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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472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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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사건 마무리

DUMMY

벌컥-



"우강 씨!!"


"선아 선배!!"


인현이 한창 지원팀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비상구 쪽 문이 박차고 열리며 순식간에 여러명이 들이닥쳤다.


가장 선두로 앞다투어 들어온 이삭과 정민은 이내 난리가 난 주차장을 보고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게 뭔......"


"어? 형!!"


정민은 옆에 기절한채 벽에 기대어있는 선아와 우강을 발견하자, 곧바로 튀어나가 둘을 감싸안았다.


"으허허허헝! 죽으면 안돼요!"


와중에 같이 달려나온 이삭은 인현을 보고선 화들짝 놀라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엇....! 이사님, 여긴 어떻게..."


"푸허허허허허헝!"


정민이 울고불며 선아와 우강을 세차게 흔들자, 보다못한 인현이 이삭에게 손짓을 했다.


"어휴 시끄러. 이 숫사슴 같은 놈 좀 치워."


"예, 옛..... 정민 씨, 진정해요."


정민은 이삭에게 이끌려져 물러가면서도 계속 훌쩍였다.


"우으으으..... 죽은거 아니에요?"


"안 죽었어 임마. 물론 늦었으면 죽었겠지만."


인현이 옆에 드러누워있는 이코를 툭, 차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이코를 알아본 이삭은 이내 정민을 놓아주며, 조심스럽게 인현에게 물었다.


"설마.....이 사람 직접 잡아가시려고 오셨던건가요?"


"이 놈을 딱히 노리고 온건 아니고, 음........ 그냥 좀 복잡해. 일단 지원팀 와서 상황 정리되면 그때 얘기하자고."



벌컥-



그때, 문이 다시 열리며 상급 처리원들이 뒤이어 들어왔다.


제일 앞서 들어온 빈은 바로 인현과 눈이 마주치고, 그 옆에 늘어져 있는 이코를 보고선 놀란 기색을 보였다.


'쓰러져 있는건 악인으로 보이고.....저 사람이 처리한건가?'


"오, 도련님? 이거 또 뵙네."


인현은 간만에 보는 빈에게 다가가 가벼운 인사를 건냈다.


허나 빈은 의아한 눈빛으로 인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운을 보니 절대 만만한 악인이 아니야. 못해도 고급 이상... 근데 단신으로 처리했다고...?'


인현은 그런 빈의 기색을 알아보지 못한채 뒤따라온 상급 처리원들에게도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이야, 이것들 아주 귀엽네 귀여워. 열심히들 처리하셨어?"


빈은 인현을 지그시 돌아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타인이 가진 기운을 잘 느낄줄 알았기에, 그걸로 상대방이 가진 힘을 잘 구분해왔었다.


그러나 저번에 볼때부터 느꼈던 것은, 인현만 유독 이상하게 기운이 확연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언가 연기처럼 뿌옇게 가려진채 보이는 듯한.....그런 느낌.


그래서 기운이 약한 대신 다른 무언가가 뛰어난 사람인가, 정도의 가벼운 추측으로만 넘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악인을 홀로 처리했다? 그것도 상처하나 없이?


'......아무래도 직접 봐야겠는걸.'


빈이 뭔가 굳게 확신한 듯한 기세로 인현에게 다가섰다.


"저기....."


인현이 빈을 돌아보자, 빈은 비상구 계단쪽을 가리키며 조용히 말했다.


"혹시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조금 곤란한데. 슬슬 지원팀 올때라서. 이따가 상황 정리되면...."


"아뇨..... 지금, 부탁드립니다."


인현은 빈이 평소처럼 차분한 표정이지만, 자신에게만 뭔가 할말이 있어보이는 듯함을 느꼈다.


낌새를 알아챈 인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데리고 계단으로 향했다.


"...그러지 뭐."



.

.

.



빈이 문을 닫자, 인현은 계단에 걸터앉으며 빈과 달리 가벼운 태도로 물었다.


"그래서, 도련님께서 나한테 궁금한게 뭘까나?"


"....그렇게 복잡한건 아닙니다. 단순히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서요."


"그래, 한번 들어나 보자."


빈은 인현의 앞에 서며, 굳센 눈빛으로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처리원이십니까?"


"그럼 뭐 청소부겠냐. 당연히 처리원이지."


"그럼... 계급은 어떻게 되시죠?"


"................"


막힘없이 뭐든 대답할 것 같던 인현은 이상한 부분에서 말을 멈추었다.


그는 어딘가 모르게 난감한 듯이 뒷머리만 긁적였다.


"....거참, 훅 들어오네."


