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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490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5.05 21:10
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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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악습(惡襲)

DUMMY

촤아아아악!



남자가 휘두른 식칼은 그대로 동우의 목을 향해 날려들었으나,


가까스로 손을 들어올린 덕에 칼날이 목을 파고드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대신 칼에 베인 손에선 피가 뚝뚝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악.....!"


동우가 손을 움켜쥐며 주춤거리자, 남자의 식칼은 곧바로 다시 목을 노려왔다.


초점 없는 공허한 검은자로만 가득찬 남자의 눈은 오직 살의만 채워져있었다.



후우우우웅- 후우우우웅-



칼은 매섭게 휘둘려져 계속해서 동우의 숨통을 조여왔다.


하필이면 좁은 공간에서 마주한 탓에 칼날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윽... 여기 빨리 지원 좀...!"


그 순간, 동우는 발에 무언가 턱, 걸리는 느낌과 함께 몸이 뒤로 쏠렸다.


아무래도 발을 헛디딘 것 같았다.


그대로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진 동우의 눈앞으로, 남자의 칼이 순식간에 날라왔다.


경직된 몸으로 남자를 올려다보는 동우의 눈에 칼이 파고들기 직전이었다.


"아, 안..."


"숙여."


바로 그 순간, 짧지만 강단있는 한마디가 동우의 귀에 들어왔다.


동우가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이자, 곧바로 쐐기처럼 날려든 발이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빠아아아아아아악!



남자가 그대로 떨어져나감과 동시에 들고 있던 식칼 역시 저 멀리 날라갔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동우의 앞에는 하림이 그를 등지고 서있었다.


"서, 선배..."


하림은 동우를 힐끗 보며, 옅게 한숨을 내쉬고는 통신기로 연락을 취했다.


"아무나 와서 얘 좀 데려가."


"우어어어어억!"


남자는 마치 짐승처럼 팔을 마구 휘저으며 하림에게 돌진해왔으나,


하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림이 남자의 얼굴을 붙잡고 그대로 바닥에 메다꽂자, 남자는 그제서야 정신을 완전히 잃은 듯 했다.


새까만 기운이 눈에서 사라지며, 살의는 온데간데 없이 흰자만 남은채 기절한 평범한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림은 손을 툭툭, 털며 동우를 돌아보았다.


"...설명해."


"그냥 떨면서 웅크리고 있다가... 갑자기 공격해왔어요. 뭐가 뭔지 모릅니다, 저도."


곧이어 문이 열리며 인현이 다급하게 들어오자, 둘의 시선은 동시에 그에게 향했다.


"괜찮은거냐?"


동우는 손수건으로 손을 지혈하며 일어섰다.


"예... 일단은요."


그때, 하림이 어딘가 모르게 분노한 듯한 발걸음으로 인현에게 다가섰다.


"대체 뭐에요 이게. 여기가 어딜 봐서 악인 소굴이야?"


".........."


"설명하라고요. 나랑 장난해요, 지금?"


하림이 화가 치민 상태로 인현에게 따지고 있었으나, 그의 집중은 다른 곳에 팔려있었다.


어깨너머로 뭔가를 바라보던 인현은 이내 하림을 지나쳐갔다.


"........?"


인현이 향한 곳은 쓰러진 남자의 앞이었다.


그는 남자의 머리에 손을 살포시 갖다대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하림은 계속해서 따지려던 것을 멈추고는 그를 지켜보았다.


지금 인현의 손끝에선 육안으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세밀한 기운이 오가고 있었다.


'이건...'


얼마 안가 눈을 다시 뜬 인현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있었다.


그는 말없이 남자를 뒤로 한 채 일어서 슈퍼 밖으로 나섰다.


그러자 하림과 동우 역시 황급히 인현을 따라나섰다.


"뭐에요? 설명은 해야..."


"아, 아 처리원 전원 응답해. 당장."


통신기를 붙잡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그의 목소리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하림은 이해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이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그녀는 결국 인현의 팔을 잡아끌며,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진짜, 설명 좀 하라니깐...!"


그러나 이내 흠칫한 그녀는 당황한 기색으로 인현의 팔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하림은 그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은 처음 보았었다.


"...여기, 악몽 소굴은 맞아."


"뭐...?"


