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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알라 님의 서재입니다.

21세기 퇴마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위대한알라
작품등록일 :
2015.02.13 16:20
최근연재일 :
2015.04.12 18:01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31,536
추천수 :
565
글자수 :
387,690

작성
15.03.10 17:40
조회
446
추천
10
글자
16쪽

Chapter3. Love OR Hate(10)

본 글에 등장하는 사건, 장소, 인물, 단체는 실존하지 않으며 모두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허구임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DUMMY

“으아아. 다 젖었잖아.”


요깃거리를 사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 나간 그 짧은 시간 동안 우산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벨라는 비에 쫄딱 맞은 쥐 행색이 되고 말았다. 바람 때문에 비가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게 아니라 정면에서 부딪혀오는 터라 우산은 쓰나마나했다. 어쩐지 밖에 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니.


“괜히 나왔어.”


그녀는 투덜거리며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금발을 한 번 털고 엘리베이터에서 올라탔다.


“피?”


분명 피였다. 누군가 심한 부상을 입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는지 바닥엔 피가 한 바가지 정도 고여 있었다. 손을 가져다 대니 추운 날씨에 식기는 했어도 아직 미약한 온기는 남아있다. 이 정도라면 별로 시간이 오래 흐르진 않았으리라.


미처 몰랐는데 엘리베이터 버튼에도 피가 묻어있었다. 아마 상처의 주인이 누른 듯 아직 마르지 않은 혈액. 놀랍게도 벨라가 가려고 하는 층에 핏자국이 찍혀있었다. 그 층에는 소현이라는 여고생이 사는 집과 세준의 집 밖에 없었다.


벨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가지 마법주문을 미리 읊어 마법을 준비해두었다. 그 사이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피가 몇 방울 떨어져 있는 게 보인다. 틀림없이 여기서 내렸던 흔적이다.


집 앞에 누군가 쪼그리고 앉아있는 게 보였다. 그녀보다 훨씬 비에 젖은 상태로 붉은 피 웅덩이 속에서 웅크리고 덜덜 떨고 있는 남자. 누군가 했는데 벨라는 그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였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바로 며칠 전 세준이 구해주었던 헌터 박수혁이었다.


“...!”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그를 흔들었지만 영 반응이 없었다. 숨을 쉬는 걸 보니 아직 살아있는 것 같긴 한데 이마를 짚어보니 달아오른 철판에 손을 댄 듯 뜨거웠다. 숨소리도 거칠고 식은땀을 잔뜩 흘리고 있었다. 고여 있는 혈액의 양을 고려해봤을 때 그녀에겐 주저할 여유가 없었다.


“이런. 하필이면 세준도 없을 때에.”


이 상태로 놔두면 과다출혈로 죽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벨라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일단 집 안으로 낑낑대며 그를 옮겼다. 생각보다 가벼웠다.


거실 한 가운데 그를 눕히고 상처를 살펴보기 위해 옷을 죽 찢었다.


“죽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네.”


상처는 흉부에 총상 하나였다. 아주 조금만 방향이 위로 향했다면 목숨이 위험했을 만큼 아슬아슬한 위치였다. 그렇다고 해서 치명적이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다. 출혈로 보아 이대로 1분 내지 2분만 더 방치되어 있었다면 죽었을 지도 몰랐다. 아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다.



벨라는 우선 그의 등을 더듬어 혹시나 총알이 관통했는지 확인했다. 확인해보지 않고 치료했다가 자칫 총알이 몸속에 박혀있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죽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출구로 보이는 둥그런 총상이 나있었다. 총알은 관통한 것이다.


그녀는 안심하고 손을 상처부위에 살며시 대고 마법을 시전했다. 따뜻하고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와 금세 새살이 돋고 피가 멎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상처가 치료된 것은 아니었다. 먼저 피를 멎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응급조치에 불과했고 상해버린 내장을 치료하기 위해선 좀 더 복잡한 마법이 필요하다.