"우빈 이사님이랑 같이 다니시고, 정말 간혹가다 몇번이었지만 아버지께서 회의하실때 몇번 본 적 있습니다. 그런 분이 처리원이라면..... 분명 보통 계급은 아닐게 뻔하죠."


빈은 인현에게 조금 가까이 다가서며 말했다.


"대답.....해주셨으면 합니다."


"흐음......."


인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을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빈의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갈뿐이었다.


그러나 기나긴 정적 끝에, 인현은 결국 다시 일어서며 빈의 어깨를 두드렸다.


"미안. 아직은 이른 것 같다."


인현은 쌓여만 갔던 물음에 끝내 대답을 하지 않은채 나가려 했다.


그러자 빈은 살포시 어깨를 두드리고 가려는 인현을 불러세웠다.


"그럼......"


이렇게 된 이상 그에겐 마지막 수단만이 남아있었다.


"악수...... 한번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악수?"


인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빈을 바라보았다.


빈의 강단있던 눈빛은 어느새 간절해보일만큼 선해져있었다.


"그래, 뭐."


인현이 대수롭지 않게 손을 내밀자, 빈도 손을 뻗었다.


내색하진 않았으나 그의 가슴은 긴장이 넘쳐 요동치고 있었다.


'뭘 숨기려고 한건지..... 그것만이라도 봐야겠어.'


이내 빈의 손이 인현의 손을 맞잡으며, 그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빈은 그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온 신경을 손과 손 사이에 흐르는 기운에 집중했다.


비로소 연결이 됨을 느꼈을때, 빈은 조심스럽게 감긴 눈을 떠보았다.


"헉....!"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빈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가 눈을 떴을때, 인현은 없었다.


그를 반기는 것은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였다.


허나 그저 평범하게 펼쳐진 별이 섞인 밤바다가 아닌,


공간을 드넓게 물들인 어둠과 백이 서로 섞여 이룬 배경에 수많은 구체들이 각기 다른 색을 뽐내며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그는 살면서 단 한번도 타인에게서 이런 광경을 본적이 없었다.


이건 그저 단순한 기운(氣澐)이 아닌, 그 너머의 무언가였다.


"이제 된거냐?"



팟-



갑작스레 튀어나왔던 광활한 우주는 이내 인현이 손을 떼며 사라지고 말았다.


아직 방금 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빈은 여전히 입만 벌린채 손을 툭, 내려놓았다.


"간다 그럼."


그리고 인현이 문고리를 잡던 그때, 단 한가지의 질문 밖에 남지 않게된 빈은 절로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신 설마........"


빈은 본인이 입 밖으로 꺼내면서도 믿을 수 없었다.


"전(全)급 처리원이십니까.......?"


전(全)급 처리원. 처리원 계급 최상단이라고 알려진 고급보다 위에 위치하는..... 규격 외의 존재들.


그것은 회장 가문의 아들이었던 빈조차 한번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자들이었다.


"........................"


문고리를 돌리던 인현의 손은 우뚝 멈춰있었다.


등지고 있던 탓에 빈은 그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웃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너 정도면........"


방금전까지 가벼웠던 인현의 목소리는 어느새 낮게 깔려있었다.


"....어디가서 떠벌리고 다니는 짓은 안할거라 믿으마."


그 말을 끝으로 인현은 여전히 굳은 듯 서있는 빈을 뒤로 한채 문을 열고 나섰다.


굳게 닫힌 문을 뒤로, 빈은 한참동안 그자리에 뿌리를 내린 것처럼 가만히 서있었다.


그가 다시 움직인 순간은 정리반과 응급 지원팀이 서둘러 내려왔을때였다.


"빈 씨? 괜찮으십니까?"


멍하니 서있던 빈은 보조원의 물음에 이내 의미모를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예, 괜찮습니다."


그는 문을 활짝 열며, 어딘가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나섰다.


"그냥....... 알고 싶지 않던걸 안 것 같아서요."



.

.

.



덜컥-



"예, 이삭 씨."


바쁘게 서류들을 살펴보던 우빈이 수화기를 꺼내들었다.


수화기 너머에선 상황이 정리되어가는 현장에 있어 온갖 소음 속에서 이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이사님. 임무 끝났습니다. 실종됐던 정보원 확보했고...... 배후에 있던 악인까지 체포했습니다."


".....정보원은 무사하던가요?"


우빈의 물음에 이삭은 우물쭈물하며 말을 꺼냈다.


"그게....... 죄송합니다.... 악인이 되는 것까진 못 막았습니다."


우빈은 잠시동안 말 없이 펜만 돌렸다.


분노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안도하는 기색 역시 아니었다.


"......처리원들은 어떻습니까?"


"부상자 두 명 있긴 하나 목숨에는 지장 없습니다. 전부 무사합니다. 참, 그리고...... 인현 선배께서 오셨습니다."


