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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님의 서재입니다.

두윤이의 무림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김영남
작품등록일 :
2018.05.20 22:25
최근연재일 :
2019.01.11 21:06
연재수 :
144 회
조회수 :
362,857
추천수 :
3,806
글자수 :
842,547

작성
18.06.20 21:44
조회
3,476
추천
40
글자
16쪽

무당산은 정말 멋져요 -17

DUMMY

무당산(武當山)


깎아지는 기암절벽, 하늘 높이 뻗은 수많은 봉우리. 무당산은 도교의 명산으로 선인(仙人)의 산으로 불리며 많은 상춘객과 순례자들이 찾는 곳이다. 구름과 안개로 덮인 산 정상은 신비로움을 자아내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야, 멋지다. 저 안개를 좀 봐요!”


문노는 뭐라 한소리 하려다가 관뒀다. 금소령은 긴장한 빛이 역력했는데, 두윤이가 뭐라 떠들 때마다 잠깐씩 미소를 지었다. 아까처럼 불안해하고 있었지만, 뭔가 다르다. 두려움보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기에 문노는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와! 저건 뭐지? 세상에, 저렇게 큰 나무는 난생처음 봐요.”


그런데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문노는 와락 인상을 찡그렸다.


“나도 너같이 말 많은 녀석은 난생처음 본다. 제발 좀 닥칠래?”


“할아버지는 너무 무미건조한 것 같아요. 이렇게 멋진 광경을 보면서 닥치라니요.”


“야 이놈아. 이곳은 도교의 선산이다. 산을 오르면서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야.”


두윤이는 산봉우리를 가리키며 수다를 이어갔다.


“저 산봉우리에는 틀림없이 선녀님들이 살고 계실 거예요. 태산에도 저런 봉우리가 있는데요. 언제나 구름 속에 가려져 선택받은 사람들한테만 모습을 보여줘요.”


“생각할 것도 많은데 정신 산만해 죽겠네. 이놈아! 남자는 말이다. 반드시 할 말만 해야 한다. 너처럼 말이 많으면 가벼운 사람이 돼.”


“아니 왜요? 지금 반드시 할 말만 하는 거라고요. 저한테 시끄럽다는 할아버지가 안 해도 되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네요.”


문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내 인생에 큰 실수 세 가지를 꼽으라면 말이다. 그중 하나가 네놈을 표사로 뽑은 거다.”


“그럼 다음부터 조심하세요. 장평 아저씨가 그러셨는데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래요.”


말을 잇던 두윤이가 쪼르르 도망을 가버린다. 문노는 들고 있던 나무 몽둥이를 아무렇게나 집어던졌다.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저도 이 아름다운 광경에 두윤이랑 같은 생각을 했답니다.”


금소령이 배시시 웃는다. 문노는 두통이 또 도지는 것 같았다.



무당파는 태극권과 경공술, 검법으로 유명한 중원 제일의 도교 방파다. 자고로 ‘북에는 고궁이 있고, 남으로는 무당이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규모 면에서만큼은 북경 자금성과 어깨를 겨룬다. 수려한 경치를 배경으로 전각들이 다섯 산봉을 덮을 만큼 그 위용이 대단했으니.


무당의 입구를 알리는 현무문을 지나면 해검지와 해검각이 나온다. 조용히 흐르는 연못 위로 작은 전각이 있는데 병장기를 풀어놓는 곳이다.

고관대작이나 명문정파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만약 이를 거부하면 도교의 신성한 산을 더럽힌 것으로 간주하고 엄벌이 내려졌는데.


일행이 입구를 통과하자, 몇몇 도인들이 앞을 막아선다.


“죄송합니다. 지금 무당파는 내부사정으로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젊은 도인이 공손히 예를 올린다. 문노는 도인에게 다가가 마주 예를 표하며 말했다.


“저희는 금령상단에서 왔습니다. 진인님 뵙기를 청합니다.”


“금령상단에서 오셨군요. 마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따르시지요.”


도인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앞장선다. 문노는 슬쩍 뒤를 돌아봤다. 금소령이 긴장한 듯 어깨를 움츠린다.


“다 잘 될 겁니다.”


“그래요. 이제 물러설 곳은 없어요. 어서 가요.”


앞서 걷는 금소령을 보며 문노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저 가냘픈 어깨가 오늘따라 듬직해 보였는데.


“이곳에 병장기를 두시면 됩니다.”