“후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벨라는 투덜거리면서도 본격적인 치료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


낡은 건물에 위치한 오래 된 당구장.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몇 년 전인지도 가늠하지 못할 만큼 이제는 당구장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에 일단의 무리가 모여 있었다.


“이 개 같은 년! 죽어가는 거 주워서 살려줬더니 이런 식으로 배신을 해?!”


퍼억!


신랄한 욕설과 함께 한 여성이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다른 이들은 험상 궂은 사내를 말리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 듯 비틀비틀 일어나려는 여성을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최현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녀석을 놔준 거냐! 놈은 이미 동포 수십을 죽인 살인마야!”


190cm에 육박하는 거대한 신장의 사내는 화를 삭이지 못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또다시 복부에 주먹이 틀어박혀 현주의 가냘픈 몸이 주저앉고 말았다.


“허억! 허억! 난 분명히 놈을 죽였어.”

“아까부터 그 소리만 자꾸 하는데 말이야. 죽였다면 시체가 있어야 되는데 없잖아!”

“말했잖아! 틀림없이 심장을 쐈다고!”

“이 개년이! 심장을 맞았는데 움직였다면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그때 옆에서 가만히 있던 흡혈귀들 중 한 남자, 희수가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제 그만해. 처벌은 여기까지야. 이 이상은 불필요해. 현주의 말대로 놈은 죽었을 지도 몰라. 시체는 병원으로 이송되어졌을 지도 모르지. 가능성은 많아. 아직 확실한 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매도하지 마.”

“흥! 내가 바본 줄 알아? 아직 그쪽으로 소식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야!”

“조금 더 기다려봐. 그때까지 그녀에 대한 처벌은 유보한다.”


아직 화를 거두지 못하고 씩씩 거리던 사내는 홱 하고 방을 뛰쳐나가버렸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그를 따라 나간다. 방금 전까지 꽉 차있던 당구장에는 이제 현주와 그녀를 도와주었던 희수만이 남아있다.


“괜찮니, 현주야?”

“...말리지 않았어도 될 텐데. 그는 분명 살았을 테니까.”

“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거야?”


희수 또한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아 추궁했다.


“드디어 어제, 우리는 슬레이어의 거처에 관련된 정보를 거액을 주고 입수하는데 성공했어. 며칠 후에 그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함정을 파고 살해할 계획까지 세웠어. 그런데 네가 애들 몇몇을 데리고 멋대로 일을 벌였다가 이 꼴이 되었지. 그 이유, 설명하지 않으면 너라고 해도 용서치 않을 거야.”


현주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미 변명할 기운도 없었다. 아니, 변명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혁을 죽이지 못한 것에 대해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은 바로 그녀였던 것이다.


스스로도 어이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분명 그를 죽일 작정이었다. 생명의 은인이자 연인인 차광현의 복수를 위해서 직접 죽일 작정이었던 것이다. 거기엔 한 치에 망설임도 없었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필 마지막에 그의 손길이 얼굴에 닿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총이 아래로 향하고 말았다.


‘아니, 실은 처음부터 죽이기 싫었던 것일 수도.’


“현주야! 제발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봐.”


자조하는 현주를 보며 안타깝다는 듯이 그가 말했다.


“혹시 아는 사람이니?”


현주는 그만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걸 놓칠 사내가 아니었다.


“역시 맞구나.”

“어, 어떻게 알았어?”

“사진을 봤을 때 네 표정이 변하는 걸 보고.”


그녀는 입술을 한 차례 깨물고는 다급하게 물어보았다.


“혹시 다른 사람들도 알아차렸을까?”

“아니. 다행히 그건 아닐 거야.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다 설명해야 할 거야, 현주야.”


완곡한 부탁에 현주는 어쩔 수 없이 수혁과 그녀의 관계를 말해주었다. 과거에 둘은 연인이었으며 흡혈귀들에 의해 이별했고, 우연히 광현을 만나 루터즈 패밀리에 들어오게 됐다.


