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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님의 서재입니다.

두윤이의 무림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김영남
작품등록일 :
2018.05.20 22:25
최근연재일 :
2019.01.11 21:06
연재수 :
144 회
조회수 :
362,882
추천수 :
3,806
글자수 :
842,547

작성
18.06.2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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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글자
16쪽

무당산은 정말 멋져요 -18

DUMMY

검성의 자천검강은 무지막지했다. 마치 검에서 불길이 타오르듯 이글이글댄다.


“그럼 준비하세요!”


준비하라는 말에 검성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했다. 녀석의 입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터져 나온다.


“절대삼검 제 일초 횡소천군!”


“......!”


절대삼검? 지금 절대삼검이라 했다.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검법, 자신을 패퇴시켰던 천검의 독문절기이자 무적의 검법이다. 검성은 깜짝 놀라 뒤로 몸을 뺐다. 그 사이로 나뭇가지가 빌빌거리며 지나가는데.


“그, 그게 무슨 검법이냐?”


“절대삼검 제 일초 횡소천군이에요.”


“저, 절대삼검이라고?”


검성은 그제야 자신이 놀림당했음을 깨달았다.


“감히! 나 검성을 농락하다니.”


“에잇! 빈틈이다. 절대삼검 제 이초 독사출동!”


말을 잇던 검성은 녀석의 두 번째 공격에 또 물러나 버렸다. 수많은 격전을 치러온 백전노장답게, 아니 그 정도가 아니더라도 쉽게 피할 수 있을 테지만, 머릿속은 충격으로 새하얗게 변했다. 천검에게 무릎을 꿇었던 초식이 바로 절대삼검의 두 번째 초식이었으니까.


“절대삼검 제 이초는 천풍이다! 이제 보니 나를 아주 가지고 노는구나. 절대 용서할 수 없다.”


허접스러운 검법에 곁에서 지켜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흥분해 하는 검성.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두르려는데, 그걸 본 녀석이 땅바닥을 구르기 시작한다.


“에잇! 무형보법 나려타곤!”


‘뎅구르르.’


드디어 수없이 익혀온 필살 보법! 한쪽 방향 구르기 나려타곤이 전개되었다. 마치 정신 나간 다람쥐 새끼마냥 오두방정을 떨며 몸을 굴리는 녀석. 검성은 순간 주화입마에 빠질 뻔했다.


‘꿍!’


정신없이 뒹굴뒹굴하던 녀석은 결국, 땅바닥에 볼록 솟아오른 바위에 머릴 부딪치고 비명을 내지른다.


“으윽, 아파!”


뒤통수를 연신 쓰다듬으며 울상이 된 녀석, 검성과 다른 도인들은 황당하다 못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건 대체 무슨 종류의 정신 공격이냐! 네 놈의 정체가 무엇이야!”


펄펄 날뛰던 검성은 이내 자신이 너무 흥분했음을 깨닫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보는 사람도 많잖은가.


“네놈은 신비고수가 아니다. 아니 무공조차 모르고 있어.”


검성의 호통에 두윤이는 발끈했다.


“아니, 누가 무공을 모르고 있다는 거예요?”


“말해라. 네놈은 누구냐. 어떻게 금강보리달마신공을 알고 있었어?”


두윤이는 옷을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흥! 안 알려줄래요. 기분 나빠서 못 말하겠네요. 약 오르죠?”


“뭣이?!”


“아 맞다. 그런데 저 태극검법도 알아요.”


“태극검법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태극검법은 이제까지 무당에서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다.”


검성은 녀석이 거짓말을 한다고 믿었다. 그 순간, 난데없이 장내에 우렁찬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그런가, 태극검법은 정말 완벽한가?”


감히 무당파의 간판 검법인 태극검법에 토를 다는 인물이 있다니. 검성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발끈해서 뒤를 돌아봤는데. 놀랍게도 장내로 내려서는 사람은 소림의 전설적인 고수 성불수 무진대사다. 검성의 절친한 친우이기도 했다.


“성불수, 자네가 여길 어떻게?”


성불수는 게슴츠레한 시선으로 나뭇가지를 움켜쥐고 있는 녀석을 응시했다.


“나는 이제까지 저놈을 따라왔다네.”


“태극검법이 완벽하지 않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


검성은 자존심이 상해 성불수를 재촉했다.


“대답은 저 녀석에게 들어보기로 하지. 아이야, 네가 알고 있는 검법의 이름이 무엇이냐?”


두윤이는 몇 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뭐였더라? 맞다! 태극검법의 마지막 후삼식, 태극만리에요.”


“뭐라!”