가만히 펜만 돌리던 우빈은 순간 멈칫했다.


"인현이.....말입니까?"


"예, 오셔서 직접 악인 제압하셨습니다. 원하시면 바꿔드릴까요?"


".....아니요, 됐습니다. 그럼 상황 정리되는대로 바로 복귀하세요."


"아, 옙. 알겠습니다."


이내 수화기를 내려놓은 우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턱을 쓰다듬으며 깊은 생각에 빠진 표정으로 책상 주위를 천천히 돌았다.


'인현.......'



째깍- 째깍-



시곗바늘 소리가 고요한 사무실 내에 울려퍼지며 우빈의 생각은 깊어져만 갔다.


점점 더 아래로 파고들어가는 고민 끝에 그는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지그시 보았다.


쉼없이 달려오던 하루하루가 쌓여온 끝에 어느새 그가 체크해놓은 날짜와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그 날."


우빈은 등 뒤로 들이치는 진한 햇빛에 눈을 찡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사무실 밖 창문으로는 서서히 지평선 아래로 숨어들어가는 노을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이내 책상 주위만 빙빙 돌던 발걸음을 멈춘 우빈은 주황빛으로 물들여진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한없이 밝던 태양이 어느덧 빛을 감춰가는 모습을 따라 같이 쓸쓸하게 내려갔다.


"그 날이 머지않아 오는건가......... 정말로."



.

.

.



스르르르르르르르릉-



온통 짙게 깔린 어둠만 가득한 어딘가. 한 남자가 앉아 묵묵히 무언가를 갈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는 쇠붙이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튀는 불꽃만이 간간히 방안을 비추었다.



스르르르르르르르릉-



검은 천을 뒤집어쓴채 계속 무언가를 갈아대는 남자의 팔 위로

붉게 달궈진 철가루가 내려앉았다.


그러나 남자는 전혀 대수롭지 않은 듯, 무시한채 꿋꿋하게 쇠붙이를 갈았다.



스르르르르르르르릉-



그 순간, 오직 쇠붙이 소리만 울려퍼지던 방의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형님, 계십니-"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방 안으로 들어오던 또 다른 남자는 말을 멈추며 고개를 틀었다.


그의 옆으로 날려든 기다란 칼날은 아직 붉게 달궈져 있었다.


방으로 들어온 남자는 뒤집어 쓰고 있던 후드를 벗으며 옆을 힐끗, 보았다.


후드를 벗자 남자의 짙은 보라색 머리카락이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방해할 정도로 급한 소식이라서요."


"............."


앉아있던 남자가 일어서며 보라머리 남자에게 다가왔다.


그는 아직 열이 남아있는 칼날을 맨손으로 잡아 뽑아내며 말했다.


"읊어."


보라머리 남자는 싱긋 웃어보이며 답했다.


"이코 녀석이 붙잡혔답니다."


".......이코가?"


"예. 그게 무슨 뜻인지...... 다들 아시죠?"


보라머리 남자는 도끼를 든 남자의 어깨너머를 내다보며 말했다.


"이미 지금 정보는 저희 쪽으로 넘어오고 있다구요?"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그때, 뒤에서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이들이 하나 둘씩 걸어나왔다.


전부 하나같이 후드나 검은 천을 뒤집어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들은 오직 하나만으로 자신들의 정체를 보이고 있었다.


"......때가 된 것 같군."


가장 맨 앞에서 걸어나오는 남자의 후드 안에서 새어나온 검붉은 기운이 휘날렸다.


뒤에서 따라오는 다른 이들 역시 저마다의 기운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같이 전부 깊고 짙은 기운들이었다.



"사냥의 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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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위화감 24.05.04 4 0 14쪽
80 공석(空席) 24.05.03 5 0 14쪽
79 취조 24.05.02 8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7 0 14쪽
» 사건 마무리 24.04.30 9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6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5 0 12쪽
74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6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8 0 12쪽
72 피의 백화점 (7) 24.04.25 6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6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4 0 12쪽
69 피의 백화점 (4) 24.04.22 7 0 13쪽
68 피의 백화점 (3) 24.04.21 6 0 12쪽
67 피의 백화점 (2) 24.04.20 6 0 13쪽
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0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6 0 14쪽
64 휴식 24.04.17 5 0 12쪽
63 증거찾기 24.04.16 5 0 11쪽
62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6) 24.04.15 7 0 11쪽
61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5) 24.04.14 5 0 10쪽
60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4) 24.04.13 6 0 11쪽
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6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0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6 0 11쪽
56 공사장 (3) 24.04.09 6 0 12쪽
55 공사장 (2) 24.04.08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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