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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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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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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2.2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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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실현몽(實現夢)

DUMMY

"꿈이 뭔지 아나?"




인현은 컵에 뜨거운 물을 따르고 있었다.


우강은 의자에 앉아 사무실 형태의 방안을 천천히 훓어보며 답했다.


"잠을 잘때 기억이 무작위로 재생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죠."


"그것도 맞는 말이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인 범주 내의 뜻이야."


인현은 커피가루를 컵에 넣고 있었다.


그는 숟가락을 하나 컵에 넣은채 컵을 들고 우강 앞 책상에 걸터 앉았다.


"꿈은 다채로운만큼 옛날부터 지금까지 참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어왔어. 어떤 꿈은 불운을 가져다준다던지, 또 어떤 꿈은 복을 가져다준다던지, 뭐 그런 식으로."


인현은 숟가락으로 컵을 천천히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건 그저 의미부여에 지나지 않아.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꾸는 꿈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해."


"그럼 우리가 꾸는 꿈은 뭔가요?"


"사람들이 꾸는 꿈들의 99.8%는 무엇을 보여주던 간에 너가 아까 말한 그대로 그저 무작위로 기억을 재생시키는 것 일 뿐이야. 전부 다 사실은 의미없는 꿈들일 뿐이지."


"그럼....나머지 0.2%는 뭐죠?"


인현은 커피를 컵을 젓던 숫가락으로 커피를 한술 뜨더니 말했다.


"그 아무 의미없는 꿈들 중 극히 일부.... 정말 드물게 의미를 가지고 생겨나는 꿈이 존재한다. 그 꿈은 매우 드문 만큼 꾸는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영향력 또한 상당해."


"어떤 영향력이길레..."


"그 극히 드문 꿈은..."


인현은 숟가락에 떠진 커피 한술을 바닥에 흘렸다.


"현실에 실현된다."


우강은 동공이 커지며 물었다.


"현실에 실현되는 꿈이라고요..? 그럼... 꿈에서 하는 일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난다는 건가요? 막.....날아다닌다던지."


"그정도로 어설픈 영역의 얘기가 아니야. 그 0.2%의 꿈들은.... 꾸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능력을 영구적으로 부여해."


"능력이요....?"


"아직까진 우리도 어떤 원리인지, 왜인지, 그런 원초적인 이유들은 몰라. 그저 그것이 만들어내는 것들을 연구하고 알아낼 뿐."


그때, 우강의 기억속에 한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참(斬)'


"그럼 그때 그....하림이었나. 그 분도 꿈으로 능력을 받은건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 꿈은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할 능력들을 부여해. 그래서 우리는 그 꿈을 특별한 꿈, 실현몽(實現夢)이라고 한다. 그 실현몽을 꿀 수만 있다면 만화속 주인공처럼 될 수도 있는거야."


인현은 일어나 커피를 들고 소파로 가 앉았다.


"그렇게 대단한 능력을 주는만큼 실현몽은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희박해. 조건이 대략적으로 존재한다고 추측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나타나는 확률이 최대 0.2%거든."


"실현몽을 꿀 수 있는 조건이 있어요?"


"확실하진 않지만 당사자들의 말을 그동안 조합해보면 공통점이 매번 존재했어. 그 토대로 조건 3가지를 추측했는데,


1. 뚜렷하게 소망하던 것이 있을 것.


2. 실현몽을 꾸기전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것.


3. 실현몽을 꾸기전 평소에 꿔본적 없던 특별한 꿈을 꿀 것.


하지만 이것마저도 지금 너의 경우로 모순이 발생했기에 확립되지 않는 조건이라 볼 수 있지."


"저요? 제가 왜...."


인현은 커피를 한번 홀짝, 마시더니 내려놓으며 우강을 똑바로 응시한채 말했다.


"너, 평소에 그냥 사는대로 살던 애 아니었어?"


우강은 흠칫했다. 저 사람, 나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낸거지.


"첫번째 조건 같은 경우엔 항상 조사했을때마다 누가봐도 소망이 뚜렷했거나, 간절했던 사람들이 그걸 토대로 능력을 얻었기에 가장 확실한 근거였어. 그런데 갑자기 딱히 별다른 소망도 없던 애가 능력이 생기니 아주 그냥 다 뒤집어졌지."


"그런......"


우강은 그때 목소리가 한 말이 생각났다.


'내가 죽였어. 그 괴물.'