항상 수혁을 만나고 싶었다. 적어도 생사만이라도 알려줄 수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흡혈귀가 되어버린 자신을 보면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 수 없었다. 그 얼굴을 보고 과연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을까? 현주는 부정적이었다. 이미 충분히 자신의 문제에 힘들었다. 그녀는 인간으로서의 삶, 수혁을 잊기로 했다. 한 명의 흡혈귀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피로 생명을 연명하고, 싸우는 기술을 배우고, 인간도 죽여 봤다. 흡혈귀로 사는 게 적응되었을 때 즈음, 슬레이어에 관한 소문이 차츰 들려왔다. 평범한 인간 주제에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했다. 상관하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광현을 사랑하고 있었다. 광현 곁에만 있다면 자신은 안전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광현이 죽고, 헌터의 시체에서 수혁을 찍은 사진이 발견되기 전까지...


“수혁을 본 순간 제정신이 아니었어. 난 확인해야 했어. 수혁이 오빠를 죽인 건지, 정말 슬레이어가 맞는 건지 확인해야만 했어.”


아마도 이번 돌발행동이 전적으로 그녀의 책임은 아니었으리라. 슬레이어의 거처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을 때 몇몇 젊고 과격한 흡혈귀들은 당장 쳐들어가야 한다고 난리를 피웠다.


희수는 좀 더 치밀한 준비해야 한다며 습격을 며칠 후에 미뤘고, 그들은 그걸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애인, 친구, 동료, 형제를 죽인 살인마가 저 밖에서 단 하루라도 멀쩡히 살아 있는 걸 참을 수 있는 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몇몇 흡혈귀들은 그들끼리 급하게 일을 벌였고 현주 또한 거기에 합류한 것이다.


“난, 난 분명 죽이러 갔었어. 죽이고 싶었어. 배운 대로 확실하게 심장을 겨누었어! 광현 오빠의 복수를 갚기 위해서 내 손으로 직접 죽이려고 했는데!”

“알고 있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알아. 네가 얼마나 광현이를 사랑하고 있는지.”


희수는 현주를 처음 만난 날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죽어버린 광현과 함께였다. 오늘처럼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고 세찬 바람이 불던 5년 전 어느 날, 현주는 눈물을 흘리며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아 고양이를 산채로 잡아먹고 있었다. 괴물로 변해버린 몸을 이끌고 차마 집에 돌아갈 수도, 차마 인간을 습격할 수도 없어서 들짐승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던 그녀를 희수와 광현은 망설임 없이 데려와 일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흡혈귀로서 어떻게 살아가는 지 그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엉망진창이 된 현주는 차츰 광현의 정성에 보답하는 듯 빠르게 회복되었고, 결국 그와 사랑에 빠져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둘에겐 비밀이었지만 희수 또한 현주에게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었으나 그들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었다. 현주가 얼마나 광현에게 의지하는 지 또한 광현이 현주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떡해, 오빠?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어. 수혁이가 내가 쏜 총에 맞아 쓰러질 때 심장에 말뚝이 박히고 햇빛에 불타죽는 것 같았어. 그래, 맞아. 실은 처음부터 죽이고 싶지 않았던 거야. 광현 오빠의 복수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던 거야. 진심은 수혁이가 죽지 않기를 원했을 뿐이야.”

“현주야...”

“그래서, 그래서 애들이 수혁이를 습격하러 간다고 했을 때 나도 따라간다고 했었어. 혹시 수혁이가 위험에 빠지면 도와주려고. 도망치게 해주려고. 그래. 그게 본심이었던 거야."


실성한 사람처럼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녀가 중얼거렸다. 시선은 수혁을 쏜 자신의 두 손에 고정되어 있었고, 두 눈에선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애 얼굴을 본 순간, 갑자기 광현 오빠와 죽은 동료들이 떠올라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되어서 심한 말을 하고 총을 쏘기까지 했어!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아인 나 때문에 이 세계로 왔는데, 난 죽이려고 했다고!”


