굴 아래로 들어온 그녀는 좁은 틈새를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 아래에는 또 다시 틈새가 드러났다. 틈새는 상당히 깊었는데, 그녀는 양팔과 다리를 벽에 고정시키고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자 곧 커다란 공간이 드러났고, 그녀는 틈새 아래로 뛰어내려왔다. 내려오자 마자 그녀는 재빨리 바위에 몸을 숨겼다.

“크르르르…….”

짐승의 울음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왔다. 그녀는 바위에 몸을 숨긴 채로 고개를 슬쩍 내밀었다.

“아!”

그녀는 거대한 생명체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금속성의 비늘이 온 몸을 덮고 있는 이 생명체는 드래곤이었던 것이었다. 동굴에 울려퍼지던 짐승의 울음소리는 트롤의 것이 아니라 드래곤의 숨소리였던 것이었다.

“설, 설마…… 로메리온?”

금속성의 비늘을 지닌 이 드래곤의 주변에는 드래곤이 모았을 걸로 추정되는 금화며 보석들이 쌓여있었다. 개중에는 희미한 빛을 내는 구슬들도 있었는데, 그 구슬에서 나오는 빛 때문에 드래곤의 몸이 황금색으로 빛나보였다. 평생 드래곤을 본 적이 없던 그녀는 조금씩 다가가며 드래곤의 몸을 살펴보았다.

순간 드래곤의 날개가 펄럭이자, 그녀는 그 풍압에 의해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녀의 비명소리를 들은 드래곤은 그 커다란 눈을 뜨고 말았다.

“어? 넌 누구지?”

동그란 홍채가 그녀를 주시하였다. 히아신스는 휘청거리는 몸을 간신히 곧추세우고는 인사를 건넸다.

“아…… 전 히아신스에요. 당신은 로메리온님이시죠? 만나서 반가워요.”

“로메리온?”

드래곤은 그 육중한 몸을 일으켰다. 그가 몸을 일으키자 황금색의 찬란한 빛이 사방에 퍼져나갔다. 드래곤은 히아신스에게 머리를 가져다대더니 킁킁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뭐, 뭐에요?”

그녀가 움찔하자 드래곤은 머리를 더욱 그녀에게 가까이 가져다대며 입을 열었다.

“넌 누구지? 보기엔 인간인데 트롤의 냄새가 나. 그리고 진한 향수와 오크의 냄…….”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주먹이 드래곤의 얼굴을 후려쳤다. 드래곤은 몸을 곧추세우며 소리쳤다.

“뭐야? 지금 드래곤인 나를 친거야?”

쩌렁쩌렁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히아신스는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하하하하하하! 너 꽤 재밌잖아?”

드래곤이 웃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드래곤은 뭐가 우스운지 계속 웃기 시작했다.

“우하하하! 재밌다! 재밌어! 인간여자가 내 얼굴을 치다니 말야! 하하하하하하!!”

히아신스는 드래곤의 반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뿐이었다. 이내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때려서 미안해요…… 버릇이 되어놔서.”

드래곤은 몸에 비해 다소 작은 날개를 펄럭거리며 엄숙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너는 골드드래곤 로메리온을 찾아온 것인가?”

히아신스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하였다.

“네. 레드드래곤 기가비어턴이 …….”

이 드래곤은 그녀의 말에 끝나기도 전에 또 다시 웃기 시작했다.

“뭐라구? 기가비어턴? 우하하하하하하!! 기가비어턴이라구? 하하하!”

히아신스는 이 드래곤이 대체 왜 웃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할 뿐이었다.

“네. 기가비어턴이요.”

“캬하! 기가비어턴따위에겐 맥주 일억병이나 돌리라고(Giga-Beer-Turn!)해! 우하하하! 내가 몇 년동안 구상한 유머야! 어때?”

히아신스는 드래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순간 드래곤의 거대한 얼굴이 그녀에게 쏘아져 내려왔다. 그녀는 몸을 움찔하며 자기도 모르게 마법만도 윈드티쓰를 내밀었다. 드래곤은 그녀에게 물었다.

“웃기냐고? 안웃기냐고?”

그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순간, 이 드래곤은 그녀의 손에 들린 윈드티쓰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덥썩 물었다.

“아!”

히아신스는 놀랐으나, 드래곤의 무지막지한 힘에 의해 그것을 빼앗기고 말았다.

드래곤은 윈드티쓰를 입에 넣고 씹기 시작했다. 콰드득 콰드득 소리가 울려퍼졌다. 드래곤은 아주맛있게 윈드티쓰를 먹어치우더니 입맛을 다셨다.