우강은 문득 그때의 기억이 생각나 물었다.


"그러고보니 그때 제가 마주쳤던 그 눈동자.. 그건 대체 뭐였어요?"


인현은 다리를 꼬아 그 위에 손을 얹은채 말했다.


"알다시피, 꿈은 반드시 좋은 꿈만 나타나진 않아. 그건 실현몽도 마찬가지지. 아주 간혹가다 실현몽이 부정적인 요소를 실현시키는 경우가 존재해. 우리는 그렇게 실현된 존재를 '악몽'이라 하는데, 현실에 그대로 실현된 악몽들은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해치지. 그런 악몽들을 우리같은 사람들이...."


"없애는거군요."


인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악몽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악몽은 아니기에, 상중하 혹은 그 이상으로 등급이 나뉘어. 그때 너가 만났던 그 악몽은 최소 상이었어. 꽤나 위험한 놈이었지. 하림이도 쉽사리 못 잡았던 것 보면."


우강은 커터칼로 참격을 날리던 하림의 모습의 떠올랐다.


"그....하림이라는 분은 능력이 뭐죠?"


"아, 걔? 걔 능력은 모든 도구를 칼처럼 쓰는 능력이야. 하다 못해 연필을 들어도 걔가 쓰면 칼처럼 변하지. 실제 칼을 쓰면 더 강해지고."


들으면 들을수록 영화같은 얘기들의 반복이었다.


우강은 본인이 지금 듣고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였다.


'이게 다 꿈은 아니겠지....?'


우강이 혼란스러워 하는 와중에도 인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우강에게 다가왔다.


"뭐, 아무튼 결과적으로 내가 하는 일은 악몽들을 잡으러 다니는거야. 어려울 것 없지? 자, 그럼 이제 네가 골라."


"뭘요?"


인현은 우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우리 회사에 들어와 같이 활동을 할건지, 아님 들어오지 않고..."


"할게요."


인현의 여유있던 표정이 처음으로 깨졌다. 누가봐도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아니... 뭐 고민도 안하고?"


"예."


인현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는 우강이 거절 했을때 설득할 방법들을 생각해놓은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비장의 수로는 작은 선물이라며 억지로 두툼한 봉투라도 쥐여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수락하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어... 그러니까..음. 그래, 뭐..."


인현이 말까지 꼬일만큼 당황해하자 우강은 의자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처음이었거든요. 그런 기분."


"어....어? 뭐가."


우강의 기억 속에서 죽어가던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직도 그 피바다였던 광경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우강은 눈을 질끈 감으며 말을 이어갔다.


"사람이 죽어가는거 보는거요, 썩 좋진 않더라고요. 제가 아는 얼굴들은 더더욱."


우강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저도 제가 왜이러는진 몰라요. 근데....그 눈동자 같은 것들이 더 있을거라 생각하니.....역겹네요. 그것도 아주 많이. 한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인현은 가만히 우강을 바라보다 그의 머리에 손을 폭, 얹었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우강을 데리고 방에서 나가며 말했다.


"너, 아까전에 하얀 곳에 있던거 기억나지?"


"예? 예..."


"거긴 네 내면이야. 그것도 아주 깊은 곳에 있는. 쉽게 말해 너의 본성과 심리, 네 안에 모든 것들이 드러나는 공간이지. 근데 말야.."


인현은 가볍게 우강의 이마를 톡톡, 쳤다.


"그렇게 속이 맑은 놈은 처음 봤다."


"...맑다고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배경색은 대부분 하얀색이야. 거기에 이제 얼룩이 몇개 묻어있는 형태지. 아무리 이미지가 좋고, 행실이 좋은 사람도 절대 완벽하지 않거든."


우강은 얼룩 없이 그저 새하얗던 공간이 떠올랐다.


"그럼 저는...."


인현은 우강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먼저 앞서 가며 말했다.


"속 끝까지 착한 놈이더라. 너는."


인현은 멍하니 서있는 우강에게 손짓을 했다.


"이제 슬슬 시간 됐다. 빨리 가자."


"어딜요?"


인현은 씩 웃으며 답했다.



"별종들 모임회."



◇◇◇




우강과 인현은 차에서 내렸다.


우강의 앞엔 거대한 빌딩이 자리잡고 있었다. 마치 꼭 대기업 본사건물 같았다.


우강은 건물 맨 위에 붙은 마크를 보았다.


[드림테크]


"이름 한번 참 직설적이네.."


