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14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17 21:10
조회
6
추천
0
글자
12쪽

휴식

DUMMY

"이거, 혹시 누가 가져왔었는지 기억나세요?"


이삭은 우강이 겨우 찾아낸 핸드폰을 고물상 주인에게 들이밀었다.


주인은 유심히 폰을 보며 말했다.


"보자........... 으이, 이제야 기억나는구만. 이거 어떤 젊은이가 가져왔었제."


"젊은이요?"


"엉, 희한했었제. 젊은 양반이 그런 전화기 가져온 것도 그런데, 이정도면 헐값이라 했는데도 상관없다고 가져다달라고 그랬으니.... 돈이 급했나보다, 했제."


"그럼 혹시 그 사람에 대해 사소한 정보라도 아는건 없을까요? 이름이라던지...."


"그걸 내가 어찌 안담. 난 그냥 받으면 돈주고 가져가기만 하는디."


"흠......."


이삭은 다시 핸드폰을 돌려받은 후, 고개를 숙이며 나섰다.


"알겠습니다.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삭이 고물상에서 나오자, 처리원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던 우강이 물었다.


"뭐라던가요?"


"젊은 사람이 팔러왔었다는데..... 그것말곤 별다른 정보는 없네요. 아무래도 본사로 돌아가봐야 더 자세히 알아볼 것 같아요."


"그럼 일단 본사로 가봐야겠네요. 빨리 출발하죠."


이삭과 빈이 차로 향하자, 다른 처리원들 역시 따라서 차로 이동했다.


허나 우강은 가만히 선채로 고물상을 돌아보았다.


'뭐지, 이 찝찝한 기분은.....'


"야, 안가?"


선아가 우강의 팔을 툭, 치며 묻자 우강은 그제서야 발걸음을 뗐다.


우강은 갑자기 뭔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덮쳐오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일이 척척 풀리는 것 같지?'


공사장에서 시작된 자취를 따라 폐공장에서 악인과 마주치고,


순조롭게 악인을 제압한 후 얻은 정보로 고물상에 와서 증거까지 확보한 상태.


틀에 짜여진 판 위를 걷는 것 마냥 모든게 이상하리만큼 순탄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그저 느낌이 그런 것이었기에, 지금 상황이 이상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애매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처리원들이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


'......정말 그냥 기분 탓인가.'


우강은 그렇게 찝찝함을 애써 덜어내며 차에 올라탔다.



.

.

.



".....응, 아직 찾는 중인 것 같다."


어김없이 우빈만 홀로 앉아있는 사무실 안.


우빈은 수화기를 든채 누군가와 대화 중이었다.


"모르겠네, 믿을만한 애들이긴 하지만....."


그는 옆에 놓인 달력을 넘겨보며 말을 이어갔다.


".....전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거지."


수화기 너머에선 누군가 우빈에게 계속해서 뭔가를 얘기하고 있었고,


그걸 듣는 우빈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져갔다.


우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머리를 쥐어쌌다.


".....일단 알았다. 해결되는대로 연락 주지."



달칵-



우빈이 수화기를 내려놓고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깊은 근심의 무게를 가진 그의 한숨은 바닥을 뚫고 내려갈 기세였다.


허나 잠깐의 적막은 수화기가 다시 울리며 금세 깨지고 말았다.


"어, 무슨 일이지?"


우빈은 여전히 표정은 어두웠음에도 다시 목소리에 힘을 실으며 답했다.


".....찾았다고?"


그러나 그의 표정 역시 얼마안가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곤 갑자기 일어선 우빈은 서둘러 정장 자켓을 챙겨입으며 말했다.


"아니, 내가 직접 가지. 대기하고 있으라 그래."


그는 수화기를 내려놓은 후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 밖으로 나섰다.


우빈은 아까보다 조금은 밝아진 얼굴로 바삐 걸어갔다.


'잠깐.....'


그러나 그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멈춰서며 표정이 미묘해졌다.


어째 복잡해보이는 그의 표정은 햇살과 먹구름이 섞여있었다.


'근데.... 이게 좋아할 일이 맞는건가...?'



.

.

.



"상급 놈들 말이야, 그렇게까지 규격외 인간 같진 않더라. 막상 보니깐."


선아는 여유롭게 카페 음료를 빨대로 들이마시며 말했다.


옆에선 우강 또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직접 싸우는 모습을 제대로 못봤으니 그렇죠. 그 사람들이 간 폐교 어떻게 됐는지 봤으면서."


"아니, 그것도 그 재수탱이가 혼자 한 짓 아니야? 보니깐 나머지 둘은 그냥 그저 그래보이던데."


