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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22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2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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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피의 백화점 (3)

DUMMY

덜컹- 덜컹-



"어휴, 이렇게 하나하나 확인해서 언제 다 보냐?"


덜컹거리며 내려가는 엘레베이터 안에서 선아가 투덜거렸다.


우강은 다음 층을 누르며 말했다.


"혹시 모르니깐요. 꼼꼼하게 해서 나쁠건 없잖아요?"


"아니, 애초에 그 재수탱이가 맨 밑층이라고 했다며. 근데 뭐하러 다 본다는거야?"


"혹여나 또 다른 위험요소가 있을지 보는거죠. 싸워야하는 상황이 생겼을때 만일을 대비해서."


"그럼 그냥 튀면 되지, 뭘.... 어휴 참."


선아는 하도 계속 멈췄다 내려가고를 반복한 탓에 긴장감마저 무뎌지고 있었다.


우강은 남은 층수를 확인하며 말했다.


"이제 그래도 곧 있으면 마지막 층이니깐, 좀만 참아요."


"차라리 이왕이면 마지막 층까지 아무것도 없었으면....."


정민은 선아와 달리 아직도 겁을 잔뜩 먹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보조수단이자 유일한 방어수단인 테이져건만 만지작거리며 계속 침만 삼키고 있었다.


"뭘 그리 쫄아 있어. 딱 봐도 이대로면 맨 밑에도 뭐 없겠구만."


"그렇겠죠....?"


"그렇다니깐. 맞지?"


선아의 물음에 우강은 제대로 눈을 마주치치 않은채 답했다.


"예, 뭐....."


긴장이 완전히 다 풀렸는지 속편해보이는 선아와 달리, 사실은 가장 애가 타고 있는 것은 우강이었다.


그는 한 층씩 내려갈때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것이 더 불안감만 고조되어갔다.


차라리 악몽 한두마리라도 있으면 모를까, 전부 텅텅 빈게 위화감이 더 불려질 뿐이었다.


꼭 맨 밑에 폭탄을 심어두기라도 한 것처럼.


우강은 빈과 헤어지기 전 그가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엘레베이터를 타서 맨 밑층까지 가보시면 뭐라도 나올꺼에요. 물론 그게 뭐든 좋은건 아닐테니, 조심하셔야 해요.'


'만약 정말 맨 밑에 뭔가 있다면....'


우강은 불길한 마음에 힐끗 뒤를 쳐다보았다.


'....저 둘의 안전까지 내가 책임질 수 있을까.'


표정이 어두워져가던 우강은 이내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었다. 굳이 깊게 가져서 좋을게 없었다.


'그래, 정 위험하다 싶으면 빠지면 되니깐....'



삐이이- 삐이이-



우강이 한창 마음을 추스르고 있던 그때, 마침 귀에 꽂은 통신기로

빈의 통신이 왔다.


생각보다 이르게 왔기에 우강은 괜히 긴장감을 가지고 통신을 받았다.


"네, 빈 씨."


"우강 씨? 지금 어디신가요?"


"아직 내려가는 중입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한층씩 확인 중이었거든요. 이제 막 맨 밑층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 그러실 필요 없을거에요. 이미 찾았거든요."


우강은 긴장감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 설마..... 정보원이요?"


"하하. 일찍 말씀드릴걸 그랬어요. 괜히 고생시킨 것 같네요."


'휴우......'


우강은 내색하진 않았으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정말 깊게 내쉬었다.


아직까지 별 위험상황을 마주하지 않고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있게된건 정말 행운이었다.


우강은 밀려드는 안도감과 동시에 빈의 대한 존경심까지 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찾을 수 있었던걸까.


우강은 일단 안도의 기쁨은 뒤로하고 상황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아니에요. 오히려 괜한 위험 감수 할 필요 없어졌으니 다행이죠. 정보원 생태는 괜찮던가요?"


"예, 제가 확인해봤는데 다행히 별 이상은......"


그러나 너무 이른 안도였을까.


대답하던 빈이 말끝을 흐리며 갑자기 묵묵부답이었다.


우강은 순간 통신이 끊겼나 싶어 확인해봤지만 통신기는 멀쩡했다.


"빈 씨? 무슨 일 있어요?"


"우강 씨......"


잠깐의 안도가 증발해버리고 불안이 다시 밀려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정보원이..... 아니에요."


'....뭐?'