두윤이의 말에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이 경악했다.


태극만리(太極萬里).


무당이 낳은 전설, 검으로써 천하를 평정한 무혜상인이 창시한 검법이다. 세인들은 말한다. 무당에 완벽한 태극검법이 존재했다면, 천존이 그렇게 무림을 평정하지 못했을 거라고. 안타깝게도 무당은 백여 년 전 태극검법의 후삼식을 실전하고 말았다.


검성 자천진인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천존과 천검에게 패퇴한 후, 얼마나 완벽한 태극검법에 목말라 했던가. 한때는 그와 비슷한 검법을 창안하려 했다.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거듭했지만, 결국 실전된 태극검법의 후삼식은 결코 뛰어넘을 수 없었는데.


“태, 태극만리라니! 그 말이 진정 사실이렷다!”


검성은 검을 움켜쥔 채 뛰어갔다.


“알고 있다면 구결을 말해라. 어서!”


너무도 흥분한 나머지 검성은 실수를 했다. 아무리 태극만리가 무당의 것이라지만, 무턱대고 검결을 말해달라니 이는 상당한 실례였는데. 이미 실전한 무공이기에 엄밀히 따지면 태극만리는 무당의 것이 아니다. 그걸 증명하듯 두윤이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제가 왜 할아버지한테 검결을 말해줘요?”


“네 이놈! 그 무공은 본래 무당의 것이다. 어서 바른대로 말하지 못할까!”


검성이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대자, 성불수와 무당파 장문인이 나선다.


“아미타불!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않은가. 어떻게 해서든 검결을 되찾아야 하거늘, 상대를 이토록 핍박하면 되겠는가.”


“그렇습니다. 태극만리는 무당의 기보입니다. 기필코 되찾아야 함을 감히 진언 드리옵니다.”


“크윽!”


검성은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말하라. 무당과 내가 어떻게 해야 검결을 알려주겠느냐?”


“말 안 할래요. 기분 나빠서 못 말하겠어요.”


“으윽! 그래도 이놈이!”


또다시 검성이 폭발해 버리자, 이번에는 성불수가 나선다. 아주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아이야, 그러지 말고 좀 알려 주거라. 이건 나 성불수의 부탁이니라. 너도 알고 있지 않으냐. 우리 소림은 상단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느니라. 고맙지도 않냐?”


“흠.”


말도 안 되는 설득이었지만, 성불수는 이미 이곳까지 미행하면서 녀석의 순수함을 파악하고 있었다.


“게다가 십팔나한의 도움으로 무사히 하남을 빠져나왔지 않느냐. 그것뿐인가, 맛있는 음식도 사다 주지 않았냐.”


노련한 성불수의 설득에 두윤이는 크게 흔들렸다. 사실이 그렇다. 하남을 빠져나오는 동안, 십팔나한은 마차를 보호하는 일 외에 갖은 심부름을 다 해낸 것이다.

월병이 먹고 싶다면 월병을 사오고, 난데없이 꼬치나 만두가 먹고 싶다면 십 리를 달려 음식을 사다 날랐다. 정말 눈물겨운 지극 정성이 아닐 수 없었는데.


“그 대신 제가 신공을 알려줬잖아요.”


의외로 뻣뻣하게 나온다. 노련함으로 무장한 성불수는 힐끗 무당파 장문인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놈아, 좀 다르게 생각해봐라. 네가 그 검법을 알려주면 무당 역시 소림과 마찬가지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줄 것이다. 혹시 아느냐? 호북을 빠져나갈 때까지 호위해줄지 말이다.”


“됐어요. 저도 제 몸 하나는 지킬 수 있다고요. 전 마차를 지키는 표사란 말이에요.”


“에이, 설마 호위만 해주겠느냐.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줄 텐데?”


맛있는 음식에 또 흔들린 두윤이.


“하긴 그건 그러네요. 그런데 저 할아버지가 우리 소령이를 때렸단 말이에요.”


계속 할아버지라고 그런다. 언제 할아버지란 말을 들어보았겠는가. 검성은 끓어오르는 화를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참아냈다. 천검에게 패퇴한 후, 이렇게 인내심을 발휘한 것도 참 오랜만이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넘어온 것을 감지한 성불수는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이놈아, 그건 때린 게 아니라 무공을 가르쳐주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사고니라. 너도 무공을 배워봐서 알고 있지 않으냐. 혹시 사부에게 단 한 번도 혼난 적이 없더라 말하진 않겠지?”