"그래보여도 둘다 빈 씨랑 같은 상급이라구요. 분명 강하겠죠."


선아는 썩소를 보이며 코웃음을 쳤다.


"하긴, 생각해보면 네가 상급인데 걔네야 뭐....."


"중급은 선배말고 또 있나요?"


"..........."


활동하는 신규 처리원들 중 유일한 중급이었던 선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빠직거리는 그녀의 손의애꿏은 플라스틱 음료수 병만 거칠게 구겨져갔다.


"아 참, 그러고보니깐...... 성인아였나? 그 사람 능력 혹시 뭔지 알아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 말 한마디 나눠본적도 없는데."


"그때 공사장에서 바로 앞에서 잠깐이나마 싸우는거 봤잖아요."


"............."


선아의 머릿속에서 공사장에서의 인아의 모습이 어렴풋하게 지나갔다.


남자의 팔을 무자비하게 반대로 꺾어버리던 그 모습은 능력의 영역이 아니었다.


"......뭔진 몰라도, 그렇게 살가운 능력은 아닐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드는 서늘한 기분에 선아는 음료수를 한모금 마시며 우강에게 물었다.


"그러는 넌 그 박경이라는 놈은 뭔 능력인지 아냐?"


"어..... 빈 씨한테 전해들었던 것 같은데. 음.....기운 강화였던가."


"뭐야, 평범한데?"


"모르죠, 얼마나 강하게 강화되는건지는."


박경의 얘기를 하던 우강은 갑작스레 의문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번 파견 내내 생각보다 얌전했네.'


분명 첫 만남때부터 신규 처리원 첫 소집까지,


우강이 기억하는 박경은 폭주기관차 그 자체였다.


언제나 자신만 보면 달려들 기세로 대하고 빈과는 아예 싸울 작정까지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견동안 만큼은 가끔 투덜거리기만 할뿐, 딱히 태클을 걸거나 하지도 않았었다.


우강은 지금 와서야 박경이 잠잠했던 것을 생각하니 내심 안심되면서도 한편으론 어이가 없었다.


'뒤늦게 철이라도 든거야 뭐야.'


그렇게 우강이 생각에 잠긴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던 중, 앞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빨리 안 일어나!"


"으어어어...... 살려줘요..."


여유로운 우강과 선아와 달리 앞에서는 초급 처리원들의 참혹한 훈련이 펼쳐지고 있었다.


정민, 주현, 병태는 녹초가 된 상태로 바닥에 늘어져있었다.


신규 처리원 소집때 이후로 주현과 병태를 처음으로 다시 보게 된 우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러고보니 정민이는 그래도 나름 파견 다니는데, 쟤네는 아직도 훈련기간이에요?"


"쟤네 둘은 능력이 원래는 보조원 쪽인데, 지금 처리원 인력이 워낙 부족해서 이동이 애매한 상황이라나 뭐라나. 운 나쁜거지 뭐."


인력 부족때문에 보조원임에도 처리원을 해야한다니, 참 안쓰러웠다.


능력자들로 이루어진 이쪽 세상도 결국 인력 문제는 일반 회사와 처리방식이 별 다를게 없었다.


"어휴, 속터져 진짜...."


초급 처리원들을 훈련시키던 교관은 씩씩거리며 우강과 선아가 앉아있는 밴치 쪽으로 돌아왔다.


물을 마시러던 교관은 우강을 힐끗 보더니 이내 멈추며 물었다.


"어라, 너가 혹시 신우강이니?"


"어....절 아세요?"


우강은 답하며 교관의 명찰을 보았다.


[고급 처리원 정희경]


처음 보는 이름이었기에 우강은 혹여나 자신이 까먹은 사람인건가 하는 생각에 괜히 긴장되었다.


"잘 알지. 가산점으로 입단 테스트 2등한 친구잖아. 내가 그 테스트 보조 교관이었거든."


"아......"


우강이 애써 잊고 살았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의 귀가 새빨게지는 모습을 본 선아는 옆에서 가까스로 웃음을 참아내었다.


'그럴줄 알았다, 낙하산 새X.'


"인현 선배한테 들었어. 2등정도는 충분히 할만한 실력이라며?"


"예? 아뇨, 뭐 그정도는...."


"아니긴, 위에서도 말 많던데. 능력 있는 친구라고."


"제, 제가요?"


"인현 선배 성격 알잖아, 칭찬이 남아나질 않더만. 승진도 금방이겠던데?"