해검지에 병장기를 풀어놓으란다. 적어도 무림명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금소령은 등에 빗겨 맨 커다란 장검을 풀었고, 문노는 검을 내려놓았다.


“아, 그 막대기는 괜찮습니다만.”


옆에서 도인의 황망한 외침이 들려온다.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봤더니 두윤이가 나무 막대기를 내려놓고 있다.


“너무해요! 이건 제 애검이라고요. 사랑하는 검 말이에요. 얼마나 소중한 물건인데요. 함부로 다룰 수 없다고요!”


문노는 창피함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애검이고 나발이고 그러니까 가져가도 된다는데, 왜 굳이 놓고 가려는가!


“아니, 그게 그러니까...”


녀석의 고집에 나무 막대기는 해검지에 공손히 모셔졌다. 소령이의 검 옆에 말이다.


“험험! 그럼 따라오십시오.”


어쩔 줄 몰라 하는 도인들, 문노 역시 창피함에 몸 둘 바를 몰라 했으니.



산을 오르자, 수많은 전각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우와 대단해요!”


녀석의 감탄에, 앞서 걷던 도인들이 우쭐하며 대꾸해준다.


“무당은 중원 제일의 방파입니다. 이 정도는 별 것 아니지요. 과거에는 더 큰 성세를 유지했습니다.”


“이야! 정말 끝내줘요. 여기서 보니 아래가 까마득해요!”


이어지는 두윤이의 말에 도인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린다. 녀석이 절벽에 서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즉 무당파의 전경을 보고 놀란 게 아니란 뜻인데. 그걸 깨달은 도인들이 와락 인상을 긁는다.


“장문인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빨리 오십시오!”


“······.”


문노는 절벽을 뛰어내려 도망치고 싶었다.




삼청전은 무당에서 장로급 인사들이 회의를 하는 중요한 곳이다. 규모 면에서 소림의 대웅보전을 능가하는 위용 넘치는 전각인데, 도인들이 그곳을 그냥 지나쳐간다.

중요한 손님으로 대접하지 않는 것 같아, 문노는 마음이 무거웠다. 하긴, 무당에 비하면 자신들은 특별날 게 없는 말 그대로 손님일 뿐이었다.


그런데 자운궁을 지나고 조사전 마저 지난다. 문노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정상 부근 구릉 진 곳, 아름드리나무가 자라있고 꽃들이 만발했다. 그 한가운데 소탈하지만 단아한 분위기의 초가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초가집을 바라보다 이내 함지막하게 입을 벌리고 말았으니. 현판에 검성각(劍聖閣)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검성각이 무엇인가. 무당 최고의 고수, 검성 자천진인이 머무는 곳이다. 검성, 말 그대로 검의 일인자란 표현이다. 과거 천존은 물론이고 천검과도 자웅을 겨뤘던 희대의 절세 검객, 소림의 성불수와 함께 무림쌍성으로 추앙받는 존재다.


“안으로 드시지요.”


도인들이 깊이 허리를 숙인다. 문노와 금소령은 충격에 차마 발길을 떼지 못했다.


“그럴 것 없다.”


굳게 닫혀 있던 검성각 문이 스르르 열린다. 그 안에서 몇몇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문노는 자신도 모르게 예를 올렸다. 탁하고 거친 목소리, 차가운 인상은 얼음장이라도 두른 듯 냉랭하기만 하다. 어쩌면 노인의 기세가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검성(劍聖) 자천진인(紫天眞人).


검성의 출현에 모든 사람이 허리를 숙인다. 문노는 슬쩍 고개를 들어 뒤에 선 도인들을 살폈다. 현 무당파 장문인 도진진인과 무당을 이끄는 장로급 인사들이다. 무당의 실세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문노는 급히 금소령 쪽을 돌아봤다. 양 주먹이 하얗게 변할 만큼 움켜쥐어 있고 기다란 속눈썹은 파르르 떨려든다.


“금령상단의 금소령이... 거, 검성님을 뵈옵니다.”


“네가 오길 기다렸다.”


검성의 목소리, 그 안에 패도적인 기세가 물씬 풍겨 나온다. 잘 정제된 거리낄 것 없는 산악과도 같은 기운. 그가 형언할 수 없는 절대고수임을 일깨운다.


‘이건 자천강기다!’


문노는 가슴이 조여 오는 압박에 숨을 몰아쉬었다. 절대고수가 은연중에 피워내는 기운은 상대로 하여금 검조차 들 수 없는 압박으로 다가온다. 검성의 경우 특히 심했는데, 세인들은 그것을 자천강기(紫天剛氣)라 부르며 두려워했다.


