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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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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3,046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27 21:10
조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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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정보원이 아니야

DUMMY

"끄으으윽......."



우강은 다부서져가는 몸을 힘겹게 일으켜세웠다.


사실 여태 부상과 와일드 상태의 여파를 생각하면 기절해도 이상할게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마무리는 지어야했기에 그는 억지로 일어설 수 밖에 없었다.


선아도 이미 기절한 듯 보였기에, 우강이 데리고 나가야 했다.


"저기........"


그때 어딘가에 숨어있던 정보원이 조심스럽게 우강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우강을 보며 물었다.


"괜찮으세요.....?"


"예..... 아직은요."


실은 지금 당장이라도 픽 치면 쓰러질 것 같았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이 정보원을 무사히 데리고 나가는 것까지 완수해야 비로소 끝이었으니깐.


우강은 정보원의 명찰을 다시 확인하며 말했다.



[정보원 이고은]



"그.... 고은 씨? 죄송한데 저기 저분 좀 부축해주시겠어요? 지원 요청 좀 해야해서..."


"아, 예! 맡겨주세요."


우강은 정보원에게 선아를 맡긴 후, 통신기로 이삭에게 연락을 걸었다.


난투중이었기에 한참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 아마 많이 걱정하고 있을 것 같았다.


우강은 우선 무사하다는 사실부터 알리고 정보원 또한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지지지지직.....



그러나 통신기 너머에선 정적만 이어지며, 연결음은 오래도록 지속되어갔다.


분명 연결음이 간다는 것은 통신기가 켜져있다는 것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받질 않았다.


괜스레 또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 우강은 초조해졌다.


'아니겠지, 설마......'


"우강 씨?"


1시간 같은 1초가 계속해서 이어가던 중, 다행히도 이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히 또 불길한 생각이 들던 우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이삭 씨. 지금 여기....."


"대체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요! 괜찮은거 맞아요?"


이삭이 거의 역정에 가깝게 묻자, 우강은 순간 당황해했다.


"아.....죄송해요. 좀 위험한 악몽이랑 마추쳤어서.... 정신이 없었어요."


"하여튼 둘 다 진짜........"


이삭의 '둘 다' 라는 말에 우강은 그제서야 잊고 있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헉.......!'


총소리와 함께 연결이 끊어졌었던 빈.


하도 새까맣게 있고 있었던지라 우강은 다급하게 물었다.


"이삭 씨, 그......빈 씨 연락돼요? 지금 어딨어요?"


"빈 씨는 지금 제 옆에 있으니깐 걱정할 것 없어요."


"어후........"


우강은 오늘 하루만 해도 대체 몇번을 불안과 안도를 반복했는지 몰랐다.


다음부턴 왠만해서 이렇게 각자 떨어져서 하는 파견 임무는 피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든 그럼 이제 정보원도 찾았고, 악몽도 처리했고, 다들 무사했으니, 사실상 상황이 끝난거나 다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아직도 급박해보였다.


"우강 씨, 지금 어디에요?"


"아직 지하에요. 이제 나가야죠."


"일단 거기서 빨리 나와요. 나와서 바로 차로 돌아와야 해요."


"예...... 근데 무슨일 있어요? 왜 그렇게..."


"하..... 지금..."


이삭은 이상하게도 자꾸만 긴박해보였다.


불안감도 목소리에 섞여있는 것 같았다.


"빈 씨 쪽에서 악인을 마주쳤는데요......."


우강은 빈과 연락이 끊기기 전 총소리가 들렸던 것이 역시 악인 짓일 것 같았다.


'정말로 악인이랑 마주쳤던거였구나.'


아마 연락이 갑작스레 끊겼던 이유도 악인을 상대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어쨌든 지금 옆에 무사히 있다는 것은 잘 처리했다는건데, 그럼 긴박해하는 이유가 뭘까?


"제가 직접 와서 확인해봤는데........"


뒤이어, 대수롭지 않게 듣던 우강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갔다.


"......예?"


이삭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정보원이라구요, 이 사람."


"아니.....분명 빈 씨 말로는 악인이라고...."


"그래서 직접 확인해봤는데, 명찰 보니 정보원 맞아요. 저희가 찾던 그 정보원이에요. 근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우강의 시야가 컴컴해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차가운 공기가 날카로운 오한을 만들며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갔다.


'잠깐....... 그럼 대체........'


이어서 계속 얘기하는 이삭의 말은 우강의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 사람, 지금 상태가 많이 이상해요. 빈 씨 말로는 제압 당한 후에 이렇다는데....."


그러나 그 다음 들려온 이삭의 한마디는 우강의 정신을 다시 번쩍 들게 했다.



"......눈에 기운이 가득 들어차서 온통 시꺼메요. 이거, 뭔지 알잖아요 우리."