승진이라는 말에 웃음을 참던 선아는 화들짝 놀라며 우강을 돌아보았다.


"진짜 그정도는 아닌데......"


"얘 좀 봐, 뭘 모르네. 상급에서의 승진이 얼마나 귀한건데. 받는 돈부터 달라진다고?"


결국 다시 고개를 돌린 선아의 표정에는 더이상 웃음기가 없었다.


'그럴줄 알았다, 낙하산 새X.......'


계속되는 띄움에 우강은 손사레를 치며 쩔쩔매었다.


"전 정말 아직은 그정도까진 아니에요. 실적도 더 쌓아야하고, 갈길은 먼걸요."


"흐음..... 그래?"


희경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우강을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말없이 우강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나..... 뭐 잘못한건가?'


어째 불안한 기분에 우강은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해서 자신을 바라보던 희경이 이내 손을 가까이 가져다대자, 우강은 움찔했다.



톡-



"푸흡, 얘, 너 탐난다."


허나 예상과 달리 희경은 옅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우강의 코를 톡, 건드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해하는 우강을 두고 희경은 다시 초급 처리원들에게로 가며 말했다.


"내 도움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와. 난 당분간 여기 쭉 있으니깐."


"예? 예......"


우강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채 자동적인 대답만 뱉었다.


뭔 상황이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뭐야, 저사람.'


"그린라이트냐?"


옆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선아의 목소리 덕분에 우강은 질색하며 혼란스러웠던 기분이 팍 식었다.


"아, 뭔소리에요 진짜..."


"참 좋을때다. 그치?"


"그런거 아니라니깐요. 머리 속에 뭐가 든거야 대체."


"이놈 봐라. 지금 이게 내가 이상한거냐?"


물론 분명히 선아처럼 오해할만한 상황은 맞긴 했지만, 우강은 확연히 다름을 느꼈다.


희경의 눈빛에는 희미하게 다른 뭔가가 지나갔었다.


'......꼭 보물이라도 찾은 사람처럼.'


"얌마, 씹냐? 씹어?"


"아, 왜이래요 진짜. 정말로 그런거 아니라구요."


선아가 우강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추궁하던 그때, 갑작스레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아. 알립니다. 아까 전 파견에서 복귀했던 신규 처리원 전원 상황실로 오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아까 전....]


방송을 듣던 희경은 훈련을 멈추고 우강과 선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너네 말하는거 아니니? 빨리 가봐."


"예, 수고하세요."


우강은 이때다 싶어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재빨리 자리에서 벗어났다.


계속 추궁하던 선아 역시 일어나며 다급하게 우강을 쫓아갔다.


"야, 같이 가!"


우강과 선아가 나가자, 정민도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문 쪽으로 발을 옮겼다.


"교관님. 그, 저도 가야되는데...."


정민을 휙, 돌아본 희경은 잠시 그를 째려봤지만, 이내 손을 내저으며 그를 보냈다.


".....가봐."


"가, 감사합니닷!!"


정민이 서둘러 빠져나가자, 주현과 병태 역시 똑같이 눈치를 살살 보며 말했다.


"교관님, 혹시 저희도....."


"말 같지도 않는 소리 말고 자세 잡아."


희경은 손가락 관절을 꺾는 소리를 내며 살벌하게 다가왔다.


"빠진 사람 몪까지 너희가 감당해야지?"


결국 울며겨자 먹기로 다시 자세를 잡는 주현과 병태가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단 안내 24.05.05 7 0 -
공지 1기 완결, 2기와 관련하여 공지드립니다. 24.04.04 21 0 -
82 악습(惡襲) 24.05.05 5 0 11쪽
81 위화감 24.05.04 6 0 14쪽
80 공석(空席) 24.05.03 9 0 14쪽
79 취조 24.05.02 12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9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13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9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7 0 12쪽
74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9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8 0 12쪽
72 피의 백화점 (7) 24.04.25 7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7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4 0 12쪽
69 피의 백화점 (4) 24.04.22 8 0 13쪽
68 피의 백화점 (3) 24.04.21 6 0 12쪽
67 피의 백화점 (2) 24.04.20 6 0 13쪽
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0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7 0 14쪽
» 휴식 24.04.17 7 0 12쪽
63 증거찾기 24.04.16 6 0 11쪽
62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6) 24.04.15 7 0 11쪽
61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5) 24.04.14 7 0 10쪽
60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4) 24.04.13 7 0 11쪽
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7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1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6 0 11쪽
56 공사장 (3) 24.04.09 6 0 12쪽
55 공사장 (2) 24.04.08 8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