"근데... 우리가 생각한 그런 악인들이 아니야."


"그게 무슨..."


혼란이 머리를 휘집고 들어오던 그 순간, 통신기에서 다급한 말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아! 이쪽은 녹색 지붕 집, 민간인이 습격해온다! 반복한다, 민간인이 습격해온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것도 잠시,


곧이어 각기 다른 이들에게서 나왔음에도, 똑같은 내용의 말들이 순식간에 몰아쳤다.


"이쪽도 똑같습니다! 민간인에게 공격 받고 있습니다!"


"민간인이 무기를 들었다!"


"이사님, 민간인들 상태가 이상합니다!"


더욱 혼란이 가중된 하림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야 이거..."


"인현 선배."


그때, 인현의 귀로 현식의 어두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설마 그 놈 짓입니까?"


"..준."


"선배?"


"...장희준."


"선배도 그때 한번 봐서 아시잖습니까. 이런 짓 할 새X는 분명 그 놈 밖에..."


"장희준!!!"


처음이었다.


인현의 목소리가 주위가 울릴 정도로 터져나온 것은.


분노인지, 혼란인지 모를 감정이 뒤섞여 보이는 그는 침착함을 더는 붙잡기 힘들어보였다.


"대답해."


"선배, 아무리 다시 확인해봐도 장소에 오류는 없어요."


희준의 목소리는 어느때보다 착잡해보였다.


"아무래도... 함정인 것 같습니다."


"분명 확실하다고 했잖아. 이제와서 그 자백이 전부 거짓이였다는거냐?"


"자, 잠깐만요. 제가 장비 좀 한번 확인해보고 올게요."


희준에게서 연락이 끊기며, 인현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의 머릿속은 온갖 의문이 혼잡하게 가득 차 있었다.


'만약 정말 거짓 자백이었다면... 대체 왜 이런 함정을 판거지? 이정도 전력의 고급 처리원들 상대로 왜...'


한편 그와중, 고민의 늪에 빠져버린 인현 대신 하림이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현재 상황은 완전히 혼비백산 그 자체였다.


"적당히 제압하고 빨리 다들 나와! 뭐하고 있는거야 대체?"


"가뜩이나 민간인들인데 수도 많아서 제압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죽일 수도 있다구요!"


'잠깐...'


그 순간, 통신을 전해듣던 인현의 머릿속에 무언가 싸늘하게 스쳐지나갔다.


'고급 처리원들은 잘못 힘조절했다간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설마 그걸 알고 일부러 발을 묶어두려고...?'


깊은 고민 끝에 베일에 싸여있던 함정의 의도에 가까워진 인현은,


끝내 결론에 다다렀다. 그리고 그 결론은, 그의 심장을 땅 속 밑까지 내려앉게 했다.


'이정도 전력을 발을 묶어두려 했다는건...'


이내 인현의 고개가 세차게 돌아갔다.


그는 그 어느때보다 더 다급하고 위급해보이는 표정으로, 드림테크 본사 방향을 바라보았다.


'설마..!'



.

.

.



그 시각, 드림테크 내 정보실.


그곳은 평소보다 더 분주해보였다.


수십명의 정보원들이 저마다의 키보드를 쉴새없이 두드리며 다급히 말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희준이 있었다.


"계속 확인해봐. 반경 500m 밖이라도 상관 없으니깐 뭐라도 찾으라고!"


"아무리 확인해봐도 처리원들과 민간인들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요...?"


"그러니깐 뭐라도 나올때까지 계속 쳐돌려보라고!!"


희준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책상을 쾅, 내리쳤다.


그가 정보원으로 일하며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다.


'진짜 내 계산이 틀렸다고...?'


희준은 고개를 들며 취조실 안에 갇혀있는 이코를 바라보았다.


수갑으로 손이 뒤로 묶인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이코는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자백 장치에 문제는 없었어. 그럼 대체 무슨 수로...'


"푸흐흐흐."


그때, 잠들어 있는 것 같았던 이코가 어깨를 들썩였다.


이내 고개를 뒤로 젖힌 그의 표정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한심한 놈들... 꼴이 웃기네 아주."


희준이 취조실 쪽을 바라보자, 이코는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실실거렸다.


"실마리 한번 잡았다고 다 안다는 듯이 구는게 웃기다고."