그때, 인현이 우강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같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가 우리 회사 건물이야. 물론 겉보기에만 회사지 이곳에 너 같은 사람들이 쫙 깔려있다?"


"그러고 보니, 능력자들이 총 몇명이나 있는거에요?"


"사실 능력자들 수 자체는 얼마 안돼. 기껏해야 50여명 정도이려나."


"근데 왜 이렇게 큰 건물을..."


그때, 진동소리에 인현이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여, 무슨 일-"


"이 미친X끼야 너가 바닥에 커피 흘리고 튀었냐?"



-뚝.



인현은 경직된 얼굴로 핸드폰의 전원을 조용히 껐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어깨동무를 풀고 차로 돌아가며 말했다.


"나 아무래도 먼저, 뭐냐. 그, 일 때문에 가봐야 할 것 같으니 먼저 들어가 봐. 건물로 들어가면 아마 너 안내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을거야. 그...뭐냐, 아니다. 화이팅!"


인현은 어설픈 격려를 하며 황급히 차에 올라타더니 부리나케 어딘가로 가버렸다.


우강은 얼떨결에 혼자 건물로 들어가야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어째 긴장된단 말이지.."


건물의 규모가 거대한 탓도 있었으나 확실히 능력자들이 모여있다고 해서 그런지 뭔가 느낌이 달랐다.


평범한 건물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느낌이었다.


건물을 말없이 바라보던 우강은 이내 발걸음을 떼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예상 외의 모습에 우강은 조금 뜻밖이었다.


우강이 예상한 모습은 각종 능력자들이 날아다닌다던지 순간이동을 한다던지 그런 능력자 집합소 같은 모습이었다.


허나 실제론 그냥 영락없는 회사 모습이었다.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저마다 서류가방을 든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도 딱히 능력자 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러고보니 안내해줄 사람이 따로 있을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때, 우강에게 한 여직원이 다가왔다.


"신우강씨. 맞으신가요?"


"아, 예."


"이쪽으로 오시죠."


여직원은 우강을 데리고 로비와 엘리베이터들을 지나쳐 구석에 있는 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문에는 빨간 문구가 써있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역시, 앞서 봤던건 눈속임인가.'


여직원이 금색열쇠를 꽂고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자 마치 엘레베이터 같은 공간이 나왔다.


"들어오시죠."


우강이 안을 찬찬히 살피며 들어가자, 여직원은 문을 닫고 다시 열쇠로 잠그더니 4층을 눌렀다.


'건물 내 비밀 승강기 같은 건가.'


그런데, 예상과 달리 여직원이 4층을 누르자마자 바로 다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우강의 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게 무슨..."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가 문 밖으로 나가자, 광활한 초원이 눈 앞에 펼쳐졌다.


초록색 잔디로 덮힌 대지는 햇빛을 받아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초원 주변엔 숲으로 이루어져 나무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넓은 초원 한가운데에 사람 무리가 있었다.


여직원은 무리를 가르키며 말했다.


"합류하십쇼."


여직원은 그 말만 전하고 바로 다시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이내 문은 서서히 모습을 감추었다.


우강이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혼란스워하고 있을때, 우강의 모습을 본 무리 중 한명이 그를 불렀다.


"거기서 왜 멀뚱거리고 있냐. 빨리 튀어와라!"


쩌렁쩌렁하게 들려오는 큰 고함소리에 우강은 얼떨결에 초원 한가운데로 뛰어가 무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무리 내엔 우강의 또래로 보이는 이들이 열뎃명 정도 있었다.


그리고 성인으로 보이는 이들 3명이 모여있는 이들을 통솔하는 듯 멀찍히 서있었다.


우강은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이들을 힐끗 보았다.


저마다 머리색도 다른 것이 어째 풍기는 분위기가 남달랐다.


우강은 직감적으로 확신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능력자들이다.'


그때, 3명 중 수염이 있는 남자 한명이 목소리를 냈다.


"자, 주목."


아마 우강을 불렀던 남자인 것 같았다. 남자는 어째 매우 귀찮아 보였다.


"인원이 얼추 모인 것 같으니 전달사항을 얘기해주겠다. 우선 우리 셋은 감독관들이고..."


남자는 피곤한 듯 고개를 숙인채 눈을 비볐다.


"지금부터...."


그리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자세와는 달리 살벌한 말을 이어갔다.





"악몽들을 이곳에 풀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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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또 병원이다 24.05.01 1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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