“네가 무당을 방문한 이유를 알고 있다. 소림에서의 일도 안다. 허나, 우린 그들과 달라.”


금소령은 땀을 뻘뻘 흘리며 품에서 서찰을 꺼내 들었다.


“아버지께서 무당에 드리는 서찰입니다. 부디 이 서찰을...”


“서찰 따위는 필요 없다.”


검성은 무료하다는 표정으로 뒷짐을 진 채 말을 이었다.


“내 시험을 통과한다면, 무당은 금령상단을 도울 것이다.”


“무, 무슨 시험을...?”


금소령이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자, 검성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그어진다.


“바로 나를 상대하는 것이지.”


“......!”


여기 모인 모든 사람이 경악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한 사람은 빼고.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네가 무림대회에서 우승함은 물론, 천존궁의 제자로 뽑힐 수 있을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금소령은 입술을 깨물었다.


“알겠습니다. 시험에 응하겠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허락이 떨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도인들이 검을 가져온다. 아까 일행이 해검지에 풀어놓은 병장기들이었는데, 그걸 본 두윤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무 막대기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을 들어라. 준비되면 언제든지 공격해도 좋아.”


금소령은 천천히 다가가 장검을 쥐었다.


‘짤그랑!’


그녀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다. 손이 떨려서 검을 떨어뜨린 것이다. 허리를 굽히고 다시 양손으로 검을 움켜잡았다. 어깨와 등으로 무지막지한 압력이 짓누른다. 금소령은 신음성을 토하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힘을 내셔야 합니다!’


문노는 양 주먹을 불끈 쥐고 금소령을 응원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검 한 자루로 세상을 호령한 희대의 고수. 살벌하고 패도적인 기운을 담은 자천강기 앞에 수많은 고수들이 검조차 겨두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금소령은 입술에서 피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기에, 모든 내력을 모아 자천강기에 대항했다. 하지만, 등은 물론 무릎조차 펼 수 없다.


‘선녀님들께서 보호해 주실 거예요. 힘을 내세요!’


그녀는 힘겹게 어느 한쪽을 돌아봤다. 두윤이가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 그 미소는 마치 세상 모든 욕심과 욕망으로부터 초탈한 듯 맑고 순수했다.


금소령은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귓가로 산들바람의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제법이구나. 그럴듯해.”


검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동시에 몸을 옥죄던 압력이 느슨해진다. 금소령은 번쩍 눈을 치뜨며 양손으로 장검을 움켜잡았다.


“하압!”


땅을 박차자 그녀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튀어 나간다. 뒤늦게 뿌연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길고 두툼한 날이 검성의 가슴을 직격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검성은 느긋한 표정으로 휘리릭 소매를 감더니 검날을 향해 떨쳤다. 반투명한 아지랑이가 거세게 회전하며 검날을 휘감아 버린다.


‘헉!’


금소령은 움켜쥔 검 손잡이를 놓아 버렸다. 나무가 비틀리듯 장검이 손안에서 회전을 일으킨다. 계속 부여잡고 있었더라면 양 손목이 탈골되었을 게다. 채 회전이 끝나기도 전에 금소령은 와락 검을 부여잡았다.


회전력에 의해 양 팔이 기이한 각도로 꺾여들 찰나, 옷자락 펄럭이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든다.


“차압! 금황일섬!”


금소령은 동일한 방향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장검을 휘둘렀다. 검성이 내지른 장력의 힘을 역이용한 것이다. 두툼한 검날에서 금색 검기가 부챗살 펴지듯 활짝 펼쳐진다.


“겉멋만 들었구나.”


검성이 혀를 차며 ‘툭’ 검집을 꽂아 넣는다. 검집의 뭉툭한 끝이, 긴 궤적을 그리며 휘둘러지던 장검의 옆면을 때려 버린다.


‘땅!’


종소리처럼 맑은 쇳소리가 울려 퍼지고, 장검이 하늘 높이 치솟아 버린다.


‘쿨럭!’


금소령은 양 손을 바닥에 댄 채 기침을 내뱉었다. 기침 속에 각혈은 보이지 않았지만, 검에서 전해진 진동으로 기혈이 뒤틀려 버린 게 틀림없다.