"뭐...?"



삐- 삐- 삐- 삐-



희준이 굳어진 얼굴로 이코를 바라보고 있던 그때, 정보원들의 모니터에서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팀장님, 감지된 것 같습니다!"


"감지됐다고? 어디야?"


"어......"


흥분하며 보고하던 정보원은 서서히 얼굴빛이 사색이 되어갔다.


무언가 심히 잘못되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표정이었다.


"어디냐니깐? 처리원들 근처야?"


"아뇨, 그게..."


"그럼 대체 어디서 감지된다는...!"


그리고 정보원의 화면을 들여다본 희준 역시, 표정이 빠르게 얼음장처럼 굳어갔다.



"여긴데요...?"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그 순간, 정보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울린 진동음은 건물 전체로 퍼져나갔다.


로비를 거닐던 빈과 상급 처리원.


로비로 향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있던 선아.


휴게실에 있던 정민과 초급 처리원들.


그리고 지하 훈련장에 있던 우강과 희경까지.


건물 안에 있던 모두가 그 싸늘한 느낌이 감도는 진동을 느꼈다.


"뭐, 뭐야...?"


정보실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진동에 정보원들은 전부 얼어붙고 말았다.


희준 역시 당황하여 상황파악이 되지 않던 그때, 다시금 켜진 통신기에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희준!!!!!!"


귀가 찢어질세라 소리치는 인현의 목소리가 통신기를 뚫고 나왔다.


"예, 예...?"


"이코... 이코 그 놈 지금 어딨어?"


인현의 다급한 물음에, 희준은 취조실 쪽을 돌아보며 답했다.


"이코라면... 취조실 안에-"



싸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나 그가 취조실을 들여다보았을땐, 이코는 더이상 그 안에 있지 않았다.


"어...?"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굳어버린 수많은 정장인들 틈사이에서 붉은 피가 솟아올랐다.


힘없이 털썩 쓰러진 정보원의 뒤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손목이 잘린 채 입이 찢어지도록 웃는 이코였다.


"안녕, 장난감들아."


소름끼치도록 흘러가는 고요 사이에 내려앉은 그는 아주 천천히, 두 팔을 양쪽으로 벌렸다.


이내 손목에서 순식간에 잘린 손이 자라나며, 새까만 기운이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놀 시간이야."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곧이어 들려온 거대한 폭팔음은 또 한번 건물을 세차게 흔들었다.


폭팔음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건물 내 가장 많은 인파가 지나다니는 로비였다.


"꺄아아아아아악!"


"뭐, 뭐야?"


소스라치게 놀라는 직원들의 앞으로 건물의 정문이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뿌옇게 올라온 먼지 틈 사이로 들어선 것은,


공포스럽게 퍼져나가기 시작하는 짙은 기운이었다.



뚜벅- 뚜벅-



연기가 걷어지며, 두건을 뒤집어쓴 남자가 등에 칼을 찬 채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남자의 뒤에선, 셀 수 없이 많은 수의 악인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남자는 그들과는 차원이 다른 짙은 기운을 뿜어내며, 싸늘한 눈빛으로 정장인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죽여라."




[2023년 4월 4일 기록. 드림테크 사상 최악의 사건.]


[악인 집단 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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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습(惡襲) 24.05.05 4 0 11쪽
81 위화감 24.05.04 4 0 14쪽
80 공석(空席) 24.05.03 6 0 14쪽
79 취조 24.05.02 8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7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9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7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6 0 12쪽
74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6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8 0 12쪽
72 피의 백화점 (7) 24.04.25 6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6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4 0 12쪽
69 피의 백화점 (4) 24.04.22 8 0 13쪽
68 피의 백화점 (3) 24.04.21 6 0 12쪽
67 피의 백화점 (2) 24.04.20 6 0 13쪽
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0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7 0 14쪽
64 휴식 24.04.17 5 0 12쪽
63 증거찾기 24.04.16 5 0 11쪽
62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6) 24.04.15 7 0 11쪽
61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5) 24.04.14 5 0 10쪽
60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4) 24.04.13 6 0 11쪽
59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3) 24.04.12 7 0 10쪽
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0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6 0 11쪽
56 공사장 (3) 24.04.09 6 0 12쪽
55 공사장 (2) 24.04.08 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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