"........이삭 씨."


요동치는 눈빛으로 대답 없던 우강은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 사람, 진짜 정보원인거......확실해요?"


"예 맞다니깐요.....! 제가 정보원 명단은 다 외우고 있어서 알아요."


"그럼......"


우강은 도통 이해가지 않는 지금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질문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보원 중에......... 이고은이라는 사람.... 있어요?"


그리고 불길한 예감이라는 것은, 하필 절대 바라지 않을때 매번 불쾌할정도로 들어맞는다.


"예? 이고은이요......?"


통신기를 붙잡은채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 그의 동공은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런 사람은 없는데요.......?"



푸욱-



그 순간, 우강의 옆구리로 정말 무서울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칼이 들어왔다.


그리고 칼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정보원이었다.


"당신........."


그것도 입이 찢어져라 웃는채로.


"......누구야."



촤아아아아아아악!



정보원이 칼을 뽑아내자, 피가 튀며 우강의 옆구리가 붉게 물들어져갔다.


"커억........."


우강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고통에 힘없이 주저 앉았다.


통신기 너머에선 이삭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정보원은 우강의 귀에서 조심스럽게 통신기를 빼내며,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야......세상 참 좋아. 아무리 그래도 지하인데 이렇게 전파도 잘 통하고."


"너......설마......"


우강은 옆구리를 움켜쥔채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그동안 쭉 느껴왔던 어딘가 이상하게 낯익었던 악몽과 악인들의 기운,


그리고 이삭이 말한 사람으로 돌아온 악인의 이상한 상태.


이 모든 것은 지금 자신의 앞에 서있는 불길한 재앙을 가리키고 있었다.


"너무 빨리 알아버려서 어쩔 수가 없네..... 안 그랬음 지금 이럴일도 없을텐데."


정보원은 통신기를 짓밟으며, 자신의 얼굴을 세게 잡아당겼다.


기괴하게 늘어난 얼굴가죽은 이내 찢어지기 시작하며,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랜만이야, 신우강."


얼굴가죽을 전부 뜯어낸 정보원은 우강에게 실실 웃어보였다.


아니, 그건 이제 정보원이라 할 수 없었다.


우강은 경멸로 가득찬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차마 입에도 담기 싫은 이름을 불렀다.


".......이코."


"우와....너 진짜 나 기억해주고 있었던거야? 세상에나, 진심으로 감동인데?"


이코는 천진난만하게 웃는 얼굴과는 달리, 그의 앞에서 칼을 빙빙 돌리고 있었다.


우강은 식은땀이 흐르며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하필이면 지친 상태에 방심하여 기습까지 허용해버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다.


그는 지금으로선 어떻게든 시간이라도 끌어야한다는 생각에, 최대한 정신을 붙들며 말을 이어갔다.


"너....... 이런일을 벌인 이유가 뭐야..."


"푸흐흣.....!"


이코는 진심으로 웃기다는 듯한 투였다.


그는 이내 우강의 앞에 쭈그려 앉으며, 그의 눈앞에 칼을 들이밀었다.


"너는 그런거 물으면 내가 막 신나서 다 떠벌려줄 것 같지?"


"뭐.....?"


"만화를 너무 많이 봤네..... 그런걸 미쳤다고 다 얘기해주겠어?"


우강은 웃음을 띄면서도 싸늘한 이코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등골이 오싹했다.


겉으로만 가벼워보일 뿐, 절대로 속까지 보일만큼 가벼운 자가 아니었다.


"뭐, 그래도 하나정도는 얘기해줘도 되려나. 약간 어차피 죽을 놈한테 주는 자비..... 그런 정도로?"


이코는 다시 일어서며 우강의 주위를 빙빙 돌아다녔다.


그는 칼을 빙빙 돌리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걸 전부 설계한건 나 혼자는 아니야. 너도 이제는 알겠지만, 나같은 사람이 세상에 하나뿐은 아니니깐."


"그럼 누구랑....."


"에이, 그건 말 못해주지. 누구나 비밀친구 하나씩은 있잖아? 아무튼, 꽤나 공들여서 설계했지. 이번엔 너 혼자 오는게 아니었으니."


이코의 말이 이상했다.


꼭 다 같이 올 것을 알았던 것처럼 얘기하고 있었다.


"너...... 알고 있었던거야? 나 말고 다른 사람들...."


"물론이지. 놀 친구가 많아질수록 관계도를 알아야하는게 얼마나 중요한데."


"대체 어떻게 알았다는거야....."


"다 방법이 있지. 말했잖아? 비밀친구가 있다고."


"그 비밀친구라는게 누구-"


"야."


그때, 이코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며 다시 칼을 들이밀었다.