희수는 오열하는 현주를 끌어안았다.


“그 애를 죽이고 싶어! 자꾸만 광현 오빠가 생각나서 지금이라도 당장 죽이고 싶어! 그런데 죽일 수 없어. 죽이고 싶지 않아! 나 어떡해? 응? 으흐흑. 희수 오빠. 나 어떡하면 좋아?”


희수는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말한다 해도 대체 뭐라고 말한단 말인가. 과거의 연인과 현재의 연인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사랑과 증오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아니, 애초에 어느 쪽이 사랑이고, 어느 쪽이 증오인지도 불분명한 이 우습기 짝이 없는 현실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건 고작 17살의 여린 몸을 가진 아이에게 너무도 잔인한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껴안아 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흥. 뭔가 있을 줄은 알았지만 연인 사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군.”


벌컥 하고 열린 문에서 방금 전 현주를 사정없이 때렸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아하니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기분 나쁜 생각을 떠올린 게 뻔했다.


“큭큭.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무슨 생각인진 몰라도 그만 두는 게 좋을 거야.”

“이봐. 희수. 겨우 너 하나 반대한다고 해서 소용없어.”

“광현이 죽으면 내가 루터즈 패밀리의 새 리더라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잘 알고 있지. 나보다 서열이 높으니까. 다만 넌 카리스마가 너무 부족한데다 눈치도 느리단 말이야. 봐봐. 이미 애들은 날 따르기 시작했다고.”


그 말을 신호로 사내의 뒤쪽에서 흡혈귀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이 녀석들. 가는 척하고 실은 밖에서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 듣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희수는 현주의 슬픔을 위로해주느라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저주했다.


“희수. 네가 현주를 아끼는 건 알겠지만 사태를 파악해. 우리 피해가 얼마나 난 줄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우리로선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죽어간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그 개자식을 꼭 죽여야 한다고.”


침통한 얼굴로 희수가 마지못해 물었다.


“뭘 어쩌겠다는 거냐?”

“그 년을 이용하는 거다.”

“뭐?”


사내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는 현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과거에 남자친구였다고? 그렇다면 저 년을 데리고 있다는 정보를 흘리면 그 놈도 제 발로 찾아오겠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희수가 발끈했다.


“미친 놈! 지금 동료를 미끼로 쓰겠다는 거냐!”

“저 년은 이미 우릴 배신했어, 희수! 난 그걸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야!”

“난 인정할 수 없어. 어떤 경우에도 그건 용납하지 못해.”


희수가 현주를 보호하려고 하자 사내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럼 저 년은? 같이 갔던 동료들은 다 죽었고 저 년만 혼자 뻔뻔하게 살아 돌아왔잖아! 게다가 슬레이어도 죽이지 못하고! 너 하나 반대한다고 해도 우리들은 용서할 수 없단 말이야.”

“너희들!”

“쯧. 애들아. 안 되겠다. 우리의 새 리더는 찬성할 수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구나. 고이 창고에 처박아두어라.”

“네!”


희수는 저항했다. 광현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그였다. 개개인의 역량으로는 그를 상대할 자가 없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수에 밀려 결국 제압당하고 창고로 끌려가고 만다.


현주는 여전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주변의 상황은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듯 하다.


"완전히 넋이 나갔군."


부하 한 명이 사내에게 질문을 던졌다.


“보스.”

“왜?”

“정말로 현주를 미끼로 쓴다고 해서 건 슬레이어가 올까요? 소문엔 그 놈은 보통 비정한 게 아니라는데.”

“멍청한 놈. 머리를 좀 써봐라.”


사내는 부하의 머리통에 주먹을 한 대 쥐어박았다.


“광현을 비롯해서 우리 조직에서 내로라하는 전투원 10명이 전부 그 녀석 하나에게 당했다. 그런 놈이 저 약해빠진 년에게 총 맞았다는 게 말이 되냐?”