“기본기가 형편없군. 너는 검이 무엇인지 이해조차 못 했어.”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날림으로 배웠다는 뜻이다. 그 실력으로는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벅차. 물론 의지만큼은 높이 쳐주지.”


‘털썩.’


고개가 힘없이 꺾이며 그녀의 몸이 비스듬히 누워버린다. 너무 많은 심력을 소모한 탓에 기절해 버린 것이다.


“저 아이를 치료해 주어라.”


검성은 볼일이 끝났다는 듯 들고 있던 검집을 도로 허리에 찼다. 애초에 검조차 뽑지 않은 것이다.



도인들은 기절한 금소령을 정중하게 모셨다. 비록 시험에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무당의 전설과 검을 맞댄 자다. 게다가 칭찬이라고는 절대 하지 않는 검성이 의지를 높이 쳐줬다. 평소 무뚝뚝하기로 유명하기에 이건 결코 흔한 반응이 아니었다.


문노가 급히 소령이의 뒤를 따르고, 장내가 정리된다. 검성 자천진인은 주저 없이 등을 돌리려 했다. 그 순간,


“아니, 할아버지가 뭔데 내 친구를 때려요?”


검성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 싸늘한 미소를 지었는데.


“이제야 나서는군.”


평소 친우로 지내온 성불수의 서찰을 이미 읽어봤다.


‘신비고수! 그가 소림에 금강보리달마신공을 전수하였다.’


검성은 스산한 눈빛으로 녀석을 쏘아봤다. 전혀 내공이 감지되지 않는 신체, 한마디로 무공을 익힌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다. 무공 능력이 초절정을 넘어섰다는 의미일까? 그건 불가능하다. 천하제일인 천마조차 그런 경지는 아니었으니까.


둘 중 하나다. 애초에 내공이 없거나, 그 누구도 오른 적 없는 말 그대로 거짓말 같은 경지에 이르렀거나. 물론 전자가 유력해 보인다. 그럼에도 녀석을 무시할 순 없었다. 성불수의 혜안만큼은 절대 틀리지 않을 테니까.



검성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주변에 서 있던 도인들이 정신없이 물러난다. 검성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천강기에 휘말리면 큰 경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령상단에 신비고수가 존재한다더니, 설마 그대인가?”


“그건 잘 모르고요. 왜 우리 소령이를 때렸냐고요. 어서 사과하세요!”


“사과?”


천하의 검성에게 사과를 하란다. 무당파 도인들마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 검을 받아낸다면, 그 사과라는 걸 해주마.”


‘챙!’


날카로운 소성과 함께 자천검이 뽑혀 나온다. 무당파 장로들은 물론 장문인 도진진인까지 휘둥그레 눈을 치뜬다. 근 십 년 동안 자천검이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검집에서 검이 뽑혀 나옴과 동시에, 세상은 차갑고 끈적끈적한 살기로 점철된다. 자천강기가 최고조에 이른 것이다. 일류고수 따위는 그대로 기절해 버릴 만큼 대단한 기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윤이는,


“이제 보니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이군요. 잘못을 했으면 먼저 사과를 하셔야죠.”


“검을 들어라. 여봐라, 저놈에게 검을 가져다주어라.”


검성의 외침에 도인들이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차마 나무막대기를 가져올 수 없었나보다.


“흥! 좋아요. 저도 더 이상 참지 않겠어요.”


두윤이는 옆에 난 풀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뭐하나 싶어 바라보던 사람들은 충격에 몸을 떨어야 했으니. 다름 아닌 나뭇가지를 꺾고 있다. 검성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설마, 그것으로 날 상대하려는 것이냐?”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두윤이는 나뭇가지를 움켜쥐었다.


“저도 마음이 그러네요. 힘없는 할아버지를 상대해야 한다니. 엄마가 그러셨어요. 나이 많은 어르신을 공경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그런데 이젠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


검성(劍聖)


검에 관해서는 천하제일을 자부하는 그를 한낱 나뭇가지로 상대한단다. 과거 천존이나 천검도 이런 푸대접을 하지 않았다. 검성 자천진인은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며 노호성을 터트렸다.


“감히 내게... 네놈은 나 검성을 너무 만만히 보았다!”


검성은 타오르는 분노를 주체 못 하며 내공을 끌어올렸다. 검을 타고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또 다른 형태의 검으로 승화된다.


“저, 저건! 자천검강이다.”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자색 강기, 절정에 이른 무공으로도 겨우 흉내만 낼 수 있다는 검강의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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