내내 실실 웃던 그는 처음으로 살벌할 정도로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가리 굴리지 마. 그딴거 자꾸 물어보면 일찍 죽인다?"


"............."


우강은 가쁜 숨을 내쉬며 말없이 자신에게 들이민 칼을 보았다.


날카롭게 날이 서있는 칼은 쇠붙이가 아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챈 우강은 이내 경악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너, 이거 설마....."


"아, 이거?"


이코의 표정엔 다시 웃음이 돌아오며, 칼을 만지작거렸다.


"그게...... 어디보자....."


그는 뭔가 하나씩 곰곰히 생각해보는 듯 손가락으로 머리를 짚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입술을 내밀고 어깨를 으쓱, 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누구꺼였는지 기억도 안나네. 가지고 놀아본 장난감이 한 둘이었어야 말이지."


"역시......."



후우우우우우우웅-



"넌 여전히 쓰레기야."


그 순간, 우강이 기습적으로 이코를 향해 기운을 두른 주먹을 내질렀다.


말하던 내내 그가 방심하기만을 바랬던 우강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코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우강의 주먹이 눈앞으로 드리웠다.


"푸하하핫....!"



텁-



허나 우강의 주먹은 너무나도 손쉽게 이코에게 붙잡히며, 기운이 사그라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코의 기운에 덮혀져 꺼지듯이 사그라든 것이었다.


'아무리 지친 상태로 내질렀다지만..... 어떻게.....'


"웃기네, 너."



콰아아아아아아앙!



"이 상황에 때려눕혀보려고 한거야?"


이코는 우강의 목을 거칠게 붙잡으며 바닥에 내리꽂았다.


숨이 턱 막힌 우강은 뿌리치려 해보아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래서 내가 널 맘에 들어했다니깐."


"웃기지마, 이 망할......."



꽈드드드드드드득-



이코가 손에 힘을 주자, 우강은 숨이 점점 더 막혀왔다.


시야가 흐려지며 의식이 날아가려는 것이 느껴졌다.


"컥......."


"걱정하지 마, 어차피 길동무로 저 계집애도 같이 보내줄꺼니깐."


우강은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며 어떻게든 반격해보려 했으나, 그는 이미 너무 지친 상태였다.


"고마운 줄 알라고. 만약 쟤도 지금 깨어있었으면 이미 죽였을테니깐."


"이...... 개자식이....."


우강은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동시에 엄청난 급박함이 들이쳤다.


이대로면 자신도 죽을 것이고 선아까지 죽을 위기였다.


몸을 못쓰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손을 뿌리치고 이코를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애석하게도 몸은 한계에 다다른지 오래였다.


기운도 바닥난 상태였고, 퇴악봉도 이미 찌그려진채 날라가있었다.


무엇보다 피로 흥건한 그의 옆구리때문에 몸에 힘이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안돼..... 이대로는....'


우강은 혼미해져가는 정신을 애처롭게 잡아보려 애썼으나, 의식은 점점 더 흐려질 뿐이었다.


새하얀 빛이 그의 시야를 감싸오기 시작하며, 우강은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더이상 숨이 쉬어지지 않아왔음에도 몸은 이상하리만큼 편안했다.


우강은 이를 거부해야함을 알면서도 몸이 절로 맡겨졌다.


'제발..... 안......"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모든게 끝나려나 싶던 바로 그 순간, 숨통이 다시금 트이는게 느껴지며 몸이 붕뜨던 느낌이 끊겼다.


쌔액거리며 숨마저 힘겹게 쉬는 우강의 흐릿한 시야에 누군가가 보였다.


허나 워낙 희미했기에 잘 보이지 않았다.


'누구지...... 빈 씨인가....?'


어렴풋이 보이는 우강의 앞에 선 자의 흰색 머리카락은 점차 색깔이 어두워져 갔다.


펄럭이는 검은 정정 위로 보이는 회색 머리카락, 거만하리만큼 여유로운 자세.


"거 참.... 꼴이 말이 아니구만. 괜찮냐?"


목소리까지 듣자 그제서야 확실히 누군지 알아챈 우강은, 비로소 맘편히 의식을 끈을 놓을 수 있었다.


"그래, 눈 좀 붙여."


우강을 등지며 서있던 인현은 앞으로 걸어나가며, 주변 공기까지 싸늘해지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뒤는 선생한테 맡기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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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취조 24.05.02 17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13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16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13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10 0 12쪽
»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15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9 0 12쪽
72 피의 백화점 (7) 24.04.25 11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13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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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피의 백화점 (3) 24.04.21 12 0 12쪽
67 피의 백화점 (2) 24.04.20 11 0 13쪽
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6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11 0 14쪽
64 휴식 24.04.17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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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6) 24.04.15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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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4) 24.04.13 13 0 11쪽
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8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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