성불수의 말에 두윤이는 그럴듯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이해를 한 것은 아니었다. 천존에게 무공을 배우며 단 한 번도 혼나거나 맞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 때문에 천존은 십 년쯤 폭삭 늙어야 했지만.


“무공은 다 그렇게 배우는 것이니라. 혼나기도 하고 그러는 거지. 그걸 가지고 남자가 쩨쩨하게, 쯧쯧!”


결국, 성불수는 자존심을 건드렸다.


“알았어요. 알려드리면 되잖아요.”


“클클클!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럼 어서 검결을 말해다오.”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리던 성불수, 이내 두윤이의 다음 말에 얼굴색이 흙빛으로 변한다.


“그런데 까먹었어요.”


“또 까먹었어? 너 바보 아니냐!”


“뭐라고요?”


두윤이의 눈이 쫙 째지자, 성불수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아양을 떨었다.


“야 이놈아, 내가 늙어서 말이 헛나왔다. 그 정도는 이해해 주겠지?”


“뭐, 이해해 드리죠. 저보다 연장자시니까요.”


그 모습을 바라보던 검성은 남몰래 크게 감복했다. 이 빌어먹을 상황이 종료되면, 성불수의 눈물겨운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는데.


“까먹었다니깐요.”


“정말 까먹은 거냐?”


“외우긴 외웠는데 좀 예전 일이라서요. 에이, 그때처럼 생각하다 보면 떠오를 거예요.”


그게 어떤 무공인데 까먹는단 말인가. 검성은 물론이고 무당파 도인들마저 안절부절못한다.


“그렇지!”


성불수는 탁하고 손뼉을 치며 뒤에 있던 도인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빨리 지필묵 가져와!”


쓰다 보면 기억이 날지 모른다 싶어 성불수는 지필묵을 대령하게 했다. 두윤이는 붓 꼭지만 잘근잘근 씹어대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다.


“이상하네. 갑자기 생각이 안 나요.”


“이런, 이보게 장문인! 뭐 없는가?”


“예?”


“정신을 맑게 해주는 그런 거 있잖아!”


성불수의 재촉에 무당파 장문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당연히 있고말고요!”


장문인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얼른 도인들에게 명을 내렸다.


“야! 빨리 가서 자소단 왕창 가져와!”


소림대환단과 더불어 무림 이대 영약으로 꼽히는 자소단. 대환단과 마찬가지로 심신의 단련과 정순함을 추구하면 좋으련만, 그건 오래전 이야기다. 세태를 반영하듯 지금은 오로지 내공 증진에 목적을 두고 제조되었다. 당연히 귀한 약제가 듬뿍 들어 있으니.


영롱한 자색 빛깔을 내뿜는 아름다운 환약이 두윤이 앞에 내밀어진다.


“얼른 처먹고 생각해 내라!”


자소단이 못내 아깝다는 듯 검성이 싸늘하게 외친다. 동시에 두윤이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지고, 성불수는 다시 녀석을 달래야 했다.


“원래 저놈 성질이 지랄이야. 네가 좀 이해해줘라.”


“흥!”


“좀 봐줘라. 저 할아버지가 살면 앞으로 얼마나 살겠니?”


“알았어요. 성격 좋은 제가 참죠. 그런데 이거 꼭 먹어야 해요?”


“으윽!”


검성은 타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해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무튼, 향이 좋은 자소단을 본 두윤이는 냅다 약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무려 다섯 알의 자소단을 말이다.


“그렇게 먹으면 탈 나는데...”


성불수의 말에 그러지 않아도 두윤이는 오만가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향은 좋은데 맛이 개판이었기 때문이다.


“뭐가 이렇게 써요? 그때 대환단이란 것도 이렇게 쓰더니만.”


대환단과 자소단이 쓰단다. 성불수와 무당파 장문인은 울상을 지으면서도 검결에 미쳐 참고 말았다.


“어디, 이제 좀 생각이 나느냐?”


성불수가 잔뜩 기대한 얼굴로 묻자, 두윤이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안 나는데요?”


“그러냐? 마저 먹어라.”


성불수가 내미는 자소단, 무려 열 알이다. 두윤이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홱 고개를 돌렸다.


“날 것도 같은데요.”


“그러냐?”


세알의 대환단과 다섯 알의 자소단,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내공 증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녀석의 몸에는 변화가 없다. 그 꼴을 보고 있던 성불수와 검성은 또다시 머리가 헝클어져 옴을 느꼈다.


정말 초절정의 무공이 없다면 지금의 상황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범인이라도 이 정도 영약을 먹었다면 능히 내공을 모았을 터. 아니, 오히려 곤경에 처했을 게다. 대환단과는 다르게 자소단에는 뜨거운 기운, 즉 열양지기(熱陽之氣)가 가득했으니까.