우강이 애써 억눌렀던 불안감이 터져나오려했다.


".....악인이에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


우강의 표정이 삽시간으로 굳어져갔다.


계속 대답 없던 통신기 너머에선 살벌한 총소리 들려오며,


거짓말처럼 그대로 통신이 뚝, 끊기고 말았다.


"빈 씨? 빈 씨!"


우강은 애꿎은 통신기만 눌러대며 애타게 빈을 불러보았지만, 당연히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동시에 우강 역시 귀가 먹먹해지며 눈앞이 어두컴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대체 무슨.....'


우강은 믿겨지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확연한 예감이 들었다.


빈이 악인에게 습격당한 것이었다.


그것도, 혼자도 아닌 상급 처리원들과 함께 간 빈이 말이다.


우강의 시야는 점점 더 흐려져가며 정신이 아찔했다.


'어떡해야....'



텁-



"뭐야, 너 왜그래?"


머릿속이 점점 혼란으로만 가득 차려던 그때, 선아의 부름이 들려왔다.


"어......"


"정신 차려."


우강은 선아의 부름에 다시 정신이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 들며 시야가 다시 차츰 맑아졌다.


'....바보같이, 의존하고 있었던건가.'


우강은 애써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 했다.


만약 정말 빈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면, 남은건 전부 우강에게 맡겨져 있었다. 이런식으로 혼란스러워 할때가 아니었다.


"왜 그러냐니깐?"


"빈 씨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요."


"뭐?"


"아무래도 악인에게 습격 당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재수탱이가?"


우강 역시 여전히 믿기 힘들었지만, 그의 예감은 이미 확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빈이 찾은 정보원은 악인이었다.


그리고 지금 빈은 그 악인에게 습격 당한 것 같았다.


'설마 그럼...... 이번일의 배후인 악인이 나타난건가....'


만약 빈이 당할 정도의 악인이라면 분명 보통 상대는 아닐 것이니,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잠깐, 그럼..... 결국 정보원을 찾은게 아니었다는 말이잖아?'


우강은 천천히 내려가는 층수를 올려다보았다.


곧 있으면 마지막 층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우강은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하고 말았다.


빈은 결국 정보원을 찾은 것이 아니었기에, 아마 윗층은 함정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강이 가는 곳이 진짜 정보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따라서, 그는 선택해야 했다. 둘 중 어느쪽을 구할지.


빈, 아니면 정보원.


".........젠장."


상황도 그를 제촉하는 듯, 선아가 층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어떡할거야? 지금 마지막 층 다 왔는데."


우강의 고뇌는 점점 더 깊어져갔다.


그의 고민이 깊어질수록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갈 뿐이었다.



띵-



우강이 고개를 드는 순간, 엘레베이터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역시, 지나칠 수가 없다고.'


그리고 우강은 망설이지 않고 닫힘 버튼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뭐해?"


"마지막 층은 안 갑니다. 다시 올라가야 해요."


"왜...... 설마 재수탱이 때문에?"


"......예."


우강은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동시에, 곧바로 다시 닫으며 1층을 눌렀다.


"물론 지금 정보원이 더 급박한 상황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확실하게 위험에 빠진쪽을 알면서도 지나치게 되면, 전 사람을 구할 자격이 없어요."


우강이 확고한 눈빛으로 말하자, 선아는 피식 웃었다.


"그래 뭐, 어쩌겠냐. 하긴 그래야 너다운건데."


"좋아요 그럼. 다시 올라가서....."



덜컹-



'......어?'


그때, 우강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다시 문을 닫고 1층을 눌렀었다.


하지만 엘레베이터는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덜컹거리는 도르레 소리도, 천천히 바뀌어가던 층수 화면도 전부 멈춰 있었다.


'무슨......'



쿠구구구구구구구궁-



굳게 닫혀있었던 엘레베이터 문은 아무도 버튼을 누르지 않았음에도 다시 열려지기 시작했다..


굵은 손에 붙잡힌채, 억지로 벌려지듯이.


"뭔........"


엘레베이터 안에 있던 세명 모두 얼음장이 되어 문 쪽만 지켜보았다.


엘레베이터 문은 점차 구겨질 정도로 강한 힘에 억지로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완전히 열렸을때, 그들 앞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사아아아아아아아악-



굳어버린 얼굴로 위를 올려다보는 우강은 식은땀이 절로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 앞에는 분명히 거대한 인간의 형상이었으나, 아주 짙고, 새까만 기운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있었다.