“아!”

“흥. 분명 저 년은 슬레이어의 약점이다. 놈은 올 거야.”


그러자 부하는 이번엔 다른 문제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우리가 과연 이길 수 있을까요?”

“제아무리 슬레이어라고 해도 무기가 전부 뺏긴 상태에서 뭘 어쩌진 못하겠지.”


사내는 슬레이어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실력을 알 길이 없었다. 허나 거처를 습격하면서 그곳에 있던 무기를 모조리 뺏어왔으니 상대는 이쪽보다 화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슬레이어가 대단한 헌터라고 해도 무장한 흡혈귀 무리와 무기 없는 인간 한 명의 대결이면 결과야 뻔 할 거라고 사내는 확신했다.


그것이 착각이라는 걸 사내가 깨닫게 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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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Chapter4.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5) +2 15.04.02 497 6 21쪽
42 Chapter4.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4) 15.03.31 525 9 19쪽
41 Chapter4.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3) +2 15.03.30 672 11 19쪽
40 Chapter4.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2) +1 15.03.18 552 11 19쪽
39 Chapter4.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1) +1 15.03.17 622 14 12쪽
38 Chapter3. Love OR Hate(Epilogue) +2 15.03.15 642 10 12쪽
37 Chapter3. Love OR Hate(13) 15.03.13 484 6 26쪽
36 Chapter3. Love OR Hate(12) 15.03.13 462 6 18쪽
35 Chapter3. Love OR Hate(11) 15.03.11 459 9 19쪽
» Chapter3. Love OR Hate(10) +1 15.03.10 447 10 16쪽
33 Chapter3. Love OR Hate(9) +1 15.03.08 352 9 16쪽
32 Chapter3. Love OR Hate(8) +1 15.03.08 604 9 21쪽
31 Chapter3. Love OR Hate(7) +2 15.03.07 528 11 29쪽
30 Chapter3. Love OR Hate(6) 15.03.07 457 9 21쪽
29 Chapter3. Love OR Hate(5) +1 15.03.06 508 9 21쪽
28 Chapter3. Love OR Hate(4) 15.03.05 431 9 17쪽
27 Chapter3. Love OR Hate(3) 15.03.05 513 9 26쪽
26 Chapter3. Love OR Hate(2) 15.03.04 529 9 19쪽
25 Chapter3. Love OR Hate(1) +1 15.03.02 617 16 21쪽
24 Chapter2. 시체놀이꾼(Epilogue) 15.03.01 408 9 11쪽
23 Chapter2. 시체놀이꾼(11) +1 15.03.01 535 10 16쪽
22 Chapter2. 시체놀이꾼(10) 15.03.01 559 15 16쪽
21 Chapter2. 시체놀이꾼(9) 15.02.28 534 10 20쪽
20 Chapter2. 시체놀이꾼(8) +1 15.02.26 447 10 20쪽
19 Chapter2. 시체놀이꾼(7) 15.02.26 676 1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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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hapter2. 시체놀이꾼(5) 15.02.24 597 13 24쪽
16 Chapter2. 시체놀이꾼(4) 15.02.23 458 10 19쪽
15 Chapter2. 시체놀이꾼(3) 15.02.22 581 12 13쪽
14 Chapter2. 시체놀이꾼(2) 15.02.22 688 12 14쪽
13 Chapter2. 시체놀이꾼(1) 15.02.21 763 15 19쪽
12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Epilogue) 15.02.20 754 11 14쪽
11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11) +1 15.02.20 584 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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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9) 15.02.18 770 13 15쪽
8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8) 15.02.17 764 14 16쪽
7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7) 15.02.17 771 16 20쪽
6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6) +1 15.02.16 931 15 15쪽
5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5) +2 15.02.15 965 1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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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hapter1. 영혼 없는 남자(1) +2 15.02.13 2,893 3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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