반면, 보는 것과 다르게 두윤이의 몸 깊숙한 곳에서는 격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엄청난 열기가 혈맥을 타고 흐르며 요동을 친다. 내공을 쌓는 기반인 단전이 없기에, 열기가 온 혈맥을 들쑤시고 다닌다. 이대로라면 위험할 수 있음에도, 두윤이는 숨쉬기 운동을 하지 않고 꾹 참아냈다.


‘나도 소령이랑 할아버지처럼 멋진 무공을 쓰고 싶단 말이야!’


금소령의 검에서는 금빛 물결이 반짝였고, 검성 할아버지는 근사한 자색 검을 지녔다. 모두 내공이 만들어낸 광경임을 알기에 무척 부러웠다. 게다가 대환단의 기운까지 모았더라면 엄청난 내공을 쌓았을 터, 그게 못내 아쉬웠는데.


‘으윽!’


뱃속이 너무나 뜨겁다. 열기가 머리로 치솟자 어질어질하기까지 하다. 진정되지 않은 자소단의 열기가 폭주를 시작한 것이다. 더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괴로울 무렵, 마치 환청처럼 선녀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메아리친다.


‘두윤아,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뛰어난 약초꾼이야.’


약이 있었더라면, 엄마는 그렇게 떠나지 않으셨을 거다. 그럼,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시고 추운 날이면 따뜻한 품으로 꼬옥 안아주셨을 게다. 갑자기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두윤이는 움켜쥔 주먹을 풀어 버렸다.


‘그래, 난 무림인이 될 생각은 없는걸. 선녀님께서도 인정한 훌륭한 약초꾼이 될 테야!’


길게 숨을 내뱉자 자소단의 열기가 급류처럼 혈맥을 따라 흐른다. 그렇지만, 밥그릇으로 폭포수를 받듯 대부분 넘쳐 버린다. 갈 길을 잃은 열기는 몸 전체로 역류해 새로운 통로로 이동했다. 그 통로 역시 너무나 좁았지만, 숨쉬기 운동이 이를 도왔으니. 둑이 터지듯 열기가 미세혈맥을 뚫고 온몸으로 방출된다.


몸 밖으로 허망하게 사라지는 거력을 바라보며 두윤이는 활짝 웃어주었다.



“호오 뭔가 떠오르는데요. 뭐더라?”


살짝 붓을 놀리던 두윤이가 빠르게 글을 써 내려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검성은 경악해 버렸다. 이미 경지에 다다랐기에 대번에 녀석이 써 내려가는 검결을 이해할 수 있던 것이다.


두윤이는 어느새 붓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검성 자천진인에 쏠려있었으니.


“검이 있는 곳에 기가 있고, 기가 있는 곳에 나의 마음이 있구나. 태극검법 후심식 태극만리.”


지극히 낮지만, 경쾌한 목소리. 검성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챙!’


그의 허리에 걸려 있던 자천검이 스스로 뽑혀 나와 허공으로 솟구친다.


“이, 이건!”


사람들의 입에서 놀람의 외침이 터져 나온다. 하늘로 치솟아 한 마리 비조처럼 활공을 시작하는 자천검. 자줏빛으로 이글거리는 검강이 마치 혜성처럼 기다란 궤적을 남긴다.


“저것은 전설의 이기어검술!”


“내 생애 이기어검술을 보다니, 이는 부처님의 가호로다.”


무당파 장문인은 물론, 성불수 마저 멍한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어떤 때는 파도처럼 강하고 어떤 때는 한없이 부드럽다.

성불수는 그물을 봤다. 세상을 까마득하게 메워버린 검기의 그물,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검성이 허공으로 손을 뻗자, 마치 애완동물처럼 자천검이 얌전히 내려앉는다.


“허허, 나 검성은 이제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도다.”


검성은 검을 갈무리하고 두윤이에게 다가갔다.


“그대는 나를 일깨운 자다. 그대가 아니었다면 내 어찌 스스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으리.”


말을 잇던 검성이 천천히 예를 표한다. 그 모습에 더욱 놀란 것은 무당파 장문인과 성불수다.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검성이다. 그런 그가 먼저 고개를 숙이다니.


“무엇이든 말해보라. 나 검성은 그대의 어떤 부탁도 들어줄 것이다.”


어떤 부탁이든 들어준단다. 그것도 검성 자천진인이 말이다. 두윤이는 오만가지 인상을 찌푸리며 배를 매만졌다.


“배고파 죽겠어요. 빨리 밥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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