".......악몽."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우강이 정체를 알아차렸을때, 이미 그의 눈앞에 거대한 주먹이 날라왔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그는 가까스로 팔에 기운을 두르며 얼굴을 가로막았으나, 그건 막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주먹에 맞은 우강은 그대로 밀려나 엘레베이터 벽에 쳐박히고 말았다.


"신우강!!"


선아는 다급하게 그를 불러보았으나, 지금은 그를 걱정할때가 아니었다.


악몽은 이미 그녀와 정민에게도 주먹을 내지르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악몽의 주먹이 그대로 내리꽂히며 엘레베이터 바닥이 움푹 패여버렸다.


그러나 움푹 패인 자리에 선아와 정민은 있지 않았다.



츠츠츠츠츠츠-



"미친......"


선아는 정민의 목덜미를 붙잡은채 엘레베이터 밖으로 피해있었다.


그녀는 악몽이 내리친 자리에 움푹 패인 자국이 남은 것을 보며 등골이 오싹했다.


"저런게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거야.....?"



쿵- 쿵-



악몽은 이미 타겟을 선아와 정민으로 정한 듯, 엘레베이터에서 나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선아는 뒷걸음질을 치며 다급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런건 못이겨.....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그러나 그들이 도착한 맨밑층이 하필이면 지하주차장이었던 탓에,


워낙 뻥 뚫려있어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그저 주위엔 주차되어 있는 몇몇 차들만 보일 뿐이었다.


"X됐네 진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때, 순식간에 달려든 악몽이 주먹을 다시 한번 내리꽂았다.


선아 주먹이 닿기 직전 가까스로 정민을 데리고 옆쪽으로 피해내었다.


그녀의 몸에선 노란 기운이 어느때보다 다급히 둘러지고 있었다.


"선배..... 어떡해요?"


정민은 테이져건만 붙잡은채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


"모른다고, 나도....."


선아는 다시 다가오는 악몽을 바라보았다.


육중한 몸을 이끌며 다가오는 악몽의 모습은 지금껏 봤던 그 어떤 악몽보다 위협적이었다.


분명 못해도 고급은 되어보였다.


'내가 진짜 이럴줄 알았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차가 빠져나가는 길조차 셔터로 막혀 있었고, 엘레베이터는 박살나있었다.


결국 방법은 하나였다.


"......뒤로 물러나."


"예...?"


"살고 싶으면 물러나라고."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선아의 몸에서 노랑빛 기운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분명히 미친 짓이었고, 죽을게 뻔했다.


그럼에도 해야만 했다.


'참.... 나도 물들었나보네....'



쿵- 쿵- 쿵-



악몽이 지면을 울리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기에, 어차피 이판사판이었다.


선아는 숨을 크게 내쉬며 손에 기운을 집중시켰다.


손목에는 힘줄이 돋으며, 노랑빛이 다시금 일고 있었다.



후우우우우우우웅-



거대한 손이 선아의 시야를 시커멓게 가리며 다가왔다.


동시에 선아도 기운을 휘날리며 주먹을 내지르려 했다.


"초강....!"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러나 선아의 주먹은 나아가던 도중 멈추었다.


악몽의 손 역시 선아에게 닿지 않고 직전에 멈추었다.


선아가 위를 올려다보았을때, 악몽의 턱이 돌아가있었다.


이를 악문채 달려든 우강의 푸른 기운을 두른 주먹에 맞은 상태로.



"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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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위화감 24.05.04 6 0 14쪽
80 공석(空席) 24.05.03 9 0 14쪽
79 취조 24.05.02 12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10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13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9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8 0 12쪽
74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9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8 0 12쪽
72 피의 백화점 (7) 24.04.25 7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7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4 0 12쪽
69 피의 백화점 (4) 24.04.22 9 0 13쪽
» 피의 백화점 (3) 24.04.21 7 0 12쪽
67 피의 백화점 (2) 24.04.20 7 0 13쪽
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1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7 0 14쪽
64 휴식 24.04.17 7 0 12쪽
63 증거찾기 24.04.16 6 0 11쪽
62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6) 24.04.15 7 0 11쪽
61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5) 24.04.14 7 0 10쪽
60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4) 24.04.13 7 0 11쪽
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7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1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7 0 11쪽
56 공사장 (3) 24.04.09 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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