“캬~! 오랜만에 먹는 금속이로구나! 맛이 별미로군. 그나저나 너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 아까 나의 유머가 재미…… 으아아아아아!”

드래곤은 갑자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더니 뒹구는 것이 아닌가? 음파마법이 걸려있는 윈드티쓰가 그의 뱃속에 들어가 탈을 일으킨 것이었다. 드래곤은 땅을 뒹굴면서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으아아아!! 내 뱃속이 폭발한다! 제길! 이거 만든 놈 누구야!? 뒈져버려! 이래서 난 음식에 인공첨가물을 넣는 녀석이 제일 싫다구! 아이구야!”

드래곤은 한동안 땅바닥을 뒹굴더니, 통증이 사라진 듯 몸을 늘어뜨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는 웃고있는 히아신스를 발견하게 되었다. 히아신스는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가 끊어질 듯이 몸을 구부리고는 계속 웃고 있었다.

“꺄하하하! 뭐야!? 드래곤이면서 땅을…… 푸하하하! 아이구 웃겨!”

드래곤은 그녀의 웃음을 보더니 몸을 황급히 일으켰다.

“어때? 웃겨? 웃기냐구!?”

웃음 때문에 그녀는 그의 말에 대답할 수도 없었다. 대신 가까스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녀의 웃는 모습에 드래곤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후후. 아무래도 나의 유머를 이해한 너는 나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군.”

사실 그녀는 드래곤의 썰렁한 유머에 웃은게 아니었다. 땅바닥에 몸을 뒹구는 그 모습에 웃은 것 뿐, 하지만 이 드래곤은 자신의 유머에 웃은 줄 알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래, 그 맥주병 돌리는 드래곤이 어쨌다구?”

히아신스는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가까스로 대답했다.

“네…… 그 맥주병 돌리는 드래곤은 노움들을 학살하고 있어요. 사람들 말로는 그가 아주 거대한 계획을 준비중이라고 해요. 그래서 전 당신의 도움을 얻으려 여기 왔어요.”

“도움? 무슨 도움? 후후후.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지.”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네. 우리와 힘을 함께 합쳐 기가비어턴과 싸워요.”

순간 어마어마한 광풍이 그녀를 덮쳤다. 그 광풍에 그녀는 일순 휘청거렸으나, 재빨리 몸을 가누며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어? 어디갔어요?”

드래곤은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주위를 살피던 그녀는 거대한 바위 뒤에 숨은 드래곤이 머리를 빼꼼 내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왜 거기 있어요?”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기가비어턴과 어떻게 싸워!? 너 미쳤냐?”

히아신스는 드래곤의 대답에 매우 당황하였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에톤라크씨가 말하길, 당신은 예전 기가비어턴과 두 번이나 싸웠다고…….”

드래곤은 어쩔 줄을 몰라하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미, 미안…… 난 로메리온이 아냐.”

“네에? 그럼 누구에요? 골드드래곤 아니세요?”

“아…… 사실 난 골드드래곤이 아니라 구리드래곤(Copper Dragon)이야.”

그제서야 그녀는 드래곤의 비늘이 황금색이 아니라 구리빛임을 깨달았다. 구리드래곤은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채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경고하지. 기가비어턴과 싸울 생각을 하지마. 놈에게 덤비면 다 죽은 목숨이라구.”

구리드래곤의 말에 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계속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레그다르입니다. 바빠도 이렇게 바쁠 줄 몰랐네요. 연초에 왜 이리 일이 몰리고 약속이 잡히는지…….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T_T


이번 편에는 트롤 두 마리가 등장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다시피 유명한 몬스터죠.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트롤을 죽이는 방법은 두 가지 뿐입니다. 머리를 자르거나, 산이나 불로 지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재생합니다.(이 정도는 여기 찾아오신 분이라면 다 아시죠?^^)


아! 저번 편에 여러분들께서 주신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모두 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입니다.

D&D룰에 따르면 청원자가 세명 이상만 있어도 신위가 유지된다고 하네요. 기가비어턴에게는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있으니, 그들을 청원자로 바꾸면 신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편에선 구리드래곤도 등장했습니다. 골드드래곤 레드드래곤 하면서 왜 하필 카퍼드래곤에겐 구리드래곤이라고 했냐면 왠지 어감이 더 좋은 것 같아서요.

구리드래곤은 농담과 유머를 좋아하고 장난이 짖궂다고 하네요. 혼돈선 계열이고요…… 그런데 여러분이 놀랄만한 전개는 이 드래곤 때문이 아니고 아마 다음편일 것 같은데요.


어쨌든 다음편에 뵙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명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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